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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훈민정음》은 세종대왕과 인공지능을 한자리에 불러내는 독특한 책이다. 조금 낯설게 들리지만, 막상 읽어보면 그 연결고리가 꽤 설득력 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어 문자의 장벽을 허물었던 것처럼, 오늘날 AI는 전문 지식의 언어 장벽을 낮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다. 책은 AI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와 같은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단테, 비트겐슈타인, 라이프니츠, 벤야민, 니체 같은 사상가들을 불러내어 AI 시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읽다보면 이 책은 “AI 시대에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으로 독자를 이끌며, 정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일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기술은 문제를 해결해주지만, 어떤 문제를 풀지 고르는 건 결국 인간의 몫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지점은 교육과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다. 효율과 통제 중심의 ‘공장식 시스템’이 개인의 잠재력을 어떻게 억눌러왔는지 짚으면서, AI 시대의 교육은 다르게 가야 한다고 말한다. 정답을 빠르게 찾는 훈련이 아니라, 각자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확장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다루지만, 책의 흐름은 의외로 술술 읽힌다. 역사와 철학을 꺼내오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지금 우리가 겪는 혼란과 고민을 곁에서 같이 이야기해주는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