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오랫만에 건축 책을 읽었다. 가장 최근에 읽은 건축 책이 뭔지 기억도 안 날만큼 오랫동안 내가 하는 일로부터 담을 쌓고 살았다. 일하는 것만으로도 지겹다는 생각이었을까? 이제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쉬는 동안 예전에 사두고 읽지 않았던 이 책을 꺼내 읽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일을 하는 동안 직접 만난 적도 있던 김봉렬 교수가 월간 [건축이상]에 1995년부터 연재했던 글을 1999년에 세 권으로 묶어서 출판했고 그 중에 첫번째 묶음집이다. 아마도 이 책은 출간된 해에 샀을 것이다. 햇수로 6년이나 지나서야 책을 읽다니 어이없다. 그나마 이제라도 읽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당장 읽지도 않을 책을 사는 것도 일종의 충동구매다. 건축전문 책들만 취급하는 외판원들이 사무실로 찾아와 이 책을 보여주었을 때 신입사원시절 [건축이상]에 연재된 글들을 보며 복사해서 모아두고 한편 고건축답사랍시고 여행을 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며 책에 대한 욕심이 생겼나 보다. 책을 샀으니 어딘가 처 박혀 있을 복사물들을 찾아 버려야겠다. 한 때는 우리 것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전통건축을 우러렀던 때가 있었고 그 후에는 내 짧은 지식으로 실체를 알 수 없던 고건축의 애매함때문에 외면했었다. 언젠가 교육방송 일요강좌에서 전통건축에 대한 김봉렬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무의미의 의미', '무계획의 계획', '곡선의 미'...와 같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보았던 진부하고 애매한 표현들에 짜증이 났었다. "늘 똑같은 소리군. 말장난일 뿐이야..." 지금도 뭐 크게 생각이 바뀐 건 아니지만 그 강의 이후 김봉렬 교수에 대해 조금이나마 폄하했던 마음이 있었다면 이 책을 읽는 동안 적어도 그런 생각은 바뀌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실 그 강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들었던 건 아니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잠깐 멈췄는데 앞뒤 잘라먹고 중간에 들은 내용이 내 구미에 맞지 않아 짜증을 내며 채널을 돌렸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아주 훌륭하다거나 썩 재밌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전통건축에 대한 새로운 지식들을 읽어가면서 어느정도 흥미진진했던 면은 있다. 누가 뭐래도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담겨 있고(너무 현학적이어서 기분나쁠 정도는 아니다) 글솜씨가 있어 이야기를 잘 풀어냈기 때문에 술술 읽히는 맛도 있다. 아쉬운 것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쉽게 썼다고는 하지만 건축을 공부한 나 조차도 잘 모르는 전통건축 전문용어들에 대한 안내가 없는 것과 수록된 사진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비해 도면들은 정리가 덜 되었고 단지 지면을 차지하기 위한 그림의 역할 정도만 할 뿐 도면으로서의 정보와 안내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도면은 팩스로 받은 것을 스캔한 것 같은 것도 있을 정도니... 편집에 너무 안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
| 이책을 사게 된 계기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이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걸 알아가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건축학과를 다니는 입장에서 이책이 전공에 관련되어 있기때문에, 이책을 골랐다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일반인에게도 참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이든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처럼 책속에 있는 우리 고건물을 답사할수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무심코 아무 생각없이 이게 뭐야 하면서 지나칠수 있는것도 그당시의 시각으로 또는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알게해주는 책인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느낄수 있게 되고 또 한층 더 우리의 것에 대한 생각을 할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답사 여행을 다니는것을 즐기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 책 내용자체가 편하게 읽기 쉽게 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