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5%
  • 리뷰 총점8 25%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7)

리뷰 총점 종이책
가림막으로 가리어진 현실, 잊지 말자.『변경지도』
"가림막으로 가리어진 현실, 잊지 말자.『변경지도』" 내용보기
독서량이 많지는 않다. 한국인 평균 독서량에 비하면 높겠지만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뇌리에 깊게 새겨지는 책은 분명 있다. 『변경지도』가 그런 책이다. 에세이를 즐겨 읽는다. 주로 감성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여행서 위주다. 이 책은 다르다. 절절한 감성이 아니라 애끓는 비통함과 적나라한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꼭 읽어보고 싶던 책이었다. 변
"가림막으로 가리어진 현실, 잊지 말자.『변경지도』" 내용보기

 

 

 

 

독서량이 많지는 않다. 한국인 평균 독서량에 비하면 높겠지만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뇌리에 깊게 새겨지는 책은 분명 있다. 『변경지도』가 그런 책이다. 에세이를 즐겨 읽는다. 주로 감성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여행서 위주다. 이 책은 다르다. 절절한 감성이 아니라 애끓는 비통함과 적나라한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꼭 읽어보고 싶던 책이었다. 변경邊境이나 소외라는 단어가 주는 무심함 때문이었을 거다. 어찌 됐든 내 삶은 변경이 아닌 중심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니까, 그곳을 그들을 돌아보지 못한 데 대한 자책 비슷한 감정도 있었다. 내 예상은 적중했다. 읽는 내내 부끄러웠고 눈물도 났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목도하게 하는 민통선, DMZ, 자본의 폐해를 숨김없이 파헤치는 비정규직 노동자나 소외 계층의 아우성이 있는 용산을 비롯해 수많은 길거리 농성의 그곳들, 국가와 국민의 따로국밥인 현실을 바로 보게 하는 4대강 사업, 제주 강정마을, 밀양까지. 우리는 보았지만 눈 감았고 귀 막았고 입 닫았다. 대신에 이상엽은 현장을 발로 뛰었고 카메라렌즈 포커스는 그곳의 외침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사진의 아름다움을 찬양하지만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한 폭의 풍경으로 남기기 위해 최상의 조건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상엽의 사진은 달랐다. 여기에 아름다움이란 없었다. 대신 절규가 있었다. 색채 없는 흑빛 사진은 그래서 때로 섬뜩하다. 너무나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글도 마찬가지다. 감정의 널뛰기는 없다. 물론 안타까운 그의 심정은 있다. 르포르타주의 특성상 사실관계의 생생한 증언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최대한 배제한 호소가 있을 뿐이다. 조지 오웰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시대의 모순과 부패한 현실을 명확히 진단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쓴소리를 마다치 않고 바로 보기 위해 생생하게 증언하길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진가이자 작가 한 분을 알게 된 것 같아서 독서 의미가 남달랐다. 나는 방관자였다. 뉴스에서 떠들고 사람들이 거리고 나가 촛불을 들고 투쟁하며 전시상황을 방불케하는 아비규환의 현장을 보고도 귀를 닫고 입을 닫았던 방관자였다. 그래서 이 기록을 읽고 보며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으리라. 흑백의 기록 앞에서 당신 또한 고개를 들 수 없을지 모른다. 변경은 중심에서 먼 곳이 아니라 중심을 포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중심이니까 말이다.

 

 

가림막으로 가리어진 현실.

 

 

변경은 비단 지리적 특성에 한정돼있지 않다. 『변경지도』에서는 이를 세 가지 측면으로 바라봤다. 지리, 정치, 노동의 변경이 그것이다. 거대한 재개발 지역을 아우르고 있는 것은 우리의 시선을 차단하는 가림막이다. 그곳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가림막이 제거된 후 알게 된다. 그전까지 우리에게 보이고 들려오는 건 생존권을 말살 당한 자들의 흐느낌일 뿐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있는, 그러나 마천루와는 대비되는 크레인 위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생계를 위해 일한다. 하지만 국가는, 신자유주의는 그들에게 비정규직이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책 안에는 그 꼬리표로 인해 희생된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모두 정당한 대우를 바랐고 사람답게 일하고 싶었을 뿐 누구들처럼 추태를 일삼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사회에서 대우받는 이들은 그런 자들이다. 있는 자, 가진 자들의 횡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감상적인 에세이(사진집)는 꽤 읽고 보았지만 르포르타주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현실이라는 것은 다른 게 없지만 감성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철저히 이성에 호소한다(고 본다). 이성의 눈을 뜨고 바로 보라고, 장밋빛 미래는 없다고,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진실의 호소를 듣고 보라고 말이다. 이 사진집은 가림막으로 가리어진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있다. 그들의 처절한 민낯이 보인다. 많은 이들, 청춘이 희생된 한 해이다. 그리고 또 많은 일이 있었다. 그 해의 마지막 날 돌아보는 현실은, 빨리 아비규환 같았던 1년을 끝낸다는 안도가 묻어난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변경에서 온갖 고충을 겪고있는 사람들의 현재는 내년에도 큰 변함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잊고 싶지만 잊지 않아야 하기에 저자가 기록이라는 차원으로 이 책을 써낸 것처럼, 잊지 말자.

 

 

 

 

부디,

우리 이곳에서 아름다움만을 기억하지 말자.

그들의 아픔을 먼저 바라봐주는 이들이 되자.

그들의 외침이 대답 없는 아우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 그는 말했다. 사진가도 자본을 따라 휩쓸리는 사람일 뿐이라고, 그렇기에 사회를 고발하고 현실의 자성을 촉구하는 쓴소리는 자본의 물결에 휩쓸리기 어렵다. 그런데 이렇게 고마운 책이 나왔다. 좋은 책이다. 많은 분이 읽고 우리의 변경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w*****8 2014.12.31. 신고 공감 20 댓글 20
리뷰 총점 종이책
내일, 나는 과연 변경에 내몰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내일, 나는 과연 변경에 내몰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내용보기
변경이라 함은 사전적 정의로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 지역을 의미한다. 이는 공간적으로만 구축되는 것이 아니라, 서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통의 경험, 역사적 기억에 관한 의식을 제공하는 것에 의해, 사회적 관행과 담론 속에서도 구축된다고 한다. 따라서 모든 변경은 역사적이며 인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경은 우리에게 공간적 의미만을 가져다
"내일, 나는 과연 변경에 내몰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내용보기

변경이라 함은 사전적 정의로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 지역을 의미한다. 이는 공간적으로만 구축되는 것이 아니라, 서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통의 경험, 역사적 기억에 관한 의식을 제공하는 것에 의해, 사회적 관행과 담론 속에서도 구축된다고 한다. 따라서 모든 변경은 역사적이며 인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경은 우리에게 공간적 의미만을 가져다 준다. 우리가 배워온 역사가 그것을 그렇게 이해하라고 강요하기 때문 인지도 모른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이상엽이 펴낸 [변경 지도] 2008년에서부터 2014년까지, 비무장지대와 서해5도에서 시작하여 새만금과 제주강정마을까지, 그리고 재개발지역과 4대강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주변부를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래서 같은 의미이지만 변경보다는 변방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변방이라 하면 지역적으로도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성격 또한 주류담론이 지배하는 공간이 아닌 곳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상엽은 이 책에서 3가지 성격의 변방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DMZ와 연평도가 우리 눈에 쉽게 뜨이는 지리적 변경이라면, 철거민들이 세상을 떠난 용산과 수많은 재개발지역, 그리고 밀양과 4대강은 자본과 권력이라는 구심력에 정복당한 변방이다. 그리고 마지막 변방으로 노동에 소외된 사람들을 들 수가 있다.이런 변방화 작업은 땅과 바다, 강을 넘어 인간에게까지 적용된 지 이미 오래다. 재개발지역()과 새만금(바다), 4대강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나 장애인과 같이 사회적으로 힘없는 약자와 소수자 들이 바로 그 대상이다.

 

먼저, 권력과 자본의 동맹에 의해 내몰린 변방으로 재개발사업이나 새만금, 4대강 사업을 들 수가 있다. 우리가 흔히 재개발지역과 같은 공사현장에서 볼 수 있는 가림막은 중심부와 주변부를 인위적으로 나누는 또 하나의 국경선이다. 가림막 안쪽은 거대한 폐허이며, 아직도 이주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목숨을 담보로 살아가고 있거나, 권력이 차마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그들만의 전리품을 꼭꼭 감추고 있다. 용산참사에서 보았듯이 가림막은 멀쩡한 것과 부서진 것, 소유와 소외를 가르는 경계선인 셈이다. 농업용지 확보와 식량자원 확보를 위한다는 새만금 매립은 대부분 산업, 상용용지로 용도 전환된 지 오래다. 그렇게 해서 직접적으로 호주머니를 털린 것은 부안, 김제, 군산의 어민이지만, 죽어버린 것은 갯벌과 자연, 그리고 당한지도 모르는 것은 눈먼 국민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새만금에 처진 가림막은 정치인, 관료, 건설업자의 삼각동맹이 벌인 공사놀음이라는 합법적인 사기를 감추는 차단막인 셈이다. 그리고 4대강 역시 삼각동맹이 벌이는 또 다른 삽질이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작가가 보여주는 많은 사진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만든다. 그는 우리가 이러한 변방화를 외면하는 이유는 자본에 중독되어 사물의 본질을 올바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가가 기록한 많은 사진들을 보면서, 자신이 당한 것이 아니기에 외면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라 착잡한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작가는 두번째 변방으로 자본에 내몰린 노동의 소외를 말한다. 그는 비정규직과 정리해고자들, 그리고 장애인 인권의 참상을 목도하며, 그들의 고통 받는 모습을 우리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다. 우리들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변경인 셈이다. 더군다나 소외 받는 그들이 바로 우리의 이웃이고, 어제까지 우리와 같은 경계선 안에 있던 사람들이기에, 그들과 우리를 나누는 경계선은 나와 우리 자신을 스스로 가르는 경계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찾은 변방은 말 그대로 지리적인 변경이다. 비무장지대와 서해5, 그리고 강정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지리적 변경이야말로 인위적이고 작위적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변방화 작업은 말 그대로 이 땅의 사람들을 모두 주변부로 내모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단지 권력과 자본의 입맛에 의해 그어지는 기묘한 국경선의 탄생을 보면서, 과연 그들이 원하는 변방화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해보지만 그 끝은 보이지가 않는다.

 

작가는 한국의 현실을 기록하기 위해 변경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고 한다. 그가 보여주는 백수십장의 사진들은 고통과 소외 속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자본의 광풍과, 그런 자본과 동맹을 맺고 멋대로 경계선을 긋는 권력의 민 낯과, 부서지고, 불타며, 폭력에 노출된 이 땅의 가장자리를 사는 주변인들의 일그러진 모습이 있는 그대로 나타난다.

 

신영복교수는 [변방을 찾아서]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변방이 새로운 역사의 중심이 되어 왔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또한 변방은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 마이너리티의 의미로 이해되어야 하며, 자신을 주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주위의 변방에 있는 사람들이 처한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우리가 이런 변방들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절망을 느낀다. 그는 자신이 비록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할지라도 변방의식을 내면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그러기에는 자본의 중독에서 헤어나오는 것이 만만치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처럼 오늘도 우리사회에는 주류담론이 판을 치고, 주변인들의 의견은 일소에 부쳐지고 대답 없는 메아리처럼 사라져가지만, 우리들이 다시 한번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작가와 같은 사람들이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한다.

k*****1 2015.02.15. 신고 공감 6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생명이 생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 《변경지도》
"생명이 생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 《변경지도》" 내용보기
변경지도 2008~2014 변경을 사는 이 땅과 사람의 기록 저자 이상엽 | 현암사 | 2014.12.03 | 페이지 320 | ISBN 9788932317182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르포르타주 작가 이상엽의 사진과 글이 담긴 <변경지도>를 보며 이런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울컥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변경지도>는 생명이 생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땅의 기
"생명이 생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 《변경지도》" 내용보기

 

변경지도

2008~2014 변경을 사는 이 땅과 사람의 기록

저자 이상엽 | 현암사 | 2014.12.03 | 페이지 320 | ISBN 9788932317182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르포르타주 작가 이상엽의 사진과 글이 담긴 <변경지도>를 보며 이런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울컥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변경지도>는 생명이 생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땅의 기록을 담은 책입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백령도에서 제주 강정마을, DMZ에서 진도 팽목항, 용산에서 밀양 송전탑까지 강변, 재개발지구, 비무장지대, 섬... 대한민국 변경을 기록했습니다.

 

 

『 모든 변경은 역사적이며 인위적이다. 』 - p10


<변경지도>의 변경은 중심의 반대인 변경입니다. 4대강, 용산 재개발, 밀양 송전탑, 세월호, 비정규직 노동자 등 우리 눈에 확연히 보이는 지리적 변경도 있고, 사회의 변경화까지... 인간의 오만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고쳐야 할 사회적 문제, 변화해야 할 시대에 소통의 역할로서 사진가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는 고마운 책이었어요.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가장 무서운 게 바로 타인을 바라보는 무덤덤한 시선과 침묵이더라고요. 연말에 읽었던 <사회적 영성>, <투명인간>에 이어 <변경지도>까지 이런 책을 읽다 보니 마음은 먹먹해지지만, 외면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려는 노력을 의식적으로라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양심은 깨어 있고, 우리는 여전히 미안해해야 한다. 침묵은 공범이다. 』 - p42

 

 

표지에 실린 사진은 4대강 건설 현장에 왜가리 모습인데, 표지 뒷면까지 한 번에 펼쳐보면 안타까운 탄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4대강 사업에 쓴 돈은 22조 원, 하지만 수질관리에 5년 동안 20조 원이 투입되는 실정이고 앞으로는 더더욱 기가 찰 일만 남았습니다. 물길을 함부로 막으면 어떻게 될지는 아이들도 아는데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풍요로워야 할 갯벌이 사막화된 새만금 사진에서 이상엽 사진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합법적으로 벌이는 사기에 직접 호주머니를 털린 것은 부안, 김제, 군산의 어민이었고, 죽어버린 것은 갯벌과 자연이고, 당한지도 모르는 것은 국민이다."라고. 적당히 타협하는 것이 아닌, 때로는 고집불통처럼 비타협주의자가 되어야 할 때가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 사진은 고통을 드러내는 증거다. 우리가 고통스럽다는 것을, 고통받았다는 것을 진술하는 매체다. 』 - p313

 

흑백사진이 주는 느낌은 묵직합니다. 사실에 충실하고 사진가의 세계관이 반영된 사진이 가진 힘은 놀랍습니다. 불편하지만 알아야 할 고통의 현장을 담아낸 사진에 압축된 의미를 풀어내는 글도 좋았고요. 이제 사진이 고통스러운 사회를 변혁시킬 것이라 믿지도 않고, 치유의 힘을 믿지도 않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고 하는 그의 말이 안타까우면서 공감됩니다.

그가 찍은 사진들은 총 들지 않고서도 국가가 저지를 수 있는 폭력의 현장이었고,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었습니다. 생명이 생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 비겁자만이 현실을 도피하는 게 아니라 이 시대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현실을 외면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합니다. 사진집이어서 책가격은 있지만 많은 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l****5 2015.01.09.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변경지도_이상엽/현암사
"변경지도_이상엽/현암사" 내용보기
상식적으로 변경은 국경 부근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지만, 밝혀 적으면 북한과 맞대고 있는 것은 국경선이 아니라 군사분계선이다. 그래서 국경선 부근은 사람이 살지 않는 빈 공간이나 다름없어졌다. 결국 지도상의 국경선은 변경이라고도 하기 힘든 멀고 먼, 불상사가 생기기 전에는 그 존재조차 희미한, 낯선 공간이 되었다.   작가 이
"변경지도_이상엽/현암사" 내용보기



상식적으로 변경은 국경 부근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지만, 밝혀 적으면 북한과 맞대고 있는 것은 국경선이 아니라 군사분계선이다. 그래서 국경선 부근은 사람이 살지 않는 빈 공간이나 다름없어졌다. 결국 지도상의 국경선은 변경이라고도 하기 힘든 멀고 먼, 불상사가 생기기 전에는 그 존재조차 희미한, 낯선 공간이 되었다.

 

작가 이상엽은 상식적 변경에 하나의 변경을 더한다. 그 변경은 심상적 변경으로 우리의 관심에서 밀려난 일, 사람, 지역 등이 모두 심상적 변경에 속한다고 한다.

이 책 변경 지도는 상식적 변경과 심상적 변경을 모두 담고 있다. 북방 한계선, 민통선, 연평도, 4대강 공사 현상,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그리고 세월호 사건까지 모두 눈과 귀에 익숙하지만 내 일이 아니기에 잊고 지내고, 무관심해지고 말았던 지역과 사건들을 기록하고 증언하고 있는 거다.

 

작가는 거듭해서 사진의 의미와 존재의의를 묻고 그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고심하고 노력한다. 그 고심과 노력이 세계를 떠돌게 한 원동력이었고, 남긴 것이 사진이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단순한 사진집이나 에세이가 아닌 기록물이고, 기억이며, 역사인 셈이다.

사진은 표리부동하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그 안의 의미를 저절로 드러내 보이지는 않는다는 거다. 그럼에도 작가는 사진 안에 조금이라도 분명한 것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을 그쳐서는 안 된다. 표리부동함에 머물지 않게 하는 것이 작가의 노력이다.

 

상식적 변경에 속하는 지리적 변경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 변경 밖에서는 남의 일이나 다름이 없다. 자본주의 논리 속에서는 모든 것이 이익 논리에 따라 실행되고 중지되며, 변경되고, 움직인다. 하지만 자본주의 논리는 지리적 변경에서의 분쟁을 늘리고 키울 뿐 아니라, 심상적 변경도 늘려 버린다. 이익을 얻는 이가 있으면 이익을 얻지 못하는 이가 있고, 많은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적은 이익에 그쳐야 하는 이도 있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결국 소위 공리주의를 바탕으로 움직이기에 다수에게 이익이 된다고 하면 소수의 반대는 묵살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더 있다. 다수소수니 하는 것이 반대자나 찬성자의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으며, ‘다수에 선 사람들조차 자신들이 행하려는 일의 미래보다는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도록 만든다. 이런 식으로 설득하는 거다.

그건 어차피 실행될 일이다. 100원이라도 받겠는가 아니면 받지 않겠는가?”

어차피 그렇게 될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이익을 얻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설사 일이 잘못 되더라도 나는 이것 밖에 안 받았다며 발을 뺄 수도 있다.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 될 때는 하는 게 낫다는 말이 있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들이대는 이런 논리는 대개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나은 일이 더 많다.

4대강 공사만 해도 그렇다. 그것을 꼭 해야 했을까? 우리의 환경과 자원이 우리 세대만의 것일까? 수천수만 년을 이어온 물길이 끊기고 강은 그 생명을 다해가고 있다. 정부는 이런 저런 성과들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해서는 감추기 급급한 상태고 얼마의 돈이 어디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아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세월호와 용산 재개발 지역의 참사에서 발견할 수 있던 것은 정부의 무능과 언론의 간계와 무책임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자본주의 논리와 공공의 이익이 변호해주었다.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이들, 진상을 요구하는 자들에게는 이런저런 딱지들이 붙었고 번번이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희생자와 피해자에 대한 조롱이 유행하는 세상, 여기가 변경이 아니면 어디가 변경이란 말인가.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 백사장에 외로이 서 있는 왜가리의 처지를 이해해보자. 기계적 공리주의로 신자유주의를 찬양하고 개발만이 살길이다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저 왜가리는 유령일 뿐이다. 생명이 생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는 불행하다.”_82

 

생명을 생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 생명이 이익으로 대체될 수 있는 논리, 보이지 않는 인간들의 생명과 작은 생물들의 생명이 돈 앞에 재가 되고, 흙이 되는 세상, 여기가 대한민국이다.

가만히 있으면 이등이라도 간다는 말은 가만히 있으면 손해가 없다는 말일 수 있지만 다르게 보면 가만히 있다가는 이등으로 죽는다는 말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될지는 운에 달려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뉴스를 통해, 신문을 통해, 누군가의 전언을 통해 들은 사고와 사건의 피해자 혹은 희생자가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우리 뇌리 속에는 늘 변경에 밀려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억울하다 말하는 희생자와 피해자들을 비난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말만 들으면 너는 피해자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진정으로 믿고 있는 것일까 

그런 약속은 위로는 될 수 있지만 믿음이 되기는 어렵다.

 

무력한 시대를 살고 있다.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기록하고 기억해야만 한다.

사진가는 사진으로, 글 쓰는 사람은 글을 남겨야 한다.

이 기록과 기억이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지금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후에 지금을 증언할 수 있는 것이 누군가가 기록한 사진이나 글이 될 수도 있다.

 

불의함과 부당함을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불의함과 부당함을 인식조차 못하는 것보다는 낫다. 함께 하면 좋을지 몰라도 모두가 함께 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럼에도 기억해야만 한다.

이 기록들이 그 기억을 증언할 거다.

 

c*********p 2015.02.2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는 게 참 힘들다
"사는 게 참 힘들다" 내용보기
지난 정권의 모순이 사진으로 차곡차곡 쌓였다. 비로소 책 한 권으로 엮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변수가 발생했다. ‘원래 2013년 초 박근혜 정부 출범쯤에 이 책을 내려 했지만, 조국 교수의 “이명박 정부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이 현실이 되면서 작업은 연장됐다.’고 저자는 밝혔다. 사진가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이겠으나 그에겐 아니었다. 주로 주목받지
"사는 게 참 힘들다" 내용보기

지난 정권의 모순이 사진으로 차곡차곡 쌓였다. 비로소 책 한 권으로 엮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변수가 발생했다. ‘원래 2013년 초 박근혜 정부 출범쯤에 이 책을 내려 했지만, 조국 교수의 “이명박 정부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이 현실이 되면서 작업은 연장됐다.’고 저자는 밝혔다. 사진가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이겠으나 그에겐 아니었다. 주로 주목받지 못하고 사회의 모순이 집결된 현장을 찾아다니며 기록해온 입장이었기에 차라리 여유가 주어지는 편이 옳았다. 세월호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전히 9명이 돌아오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는 그리고 우리는 무얼 했는지를 묻게 된다. 유병언의 생사가 왜 그리도 중요했던가. 그의 시신을 발견했기에 해결된 게 과연 있기는 했나.

독서는 즐거워야 한다고 굳게 믿어왔다. 사진집의 경우 보다 괜찮은 사진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접하곤 했기에, 언제나 두 눈 가득 욕심을 품은 채 읽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화려한 색채를 뽐내고, 어떻게 하면 보다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지를 묻는 게 사치처럼 느껴졌다. 오로지 명암만을 활용한 흑백사진이었는데, 그럼으로써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다면 필히 그래야만 했다. 인물과 배경의 경계가 뚜렷한 것만이 좋은 사진은 아니라는 생각 또한 강해졌다. 현실로부터 유리된 채 사진을 찍을 리 없다. 보다 가까이 다가설 때 비로소 좋은 사진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사진가는 진실에 속해야만 했다. 구도도 마찬가지였다. 황금비율 따위를 고려하느라 진실을 놓친다면 소용없는 게 그의 작업이다. 그렇다. 오래 전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사진의 본질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현장은 투박했고 조금은 물러서고픈 마음도 들었다. 안타깝게도 평소 우리가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듣던 세상과 달랐기에 일종의 거부감이 앞섰던 게 아닐지 싶다. 익숙한 것을 향해서는 두려움 없이 손을 뻗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일단 거리를 두기 마련 아닌가! 하지만 모든 일들은 내 생활반경에서 그리 머지않은 곳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용산참사는 개발 이데올로기가 품은 폭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더 중요한 건 보상금 문제이다.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하며 버텼고, 그 정도 결과 즈음은 충분히 예측했던 거 아니냐는 식이다.

어느 한 쪽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시도가 행해지면서 사건의 추는 기울었다. 당연히 권력을 지닌 쪽이 승자다. 그들은 언론을 장악했고, 국가기관이라는 이유로 공신력을 지녔다. 그들의 발표는 공식적인 것이 되고, 반론을 제기하는 행위는 불온하단 평을 듣는다. 그런 시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요즘엔 보상금도 많이 주는데, 라는 말과 함께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관점을 고수하게 된다. 폭력의 내재화다.

하지만 왜 꼭 그들이어야만 하는가. 20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에 거주 중인 나에게도 재개발이나 철거 등의 이야기는 찾아올 수 있다. 바로 오늘 아침까지도 반갑게 인사하던 이웃과의 관계가 해체되고, 내가 성장한 곳과 유리되는 일을 달갑게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너무 감상적이라고? 현실적인 문제 또한 나의 발목을 잡는다. 새로이 지어질 아파트에 과연 내가 입주할 수 있을까. 아이 학교가, 내 직장이 이 근처인데 이사라는 걸 가야만 한다면 내가 택할 수 있는 장소가 과연 몇이나 될까. 나름 중산층으로 살아왔다 자부하는 이들이 순식간에 변방으로 밀려난다. 세상은 이따금 각종 제도를 드리우며 나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여러 사건들이 있지만 본질은 같지 싶다. 사람들이 수긍하지 못하고 저항을 계속하는 이유는 사람답게 살고픈 욕구 때문이다. 죽어서도 돈 몇 푼으로 환원되는 현실이 싫고, 돈 아닌 다른 것이어야만 한다는 각성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질이 가장 눈에 잘 보여서, 계량화가 편한지라 내세우기에도 좋으므로 사회는 그깟 목숨 돈과 바꾸라고 요구한다.

사회 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연일 언론을 강타하고 있다. 누구로부터 얼마의 돈을 받았느네 마느네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데 쓴웃음이 난다. 평범한 우리로서는 상상이 쉽지 않은 금액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에 스스로를 결부시킴으로써 제 가치를 낮춘 그들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 것도 같아서이다. 그런 추한 선택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지배층일 것이다. 반대로 인간이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삶은 비루하다. 이런 아이러니를 우린 언제까지 받아들여야만 할 것인가. 사회가 쉽지 않은 곳임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지만 살면 살수록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q*****2 2015.04.1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의 변경을 위한 애정어린 시선! 변경지도
"우리의 변경을 위한 애정어린 시선! 변경지도" 내용보기
이상엽 사진가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니 그간 작품집이 여럿 나와 있다.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실크로드 탐사》, 《그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사진가로 사는 법》, 《최후의 언어》 등 한결 같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듯하다.한때 미학적 탐사를 위해 먼 여정을 떠돌기도 했다. 결국 돌아온 자리는 자신이 살던 동네
"우리의 변경을 위한 애정어린 시선! 변경지도" 내용보기

 

이상엽 사진가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니 그간 작품집이 여럿 나와 있다.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실크로드 탐사, 그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사진가로 사는 법, 최후의 언어등 한결 같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듯하다.

한때 미학적 탐사를 위해 먼 여정을 떠돌기도 했다
. 결국 돌아온 자리는 자신이 살던 동네였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바로 내가 기록해야 대상이 옆에 있었다. 만들어진 아름다움에 신음하고 소외된 우리 땅을 톺아보려 했다.”

신음하고 소외된이웃은 바로 우리 옆에 있었다. 그는 뉴타운 재개발 현장으로 달려갔다. 용산 참사 현장을 증언했고, 새만금과 4대강 현장을 누볐다. 4대강 사업으로 강변 유역의 시설재배 채소밭이 16.4퍼센트 사라져 한때 배추 한 포기에 만 오천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는 소외되고 핍박받는 이웃과 변경을 향해 렌즈를 겨눈다
. 사진가들이 카메라를 들고 분쟁과 탄압의 현장으로 기꺼이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도덕적 채무에서 나온 행위라고 한다.

정치권력과 자본은 자신들을 홍보하고 정당화할 매체를 갖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에게는 그런 매체가 없다. 그래서 그들을 대변할 사람이 있어야 했고, 사진가들이 그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 40

이번 작품집에 담긴 사진과 글은 우리 주변에 대한 깊은 애정이 서려 있다
. 그의 렌즈는 소외된 이웃과 자본의 탐욕에 맞선 투쟁에 정조준 된다.

나는 책에 실린 사진과 글을 어루만지듯 보고 읽는다
.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변방에 대해 단상을 떠올리며, “변경은 자본과 권력을 허무는 진지다. 변경이 내 가능성의 중심이라 외치는 사진가의 발길을 숨 가쁘게 뒤쫓는다.

재개발 지역
, 시위 현장, 밀양과 팽목항 등의 변경 지역은 자본의 욕망이 인간성을 무참히 짓밟거나 꿈틀대는 곳이 아니던가. 그나마 서푼이라도 가진 자들은 자신의 몫을 온전히 지키려고 침묵하거나 외면한다.

루이스 하인
. 이상엽 사진가가 닮고 싶어 하는 미국의 기록 사진 선구자다. 사진은 각인성과 전달력이 강하기 마련. 이상엽 사진가의 포토 르포르타주는 기대 이상이다. 생계에 파묻혀 늪처럼 허우적대는 현실에서 그가 담은 피사체는 백 마디의 허언(虛言)보다 얼마나 강렬하더냐!

늘 기존의 미학에 대항하고 새로운 미학적 관점을 세우기 위해 아방가르드 역할을 해온 것이 사진이라면 그 반미학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이 이 시대 사진 찍는 사람들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사진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해도 소통의 역할을 해야 한다.” - 52

이번 작품집
, 참 좋았다. 이제 곧 쉰을 바라보는 노장의 작품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추운 겨울날, 우리 이웃들과 한국의 변방에 기꺼이 관심을 가져볼 일이다. 그리고 작은 실천이라도 행동에 옮겨보자. 언젠가 우리의 꿈과 이상(理想) 마저 빼앗기기 전에!

'







YES마니아 : 로얄 h*******c 2014.12.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변경지도 : 내가 서있는 이 곳은
"변경지도 : 내가 서있는 이 곳은" 내용보기
변경지도 : 내가 서있는 이 곳은     [책 소개]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대한민국을 기록한 책이다. 본 책의 저자이자 사진가인 이상엽은 대한민국의 변경들을 돌아다니며 본 신자유주의의 실태를 사진으로 담았다. <변경지도>는 재개발 지구, 밀양 송전탑, 세월호, DMZ 등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폭로한다.   [서평]     이제 2014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
"변경지도 : 내가 서있는 이 곳은" 내용보기

변경지도 : 내가 서있는 이 곳은

 

 

[책 소개]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대한민국을 기록한 책이다. 본 책의 저자이자 사진가인 이상엽은 대한민국의 변경들을 돌아다니며 본 신자유주의의 실태를 사진으로 담았다. <변경지도>는 재개발 지구, 밀양 송전탑, 세월호, DMZ 등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폭로한다.

 

[서평] 

 

 이제 2014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 다가오면 그와 함께 새해가 다가오면, 매년 그랬듯이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무엇을 해서 기뻤고 이것은 다소 안타까웠으며 그렇기에 내년에는 더욱 잘해야겠다, 고 생각한다. 한 해를 곱씹으면서 떠올리는 것은 주로 와 관련된 기억들이다. 올 해도 다른 해와 다름없이 를 생각하며 마무리하리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14년도를 일주일정도 남기고 읽게 된 책으로 인해 내가 잊고 있었던 그들을 기억하게 되었다. 나에겐 그들을 잊을 권리가 없다는 사실도 상기하게 되었다.

 

 현암사에서 출간한 변경지도는 올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회의를 들게 했던 세월호사건을 비롯하여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포이동’, ‘밀양 송전탑’, ‘4대강 사업등에 대해 글과 흑백사진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는 변경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정확하게 짚이지 않아 사전을 찾아보았다. 검색해보니 변경(邊境)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의 땅이라는 뜻이었다. 이미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는 한국에서 나라의 경계는 어디를 의미하는 것일까? 질문을 던지자 생각보다 답은 쉽게 나왔다.

 

 

 

 국가는 어느새 자신의 뜻에 반하는 땅들에 모두 경계를 두기 시작했다. 그 후 변경에 사는 그들을 굴복시킨다. 국가는 경계 주변을 맴돌며 폭력을 행사하고 윤리에 어긋나는 제도를 들이밀며 땅따먹기를 하듯 땅을 잡아먹는다. 공존이 아닌 공격이다. 국가의 첫 번째 변경엔 포이동이 있다. 대한민국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강남. 그런 강남 속 포이동이 존재한다. 판자촌에 가까운 포이동은 화재로 인해 대부분의 집이 소실되는 비극을 겪었다. 주민들은 절망했지만 지역의 진보 단체들과 청년들의 도움으로 마을 재건을 진행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구청과 경찰서에선 다수의 단체를 외부 세력으로 간주하여 재건축을 불허했다. 그리곤 주변 반 지하 셋방을 알선하겠다고 했다. 포이동 주민들은 변경에 사는 이들이다. 자본의 수익을 침해하는 존재들이다. 훤칠한 집을 지어 비싼 값에 팔아야하는데 포이동 주민들로 인해 그것이 불가능하다. 마침 화재가 발생했고 국가에겐 그것이 기회였다. 자신들은 포이동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이들은 외부 세력이라는 명목으로 쳐내기 바빴다. 주민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요건인 주()도 갖추지 못한 채 힘겹게 살아야 한다. 결국 국가가 원하는 건 단순했다. 변경에 사는 이들을 굴복시키고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는 것. 지극히 단순하기에 더욱 잔인한 사실이다. 사진은 이러한 사실을 더욱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무너진 건물과 그 너머로 보이는 타워 팰리스, 분명히 사람이 살았을 집을 부수고 있는 포크레인 사진, 한 때 집의 일부를 구성했던 잔해들이 만들어낸 무덤들. 가상이 아닌 실재를 찍은 사진들이기에 포이동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직시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여러 사진과 글들을 보며 국가는 변경에 사는 사람들을 필요치 않는다는 걸 알았다. 국가에겐 땅이 필요하다. 강남이라 칭하는 땅은 소리 나는 돈을 불러들이는 땅이기에 필요하다. 그 위에 사는 사람들은 번거로운 존재일 뿐이다. 밀양 송전탑 투쟁에서도 국가는 땅만을 필요로 하는 야만성을 보여줬다. 밀양 화악산에는 한전이 세우려는 송전탑 129번 부지가 있다. 밀양의 송전탑들은 부실공사로 말이 많은 신고리 핵발전소 3호기에서 송출 예정인 전력을 실어나를 예정인 초대형 송전탑들이다. 세계적으로 철거의 단계를 밟고 있는 핵발전소를 폐쇄하지 않고 오히려 그 곳에서 전력을 끌어낼 생각만 하고 있다. 또한 송전탑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전이 주민들의 의견은 거의 듣지 않고 사업을 진행했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그 외에도 보상 문제와 건강에 대한 우려 등으로 주민들은 현재 송전탑 건설에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며 투쟁 중에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00명의 경찰을 투입하여 강제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였다. 우리는 경찰들의 워커와 그 아래 쓰러진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통해 국가는 어떻게 변경을 흡수하는지 알 수 있다.

 

 국가의 횡포는 단순히 땅을 획득함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도 올해 발생한 세월호사건으로 인해 알 수 있었다. 정부는 무능력했다. 단 한명의 국민들도 구출하지 못했다. 또한 아직까지 진상규명을 이루어지지 않았고 여·야당은 본 사건을 해결하기보다 이를 이용하여 입지 넓히기에 힘을 쓰고 있다. ‘가만히 있으라.’는 구호처럼 국가는 단지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물체로만 존재하길 바란다. 우리는 끊임없이 땅을 빼앗기고 설 자리를 잃어간다.

 

 <변경지도를 보며 책 앞쪽에 실린 우리나라 지도를 보았다. ‘변경이 점으로 표시가 되어있었다. 그 점들은 안 찍힌 곳 없이 나라 곳곳에 존재했다. 나는 그 지도를 보면서, 또한 책에 실린 흑백의 사진들과 글들을 보면서 2014년이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항상 변경은 존재하며 그렇기에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국가는 끊임없이 경계를 쳐 변경을 만든다. 밀양에, 진도 앞바다에, 대한문에, 포이동에, 그 외에 내가 모르는 수많은 곳을 국가는 변경으로 지정하여 그곳에 사는 이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냈다. 국가는 앞으로 더 많은 변경을 만들 것이고 언젠간 나의 차례도 올 것이다. 내가 서있는 이곳이 변경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변경지도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은 불행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사건들이었다. 행복하지 않다, 라고 정의하기엔 지나치게 절망적인 사건들이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침해한 일들이었다. 되도록 많은 이들이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다가올 2015년에는 조금이라도 덜 변경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변경(邊境)을 방관하지 않고 변경(變更)을 추구한다면 지금보다 조금이나마 더 사회가 나아지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먼저 변경(邊境)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a******i 2014.12.3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림막 안에서 별 헤아리는 ‘난쟁이’들에 대한 기록
"가림막 안에서 별 헤아리는 ‘난쟁이’들에 대한 기록" 내용보기
가림막 안에서 별 헤아리는 ‘난쟁이’들에 대한 기록   출처 : 노동당 기관지 <미래에서 온 편지> 2015년1월호   양솔규 기획조정실 국장   《변경 지도》/ 이상엽 / 현암사 / 2014년12월 / 25,000원   우리 당원들의 책을 ‘불온한 서재’에 여러 번 소개하게 되니 너무 ‘당파적’인거 같아 면구스러운 구석이 없지 않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 당원들이 그만큼 ‘불온한
"가림막 안에서 별 헤아리는 ‘난쟁이’들에 대한 기록" 내용보기

 

가림막 안에서 별 헤아리는 난쟁이들에 대한 기록

 

출처 : 노동당 기관지 <미래에서 온 편지> 2015년1월호

 

양솔규 기획조정실 국장

 

변경 지도/ 이상엽 / 현암사 / 201412/ 25,000

 

우리 당원들의 책을 불온한 서재에 여러 번 소개하게 되니 너무 당파적인거 같아 면구스러운 구석이 없지 않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 당원들이 그만큼 불온한것을.

이번엔 사진집이다. 아니, ‘포토 르포르타주이다. 사진집이라고 하기에는 글이 너무 많은 거 같고, 애드가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별이나, 존 리드의 세상을 뒤흔든 열흘에 비해선 사진이 많다. 그러니까 포토 르포르타주이다.

사진이라는 최후의 언어가 우리에게 너무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일찍이 19805월 광주에 대한 사진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바꿔 놓지 않았던가? 또한 운동권의 잘 나가던 시절에는 사회사진연구소의 아주 선동적인 사진들(노동자-강철과 눈물의 빛)이 우리 가슴을 뜨겁게 달구웠다. 또 다른 종류의 사진들도 있었다. 1988, 1회 노동문학상을 수상한 박노해의 신작시가 발표되어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던 노동문학의 표지에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 조세희 선생이 찍은 탄광촌의 소녀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조세희 선생의침묵의 뿌리의 표지에도 사용). 그리고 75년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 강운구 선생의 사진들과, 부산 사람들의 억척스러운 삶을 기록한 최민식 선생의 사진들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이상엽이라는 낯익은 작가를 만난다. 우리에게 이상엽은 사진가보다는 진보신당 정책위 부의장, 문화예술위원회 준비위원장으로 더 익숙하다. 그런 그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발적이었다. 1991년 인민노련이 중심이 되어 만든 월간길을 찾는 사람들(93년에 사회평론과 통합해 사회평론 길이 됨. 보통 지에 비교해 지로 불림)에 입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는 예술적 교양(?)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거 같다. 지금은 시대의 스테디셀러가 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이 지면을 통해 연재되었고, 탄광 화가로 잘 알려져 있는 황재형 작가의 그림이 표지를 장식하곤 했다. 그런 지였지만 경영난을 피할 수는 없었다. 사진부 기자들이 임금체불로 모두 사직하게 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진부 기자로 발령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사진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상엽은 변경 지도를 통해 이 땅의 변경에 사는 사람들과 생명을 기록했다. 변경(邊境)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지리적 변경과 심상적 변경 양 측면을 모두 아우른다. 예를 들어 변경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이미 변경이 된 곳들, 예컨대 철거민들의 주거지”(10)가 그렇다. 그렇기에 변경은 공간적으로만 구축되는 것이 아니모든 변경은 서사를 통해 역사적 기억에 관한 의식을 제공하면서 구축된다. 따라서 모든 변경은 역사적이며 인위적이다. 또한 변경은 원심력으로 밖으로 튀어나가기도 하지만, 구심력을 통해 중심으로 돌진하기도 한다. 변경은 단지 무질서의 세상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는 자궁이다. 이때 오래된 권력이자 자본이 만든 중앙에 맞서 변경자본과 낡은 권력을 허무는 진지가 된다.(16)

 

이상엽을 비롯해 수많은 사진가들은 현장으로 달려갔다. 싸우는 현장, 소리치는 현장으로 말이다. 용산으로, 강정으로, 밀양으로, 진도로, 광화문으로. 사람들의 울부짖음과 고통을 사진으로 옮기고자 했다. 왜 그랬을까? “도덕적인 책무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상엽의 사진들을 통해 이러한 변경의 지도를 각인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슬퍼서가 아니다.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이들의 기시감이기 때문”(42)이다. ‘기묘한 사막이 되고 만 새만금과 녹조로 인해 거대한 고체가 된 듯한 4대강의 운명은 어찌 이리도 같은가? 용산참사와 밀양의 밀려나는 사람들은 어쩌면 이리 닮았을까? 그래서 저자는 다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탐욕은 이제 강으로 갔고, 다음은 어디일까? 분명 산이다. 그 다음은 어디일까? 섬이다. 그리고 또 어디로 이어진 것인가?”(79) 변경에 머무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내성천과 같이 자본과 권력에 피해 입는 자연도 역시 변경이다. 학살당한 내성천의 수양버들과 금호동의 재개발지역의 철거민들은 모두 변경에 머무는 주체들이다. “나무든 인민이든 소리치지 못하면 이리 된다.”(99) 그럼에도 끊임없이 돌진하는 변경의 삶은 깊게 흐르던 내성천을 닮았는가? 눈에 잘 띄지는 않아도 면면히 흐르는 도도한 삶의 의지가 우리를 중심으로 이끄는지도 모른다.

지리적이든 심상적이든 변경은 무엇보다도 경계이다. 변경의 경계는 가림막으로 나타난다. 용산참사의 현장을 가리는 가림막, 강정 해군기지 건설현장의 참혹함을 가리는 가림막, 그리고 밀양 송전탑 현장 접근을 막는 가림막. 성북에도, 왕십리에도, 서대문에도, 마포에도. 세상을 나누는 가림막 “21세기,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가림막 안쪽에서 별을 헤는 난쟁이들이 있다.”(42) 그리고 난쟁이들가림막 안쪽 폐허 속에서 소곤거린다.(26)

 

사실 그의 이러한 변경에 대한 사색은 오래된 것이다. 그의 전작 최후의 언어에서도 이러한 사색의 일단을 내비췄으며, 파미르에서 윈난까지에서는 중국의 변경 서부중국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변경 시대는 철저하게 변경만을 묵묵히 기록한다. 그래서 사진은 흑백이다. 사진가들에게 흔히들 기대하는 아름다운 이미지들은 중단된다.(40) 화려한 스펙타클한 경관을 기대한다면 차라리 그의 전작들, 파미르에서 윈난까지,최후의 언어,중국을 보기 바란다.

저자는 기록가로서의 자기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끊임없이 자기 삶에 대해 숙고한다. “노동자 계급도 아니고, 인텔리겐차에 가까운, 그러나 노동자 계급처럼 행동하지만 또한 자본과 권력의 미디어에 의존해야만 하는”(115) 모순적 위치와 역할행동에 대해 말이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분단의 풍경에 다가가지 못해 억지로라도 망원렌즈를 당겨보지만, 피사체는 커지기만 할 뿐 그곳으로 한 발자국도 다가서지 못한다.” 노동자들은 사진가들의 사진을 사준 역사가 없을 뿐만이 아니라 사진집도 사지 않는다. OECD 최장 노동시간, 불평등 지수 최고인 한국사회에서 독서 안하기로 OECD 1위인 것은 당연한 것인가?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그래서 그는 사진가라는 외피를 벗고 그들의 벗이 되어 보겠다고 진보정치에 뛰어들어 5년을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카메라는 무력했고 나의 글은 공허했다. 19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앞으로 5년이 결정된 밤에 꾸역꾸역 글을 썼다. 그리고 또 깨닫는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최후의 언어, 38) 그래서 그와 내가 동의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내게 가장 좋은 카메라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손에 잡았을 때 그것이 손의 연장으로 느껴지며 파인더를 눈에 대는 순간 그것이 내 눈이라고 생각되는 카메라다.” (최후의 언어, 275) 아마도 민중들이 노동당을 필요로 한다면, 노동당이 이러한 카메라가 되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일게다. “문을 나서면 추락할 것 같은”(125) 사람들의 몸을 녹여 주는 국밥 같은존재 말이다.

 

더 읽을만한 책

최후의 언어/ 이상엽 / 북멘토 / 20146/ 16,000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이상엽 / 현암사 / 201112/ 17,000

중국/ 이상엽 / 눈빛 / 2007/ 45,000

 

 

d******n 2014.12.1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세상은 변한다...원하든 원치않든...
"세상은 변한다...원하든 원치않든..." 내용보기
우린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체험하며 이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변화는 좋은 것도 있지만..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우리가 의도했던 것도 있지만...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더불어 변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있지만...변화를 꽤해야만 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가끔은 그 빠른 변화가 조금은 천천히...아니면 아예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보존이 되기를 바라는  것도 있어..
"세상은 변한다...원하든 원치않든..." 내용보기

우린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체험하며 이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변화는 좋은 것도 있지만..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우리가 의도했던 것도 있지만...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더불어 변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있지만...변화를 꽤해야만 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가끔은 그 빠른 변화가 조금은 천천히...아니면 아예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보존이 되기를 바라는  것도 있어...안타까운 마음이 들게할때가 있다.

 

우린 어떤 변화를 보고 느끼며 살고 있을까?

이책은 그런 변화들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변화라는 것을 작가님은 변경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여기서 잠깐 두 말의 차이가 문득 궁금해졌다.

 

변화란...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 을 의미한다고 한다.

변경이란...다르게 바꾸어 새롭게 고침. 을 의미한다고 한다.

달라진다라는 것은 같으나 뭔가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는...

 

그렇다면 왜 작가님은 변경이라고 썼을까...

아마도 새롭게라는 말이 있어 그런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책은 많은 것들이 바뀌어 새롭게 고쳐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 과정이 적나라하게 말이다.

 

그 과정이 조금은 안타깝게 표현되어 있는 것 같아 사진을 보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변경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알겠으나...왠지 안타까운 마음은 접어지지 않는 듯한...

 

변경이 안타까운건 인위적이고 자본주의적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흘러가는 그런 변경을 기다리기엔 우리가 너무 빨리빨리에...그리고 화려하고 좋은 것에 익숙해 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조금 더 많이 생각하고 조금 더 철저히 준비하고 조금 더 미래를 내다보는 변경이 되기를..간절히 바라본다...

k********y 2015.02.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상상 그 이상의 변경
"상상 그 이상의 변경" 내용보기
어젯밤 뉴스에서 기륭전자 노동자들을 보았다. 오체투지 농성을 벌이는 그들의 머리 앞을 경찰들의 발끝이 저지하고 있었다. 그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년이 넘는 투쟁 끝에 사측과 정규직 복직 합의를 했지만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일과 월급을 주지 않았고 꼭두새벽에 몰래 사무실을 이전해버렸다. 빚쟁이 등쌀을 떨어내듯 회사가 노동자들을 피해 야반도주를 한 것이다. 『변경 지도』
"상상 그 이상의 변경" 내용보기

젯밤 뉴스에서 기륭전자 노동자들을 보았다. 오체투지 농성을 벌이는 그들의 머리 앞을 경찰들의 발끝이 저지하고 있었다. 그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년이 넘는 투쟁 끝에 사측과 정규직 복직 합의를 했지만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일과 월급을 주지 않았고 꼭두새벽에 몰래 사무실을 이전해버렸다. 빚쟁이 등쌀을 떨어내듯 회사가 노동자들을 피해 야반도주를 한 것이다. 『변경 지도』를 쓴 이상엽의 앵글이 그들을 찾았음은 물론이다(그가 톺은 사진과 글은 때로 육화의 최전선을 보여준다). 그가 말하듯 돈으로 점철된 장밋빛 미래는 그저 겉으로 드러난 빛깔만 아름다웠을 따름이다. 상식적이고 사전적인 의미와는 달리 비자연적 변경은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만이 어렴풋이 드러날 뿐, 예쁘장하게 꾸며져 묻힌 변경은 애써 모르쇠의 방패막이 뒤에 반복적으로 숨겨진다. 이러한 변경은 때때로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종교와의 접점도 있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앨범 커버로 더욱 유명해진 종교인의 분신(焚身)은 안타까운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몸을 불사른 문수 스님과 이어진다. 사탕발림으로 전락한 정치적인 공약과 정책은 휴지조각이 되어 그저 그런 정치적 수사에서 머물렀고, 브라우티건의 『미국의 송어낚시』는 한국의 4대강 사업으로 그 터를 옮겼으며, 무슨 무슨 게이트라 불러야 할는지도 모를 다종다양한 사건들은 실로 복마전이란 이름이 더 어울린다. 진실만이 해체되고 재조립되는 것이 아니다. 공간과 시간은 물론이거니와 사람 한 개(個)마저 가리가리 찢겨 부서지고 난 후 재가공을 거쳐 새롭게 만들어진다. 말미에 적은 이상엽의 바람대로 이 『변경 지도』는 순수한 사진집일 수도 있다. 그리 여겨질 만하다. 하지만 장르를 구획한다는 측면에서나 그렇지, 그의 카메라가 짚어낸ㅡ 공간과 시간과 사람들을 아무렇게나 빚은 헤게모니는 불순하기 짝이 없다.






u******o 2014.12.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