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이 지겹도록 반복될 때 우리는 일탈을 꿈꾼다. 가장 손쉬운 일탈의 방법 중 하나는 새로운 환경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인데, 힘겨운 일상사를 잊고 떠나는 여행이 주는 매력은 한번이라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로 하여금 여행에 대한 잦은 충동을 느끼게 만들만큼 강렬할 때도 있다. 그러나, 마음을 먹는 것과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엄연히 다른 법, 주어진 여건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럴 때 아쉽게나마 다른 이의 경험을 통해 대리만족을 꿈꾸게 되는데, 함정임의 '인생의 사용'은 '파리'라는 동경의 대명사를 아직 그곳을 경험치 못한 사람들에게 들이대어준다. 유럽여행의 대명사인 파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트르 담 성당부터 낯설기만 한 아이스크림 가게까지 파리의 이곳 저곳을 하루하루 천천히 거닐며 든 느낌을 기술해놓은 것 같은 저자의 글은, 보는 이로 하여금 느긋한 파리지앵의 모습, 그러면서도 때론 격한 감정에 어쩔 줄 몰라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어찌보면 여러모로 결점이 많은 책이다. 글쓴이의 개인적 기술을 따라가다보면 문체의 기교로 인해 내가 읽고 있는 것이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릴 때도 있고,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추상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꿈을 꾸게 해 준다. 언젠가는 내 인생의 한 부분을 낭만의 도시라는 파리에서 사용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그럴 여건이 아니지만 적어도 언젠가는... 그런 생각을 가지면서 하루하루를 보다 즐겁게 생활해나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돈만원 가치는 충분히 하는 책이다. 참고로, 미술사적, 문학적 지식이 좀 있다면 저자의 심정을 이해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듯 싶다. 들라클루아나 다비드, 보들레르등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그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없으니 '아는 만큼 느낄 것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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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파리는 영원한 열망의 대상...
편집증적으로 파리와 관련된 정보들을 습득하고 관련서들을 애타게 찾아 읽고 관련된 모든 문화,예술장르들에 심취한다...
그렇게 내게 파리는 오랜 세월 짝사랑해온 어느 사내에 대한 열정처럼 목 마르고 몸 서리쳐지는...살갖을 따끔거리게 만드는 사랑의 대상!
단 4일간의 파리와 나는 사랑에 빠졌고 그 짧디 짧은 시간에 매몰되어 그 만남 이후의 모든 시간들을 그 때의 기억을...추억을 반추하는 것으로 보냈다...
현재의 내 고단함을 달래주는 만변통치제와 같은 그 파리와...다시 만났다...이번엔 소설가라는...글쟁이의 글로 만났다...
그래서일까...익히 들어 온 프랑스와...파리가 또 다른 얼굴을 내밀었다.
바로 함정임씨가 쓴 [인생의 사용]이라는 이 책...!
이 책은 그저 기행서처럼 지명을 나열하거나...꽤나 입소문에 시달리는 명소라는 곳들을 일일이 열거하거나... 장사꾼마냥 예쁘게 포장하여 여기저기 끌고 다니는 여행 안내서가...아니다.
자신이 느끼고 공감한 파리를...자신의 시간을....삶을...여유를...공유한 파리를 한편의 소설처럼 써내려갔다...
물론 이 책에도 이 곳 저 곳...지명들과 명소들이 등장하고... 꽤나 세심하게 소개도 하고 있지만 그 소개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신이 써내려간 글들에 녹아 있어 기행서 같은 느낌이 별로 안들고...그 장소라는 곳들의 면면이 [일상성]과 관통해 있어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저......거닌다.......시간을 호흡한다...파리를 둥둥... 떠다닌다...
그 속에... 많은 생의 흔적과...삶이 뱉어낸 문학, 예술의 자취들을.....담아냈다...
특히...파리의 6개 기차역에 대한 기억, 추억, 숨은 이야기들을 써내려간 글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기차...라는 교통 수단과...역이라는 공간에 대한 내 애착이 반영되어 그러한 것이겠지만...혹 그러한 공감대가 없는 이가 읽더라도 그 매력에 흠뻑 빠지리라...
세월의 흔적을 가득 담고 있으면서도...변화를 수용하며...공유하며...어우러진 파리라는 매력적인 도시에 대한 또 하나의 자화상....같은 책!
내 예전 은사 한분이 하신 말이 떠오른다...
파리에서 유학을 하신 그분의 말을 대강 정리하면...
" 파리는 꼭 한번 살아 볼만해..그런데 3년이 고비지..1년째는 그들의 무관심이라는 자유에 취해 영혼의 평화를 느끼고... 2년이 되면 그 무관심이라는 자유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고...3년이 되면...소통에 대한 집착으로 홈시크에 시달리게 되지...그런데...그 시간을 잘 버티고 나면...결코...파리를 떠날 수가 없게 돼...."
카페에 앉아 하루 종일 하늘만 바라봐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고 쳐다보지 않는 유일무일한 도시...수많은 철학자, 예술가, 문인들의 예술적 자궁역할을 한 도시....바로 옆자리에 유명인이 앉아도 상관 안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도시...무엇이든...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도 무관한....
무심함으로 무장한 영혼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도시....
파리와의 색다른 만남..........이 책을 통해서라면 가능하리라....
****************** [인상깊은구절] 기차역, 그러니까 사람과 기차의 매개 공간인 역 풍경이 주인공이다. 역이라는 장소가 불러 일으키는 떠남과 돌아옴, 예측 가능한 시간과 거리, 그리하여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저 쪽으로 갈 수 있다는 , 그리하여 끝내는 저쪽으로 가고 싶다는 욕망을 부추기는 유혹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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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임을 통해 이젠 세계인의 보편도시로 불려지는 파리를 본다. 자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토양을 경멸하는 이들에게, 혹은 보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습속習俗화 되어 있는 '서구에로의 경도된 사고'는, 여전히 최고의 관광지로써, 철저히 세계화된 '파리같은 도시'만을 허락한다. 그러나 사실 "14세기까지도 유럽은 몽골 지배하의 중앙아시아 영토를 중심축으로 태평양까지 뻗친 방대한 경제 체계의 북서쪽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고", "그 이전의 유럽은 주로 지중해와 흑해 주위에서 여러 제국이 멸망하는 모습을 연출"했으며, 콘스탄티노플, 런던을 비롯한 파리가 세계 10대 도시의 대열에 진입하게 된 것은 1700년경으로 추정된다고 컬럼비아대 정치학교수 챨스 틸리(Charles Tilly)는 전한다.
때문에 글의 초반 <삶, 혹은="" 인생의="" 사용="">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삶, 혹은 인생의 사용'을 읽고 있는 내게 함정임이 들려주는 육성은, 역사적 기억인 통시성通時性이 결여된 내적 고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소설가가 기록한 기행기록임을 감안하더라도 서구가 일방적으로 부여한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을 부스럼처럼 지닌 글을 읽는다는 것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글의 도처에서 그녀는, 적어도 파리에 체류할 동안만큼은 자신을 '파리지엔'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럼에도, 그렇다라는 것을 알아챘음에도 그녀의 기록물을 읽기로 마음먹은 것은, 문학과 도시가 변주해내는 그 교직음을 못내 사랑하는 내 취향 때문이기도 한데, 보들레르가 '파리의 우울'(p87)을 노래하고, "그 모든 방황을 끝마치게 한곳이 루브르"(p185)임을 러시아 출신 유대계 화가 마르크 샤갈이 고백한 곳, 그리고 "파리를 들이마시는 것 그것은 영혼을 보존하는 것"(p5)이라고 대문호 빅토르 위고로 하여금 문언文言을 이끌어낸 곳이 파리라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본 책 프롤로그에 적힌 겸허한 그녀의 내면의목소리는, '함정임의 파리산책'이 허투루 엮어진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이 책을 통해 나도 그녀처럼 '나의 파리'를 가져 봤으면... 그리하여 그녀처럼 나도 '나의 파리'를 씀으로써 나도 내 인생의 한때를 사용했다고 고백할 수 있었으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의 파리'는 어디에...? [인상깊은구절] "이 책의 파리는 내가 읽고 보고 겪은 파리이다. 다른 사람에게 어쩌면 파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차라리 그래야 하리라. 나의 무지와 오독이 저마다의 파리를 자극하기를, 그리하여 인생의 한 시기를 파리에서 사용하기를 감히 빌어본다."삶,> |
| 얼마전에 모 온라인 서점에서 함정임의 신간도서 두권을 구입했다. 한권은 <인생의 사용="">이고 다른 한권은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이다. 특정한 책을 구입하는데는 누구나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가 '함정임의 프랑스 파리 산책'이란 부제가 붙은 <인생의 사용="">을 구입한 까닭은 아마도 본인이 구경해본 유일한 외국도시가 파리여서일테고, '유럽 예술 묘지 기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그리고…나는 베네치아로="" 갔다="">를 구입한 이유는 본인이 제일로 가보고 싶은 도시가 베네치아여서일 것이다. 본인과 같은 소심한 봉급쟁이 사정으로 말하자면 파리는 아득하고, 베네치아도 아득하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여행경비를 생각하면 또 한번 아득하고, 수년 적금을 넣어 경비를 마련했다손 하더라도 열흘정도라도 휴가를 마련한다는 것도 또한 아득하다. 직장생활 8년에 5일이상 휴가를 해본적이 없다. 어찌 생각해보면 이런 아득함들은 배부른 투정일 것이다. 인간의 욕망이란 그 끝간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만인의 공통된 의견이고 주지의 사실이다. 누구나 자기가 처한 현실에서 갈망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인생의 사용="">을 읽으면서 몇 년 전 스치듯 지나간 파리를 다시 한번 자세히 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아국(我國)이 비록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지만,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집 대문을 나서면 바로 오백년 혹은 칠백년의 전통과 역사를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동양의 건물들은 목조라 오래 보전된 것들이 드물고, 유럽의 건물들은 돌로 지어져 전쟁이나 화재 등을 견디어내었다. 파리 지하철이 100년을 넘었다고 하니 그 많은 성당들과 가옥들을 말해 무었하겠는가. 강산이나 들판과 한가지로 건물과 거리들도 함께 의구하니 실로 전통을 말할 만하고 자부심을 가질만하다는 느낌이다. 문화적 사대주의를 지적하거나 혹은 지적 허영에 물든 썩은 낭만주의를 운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불문학을 전공한 작가가 파리에 대하여 쓴 산문이니 여러 가지 읽을 만한 것들이 있고, 일년에 한달이상씩 10여년을 파리에서 소일한 사람의 글이니 또 그 감상과 느낌을 믿을 만하다.. 사족 : 친구나 직장동료 등 주위사람들로부터 괜찮은 책을 소개받거나 알라딘과 같은 서적관련 웹페이지를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을 때의 반가움이란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특별한 기쁨이다. 어서어서 구해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 설레임이나 그리움 비슷한 감정들이 무럭무럭자라난다. 김화영의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을 소개해준 것 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덤으로 무엇인가를 더 얻은 것 같아 흐뭇한 마음이다. 시간의>인생의>그리고…나는>인생의>그리고,>인생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