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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암실’이라는 장편소설로 만난 박민정 작가. 이번에는 단편 소설로 만나게 되었다.
‘전교생의 사랑’ 1990년대 아역 배우로 이름을 날렸던 나는 어른이 되어 자신의 과거를 반추한다. 민지는 ‘백호 영화상’을 수상하고 아역으로 탄탄대로를 걷던 중 라이벌 세리의 급부상으로 지는 별이 되고 연예계를 떠났다. 세리도 연예계를 떠나게 되었고 어느 날 세리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들의 과거를 재 의미화하기 시작하는데. ‘나의 사촌 리사’, ‘나는 지금 빛나고 있어요’, ‘하루미 봄’,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아이돌 연작 소설이다. 네 작품은 과거 큰 사랑을 받던 일본의 삼인조 걸그룹 메가미가 해체된 후 멤버의 일상을 따라간다. ‘나의 사촌 리사’는 소설가인 ‘내’가 글쓰기 슬럼프를 사촌 리사를 통해 이겨내려고 한다. ‘지금 빛나고 있어요’는 1990년대 자매결연을 맺은 한국의 한 학교에서 만난 수지라는 친구에게 리사가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메가미 멤버 근황을 전한다. 사기 계약의 피해로 AV 배우가 된 하루미의 사정을 이야기한다. ‘하루미 봄’은 연예인으로 재능을 펼치고 싶었지만 하루미가 어떻게 AV 배우 준코가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리사가 창작의 열망을 실현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은 코로나 시대를 지내는 사람들의 ‘안아키’와 ‘안티 백서’에 대해 그렸고, ‘미래의 윤리’는 공사 영역이 구분되지 않는 개인 방송이 대세가 되지만, 자신의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교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약혼’과 ‘헤일리 하우스’는 여성의 임신과 입양 그리고 중절에 관한 이야기다.
9편의 단편이 결코, 쉽지는 않다. 대부분 여성 삶의 서사에 대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사회에서 약자인 여성의 삶의 이야기. 아역 배우로 영화를 찍었지만, 볼 수 없는 아이들. 그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였고, 아역 배우는 감독이 하라는 대로 찍지만 불편했던 감정. 그리고 어른이 되어 그 영화를 처음으로 보게 된 민지와 세리. 만약 그때 그게 일종의 폭력이었다면, 그들 곁의 어른은 그런 영화를 찍게 했을까? 찬성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영화를 찍었겠지. 전교생의 사랑뿐이겠는가? 아이돌 연작 소설 또한 마찬가지다. 오로지 아이돌이 되기 위해 어린 시절을 다 보낸 아이들. 하지만 어른이 된 그들에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누군가는 조용히 카페에서 일하다가 어느 날 짤렸고, 또 누군가는 계약을 잘못해서 AV 배우가 되었다. 또 누군가는 아이를 이용해 유명해지려한다.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인생이란 참 어렵다.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에서 ‘실패’했다는 이들은 결코, 실제 자신의 인생에서는 실패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지 않고 지는 별이 되었다고 해서 그 인생이 실패가 되는 건 아니니까. 화려함 이후의 삶. 그 삶을 사람들은 또 그렇게 산다. 조용하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우리네 인생 언제 반짝일지 모른다. 그냥 사는 거다. 오늘을 열심히, 그리고 적당히 최선을 다해. 또 반짝이지 않고 그냥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냥 오늘을 살면 되는 거니까. 출처 :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4355367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