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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 2』모종강본 원문대역의 두번째, 천하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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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년 만에 읽은 『삼국연의』를 읽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1권이 끝나자마자 2권을 집어든 이유도 앞으로 전개될 내용이 흥미진진했기 때문이었다. 1권에서는 『삼국연의』가 시작된 배경과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만나 의형제를 맺고 함께 나아가게 된 이야기를 비롯해 조조의 등장, 손책, 여포등 많은 인물이 나와 삼국연의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더불어 모종강의 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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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십 년 만에 읽은 『삼국연의』를 읽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1권이 끝나자마자 2권을 집어든 이유도 앞으로 전개될 내용이 흥미진진했기 때문이었다. 1권에서는 『삼국연의』가 시작된 배경과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만나 의형제를 맺고 함께 나아가게 된 이야기를 비롯해 조조의 등장, 손책, 여포등 많은 인물이 나와 삼국연의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더불어 모종강의 삼국연의 읽는 법까지 일러줘 삼국연의를 더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었다.

 

  「천하동란天下動亂」이라는 부제가 붙은 2권에서는 다른 이보다 몇몇의 인물을 부각시켜 나타내는데 그 중 조조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번 권에서 조조를 살펴보니 모종강이 말하기를 조조를 일컬어 천하의 간웅이라고 표현하지만 그의 지략을 제대로 느낄수 있었다. 한 예를 들어볼까.

 

  조조에게는 군사 17만 명이 있었다. 그들이 소비하는 양식이 많았고, 가뭄까지 들어 군량미를 제 때에 보급할 수 없었다. 조조는 군사들에게 나가서 싸우도록 독촉했으나 제대로 싸우지 않았다. 이에 조조는 계책 하나를 썼다. 창고 관리관 왕후의 머리를 빌리자고 했던 것이다. 아무 죄도 짓지 않았다는 왕후에게 처자식들을 보살펴 주겠다고 하며 왕후의 목을 베도록 해 군사들의 원망하는 마음을 잠재웠다. 만약 유비 같았으면 자신이 아끼는 군사의 머리를 쳐 군사들의 사기를 오르도록 할까 의심스러웠지만 조조는 군사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면 창고 관리관의 목숨까지도 버릴줄 알았다. 그는 간웅이었지만 지략과 계책이 뛰어났던 것이다.    

 

  『삼국연의』각 권을 읽는 이마다 느끼는 점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이번 편에서 조조의 역할을 크게 했듯 유비의 역할이 다소 약했다.  조조와 함께 영웅에 대해 논할때 유비를 의식해 이야기를 했으나 더 큰 뜻을 펼치기 위해 조조 앞에서 몸을 낮추었던 유비였다. 조조로 하여금 유비에게 큰 뜻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농사일을 한것이었다. 사람은 유비처럼 자신이 나설 때와 숨길 때를 알아야 하는 법을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1권 앞부분을 보면 모종강의 '삼국지 읽는 법'에서 모종강이 말한 '세 사람의 절륜絶倫' 즉 '삼절三絶'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 셋을 말한다. 그 삼절의 하나는 제갈공명이고, 또 하나는 관운장, 또 하나는 조조를 일컬었다. 2권에서 조조는 관우의 굳센 형제의리를 경험하게 된다. 유비가 원소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을 때 유비의 생사를 모르는 관우는 조조의 아래에 있게 되는데 오로지 유비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가 조조에게로 갔을때 그는 세 가지 조건을 들었다. 첫째 자신이 항복하는 것은 한 황실을 위함이고, 둘째 유비의 처들을 보호해 줄것을 다짐받았으며, 셋째 유비가 있는 곳을 알게되면 언제든지 하직인사를 하고 떠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관우는 유비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조조가 관우를 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했으나 끝까지 형제간의 의리를 지켰다. 이에 대해 조조는 유비를 향한 관우의 형제간의 의리를 부러워했던 것이었다.

 

  『삼국연의』에서 본 인물들 대부분은 자신이 살기 위해 의리를 간단하게 저버리는 이들이 많았다. 금방 한 장수의 밑에 있다가 그 장수를 치려했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벗이 되는 관계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우와 장비는 끝까지 유비 곁에서 유비와의 의리를 지켰다. 이런 의리는 오래전 중국의 삼국시대에서도 흔치 않았기에 조조의 부러움을 산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라를 다스리는 제후들에게는 간신들보다는 충신들이 소중한 재산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2권을 금새 읽고는 아쉬움이 더했다. 그저 남자들의 땅 뺏기 싸움이라 여겼던 이십 년 전의 내 생각과 이십 년 후에 제대로 읽는 두 권의 책이 다른 시각을 일깨워주었다. 천하의 간웅으로만 알고 있었던 조조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갖게 된 것이다. 지략이 뛰어났던 영웅이었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전해오는 옛 이야기가 천연적으로 이렇듯 파란만장하고, 천연적으로 이렇듯 충차와 굴절이 있으므로 절세의 훌륭한 문장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삼국연의』읽는 것은 정말이지 소설가 들이 쓴 소설책 수만 권을 읽는 것보다 낫다. (57페이지, '삼국지 읽는 법' 중에서) 라고 모종강은 말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2권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손권의 이야기까지 더 궁금증이 일게 했다. 영웅에게는 그의 곁에 지략이 뛰어난 장수도 있어야 하고 의리를 지키는 장수도 필요하다. 유비에게 있어 큰 힘이 되었던 지략가 제갈량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가 더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5.01.25. 신고 공감 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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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들게 하는 드라마 같은 소설 《삼국연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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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다 읽자마자 숨돌릴새 없이 2권을 연달아 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했어요. 비봉출판사의 <삼국연의 (전 12권)>는 이미 삼국지나 삼국지연의 타이틀로 나왔던 책을 읽었던 분은 물론이고 그동안 저처럼 지루하게 또는 어렵게 느껴져 매번 1권 도원결의만 아는 수준이었던 이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어요. 영웅호걸전이기도 한 남자들만의 삼국지가 아니라 여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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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다 읽자마자 숨돌릴새 없이 2권을 연달아 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했어요. 비봉출판사의 <삼국연의 (전 12권)>는 이미 삼국지나 삼국지연의 타이틀로 나왔던 책을 읽었던 분은 물론이고 그동안 저처럼 지루하게 또는 어렵게 느껴져 매번 1권 도원결의만 아는 수준이었던 이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어요. 영웅호걸전이기도 한 남자들만의 삼국지가 아니라 여자인 저도 정말 재밌게 읽었거든요.

 

 

목차만 봐도 그 회차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유추할 수 있어요. 이런 세세한 부분마저도 저는 마음에 들더라고요.

 

 

<삼국연의> 2권은 유비와 조조가 서로 등 돌리게 되는 상황 전후를 이야기합니다. 동탁의 난 이후, 조조와 유비의 연대가 이뤄졌었지만 둘 사이의 눈치작전이 상당하더라고요. 때로는 숙이기도 하고, 때로는 모른 척 떠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조조는 자기 손으로 유비를 직접 치지 않고 남의 손을 빌려 유비를 치게 하려는 속셈을 가진 진정한 간웅이었어요.

 

 

조조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계략은 여전했습니다. 1권에서 "차라리 내가 천하 사람들을 배반할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배반하지는 못하게 할 것이오." 라며 큰소리치더니 그의 행동 곳곳에 도사린 교묘한 지략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어요. 충복과 아들이 죽었을 때도 아들보다 충복의 제사를 먼저 지낼 정도로요.

 

 

1권에서 미인계를 쓴 초선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느 순간 초선이가 사라지더니 2권에 드디어 나타났네요. 저도 궁금했었는데 모종강도 무척이나 반가워합니다. 괄호 속 글이 바로 모종강의 협평이에요. 제가 이 책이 참 재밌다고 말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거리낌 없이 내뱉는 모종강의 협평 때문이거든요.

 

 

게다가 항상 매 회차 끝나는 부분에서 다음 회차를 기대하게 하는 저 문장 때문에 저는 많이 넘어갔습니다. 자야 할 시간인데 계속 책장을 넘기고 있더라는.

 

 

<삼국연의> 2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예형이란 자가 조조에게 하는 당찬 말이에요. 하지만 올바른 말을 하는 이들은 대개 결말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조조는 그를 간웅이라 지칭하면 오히려 좋아했는데 이 예형이란 자의 말은 너무나도 뼈아픈 말이었나 봐요. 하긴, 바른말 하기 두려운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도 없으니 답답합니다. 2권에서는 특히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해서 안타까웠어요. 그만큼 조조의 만행이 서서히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삼국연의> 영웅호걸 이야기를 보며 지모를 배우고,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기도 합니다. 줄거리만 쭉 읽는 수준이었다면 사실 놓칠만한 맥락이 많았을 것 같은데 다행히 매 회 끝에 실린 모종강의 서시평을 통해 생각하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지게 되더라고요. 나관중본 <삼국지통속연의>의 오류를 고치고 다듬어 세상에 내놓은 모종강 부자가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모종강의 협평, 서시평을 보며 비판적 책 읽기를 자연스레 배우게 돼요. 더하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 딱 모종강만큼만 하여라~!

다음 권이 기다려집니다.

 

 

l****5 2015.01.05.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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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와 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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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는 것은 과거의 나를 돌아보게 해준다. 나이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삼국지, 과연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까?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무명소졸일 가능성도 높지만, 군소영웅 중의 한 명으로 살아간다면 나를 믿고 따르는 장수며 명사, 백성들을 위해 어떤 선택과 결단으로 위기를 헤쳐 나갈 것인가? 이런 상상이 실현될 수 있는 삼국지 게임에 푹 빠져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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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는 것은 과거의 나를 돌아보게 해준다. 나이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삼국지, 과연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까?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무명소졸일 가능성도 높지만, 군소영웅 중의 한 명으로 살아간다면 나를 믿고 따르는 장수며 명사, 백성들을 위해 어떤 선택과 결단으로 위기를 헤쳐 나갈 것인가? 이런 상상이 실현될 수 있는 삼국지 게임에 푹 빠져  긴 밤을 밝히던 때도 있었는데.

 

지나간 세월 속에서 삼국지를 몇 번은 읽었지만, 이렇게 자세하게 써 놓은 삼국지를 읽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삼국지를 몇 번 보았기에 다들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책을 보면 그렇게 아는 것이 적을 것 같다.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고, 다들 오래전에 보았기에 기억의 파편에 의지하여 해석하기 때문에 볼 때마다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모종감의 서시평이 도움이 되지만, 그것도 하나의 해설에 지나지 않으리. ( )속의 글의 정곡을 찌르는 표현도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삼국지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 유비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고, 간혹 조조가 주인공인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사마씨일가 일 것 같다. 삼국은 차례대로 망하고 새로운 왕조를 건설하니.   

 

삼국지의 시작이기에 아직 삼국의 형성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곧 뭔가가 될듯하면서도 유비가 쉽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2편은 이러 유비의 모습을 잘 그린 것 같다. 또 다른 쪽에서는 조조가 더디어 본격적으로 간웅의 모습을 드러낸다고 할까? 권력을 손에 잡은 조조의 교만함 그에 반하는 충신들의 저항,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탄 승상 조조를 무찌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과연 누가 그럴 벌하리오.

 

2권의 주인공은 관우인 것 같다. 조조의 갖은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관우, 그의 굳건한 명세는 죽음으로써도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다. 한번 맺은 형제의 연은 죽음조차 배반하게 할 수 없다. 갖은 고생하면서도 형수들을 모시고, 자신의 부귀영화보다는 의리를 지키는 사나이 그래서인지 후대까지 영웅대접을 받는 것이 관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삼국지를 다시 봐도 역시 조조와 유비의 이야기는 상대적인 것 같다. 인덕을 갖춘 인물 유비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난의 길을 가고 있고, 위기를 넘기 조조는 탄탄대로로 나아가고 있다. 조조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조조 나름의 경쟁력과 매력이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탐탁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왜인가? 약자를 동정하는 이의 마음인지. 아니면 권력을 지닌 자에 대한 시기심인지?

 

역시 명장이야! 라는 감탄과 재미로 오늘도 밤의 한 귀퉁이에서 불을 밝힌다. 다시 삼국지를 읽으면서, 언제 처음 이 책을 읽었고, 몇 번을 읽었고, 그 당시에 뭐했지? 내게 삼국지는 젊음의 추억이요. 삶의 지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희망과 절망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가르쳐주는 것 같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굴욕을 극복하면서도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인내를 가르쳐 주는 것 같다. 비록 지금이 힘들지라도 좀 더 노력하고, 참으며 나아가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YES마니아 : 골드 p*******t 2015.01.22.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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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 2] 군웅들의 캐릭터가 더 확실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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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강본을 충실히 옮긴 이 책의 2편에서는 황건적의 난리와 그 틈을 이용해 권력을 움켜졌던 동탁이 멸망한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동탁을 죽인 여포는 역발산 기개세의 항우에 비유할만한 용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정치적 소양이 짧은 것 역시 항우에 비견될만 하달까. 항우는 그 전성기 때 범증이라는 모사꾼을 가지고 있었으니 여포에게는 그런 인물조차 없었다. 연패(連覇)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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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강본을 충실히 옮긴 이 책의 2편에서는 황건적의 난리와 그 틈을 이용해 권력을 움켜졌던 동탁이 멸망한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동탁을 죽인 여포는 역발산 기개세의 항우에 비유할만한 용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정치적 소양이 짧은 것 역시 항우에 비견될만 하달까. 항우는 그 전성기 때 범증이라는 모사꾼을 가지고 있었으니 여포에게는 그런 인물조차 없었다. 연패(連覇)는 연패(連敗)로 바뀌고 만부부당의 맹장 여포는 하비성 백문루(白門樓)에서 비참하게 죽고 만다. 이 여포가 죽을 때의 이야기는 삼국지 연의에서도 의미심장한데, 이때만 해도 조조와 유비의 사이가 여포라는 공동의 적으로 인해 화기애애했을 때라 묶여진 여포를 앞에 두고 조조와 유비가 대화를 나눈다.

 

여포는 자신의 용력(勇力)을 조조가 후히 평가해주기 바라며 자신이 조조의 부하가 되어 천하 평정을 돕겠노라고 말한다. 이에 조조가 유비를 돌아보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묻자. 인의(仁義)의 상징 유비는 '공은 정건양과 동탁의 일을 보지 않으셨소?'라고 답해준다. 모종강은 이 대목에서 * 절묘하다. 완전히 조조를 위해서 하는 말처럼 보인다 * 라고 자신의 의견을 첨가해놓는다. 앞서 여포가 조조의 부하 장수가 되어 천하 평정을 돕겠다 하며 자신의 목숨을 애걸하는 장면에선 * 여포가 이처럼 말했기 때문에 유비는 더욱 그를 용서해 주자고 부탁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 라는 의견을 밝힌다.

 

사람 해치는 굶주린 범 느슨히 묶지 말라

동탁과 정건양의 피 아직 안 말랐다

현덕은 그가 아비 잡아먹는 줄 알았으면서

왜 살려두어 조조 죽이도록 하지 않았을까?

 

라는 내용의 시구가 그 뒤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큰 장점 중의 하나는 이렇게 시부(詩賦) 하나하나 빼놓지 않고 않고 있다는 점인데, 한자 원문까지 충실히 실어놓고 있기에 어느 정도의 한자 실력만 있다면 어떤 한자를 통해 어떻게 표현했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1권에 등장하는 조조의 경우는, 아직 간웅(姦雄)으로서의 면모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황건적을 물리치는데 일조하고 독재자 동탁을 물리치는데 앞장 서는 등 어찌 보면 청운의 꿈을 품은 젊은 개혁가의 이미지에 가까웠다면 황제를 핍박한 동탁이 쓰러진 뒤 등장하는 2권의 내용 속에서는 호색가이면서 인재에 굶주린 조조 특유의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맘껏 발산한다. 장수의 형 장제의 처, 즉 장수의 형수 되는 이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가 심사가 뒤틀린 장수가 이끄는 군사의 습격을 받아 생사가 오가는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1권에서 동탁 암살에 실패하고 도주하던 중에 벌인 여백사 가족과의 일화가 조조가 이후 어떻게 변할 것이라는 것을 살짝 예고했다면 2권에서는 좀 더 조조의 캐릭터를 다채롭게 만들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2권에선 동탁 사후 잔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튕겨져 나왔던 여포를 처형하고 곤궁한 처지에 있던 어린 황제를 받든다. 조조의 본거지로 황제를 모시면서 천하는 조조 중심으로 흘러간다. 황제를 핍박하고 권력을 뒤흔들던 동탁을 암살하려고 했던 옛 조조는 이제 그 자신이 직접 황제를 손아귀에 넣은 독재자의 신분이 된 것이다. 훗날 망탁조의 중 한 명으로 불리며, 전한을 멸망시키고 신나라라는 이름의 국가를 세웠던 왕망, 삼국지 초반에 등장하는 동탁과 같은 대열에 섞여 불리기도 하는 조조의 캐릭터는 이 즈음에서부터 확실해진다.

 

조조가 황권(皇權)을 농락하는 과정 그리고 그런 조조에게 반기를 드는 군웅들의 모습이 2권에서 자세하게 나온다. 독살을 시도하는 인물이 등장하는가 하면 반미치광이처럼 굴면서 독설을 날리는 인물도 있다. 하비성 백문루 옆에서 조조에게 여포를 죽일 것을 간하던 유비는, 조조의 의심을 받던 중에 스스로 번개를 두려워하는 겁쟁이인양 연기하여 위기를 넘긴다. 영웅이란 어떠한 것인지 호연지기를 드러내던 조조는 유비를 향해 지금 천하에 영웅이라고는 오직 사군(유비)과 이 조조가 있을 뿐이오!라고 말한다. 놀란 유비는 숟가락을 떨어뜨리나 번개 탓으로 돌리며 위기를 벗어난다.

 

모종강은 * 참으로 영리하고 기민하다 * 내지 * 결국 속아 넘어가고 말았다 * 등의 첨언을 통해 행간의 의미를 설명해준다. 아무튼 이렇게 조조의 의심을 돌린 유비는 반조조 연합에 가입한다. 앞서 동탁의 위치에 조조가 놓이고 권력을 위해 학살도 마다않는 조조의 전횡에 반기를 든 천하 군웅들이 모인다. 하지만 조조는 동탁보다 지모가 뛰어난 자이며 자신을 따르는 장수들의 마음을 잘 살피는 자라서 반조조 연합이 이루러던 거사는 실패로 돌아가고 유비는 떠돌이 신세가 되고 만다.

 

인재 욕심이 많은 조조는, 그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관우를 자신의 수하로 두고자 하는 욕심을 부리게 되는데 이때 나온 것이 바로 그 유명한 관공삼약으로 세 가지 약속을 내세워 조조의 수하로 들어간 관우는 조조가 선사하는 부귀영화를 마다않고 유비를 찾아 먼 길을 떠난다. 실제 역사와 당시의 지도를 살펴보면 조조를 떠나 관우가 거쳐간 길이 빙 둘러가는 묘한 코스이긴 하다만은 아무튼 이 장면에서 보여준 조조와 관우의 묘한 관계는 훗날 적벽대전에서의 패배로 쫒겨갈 때 화용도에서 만난 조조와 관우의 인연과 연결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탁처럼 황제를 농락하고 동탁처럼 여색을 밝히고 동탁처럼 학살을 저질렀으며 동탁처럼 군웅들의 저항을 받게 되었으나 동탁과는 다른 조조의 매력이 관우와의 만남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왜 조조는 악당으로 꼽히면서도 매력있는 캐릭터가 되었는지 훗날 끊임없는 재조명 대상이 되는지가 관우에게 베푼 호의와 직후 이어진 관도대전의 기적 같은 승리로 설명된다고나 할까. 조조는 어린 황제를 손아귀에 움켜줘었고 유비는 그런 조조의 품을 벗어나 천하를 떠돌고 관우는 떠돌이 유비를 찾아 역사에 남을 의기(義氣)를 보여주며 훗날 신(神)으로 받들어지는 무용담을 만든다. 한편, 원소라는 거대한 세력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조조는 원소와 비교해서 자신이 가진 장점이 이러하다는 것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관우는 원소와 대치한 조조군의 일원이 되어 원소군의 맹장을 연이어 쓰러뜨리며 자신의 무공을 맘껏 드러낸다. 그리고는 홀연히 조조의 곁을 떠나는 관우와 그런 관우를 붙잡지 않는 조조.... 이렇게 삼국연의 속 인물들이 드라마틱하게 자신의 캐릭터성을 한껏 드러낸다.

 

이 책 2권의 후반부에는 훗날 오나라의 황제가 되어 삼국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는 손권이 등장한다. 손권은 노숙과 침상을 같이 하며 술자리를 같이 하는데 노숙은 강동, 즉 훗날의 오나라의 중심이 되는 지역을 발판 삼은 천하 삼분지계를 제안한다. 모종강은 이 대목에서 * 천하의 대세는 이미 분명해졌다. 기슴 속의 그 식견은 제갈공명보다 못하지 않다. * 라고 평하며 노숙의 식견을 후히 평가한다. 형 손책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그 동생 손권은 원소와의 관계를 끊고 조조와 손을 잡는다. * 손책은 본래 원소와 손을 잡고 조조를 치려고 했었는데, 지금 손권은 조조와 손을 잡고 원소와의 관계를 끊고 있다. 책략의 변화가 별안간 이루어지는 점이 절묘하다. * 라고 모종강이 평가해놓은 가운데 조조는 손책이 죽은 뒤의 강동을 무력(武力)으로 치는 대신 손권에게 벼슬을 준다.

 

장굉의 제안에 응한 조조가 손가(孫家)와의 싸움 대신 원소와의 싸움에 집중하면서, 시간적 여유를 얻게 된 손권은 형 손책의 뒤를 이어 강동을 안정시켰고, 원소와의 싸움에 전념한 조조는 중원의 대세를 결정짓는 관도대전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이때 조조가 손권을 먼저 쳤더라면 손권은 훗날 적벽에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칠 힘을 얻지 못했을 것이며 황제의 자리에 오를 여력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조조 역시 남쪽 손권 세력의 전투로 인해 전력이 분산되어 원소의 대군에 패했을지도 모를 일. 조조의 판단 하나하나가 이어지며 훗날 위촉오 삼국의 기초가 하나씩 전개된다. 누군가는 신(神)이 되고 누군가는 황제가 되어가는 가운데, 오래도록 이어질 군웅들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문장 중간중간에 끼여져 있는 모종강의 첨언(협평)과 해당 내용을 요약해주면서 나름의 해설을 첨가해주는 서시평(序始評)의 존재가 때론 독자를 웃게도 만들고 때론 비장하게도 만든다.

 

동탁 이후의 혼란기를 정리하며 천하의 1인자가 되는 조조 그리고 그런 조조의 입을 통해 천하의 영웅으로 불리는 유비, 그리고 아버지 손견과 형 손책의 죽음 이후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워진 강동을 착실히 정리하는 손권... 이렇게 삼국의 세 지도자가 모습을 드러내었으니 송나라 시인 신기질(辛棄疾)의 붓을 빌리자면 아래와 같은 시부(詩賦)로 이 책 속 조조와 유비, 손권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何處望神州 하처망신주

어느 곳에서 중원(神州)을 바라보려나

滿眼風光北固樓  만안풍광북고루

두 눈 가득한 풍광은 북고루로다

千古興亡多少事 천고흥망다소사

천고 흥망에 많은 일이 있었건만

悠悠 유유

유유히

不盡長江滾滾流  부진장강곤곤래

장강은 그치지도 않고 힘차게 흐르네.

 

年少萬兜鍪 연소만두무

어린 나이에 일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坐斷東南戰未休 좌단동남전미휴

동남의 전투에서 쉬지 않고 싸웠으니

天下英雄誰敵手 천하영웅수적수

천하의 영웅 중에 그 누가 적수랴

曹劉 조유

조조(曹操)와 유비(劉備) 둘 뿐이려니

生子當如孫仲謀 생자당여손중모

아들을 낳거든 손중모(손권) 같아야지

  

j*********n 2015.01.25.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1-139. 삼국연의2...사라지는 영웅과 일어서는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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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2   삼국연의1에 이어서 2에 대한 서평을 하고자 한다. 1은 주로 개괄적인 면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였고 2는 여전히 혼란한 정국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조조, 원소, 손책의 활약이 펼쳐지는 가운데 여포의 죽음과 조조를 둘러싼 한의 충신들의 조조 제거 모의, 유비의 형제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과정과 관우의 조조와의 악연, 형제들과의 해후, 마지막으로 원소의 몰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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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2

 

삼국연의1에 이어서 2에 대한 서평을 하고자 한다. 1은 주로 개괄적인 면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였고 2는 여전히 혼란한 정국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조조, 원소, 손책의 활약이 펼쳐지는 가운데 여포의 죽음과 조조를 둘러싼 한의 충신들의 조조 제거 모의, 유비의 형제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과정과 관우의 조조와의 악연, 형제들과의 해후, 마지막으로 원소의 몰락과 손책의 죽음을 다룬 정신없이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영웅들의 면모를 주석을 통해 앞뒤 정황과 미래 복선까지 이어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따라서 2편에서는 좀더 세부적인 모양새를 갖춰보고자 한다. 우선 조조의 간웅됨을 지적한 부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천자의 권위를 빌려 제후를 호령하는 조조, 제후의 힘을 빌려 제후를 공격하는 조조, 군사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부하의 목숨을 빌리는 조조, 군령을 세우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대신하는 조조, 관우를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생색을 내는 조조등을 통해 그의 면모를 세세하게 볼 수 있었고, 조조-원소 비교를 통해 조조는 계책을 따라주어 성공했으나 원소는 용렬하여 계책을 따르지 않아 실패하는 내용을 비교해 가며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조조-여포의 싸움에서 유비는 여포를 살려주란 말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유비는 이미 정원과 동탁의 일을 알면서도 조조는 정원이나 동탁처럼 엉성하지 않고 주도면밀한 간웅이어서 호랑이에게 자칫 날개를 달아주는 우를 범할 수 없어 둘의 결합을 원치 않아 제거에 앞장서서 후환을 없앴으며, 필요에 의해 원소-유표-유벽, 공도 라인을 형성하여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쓰는 영웅의 초라함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동오 손책의 영웅됨과 운명을 거역할 수 없는 단명 과정을 읽으면서 안타깝게 바라보게 된다.

 

유비의 영웅 됨을 위해 필요이상의 무리한 처세 - 사냥꾼 유안의 처를 죽여 대접- 도 보면서 유비에게만은 너무도 관대한 이미지로 이어져 불편부당이 아닌 일방적인 쏠림현상도 지켜보게 된다. 객관성을 다소 상실한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싶었다.

 

서술 기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등장하는 데 허필법과 생필법, 반촌법이 나온다. 진등의 편에서 설명하지 않고 여포 쪽에서 설명하는 간접 기법(P.86)이 허필법이며, 관우, 장비의 입으로 그간의 행적을 직접 설명하는 기법을 생필법이라 일컫고 화극과적토마를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에 화극과 적토마를 도둑맞게 되는 일을 반대로 돋보이게 하려는 문장기법(P.92)이 반촌법이다.

 

조조는 ‘영웅’이란 가슴으로는 큰 뜻을 품고 속에는 훌륭한 모책을 갖고 우주를 싸서 감출만한 기지와 천지를 삼키고 토하려는 큰 뜻을 지닌 자(P.137)를 말하면서 자신과 유비만이 유일한 영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간웅의 면모를 보게된다.

 

삼국연의에서는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철저한 실리와 명분에 의해 이합집산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거역한 이는 오직 관우 뿐이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야말로 이름 한 번 올리고 사라지는 이들이 부지기수, 관우가 조조의 적진을 통과하면서 부딪치는 충돌, 그리고 해결책은 아슬아슬하면서도 인간됨의 승리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영웅들의 설명이 장구하게 이어진다. 특히 손책 사후 손권의 등장은 삼국이 구체적으로 자리잡아 가는 형세를 묘사한 가운데 조조에 이어 두 번째로 안착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 가운데 유비의 조자룡 영입은 얻은 것 가운데 가장 큰 복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며, 관우 역시 주창과 관평을 얻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 가감없이 다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점입가경을 이뤄가는 삼국연의는 손에서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다양한 벼슬과 직함은 점점더 규모의 광대함을 드러내 주고 있다. 망해가는 한나라 이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이 간다’는 말이 있듯이 한나라 역시 마지막 까지 안간힘을 쓰면서 버텨가는 가운데 헌제의 무기력함과 권력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으로 쓴 ‘혈서’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비록 실패했지만.

 

삼국연의는 챙길 게 너무도 많은 가운데 주요 내용도 흥미진진하지만 덧붙여 인물됨, 계책, 전술, 인력 동원등 규모면에서 너무도 방대하게 다루고 있어 좁은 땅덩어리에 사는 우리로선 마냥 부러울 뿐이다. 그러나 오합지졸로 일개 지휘자의 역량에 너무도 편중되어 허울좋은 숫자 놀음에 빠지기 쉬운 함정도 난무한다. 이처럼 지도자의 리더쉽에 의해 백만대군은 종잇장만 못하고 때론 일당백으로 무장한 장수에 의해 싸움의 주도권이 넘어가는 경우를 너무도 쉽게 볼 수 있어 지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삼국연의 다음편도 기대가 크며 기회가 되면 전체를 아우르는 서평을 쓰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k****d 2015.01.1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