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연의 3 모종강본 원문 대역, 삼고초려 나관중 원저, 모종강 평론 개정 | 역자 박기봉 | 비봉출판사 | 2014.11.26 | 페이지 359 | ISBN 9788937604119
모종강본 원문 대역 <삼국연의> 3권에서는 드디어 삼고초려(37회)가 나오네요. 한 황실의 후예로 마땅히 나라를 바로 일으켜 세워야만 할 입장인 유비가 천하를 마음대로 주름잡을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제갈공명을 만나는 시점입니다.
삼국연의를 읽을 때 당시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가 있던 상황일까 궁금했는데 마침 나오더라고요. 서기 203년, 우리나라도 삼국시대때군요.
본문의 현덕은 유비입니다. 유비의 의형제인 관우와 장비가 그를 받쳐주고 있지만, 유비의 좌우에 도와줄 인재가 없는 상황에서... 마침 천하의 기재가 있다는 추천을 받아 드디어 제갈공명을 만나러 가게 되지요. 첫 번째로 갔을 때 출타중이어서 만나지 못했고, 두 번째 눈바람을 맞으며 갔으나 또 없습니다. 그때마다 매번 다른 사람을 "아, 이분은 정말로 와룡이시다." 하며 제갈공명으로 착각해 뜬금없는 웃음을 주기도 했네요. 길일을 택해 3일간 목욕재계까지 하고 드디어 세 번째 길을 나섭니다. 마침 제갈공명이 집에 있지만 낮잠을 자고 있어요. 유비는 잠시 알리지 마라며 제갈공명이 잠에서 깰 때까지 한참을 기다리지요. 이때가 제갈공명의 나이 겨우 27세입니다. 새파랗게 젊은 사내를 두고 유비의 정성이 대단했습니다. 문왕이 강태공을 얻고, 한 고조가 장자방을 얻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제갈공명(제갈량)을 옆에 두게 된 유비는 그야말로 날개를 단 셈입니다. 제갈공명이 초려를 나온 후 첫 번째 전투에서는 화공 작전을, 두 번째 전투에서는 화공과 더불어 수공을 함께 쓰며 조조에게서 승리를 합니다.
조조에 대한 생각을 제갈공명이 통쾌하게 발언하는 장면이 몇 페이지에 걸쳐 나오는 43회는 속이 후련해질 정도였어요.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태어나서 살아갈 때에는 충성과 효도를 입신의 근본으로 여겨야 한다는 등 유비의 정당성을 높이고 조조의 행동을 조목조목 논하며 무참히 밟아버립니다. 유비는 어진 마음이 지나쳐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유형이더군요. 하지만 그의 근본은 참 본받을만 합니다. "큰일을 하려면 반드시 사람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 大仁(대인), 大義(대의), 愛民(애민) 정신이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3권에서는 유비의 심복인 조자룡(조운)의 위기 탈출 장면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적벽대전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당양 장판파 전투에서 일어난 일인데 유비의 부인과 아들, 작은 부인을 조자룡이 구출하는 장면에서... 그야말로 읽으면서도 숨이 가파질 정도로 긴장감이 제대로였거든요. 일단 지금까지의 전투신 중에서는 가장 흥미로웠어요. (물론 나중에 나올 적벽대전 기대되지요)
여전히 모종강의 평론은 날카롭기 그지없군요. 모종강본 완역 대역인 이 책의 매력포인트랍니다. 다른 삼국지연의에서는 절대 볼 수 없다는~ 3권 초반에는 조조와 싸운 원소의 죽음에 이어 원소의 아들 원담과 원상의 형제간의 다툼에 대한 이야기가 꽤 길게 나옵니다. 형제의 도리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시간이었어요. 형제란 좌우의 손과 같다고 하는데 원담과 원상은 손바닥 뒤집듯 서로를 속이며 적이 됩니다. 형제 다툼으로 득을 본 건 조조였습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간웅 조조의 행태로 피해 보는 사람은 참 많습니다. 공융이 바른 말이지만 입 한 번 잘못 놀린 바람에 공융과 그의 두 아들이 죽음에 이릅니다. 이때 두 아들이 말한 "깨어진 새둥지에 어찌 온전한 알이 있겠느냐"라는 말이 인상깊습니다.
비봉출판사 삼국연의는 모종강본 원문이 9~12권에 수록되어 있어요. 좀 더 궁금할 땐 원문을 살펴봅니다. 파소지 안유완란, 새집이 깨뜨려질 때 어찌 온전한 알이 있겠는가로 해석했네요. 그나저나 원문은 저렇게나 1회분이 짧아요. 저 한자를 온전한 우리말로 번역한다는 것... 이렇게 비교를 해보니 더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원문이 있고, 그 원문에 역자의 설명이 더 들어가는지라 한자 공부하기에도 딱입니다. 삼국(지)연의에는 숱한 명언이 있잖아요~ 어디에서 그런 명언이 나오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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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삼국연의 3》을 읽으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1, 2권을 읽은 뒤 약간의 시간 텀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천하가 삼분되려는 양상을 보이게 되기 때문이었다. 천하가 삼분되려는 양상의 시작은 바로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난 사건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제갈공명은 삼국연의 내용에 있어 참으로 매력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는데, 특히 이 원문에서 제갈공명의 등장을 드러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제갈공명을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도 원문에서는 아주 자세히 나타나있다. 먼저 형주에 몸을 의탁하고 있던 유비는 채 부인과 채모의 흉계로부터 가까스로 도망쳐 수경선생을 만난다. 그리고 복룡과 봉추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모사가 없어 전술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며 전투할 수 없었던 유비에게 복룡과 봉추의 존재는 쩍쩍 갈라져 비틀어진 땅덩이에 고인 빗물과도 같았을 것이다. 실제로 후에 제갈공명을 만난 유비를 '물 만난 물고기'로 묘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경 선생이 인재를 천거할 때는 단도직입적으로 제시하지도 않을 뿐더러 몇 번이나 물어보는 데도 그 인물이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그 사람은 서서였고, 그는 이미 유비를 직접 찾아가려고 하는 사람이었는데도 유비에게는 말해주지 않았다. 후에 조조의 계략으로 유비를 떠나가면서 서서가 제갈공명을 천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서서가 떠나가는 모습을 읽는 독자는 서서가 제갈공명이 복룡임을 유비에게 말해줄 것임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서는 유비에게 좀처럼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냥 가버리기까지 한다. 이쯤 되면 읽는이는 혹시 내가 내용을 잘못 기억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한데, 다행히 서서는 잊은 것이 있다며 되돌아와서 제갈공명의 이름과 소재를 알려준다.
한 마디로 뜸을 아주 오래 들이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제갈공명에 와서 더하다. 그 유명한 '삼고초려'는 이 기다림의 절정이다. 귀인을 얻기 위해 그만큼의 정성을 다하는 것이 도리임을 자처하면서 유비는 아주 낮은 자세에서 간곡하게 청한다. 그런데 이 모든 행동들은 바로 그 인물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즉 누군가 아주 귀한 사람을 소개하는 만큼 상대에게 그 사람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한 배려였던 것이다.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었지만, 상대에게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단순히 강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행동이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 3권에서는 삼국연의의 흥미로운 내용 전개 뿐 아니라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여러 가지 메시지들이 들어 있다. 인상깊은 것들 중의 하나로, 《삼국연의》를 읽는 독자들에게 모종강이 덧붙인 해설에서 언급된 책을 읽는 즐거움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무수한 사건들에 대해 읽는이가 실제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이 모든 원문의 매력들은 쓸모가 없을 것이다. 이는 이야기의 갈등구조 심화와 사건들의 긴박함 외에 묘사되는 정경에도 해당된다. 3권의 후반에서는 제갈공명이 손권을 찾아 강동으로 가는데, 거기서 적벽대전을 암시하는 불빛들이 등장한다. 만약 읽는이가 그 불빛을 보다 더 실감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야기의 흡입력에 빨려드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술자의 진술에 있어서도, 주유의 영리함을 드러낼 때 동시에 더 뛰어난 제갈공명의 혜안을 제시함으로써 제갈공명의 우수함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게 하는 등의 기법들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고 모종강은 읽는이에게 다음 장에 대한 호기심을 배가시킨다.
그리고 난 제 3권에서의 이 마지막 말에 기꺼이 따를 생각이다. 노숙이 공명에게 물어보려고 간 일을 알기 위해서라도 어서 제 4권을 살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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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3 삼국연의3은 드디어 삼국의 주요 인물 중의 하나인 제갈량의 등장과 그에 따른 활약을 다루고 있다. 초반엔 원소와 조조의 싸움을 통해 원소의 패망을 나열하고 이로인해 유비는 같은 종실인 형주의 유표에게로 간다. 그곳에서 유능한 참모인 제갈량을 얻기 전에 서서의 등장과 다양한 미사어구를 통해 공명의 능력을 다양한 인물들의 입을 통해 소개하면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원직 역시 조조의 꾀에 넘어가 한 번의 힘 밖에 쓰지 못하는 한계를 범하지만 이를 넘어선 제갈량의 선견지명과 유비의 고난의 행군이 다루어진다. 조조의 공격을 받고 신야, 번성의 백성을 이끌고 강릉까지 가는 과정 속에서 10만여명의 백성들과 동고동락하는 모습은 고스란히 그림이 그려지고 명분과 대의를 얻는 대신 형주를 잃어버리는 실리를 취함에 있어선 실패하는 과정이 참혹하게 다루어진다. 그 가운데 조자룡의 유선 구하기 및 장비의 장판교 무용담이 힘든 가운데 한 줄기 빛을 발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하구에 도착해 강하의 유기와 공조 체제를 갖추고 드디어 강동의 범 소굴로 들어가 조조와 싸움을 붙이려 한다. 이를 소상하게 다루면서 손권으로 하여금 오히려 유비에게 손을 벌리도록 만드는 한편, 주유와의 동상이몽전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리 만치 치열하게 전개된다. 주유를 손오공 손바닥에 올려놓듯이 가지고 노는 모습 속에서 뛰어난 전략가임을 보여준다. 적벽대전을 앞둔 전운이 감도는 조조, 손권간의 혈전을 지켜보며 실리를 취하려는 제갈량에게 온통 관심이 쏠리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는 3편이다. 한편, 다양한 문장 서술 기법이 소개되고 있는 데, 복필, 보필, 전필, 환필을 언급한다. ‘복필’은 원담, 원상의 싸움을 예견한 곽도의 말을 통해서이고, 원소가 어린 아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이미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가 일필을 보충하여 밝히는 ‘보필’기법, 조조가 원소를 공격하다 가을 추수철 및 유비 공격으로부터 허도를 구하기 위해 갑자기 돌아가는 이야기 기법을 ‘전필’, 창정 싸움에서는 조조의 계책을 알려주고 원소가 걸려드는 것을 상세하게 서술한 반면 여남 기습에 있어서는 단지 유비가 계책에 걸려든 것만 말하고 조조가 계책을 세운 건 생략하여 전에는 감추고 후에는 드러냄으로써 필법을 바꾸는 방법인 ‘환필’이다. 또다른 문장 기법으로 정필, 긴필과 방필, 한필이 소개된다. 서서가 현덕 면전에서 공명을 칭찬하는 기법은 ‘정필’이자 ‘긴필’이며, 조조 면전에서 공명을 칭찬한 것은 ‘방필’이자 ‘한필’이다. 박망 전투에서의 화공법을 통한 문장 기법으로 츤염법이 소개된다. 4가지가 나열되는 데 검은 구름과 달빛도 없고 어두운 밤을 묘사하면서 화광의 밝음을 돋보이게 하려는 ‘반츤법’, 가을 바람, 밤에 강하게 부는 가을바람, 숲의 나무들, 갈댓잎을 통해 불길의 맹렬함을 설명하는 ‘정츤법’, 서서가 공명을 칭찬함으로 인해 뛰어남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순츤법’, 하후돈이 공명을 경멸하고 모욕하고, 관우, 장비 역시 그를 믿지 않는 것을 통해 거꾸로 그려서 결국 돋보이게 하려는 ‘역츤법’이 나오고 있다. 3편에서 손권이 과연 항복할 지 싸울 지를 두고 다양한 설전이 오가지만 사실 누구도 선뜻 승부를 알 수 없기에 주저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장소등 문관들은 주화론을, 정보등 무관들은 주전론을 내세우며 각기 주유 및 손권을 설득코자 했다. 이때 주유는 도저히 신하된 도리상 주화론을 내세울 수가 없었다. 손책이 죽으면서 대외적인 면에 있어서 주유에게 신임을 한 것은 다름아닌 손권의 우유부단함과 지리적 이점에 안주하고 있는 강동의 평화가 결코 오래가지 못하리란 간파에서 주유의 과단성 있는 지휘관의 역량을 높이 산 것이어서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란 전제하에, 제갈량 역시 주유의 이런 성품을 알고 있었기에 몇 가지 소스만 제공하고 싸움을 부채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차피 유비 입장에선 손권 빼곤 기댈 곳이 없었고, 손권 역시 유비가 비록 군세는 약해도 명분이 있었기에 안팍에서 협력을 취할 수 있어 최선책이었던 것. 반면 조조 입장에선 어차피 손권이 그냥 넘어오리란 생각은 애초에 없었기에 어르고 달래는 전술을 쓰는 한편, 형주의 수군인 채모, 장윤을 끌어당겨 이이제이 전법을 썼던 것이다. 비록 스스로 그 꾀에 넘어가지만 역시 조조의 위용이 대단했던 건 황제를 인질로 잡고 있기에 명분이 설 수 있었다는 것. 이처럼 삼국의 형상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유비가 적벽대전으로 어부지리 형주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늘이 돕고 있다. 너무도 쉽게 얻을 수 있던 형주를 돌아 돌아서 어렵게 취하는 과정이 바야흐로 4편에서 펼쳐질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