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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면 이런 표현이 있다. '편집'이라는 그림자 노동 혹은 종합 - 예술 참, 카피를 잘 뽑았다. 이 소설을 잘 요약했다. 출판 편집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석주는 출판 편집자다. 여기서 잠깐, '그림자 노동'이라는 의미에 관해 짚고 넘어가자. 보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의미일 텐데, 각 분야마다 그림자 노동이 존재하겠지만 특히 문화 산업 쪽에 그림자 노동의 존재가 두드러진다. 가수, 배우, 작가의 화려한 창작물 배후에는 여러 사람의 노동이 존재한다. 요즘 한창 핫한 모 연예인과 매니저의 분쟁에서 보듯, 스타는 홀로 빛나지 않는다. 책, 출판도 마찬가지다. 이 업계에 관해 모를 때는 작가가 글을 쓰고, 출판사가 내용에 종이라는 물성을 입혀 나오는 게 책이라 생각했다. 창작물에 대한 지분은 거의 대부분 작가라 생각했다. 아니라는 걸 깨우쳤다. 작가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가 편집자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특히나 요즘 분위기에서 편집자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요즘 분위기라 하면, 볼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책 한 권의 평균 판매량이 낮아진 상황이다. 출판사에서는 출간에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엄청난 인지도로 판매가 보장된 저자가 아니라면 결국 책을 내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건 출판사다. 그걸 결정하는 게 편집자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저자 A가 있다. 이 A가 출판사에 기가 막힌 원고가 있으니 만들어주세요, 하면 출판사 편집자가 내용을 검토하고 내는 게 아니다. 물론 여전히 이런 식으로 나오는 원고가 있긴 하다. 출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오히려 반대다. 출판사 편집자가 지금 필요한 콘텐츠를 생각해내고, 그 주제로 잘 쓸 수 있는 저자를 찾고, 그 저자에게 출간 제안을 하고, 원고가 모아지면 책을 내는 게 최근 모습이고, 이렇게 했을 때 그 책의 승률이 좀 더 높은 편. 즉, 책을 만드는 건 결국 출판 편집자다. 저자, 작가는 거들 뿐. 여하튼, 이 정도까지로 출판 편집에 관해 얘기를 마치고 다시 김혜진 장편 소설 [오직 그녀의 것]으로 돌아가보자. 주인공 석주는 역사학을 전공했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은 석주가 무난히 학교를 졸업하고 선생이 되기 원하지만, 석주는 얼결에 출판사에 취직한다. 엄청난 대의명분으로 택한 선택은 아니다. 그냥 책이 좋았고, 학부 시절에 문학 수업을 듣기도 했고, 책을 써볼까 생각도 했다. 집안 기대에 부응해 교사가 될 마음도 없진 않았지만, 임용을 준비하는 처절한 과정을 견뎌낼 자신은 없었다. 그렇게 처음 발을 디딘 출판계는 호황의 끝에서 전환기에 놓여 있었다. 그때까지는 교열부를 따로 둘 정도였고, 썩 업황이 괜찮았다. 석주가 처음 일한 곳은 교열부. 거기서 문장에 관한 기본기를 연마하던 중 편집부로 옮긴다. 여러 출판사가 덩치를 줄이는 중에 가장 빨리 없애는 부서가 교열부기도 했다. 편집부에서 일하는 것도 잠깐. 첫 직장이었던 그곳에서 잘린다. 석주가 잘못한 건 아니었다. 출판사가 장사를 못했고, 직원을 다 데리고 가기에 돈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잠시 공백 기간을 거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두 사람이 공동 창업한 신생 출판사. 석주라는 인물은 엄청나게 공격적이라거나 기발하다거나, 그런 류의 장점은 없었지만 우직하고 성실했다.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했다. 주어진 일을 잘해냈다. 조직에서 올라갔다.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은 동료는 그런 석주를 질투했고, 그 시절 동료는 시절 인연으로 끝나기도 한다. 그러던 중에 취향이 잘 맞는 남자와 연애하고 결혼까지 약속한다. 혼인신고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연인 관계는 저마다 바쁜 일과, 결혼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흐지부지 끝난다. 그뒤로 석주는 필화 사건, 총판 부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도서 시장 전환 등등 여러 풍파를 겪으면서 주간으로까지 올라간다. 소설 마지막에서 석주의 나이는 58세. 신입 편집자를 받는 과정을 끝으로 [오직 그녀의 것]은 책장을 닫는다. 이처럼 [오직 그녀의 것]은 엄청난 사건이 등장하는, 자극적인 서사는 아니지만 책 좋아하고, 특히나 출판계 종사자라면 여러 차례 무릎 치면서 공감할 대목으로 가득한 잔잔한 소설이다. 나처럼 종이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나, 미래 출판계에서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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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앞 부분은 딱히 상관은 없지만...‘스토너(존 윌리엄스)’의 앞 부분이 떠오르게 했다. 직업이라는 것이...뭐, 누군가는 학창시절서부터 꿈꾸어왔던 것을 업으로 삼을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쩌다보니...그 길로 들어서게 된다. 스토너가 그랬던 것 같고...이 책의 홍석주도 그랬던 것 같다. 여하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막연하게 글 쓰는 사람이 되거나, 책을 만드는 업에 종사하기를...아주 잠깐 희망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아니, 나는 그랬었는데, 다른 사람은 어땠으려나.) 그런 면에서 책에서 보여주는 책 만드는 세계는 ‘책’과는 살짝 다른...고강도(?)의 노동과 저임금으로 버무려진...따뜻하기보다는 살짝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 와중에도 책을 만들기 위해 교정,교열을 하고 편집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은...새삼, 책 한권이 내게 오기까지, 작가 뿐만아니라 여러사람의 노고가 담겨있음으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뒷부분은 살짝 아쉽다. 작가는 열린 결말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뭐 이건 시드니셀던의 소설도 아닌데, 왜 죄다 은근 슬쩍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한참 잘 읽다가 뒷 부분을 보면 무슨 KBS의 일일 연속극이나 주말연속극의 마무리를 보는 것마냥...촌스럽다. 앞으로도 김혜진 작가의 책이 나오면 사 읽을테지만... 끝끝내 기가막히고 끝내주는 소설을 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딱요만큼 까지인지, 혹은 한 뼘 더 확장해서 발전을 이루던지...작가의 고민과 역량이 아쉽다. *이 책이 좋았던 점 : 책을 만드는 세계에대한 소개, 등장 인물의 근면함 *이 책이 별로 였던 점 : 엔딩이 맘에 안들어 *이 책이 내게 던지는 질문 : 나는 확실히 궁여지책으로 직장을 다니고 있는거 맞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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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부모님의 꿈인 교사를 포기하고, 출판사 직원의 길을 걷게 된 석주. 교열가로서 수년 동안 원고를 끊임없이 읽고 교정했고, 이후 인문학 서적 편집자의 길을 걷는다. 모든 일은 녹록지 않았고, 거듭된 실수와 교만으로 스스로를 질책하며 자성하면서 성장한다. 시대가 변하며 출판사의 인력을 대거 해고하는데, 그 명단에 석주의 이름도 올라있었다. 다른 직업을 가져볼까 고민해보지만, 책을 만드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석주의 평생의 기록이 담긴, 한 여자의, 한 사람의 인생이 담긴 이야기이며, 주변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소설이 빛나는 것을 느끼며 책장을 넘길 수 있다. 감상문 인물의 평생 이야기를 담은 소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만약 있다면 일어난 사건을 담거나 해피엔딩을 위한 결말에 쓰였을 것이다. 『오직 그녀의 것』은 석주의 묻혀있던 감정과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희망이 처음부터 끝까지 담겨 있다. 내가 살아온 유년 시절과 청춘을 상기하고, 비교하고, 공감하면서 떨리는 손으로 책장을 넘겼다. 또 내 자신이 출판사의 편집자로 취직을 했다면 어땠을까, 석주처럼 경주마같이 달릴 수 있었을까. 내가 하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있다고 믿고 살고 싶지만, 그것이 진심인지 되새기며 흔들리는 갈대처럼 잘 알 수 없기도 하였다. 소설 『스토너』가 떠오르기도 한다. 한 남자의 삶을 기록한 책인데, 다시 그 책이 읽어보고 싶다. 묘하게 닮아있으면서도 많이 다르다. 『오직 그녀의 것』은 석주의 희로애락을 확실하게 담아냈고, 독자들이 석주와 같은 편집자로 참여할 수 있는 여정을 선사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다른 책들이 떠오르게 하는 것도 작가가 출판사 편집자의 입장으로 너무 잘 써서 그런 것 같다. 소설 속 인물들 모두 밉거나 원망스럽지 않았고, 내 주변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다. 그걸 느끼고 난 뒤에, 석주의 외로움은 원고의 '글' 때문에 해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석주는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글을 읽는 편집자로, 소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미소 짓고 있다.
▶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의 주인공 이름도 산티아고인데...^^ 책은 책을 이어준다! #오직그녀의것 #김혜진 #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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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는 두 가지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한 번 정도는 나도 이렇게 되돌아 보고 싶어진다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책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였다. 어렸을 때는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되고 싶은 것도 비교적 명확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명확함이 흐릿함으로 변해가고 능동적보다는 수동적으로 어딘가에 소속이 되고 거기에 맞춰가며 살아가고 있는 그런 삶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홍석주'도 교사가 되려 했고 또 될 것이라는 모두의 생각과는 달리 우연한 기회에 출판사에 들어가 교열부터 시작하여 지금의 편집자에 이르게 된다. 그 과정이 마치 도서관의 한 켠에서 조용히 뭔가를 읽고 있는 분위기로 조용히 차분하게 진행된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만드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잘 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응원의 메세지와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었다. '홍석주'는 책을 만드는 편집기획자이다. 새로운 책이 나올 때 마다 완성되어져 나온 그 사각의 형태에 집중할 뿐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여러 과정들에 대해서는 그저 막연하게 생각했고 굳이 알고자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책이라고 하는 것이 형태나 크기와 같은 눈에 보이는 것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는 누군가의 시간과 감정이 스며들어 있는 결과물이라는 것,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거기까지 곁을 주지 않고 책을 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에세이와 같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적인, 흥미진진한 서사가 있지는 않지만 이렇게 내면을 건드려주며 공감을 하게 되는 이런 미지근한 (?) 소설을 나는 좋아한다. 오직 나만의 것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분명이 이루어진 것이 있을 것이고, 나만의 것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텐데 그것들을 어떻게 표현하고 받아들이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봄날에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그런 시간이었다. 석주는 책들을 가지런하게 정리하고 새책을 끼워넣었다. 그 순간, 그곳의 책들이 이전과 전혀 다르게 보였다. 그것들은 형태나 크기 같은 눈에 보이는 것들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시간과 감정 같은 보이지 않은 것들이 스며든 결과물 같았다. 석주는 새삼스러운 눈길로 책장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p. 84)' '석주는 표지를 매만진 다음 조심스레 책을 펼쳤다. 그런 뒤엔 활자가 이끄는 세계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독서는 내용을 파악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종이의 두께와 감촉, 미묘하게 다른 서체, 책장을 넘길 때의 감각에 집중했다. 글자들은 서로 다른 자간과 행간 속에 알맞게 자리했다. 각기 다른 세부를 통해 고유함을 부여받은 책들은 자신만의 유일한 모습으로 빛났다. 그 사각의 형태는 언어를 담기에 가장 완벽한 형식처럼 보였다. (p. 113)' '모든 면에서 어리숙했던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면서도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어떤 부족함은 끝까지 남았다. 오래도록 그녀는 그 첫 미팅에서 부족했던 점을 만회 하려 애썼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깨달은 건 경험이 쌓여도 능숙해지지 않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다. ( p. 129)' '책을 좋아하나요? 목소리에 감출 수 없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맞다. 그건 오래전 사랑이 시작된 줄도 모르고, 그것이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지도 모른 채, 그저 속수무책 그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던 석주에게 누군가 건넸던 바로 그 질문이었다. (p. 2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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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고 글씨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석주가 처음 출판사에 들어가서 초보 교열자부터 숙련된 편집자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자기일에 서툴고 자신도 없었던 그녀가 처음 기획안을 작성하고 작가를 만나고 책표지 디자인까지~~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열정을 가지고 일한다. 중간중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가슴 먹먹한 글귀들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초보시절~~막막하고 무서우면서도 조심스럽고 설레던 나의 처음을 계속 되돌아보았다. 그 시절이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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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딸에 대하여, 경청으로 유명한 김혜진 작가님의 작품이다. 1990년대 초 교열자로 출판 생활을 시작해 평생을 문학 편집자로 살아가는 한 여성의 삶을 다룬 소설이었다. 특히 내성적인 주인공 홍석주의 성격이 나와 비슷한 면이 있어 공감이 갔다. 홍석주는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며 인생을 살아가고 나중에는 그 분야에서 인정받아 높은 자리까지 오른다. 좋아하는 일에 오랫동안 몰두해 결국 높은 자리와 인정을 얻은 그녀의 삶은 대단해 보였고 그것은 책 제목처럼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오직 그녀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생에서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일에서는 성공했지만 일상, 가족, 개인의 행복 등은 포기해야 했고 중요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어딘가 외롭고 슬프고 허무한 느낌이 들었고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기도 했다.
석주는 알고 있었다. 이야기가 향하는 곳이 자신의 내면이라는 것을. 허구의 서사가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밀한 기억과 감정이며,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여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실은 읽는 행위의 전부라는 것 또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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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보게 된 책의 한 부분을 읽고 바로 주문하였습니다. 아직 읽기 전이지만 단 한 페이지의 글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띠지의 질문으로 기대평마무리 합니다. "책을 좋아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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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녀의 것 책을 읽고.. 오직 그녀의 것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잼나게 읽은 듯 싶네요. 그녀의 것이라는 방식 깨고 나만의 방식 찾아서 가는 인생 아닐까 합니다. 이 책 속에 있는 주인공이 열심히 사는 모습이 그려진다 오직 그녀의 것이라는 책 제목 쓴 김혜진 작가 책은 실망하지 않는 느낌 언제 읽어도 재미 있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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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쪽을 먼저 폈다면, 읽으면, 알 것이다. 책을 좋아하나요? 목소리에 감출 수 없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맞다. 그건 오래전 사랑이 시작 된 줄도 모르고, 그것이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지도 모른 채, 그저 속수무책 으로 그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던 석주에게 누군가 건넸던 바로 그 질문 이었다. 석주의, 책에 관한 애정임을 짐작하게 하지만, 석주는 용기를 냈다. 아니, 교사 말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고민해 보고 싶어요. 그 용기는 책과 교열과 편집을 향한 이끌림이었다. 석주는 1학년 2학기가 끝날 무렵 문학 창작 동아리 ‘새벽’에 가입하면서, 또 1년이 지나 선배로부터 국문학과 창작 수업을 들어보라는 권유를 받으면서, 대학 시절 내내 시대를 외면하고 있다는 그녀의 삶에 조금씩 색이 들어 빛나기 시작한다. 사실 청춘은 다들 그러하겠지만, 그녀에게도 미래는 모험이라기보다 수용에 가까웠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삶이 어떤 식으로든 예정되어 있다고 믿었다. 수업 계획서에 적힌 책들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던 그 일주일 동안, 석주는 자신이 다만 문학을 취미 정도로 여기고 있지 않음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늦은 오후가 되면 도서관 창으로 붉고 진한 노을이 밀려들었고, 자신이 멀리 치워두었던 마음, 어쩔 수 없다고 단념했던 마음은 어디로 가고 이상한 이끌림에 끌려간다. 교사가 되는 것은 자신의 꿈이 아니라 아버지의 희망 사항이었으므로, 석주는 스물넷의 나이로 ‘교한서가’의 교열자로 입사한다. 그녀가 선택한 건 분명 일이었고, 사랑이기도 했다. 문학에 대한 열정이었다. 입사 첫해에 석주가 한 일은 책의 표지와 날개, 차례와 목차, 작가 소개와 홍보 문구 등에 오탈자와 오식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었다. 신입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감정, 일에 대해 무지하다는, 서투르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고, 그곳은 거대한 수수께끼 같았다. 석주가 수습 딱지를 떼고 사수 오기서 밑에서 교열 업무를 시작하게 되고, 초고 교정쇄의 오식을 잡아내는 게 석주에게 주어진 첫 임무였다. 크게 보면 오탈자와 문법적인 실수를 바로잡는 게 교정이고, 문맥과 흐름을 파악하여 표현과 문장을 다듬는 게 교열이라는 걸 석주는 모르지 않았으나, 석주는 어쩐지 신출내기 교열자를 얕잡아보는 듯한,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는 듯한 원고에 다가서고 싶었다. 석주의 교열 작업은 사전적 정의에만 의존하던 것을 넘어 문맥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행간의 의미를 헤아리는 방식으로, 자의 낱낱을 살피는 방식으로 깊어졌으나 충분하지 않다. 이때 석주가 선택한 방법은 필사다. 손으로 옮겨 쓰는 독서는 눈으로 읽는 독서와는 달랐다. 석주로 하여금 오류나 오식을 잡아내는 교열자로서 본분을 잊고 이야기 속에 깊이 빠지게 만든다. 단어의 조합에 불과했던 문장은 석주를 전쟁터 한가운데로 데려간다. 등장인물과 축축한 숲길을 함께 걷게 한다. 이후 석주는 인문교양부의 편집자로 부서 이동을 하게 되는데……. 전혀 다른 편집의 세계였다. 책들은 묘하게 낯설었다. 그건 크기와 두께, 표지와 서체로 이루어진 책의 형태 탓인지도 몰랐다. 석주가 여러 차례 읽은 그 글들은, 석주가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그러나 가장 알맞은 형식 속에 자리해 있었다. 그 찰나의 놀라움이 교열자와 편집자 역할 사이에 숨겨진 차이를 조용히 일깨우는 듯했다. 열정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일깨우고 유지하는 의지라는 것. 그것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는 것. 그 시절 석주의 열정은 가만히 길들이는 방식이었다. 언어가 전부인 원고에 형태와 구조를, 질서와 개성을 부여하는 과정은 수월하지 않았다. 어떤 기준도 규칙도 없는 그 일은 예측할 수 없었고, 우연인 동시에 필연적 이었다. 확신할 수는 없어서, 천천히 생각해 보려 다짐도 하면서, 편집의 매력에 눈뜨면서 그녀의 내면에서 고요하고도 뜨거운 또 하나의 열정이 생겨난다. 어쩌면 이 소설은 사회 초년생 석주가 제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에 겪는, 교열과 편집의 출판계의 경험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한 노동소설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물론 한 남자와의 사랑을 엮는 연애소설로도 분류할 수 있고. 다만 석주의 일, 문학, 그리고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사랑까지의 과정은 오직 그녀만의 것임을 공감하게는 한다. 그리고 스물아홉의 석주에겐 계획할 수 있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고, 예상할 수 있으나 예상을 비껴난 형태로 완성되는, 어떤 애정이 그런 우연적이고 불완전한 세계에 매료된 닮은꼴의 서로를 단번에 알아본 거라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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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는 인생에서 어떤 것에 강렬하게 끌리고, 무엇을 가지고 싶었을까? 이 질문을 되새기면서 읽으면 재밌는 책. 특히 취준생일 때의 모습은 남일같지 않아 꾹꾹 눌러 담으면서 읽었다. 소속감, 일에 대한 사명감 또는 자부심. 결국 사람은 어디 하나에 빠져야 살 수 있나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