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모든 것』 안에서 만난 철저하게 부여된 익명성을 가진(그러나 실제하는) 사람들의 인생 영화를 쓰다듬어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재미있었다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뭔가를 느꼈습니다. 책을 받아서 처음 두 꼭지를 읽고 두 번 울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휴 동안 시간이 많아 오래 앉아 읽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친절하라, 그 어느 때라도.”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의 한 구절을 만났을 때, 마음에 여유가 없이 메말라 있었고, ‘참나, 네가 모르는 전투는 나도 치르고 있는데 왜 나만 친절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디?’ 하고 불친절하게 허공을 째려봤습니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휴, 그래도 친절해야지’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는 다른 내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친절을 가끔은 곁에 둔 사람에게만 더 인색하게 쓰이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곁에 남아 계신 분들, 감사합니다.) 천벌을 피하고자 하는 심산으로 쿠션어를 잔뜩 끼얹어서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오늘 하루도 평온하게 지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원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 올립니다. 천국이 그렇게 좋다는데 하루빨리 그 자식이 하나님 곁으로 가게 해주세요. 되도록 빨리요.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하고 기도하던 어린 시절의 나도 갸륵하게 여겨봅니다. 엄마는 어디 가서 아쉬운 소리 하지 말라(사회생활을 할 때)고 하셨는데, 듣는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 건 순간이고 나중엔 약점이 되어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만 있을 거라는 걱정 어린 충고였음을 지금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픈 이야기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이를 먹고 나서 개인사 하나 정도는 다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부모님으로부터, 형제자매로부터, 애인으로부터, 그저 잘 모르던 타인으로부터 교통사고 같은 생의 불안을 때려맞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도 수두룩빽빽합니다. ‘무슨 막장드라마보다 더한데? 구라 같은데?’ 하는 이야기들을 그들의 입을 통해 내 귀로 흘러들어오던 순간순간이 선명합니다. 물론 나의 아픈 이야기도 말해 봤으며, 그런 이야기들이 입 밖으로 꺼내져 나오면 소리로 발음되어지는 ‘말’ 자체에 약간의 객관성 같은 것이 부여되어 참으로 별것 아닌 일처럼 느껴지는 기분도 듭니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아주 남에게는 더 말하기 쉬워진다는 감각도 이해했습니다. 아무튼 불행 배틀을 붙어보자는 게 아니라, 너도 나도 그런 일을 겪었으나 그래도 이만큼 반듯하게 잘 살았다는 뿌듯함까지 가져갈 때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마음의 평온은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렇군’ 하는, 조금 못난 소속감에서도 얻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안도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공감도 했습니다. 깊은 공감을 해서 유독 더 아팠던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감상 속에 다름 아닌 ‘영화’를 끌고 와 이야기에 이야기가 더해집니다. 영화는 상업적이기도, 예술적이기도 한데 언제나 두 가지의 구분이 의미가 있는가 의뭉스럽기도 합니다.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학부생 때는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에도 흥미가 있었고, 불쾌함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에도 흥미가 있었고, 두 가지 키를 동시에 가져가는 심미성에도 흥미가 있었습니다. 그저 예쁘기만 해도 황홀할 것이고, 그저 불쾌하기만 해도 불쾌감의 이유를 뒤적여 보며 약간의 내상을 입더라도 인상에 오래 남는 작업에 대해 생각했었습니다. 이처럼 현생의 아픔을 영화로 잊게 하기도 하고, 영화 속 주인공의 인생을 현생에서 쫓아가 보기도 하면서 이야기에 더해지는 이야기들을 붙잡아 봅니다. 인터뷰이들의 개인사와 영화들이 엮여 함께 소개될 때, 각각의 영화가 가지는 아름다움이 더 입체적으로 보여집니다. 가까운 사람들의 인생 영화 ? 미장센이 어떻고, 수미상관을 이루는 구조가 어떻고, 실존주의가 어떻고, 아방가르드한 어쩌고, 핍진성 있는 관계성이 저쩌고 하는 지점의 고평가들 말고 ? 도 하나씩 궁금해해 보고, 나만의 인생 영화도 곰곰이 생각해 보다 보면, 내 삶의 어떤 부분도 한 조각 베어두고 그 조각과 딱 맞는 모양을 갖춘 영화를 가장 개인적인 곳에 전시해 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 모든 것』은 건너건너 익명의 사람들을 통해 결국 ‘나’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게 하는 책입니다. 타인의 고백이 거울이 되어 나의 상처와 감정을 비추어보고, 그 과정에서 우리 조금씩 더 다정해지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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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후가공 상태가 너무 좋지 않네요. 박이 뭉쳐서 글자가 제대로 읽히지 않습니다. 박을 입히기엔 폰트사이즈가 너무 작고 획이 유려한 서체인 탓에.. 책등의 작가님 성함과 무제 로고도 뭉쳐있고요. 후가공 감리가 없었던 것인지, 샘플제본단계가 없었던 것일까요.. 내지의 폰트 선정도 아쉽습니다. 폰트 특성 상 본문 정도의 크기의 긴 글로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아보이고, 다소 피로한 가독성입니다. 중간중간 고딕서체와도 크기가 들쭉날쭉하여 조화롭지 않아 튀는데, 의도적이라고 보기에는 전체적으로 그저 투박하여 안타깝습니다. 북디자인적 측면에서 아주 세심하게 디자인되었다고 하기에는 힘드네요.. 생일날 출간된 1쇄를 받아보고 싶어 바로 주문했던 것인데, 첫 눈에 거슬리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많아 책의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너무 슬픕니다.. 책은 차차 읽어보겠습니다. |
| 실물로 보면 성경책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놀라울 정도로 영롱합니다. 소장하기에 이만큼 좋은 책도 없지요. 책은 이야기 하나씩 인물의 이름으로 시작해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사람들과 자조모임에 참석한 것 같은 감각을 일으킵니다. 가죽 커버를 잡고서 읽으면 그들과 손을 잡고 읽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지요. 이야기를 읽다보면 작가님이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얼마나 세심하게 파고 들어가는지 감탄하게 됩니다. 세상에 가장 필요한 건 사실 내 속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이 아닐까요. 비록 그게 더 나은 내일을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이 책은 한 편으로 내 속에 맺힌 이야기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게도 합니다. 마음이 외롭고 힘들 때 이 책을 읽으면 마냥 고립된 기분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영화 속 주인공들의 버라이어티하고 특별한 삶들이 그리 멀리 있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만나고 인터뷰한 사람들은 지극히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상들이 녹아있고 그것들이 모여 그 어떤 영화보다도 특별한 영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여러 인물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다양한 면면이 보여서 재밌었고, 나랑은 조금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이 흥미로웠던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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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리뷰 성경을 모티프로 삼았다는 표지부터 어딘가 근엄하고 성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에 걸맞게 제 순탄하다면 순탄한 삶 속에서 쉽게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몇 챕터에서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여즉 내가 알지 못하는 생들은 한참 많은 것 같아 이 세상의 넓이와 깊이와 폭을 더욱 가늠하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그럼에도 그렇기에 스스로의 삶을 지탱할 힘을 얻었습니다 소설 같은 현실의 이야기를 담아 주심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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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미 작가의 사려 깊은 시선이 돋보입니다. 40대 중반, 삶의 굴곡을 어느 정도 겪은 이들에게 평범한 이웃들의 '인생 영화' 이야기는 소설보다 더 진실하게 다가옵니다. 영화가 아닌 우리 삶 자체를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묵직한 울림이 있네요. 현자의 가르침 못지않다는 이창동 감독의 추천에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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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주 사용되어 이미 한 단어가 되어버린 ‘인생영화’의 의미에 대해. 내 인생 신경 쓰기도 바쁜 요즘에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 -그러니까 영화나 책에- 그래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고심하게 되는 책. 녹록치 않은 삶이지만 곁에 딱 붙어있는 인생영화는 그들의 삶을 때로는 위로하고 버티게 해주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책 디자인도 맘에 든다. 삶이 갈피를 잃고 흔들릴 때마다 들여다 보는 것이 성경이라면 이 디자인이 꼭 들어 맞기 때문. 예전 엄마가 매일 끼고 쓰던 가계부 같기도 한데, 우리 엄마도 가계가 흔들릴 때마다 가계부를 봤을테니 이 또한 책의 내용과 꼭 들어 맞는 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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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영화 '버닝'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고 요즘 한참 대세인 박정민의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이라서 읽었다. 에세이라는데 왜 소설같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가 거짓이지? 각자의 인생 영화를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만의 영화를 찾기 위한 작가의 이야기도. 잘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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