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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도 지금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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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쳤다.쓴다는 것이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워서 도망쳤다.어찌저찌 도망쳐 달디단 십 년,허무는, 내 발목을 잡아쥐고 머리채를 움켜쥐고 목을 조르며 비웃는다고 생각했다. 날 죽이지 못해 안달한다고 생각했다.스스로를 찌르지 않으려 도망치던 날들은 달콤하고 배불렀다. 허나 동시에 영혼은 떫은 배를 곯았다. 보통 밤에만 찾아오던 허무는 이제 낮에도 찾아와 내 목을 졸랐다. 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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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쳤다.
쓴다는 것이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워서 도망쳤다.
어찌저찌 도망쳐 달디단 십 년,

허무는, 내 발목을 잡아쥐고 머리채를 움켜쥐고 목을 조르며 비웃는다고 생각했다. 날 죽이지 못해 안달한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찌르지 않으려 도망치던 날들은 달콤하고 배불렀다. 허나 동시에 영혼은 떫은 배를 곯았다. 보통 밤에만 찾아오던 허무는 이제 낮에도 찾아와 내 목을 졸랐다. 욕하고 울고 숨고 다퉈도 빚쟁이처럼 나를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그가 밤이고 낮이고 찾아와 목을 조른 것이 아니라, 내가그를, 밤이고 낮이고 찾아가 애원했음을 알았다.

그가 없는 삶을 나는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구나. 그는 날 사람이게했다. 내게 삶을 준것도 그였다.

아,
나는 뱉어야 살 수 있다. 뱉지않으면 썩고, 뱉으려면 찔려야한다.

이걸 선택이라 부를수있을까 차라리 운명이다. 졸렬한 재능에 부끄럽게도, 감히 말하건대 운명이었다. 알았다. 누구의 탓도아니고 도망칠수도없다. 그냥 운명이구나. 그뿐이구나. 그뿐이다.

이것은, 삶은, 그와 나의 게임같은게 아니었다. 그는 절대자였다. 그가 날 자신의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갖고노는것도, 덤벼보라 도발하는것도 아니었다. 그냥 그는 주었고 나는 그저 받아, 그러므로 존재했다. 관심도 없는 그를 좇아, 열렬히 구애하는 주제에, 날 사랑하지 말라고 소리쳐댔던 꼴이 부끄럽다.

*
이 책은, 내게 용기를 주었다.
이제 목적이나 결과는 상관없다. 나는 살거다. 나는 쓸거다. 나는 살거다. 기꺼이, 당연히, 기쁘게 아프기로 했다.

펜을 쥔 채 불안에 떠는 당신에게,
펜을 놓아 우울과 그리움에 우는 당신에게,
폐에 물이 차오르는 고통 속에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호흡해본 당신에게
이 아포리즘은 용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신은 각자의 거울이므로
당신은 언제나 그렇듯 혼자이지만,
누군가도 지금 아프다는 사실이ㅡ
당신에게 다시금 아픈 펜을 쥘 수 있는, 기쁜 선물이 될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c******7 2019.06.06. 신고 공감 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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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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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님의 책을 한 권 읽어보았는데 시가 마음에 들어서 그냥 제목만 보고 한 권 더 골라보았습니다. 짧을 글을 한 권의 책에 담았는데 누구나 생각하고 고민했을 내용에 대해 일침을 가하거나 위로해주는 글귀가 대부분입니다. 한 번으론 안 될 것 같고 여러 번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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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님의 책을 한 권 읽어보았는데 시가 마음에 들어서 그냥 제목만 보고 한 권 더 골라보았습니다. 짧을 글을 한 권의 책에 담았는데 누구나 생각하고 고민했을 내용에 대해 일침을 가하거나 위로해주는 글귀가 대부분입니다. 한 번으론 안 될 것 같고 여러 번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YES마니아 : 로얄 v***g 2025.07.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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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철학이고 한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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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복 아포리즘   아포리즘: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 금언, 격언, 경구, 잠언 따위를 가르킨다.   이 성복 작가님의 책들은 깊은 철학이고 사색이다.     78 어느 날, 나는 ‘해방되었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나는 연로(年老)하기 시작했다.   131 삶-기차역과 사창가의 인접성 혹은 인척성.   132 창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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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복 아포리즘

 

아포리즘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

금언, 격언, 경구, 잠언 따위를 가르킨다.

 

이 성복 작가님의 책들은 깊은 철학이고 사색이다.

 

 

78

어느 날, 나는 해방되었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나는 연로(年老하기 시작했다

 

131

기차역과 사창가의 인접성 혹은 인척성

 

132

창살은   속에 있다

 

157

시는 불행의 토지 위에서만 싹을 내민다

 

260

신은 보잘것없는  육체에 집중한다

 

412

그는 평생 동안 괭이로 땅을 판다. 그가 죽으면 사람들이 그곳에 그를 묻으리라

 

518

천국은 비닐봉지처럼 바람에 날리고, 나는 자전거를 몰 듯이  꿈을 몰아갔다

 

575

마음아, 이젠 좀 지치려무나, 칭얼대지 마라, 네 수레바퀴는 빠져버렸다.

 

601

망각 -  깊은 상처

 

727

 세상의 슬픔은 우리의 조급함에서 오는 것이다

 

 

그냥 어디를 펴도 철학이고  편의 짧은 시다

천천히 읽으며 가슴에 새겨야  글들이 너무 많다

즐거운 비명을 질러본다

a****7 2022.11.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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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문학과지성』에 「정든 유곽에서」를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 일상의 기저에 자리한 슬픔과 고통의 근원을 형태파괴적이면서도 섬세한 시어로 구축해온 시인 이성복의 아포리즘을 모아 엮은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이전 판본이 1990년 도서출판 살림에서 발간된 『그대에게 가는 먼 길』의 일부를 간추려 엮은 축약판이라면, 새로이 선보이는 이 책은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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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문학과지성』에 「정든 유곽에서」를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 일상의 기저에 자리한 슬픔과 고통의 근원을 형태파괴적이면서도 섬세한 시어로 구축해온 시인 이성복의 아포리즘을 모아 엮은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전 판본이 1990년 도서출판 살림에서 발간된 『그대에게 가는 먼 길』의 일부를 간추려 엮은 축약판이라면, 새로이 선보이는 이 책은 예의 전문을 되살리고 몇몇 구절을 다듬어 ‘이성복式 가치체계’를 더욱 명확히 양각한 확장판인 셈이다.

k********o 2019.10.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