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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폭력의 실타래 풀어나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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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에 이 소설에 대해 들었을때 일본하면 떠올리는 폭력과 변태적인 성이 전부인 흔히 우스갯 소리로 말하는 엽기소설을 떠올렸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과 그 세련됨은 결코 '엽기'가 아니었다. 물론 아름답고 동화적이며 눈물이 나는 감흥과는 거리가 있으며 하나무라의 소설을 읽고 나면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낭만성은 약간은 낯이 간지러울 정도다 왕국기
"성과 폭력의 실타래 풀어나가기" 내용보기
내가 처음에 이 소설에 대해 들었을때 일본하면 떠올리는 폭력과 변태적인 성이 전부인 흔히 우스갯 소리로 말하는 엽기소설을 떠올렸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과 그 세련됨은 결코 '엽기'가 아니었다. 물론 아름답고 동화적이며 눈물이 나는 감흥과는 거리가 있으며 하나무라의 소설을 읽고 나면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낭만성은 약간은 낯이 간지러울 정도다 왕국기는 크게 2부분 '브에나비스타'와 '살생의 봄'으로 나뉘는데 '브에나비스타'는 수도원에서 나온 아카바네의 성 체험 등에 관한 이야기이고 '살생의 봄'은 제목 그대로 폭력, 살인에 관한 이야기가 주이다. 또한 종교에 대한 의문과 비난을 소설 내내 끊임없이 재기한다. 물론 작가는 이러한 주제들을 별개로 이야기하는것이 아니라 성과 폭력, 종교의 모순들이 뭉쳐있는 실타래로부터 하나하나씩 풀어나간다. 전반부 '브에나비스타'가 중년의 수도사가 속세에서 겪는 성을 아주 직접적인 묘사를 통해 직설적인 방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반면에 '살생의 봄'은 가축의 살육 등을 통해 간적접인 방법으로 인간의 폭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성에 대한 직설적인 묘사로 많은 논란을 일으켜왔다. 이 작품은 전반부에서 국내에서 18세 구독금지 판정을 받은 전작 게르마늄의 밤보다 오히려 더 즉물적인 묘사를 하고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후반부 역시 소재만 가축일뿐 폭력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있어서는 전반부 못지않은 사실감을 준다. 소설 초반에 동성애, 살인 , 폭력, 종교 비판이 주된 아카바네와 로오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배경은 순결하고 깨끗함을 의미하는 눈(雪)이라는 점에서 어떻게보면 매우 역설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배경은 다소 흥분되고 동적인 주제들(색으로 말하면 붉은색 ?)을 차분하게 전개하기위한 작가의 노련한 포석이라는 생각이 들며, 이러한 세밀함들이 이 소설을 단순한 외설 소설로 만들지 않는 것이라는 느낌이다. 또한 중간중간 나오는 그의 철학에서 나오는듯한 독설들,이를테면 로오의 살인과 임신에 대한 황당한 이론과 종교에 대한 비하 등은 그 옳고 그름을 떠나서 기존의 가치관에 대한 도전인 동시에 새로운 가치관 창조에 대한 작가의 바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자로서 하나무라가 앞으로도 성과 폭력에 대한 화두를 끊임없이 제기하여 우리에게 던져주기를 바라며 국내에도 계속 소개되었으면 한다.

[인상깊은구절]
가끔씩 반대편에서 오는 차도 로오에 뒤지지 않게 서행하고 있었다. 진중하게 운전하는 모습을 비웃을 생각은 없지만, 로오는 나이에 비해 너무 어른스러운 게 아닌가.「자네라면, 좀더 악셀을 세게 밟지 않을까 생각했었네」「그렇게 하고는 싶지만, 사고를 낼 수는 없어요. 경찰과 관련되는 것만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거든요.」 로오가 반대편 차선을 눈으로 가리켰다. 시선을 좇았다. 촘촘히 내리는 눈 때문에 한동안 초점이 맞지 않았다. 경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시력이 좋은 로오에 대해 약간의 질투심이 일었다. 「경찰과 관련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고 했는데, 자네는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거지?」「질문에 답하기 전에, 제가 먼저 물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사람을 한사람 죽였다고 해보세요.」 「음」「그리고 여자를 범하여 새롭게 생명을 탄생시켰다고 하면요.」「그러면?」「제가 저지른 살인은 용서받을 수 있습니까?」「왜지?」「왜냐하면, 제 과오로 없어진 생명을, 성행위로 보상한 것이니까요.」「만일, 그런 초월적인 억지 논리가 통용된다면, 이 세상에 논리라는 것, 악이라는 건 모두 소멸해 버리겠지」 로오가 웃었다. 하얀 이가 보였다. 더 없이 환한 웃음
c***o 2000.09.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창작력의 고갈이 빚어낸 듯한 어설픈 작품
"창작력의 고갈이 빚어낸 듯한 어설픈 작품" 내용보기
작가의 전작 게르마늄의 밤을 읽으며 느꼈던 파격과 색다름에 끌려 읽게된 후속작 왕국기 브에나 비스타는 기대치 이하였다. 혹 작가는 전작의 수상이나 문단의 주목에 버거워져 심리적인 위축감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쥐어 짜낸 듯 한 이야기, 충분히 가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었던 소도미(anal sex)와 신에 대한 풍자는 화자에 의해 일상적으로 툭 던져지는 한마디로 끝이 나는 경향
"창작력의 고갈이 빚어낸 듯한 어설픈 작품" 내용보기
작가의 전작 게르마늄의 밤을 읽으며 느꼈던 파격과 색다름에 끌려 읽게된 후속작 왕국기 브에나 비스타는 기대치 이하였다. 혹 작가는 전작의 수상이나 문단의 주목에 버거워져 심리적인 위축감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쥐어 짜낸 듯 한 이야기, 충분히 가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었던 소도미(anal sex)와 신에 대한 풍자는 화자에 의해 일상적으로 툭 던져지는 한마디로 끝이 나는 경향이다. 심연의 본질적 영역에 파고들기 위해 치밀한 글쓰기를 한 흔적은 그다지 보이지 않으며 수박 겉 핥기식의 피상성과 일상성만이 단조롭게 펼쳐질 뿐이다. 사건의 갈등이나 구성의 탄탐함이 읽는 이에게 적극적으로 호소하지 못한다면 똑같은 메세지일 지라도 얼마든지 외설이나 허접의 영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왕국기 브에나 비스타'는 '게르마늄의 밤'의 후속편으로서의 제 역할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지금 울고 있는 건가?" 내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아니면 졸려서 하품이 난 것일까? 졸려서 하품이...... 적막이 도는 고요한 순간에 스스로를 기만하려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 이것은 하품이 아니다. 한숨이다. 새어 나온 것은 한숨이고 치밀어나온 것은 감상에 젖은 눈물이다. 내 피부는 눈이 섞인 냉기로 수축되어 소름이 돋았다. 저 아래의 정원은 실은 암흑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로오는 브에나 비스타라는 내 말에 동의했다. 관심 없다는 투였지만. "그래요. 브에나 비스타." 환청인 것 같았다. 서둘러 뒤를 돌아보았다. 로오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의 오른손에는 싸구려 포도주 두 병이 왼손에는 종이컵이 들려 있었다. 1층 편의점에서 구입한 것 같다. "어떻게 된거야?" "완전히 막혔습니다." "막혀?" "주차장을 빠져 나갈 수가 없어요. 발로 긁어 눈을 치워보려 했지만 상황은 나빠지기만 하고 액셀을 밟으면 소리만 요란할 뿐입니다. 눈 속에 너무 깊게 빠졌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눈이 얼기 시작해서 돌아갈 수가 없어요. 농장에는 전화해두었습니다. 우가와가 선생님 일로 걱정하고
d******y 2000.12.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