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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애잔한 추억이 없어도, 엄마와 감정싸움을 하며 서로를 힘들게 했어도,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면, 한 가정을 꾸리게 되면, ‘엄마’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눈물이 난다. 자랄 당시에는 나름 불평도 있고 불만이 있었지만, 이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엄마를, 그리고 아빠를 이해하게 된다. 한 집안의 가장이란 자리, 한 집안의 엄마라는 자리. 그 자리의 버거움과 무거움을 알아버렸다. 아무것도 없이 찢어지게 가난했던, 딸린 식구가 가득했던, 삶의 무게와 생의 무게가 우리의 엄마를 억척스럽고, 강하게 만들었지만... 우리네 엄마도 여자였고, 꿈 많은 소녀였던 시절이 있었음을 우리 아이들은 알까 한국의 대표 시인 49명이 테마 시집을 냈다. 주제는 불러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엄마’. 작가들은 말한다. 엄마가 떠나고 나자 엄마의 길이 보였다고. 나에겐 아직 떠나지 않은 엄마가 있고 지난 겨울 유난히 아팠던 엄마가 계시다. 늘 마음 한 켠을 알싸하게 만드는 엄마. 그 엄마를 보며 생각한다. 내 아이들은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하게 될지. 별 (오세영) 어머니, / 문득 당신을 불러봅니다. / - 착하게 살지도 못했습니다. / - 떳떳이 살지도 못했습니다. / - 아름답게 살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보니 / 당신의 이름은 참회였습니다. / 어머니, / 당신의 이름은 참회였습니다. / - 그처럼 빨리 가실 줄 몰랐습니다. / - 그처럼 그리울 줄 몰랐습니다. / - 그처럼 보고 싶을 줄 몰랐습니다. / 이제 보니 / 당신의 이름은 또 슬픔이었습니다. / 시가 되지 않는 저녁, / 가만히 창문을 열고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다봅니다. / 아득히 먼 지평선 너머에서 반짝이던 별 하나가 / 또르르 내려와 내 눈에 글썽입니다. / - 아가, 그만하면 잘했다. 잘했어. / 울지 마라. / 어머니는 허공의 별이 되어 / 그동안 / 날 지켜보고 계셨던 거였습니다. (22~23) 샘 (전윤호) 군대 간 아들이 보고 싶다고 / 자다 말고 우는 아내를 보며 / 저런 게 엄마구나 짐작한다. / 허리가 아프다며 침 맞고 온 날 / 화장실에 주저앉아 아이 실내화를 빠는 저 여자 / 봄날 벚꽃보다 어지럽던 / 내 애인은 어디로 가고 / 돌아선 등만 기억나는 엄마가 저기 있나 하나는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시이고, 다른 하나는 아들을 군대 보내고 난 후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내이자 엄마를, 남편이자 아빠의 입장에서 본 시이다. 이 시들을 보면서 내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것과 내 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어떤 엄마였고, 어떤 엄마로 기억될까? 매일 매일 아이들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면서도 아이들을 사랑하고 사랑스럽게 바라 볼 수 있는 이유는 엄마라는 이름 때문 아닐까? 나 역시 내 아이들과 나름의 힘겨루기를 하고, 감정싸움을 한다. 내가 과거 우리 엄마랑 그랬던 것처럼. 나이를 들며, 자식을 키우며 엄마라는 동등한 입장으로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마음도 헤아릴 수 있지만... 아들이 바라보는 엄마는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아들이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 어떤 것인지 모르니까. 저 아이들이 커서 과연 엄마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할지.. 솔직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부모를 그리워하는 날이 과연 오기나 할까? 오랜만에 시들을 만났다. 조만간 5월이 오고 부모님을 뵈어야 하는 날이 온다. 자주 안부를 묻고 웃는 얼굴을 자주 보여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도 못했다. 5월에는 부모님을 뵈러 가야겠다. 건강하게 잘 지낸다고, 보고 싶었노라고 이야기 하면서. 부모님이 보고 싶은 그런 시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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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이다. 여러 시인이 쓴 '엄마'에 관한 시를 모은 책이다. 한국 대표시인의 테마시집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점찍어 놓았다. 그동안 같은 시인의 다른 글은 읽었어도 이렇게 한 테마로 묶인 여러 시인의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기에 궁금한 마음이 가득해졌다. 엄마에 관한 시를 모았으면서 이 책의 제목이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인 점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강하게 했다.
강은교/고영/고영민/고은/권대웅/김명리/김승희/김완하/김응교/김이듬/김종철/김종해/김주대/김태형/노혜경/도종환/류근/문인수/문정희/박주택/박지웅/배한봉/손택수/송수권/신현림/신혜정/오세영/유안진/윤관영/이건청/이근화/이승하/이재무/이진명/이진우/이창수/이흔복/장석남/전윤호/정병근/정일근/정진규/정한용/정해종/정호승/조동범/조현석/최돈선/함민복
내 마음에 쏙 들어온 시, 최돈선 시인의 〈치매엄마〉라는 시다. 지나치게 감성적이지 않으면서도 일상의 삶 속에서 건져낼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았다. 상황을 떠올리니 픽 웃음이 나기도 하고,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치매엄마 최돈선
도요새 한 마리 구워 먹고 싶다 얘야 저건 까마귀예요 엄마 검은 그림자 끌며 달로 가는 까마귀를 손가락 들어 도요새라 엄마는 부른다
호수는 위태롭게 수은처럼 맑다 갈대 한두어 줌 꺾어 하늘에 흔들며 도요새 한 마리 구워 먹고 싶다 얘야 저건 까마귀예요 엄마 까마귀인지 도요새인지 이젠 분명치 않은 그 새의 길을 엄마는 조용히 비질을 한다 밤하늘이 조금씩 기울어 별이 쏟아지면 호수는 제 몸 드러내어 빛나는 것이다
매일 밤 호숫가로 가 밤새를 기다리는 엄마 세상 기억을 몽땅 잃어 이젠 환히 한 장의 백지로 남아 대체 무얼 그려야 할까 얘야 엄마 도요새를 그려요 그걸 맛나게 구워 드세요 까마귀도 도요새, 콩새도 도요새, 구슬픈 호오새도 도요새 그 이름만 남거든 남몰래 그림자 되어 오래도록 가고 싶은 나의 엄마
최돈선 시인의 시작메모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밤이면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는 엄마. 밤이면 달보고 봉선화 참 곱게 피었네 우기는 나의 엄마. 강아지도 금붕어라 우기고 메뚜기 한 마리 날아가면 금붕어야 어디 가니? 손 흔드는 나의 엄마…….
이진우 시인의 시작 메모를 보며 작년 우리집을 배회하던 길고양이들 생각이 나서 깜짝 놀라게 되었다. 어쩜 이렇게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지. 우리 동네 길고양이도 새끼 세 마리를 데리고 마당에 놀러왔다. 새끼들이 다 먹은 후에야 어미가 먹는 모습까지도 닮았다. 모든 걸 다 내주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연 같은 모습. 자연의 모습에 배우게 된다. 같은 것을 바라보아도 시인의 감성으로는 다르게 표출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내 안의 시심을 시인들이 대신하여 시로 표현해낸 것일테다. 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저 스쳐지나가는 일상 속의 감성을 붙잡아 내어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시인의 역할인가보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일상 속의 어머니 모습을 특별하게 재발견하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어머니를 다양한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책에서는 '엄마'라는 한 가지 테마로 여러 시인의 시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시를 음미하고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그림 또한 인상적이다. 읽다보면 사는 것이 뭐 그리 바쁘다고 이런 시간조차 미루고 있었는지 아쉬워진다. 이 책은 마음이 잔잔해지는 어두운 밤, 혼자만의 시간에 누구도 말 걸지 않는 시간에 볼 것을 권한다. 시는 그런 시간에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다른 테마로도 이렇게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엮어서 책으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한 생각으로 다른 표현을 해내는 시인들의 언어에 귀기울이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먹먹하니 감동 속으로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이 첫 시도였다면 독자로서 꽤나 만족스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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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틀니 經文 화장실 물컵 속에 어머니 빛바랜 분홍빛 세월 엎질러진 보석마냥 빛난다 부엌 구석에 앉아 생선 대가리만 뜯으시고 찬밥 덩어리만 드시던 황소 평생 새벽기도 다니시며 쉴 줄 모르며 절룩거리는 골다공증 손가락 마디마디 쪼그라든 관절염 화장실 물컵에 들어있는 낡은 어머니 성경이다 팔만대장경이다 여러굽이 큰 산맥이시다........ 김응교 나이 드신 어머니 홀로 되신지 사십여년이 훌쩍 넘었다. 내가 커서 집을 나와 일년에 몇 번 가게 되는 집을 홀로 지키시는 어머니. 언제부턴가 손가락마디가 조금씩 쪼그라들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도 뭐라 하지 못하고 그냥 살짝 손을 잡아드리곤 하였다. 올 추석에는 무엇을 얼마나 차려놓으실까 “오냐 안오냐? 힘든데 뭐하러 오냐?” 그러면서 “뭐해놓을까?” 물어보시는 어머니. 나의 어머니뿐 아니라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하실진데.... 이번 추석에는 양손 가득히 사랑가득 담은 마음으로 부모님 찾아뵈면 어떨까.... 한국대표시인 49명의 어머니들을 이야기하는 시다. 많은 어머니들이 세상을 이미 떠나셨고 치매에 걸리기도 하셨나보다. 우리 주변의 어머니들도 아마 똑같으시겠지. 정말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맞는 것은 아는데...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얼굴 보여드리고 한번이라도 더 전화통화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하자. 어머니 마음 어머니가 곰이었을 때부터 하늘에서 내려온 아버지와 사랑에 빠질 때까지를 저는 모릅니다 어머니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어여쁜 딸일 때부터 세자식 낳을 때가지를 저는 잘 모릅니다 어머니가 자식들 기저귀 갈아 채우고 도시락 싸서 학교 보내고 속을 다 털어 결혼시킬 때까지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할머니 되어 자식 낳아 길러보니 어미 마음을 알겠느냐고 물어도 저는 아는 게 없습니다 어머니가 기르고 가꾼 세월을 살면서 어머니를 잘 모르겠는건 못난 자식이 팔푼이인 탓일까요 쓰고 매운 나날들을 속으로 삼키고 씹고 또 씹어 덜고 덜어도 없어지지 않는 달고 차진 밥 지어 늘 바쁘고 배고픈 세상에 밥상을 차려주는 어머니 햇살처럼 흙처럼 주기만 하고 고마움을 바라지 않는 어머니 큰마음 탓일까요.......이진우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변하지 않을 사랑으로 하늘이 비치는 곳이면 어디에나 엄마가 있다고, 바로 그의 이름은 엄마 어머니 어머님!!! 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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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세월이 아무리 지나가도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우리 마음 속에 간직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리라. 여기 한국의 대표 시인 마흔 아홉 분이 우리의 이런 마음과 추억, 아련함을 담아서 엄마를 주제로 한 테마 시들을 한데 모아 놓았다. 책의 구성은 총 3부로 “당신의 이름은 슬픔이었습니다. 하늘이 비치는 곳이면 어디에나 엄마가 있다.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변하지 않을 사랑”으로 각각의 제목에 어울리는 시들로 묶어 놓았다. 1부는 성묘를 통해 어릴 적 헤어진 엄마를 추억하며 목 놓아 부르는 시인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했으며 세상을 처음 열어주신 엄마, 세상을 업어주고 입혀주신 어머니 세상을 깨닫게 하고 가르침 주신 어머님 앞에 어린아이 같이 서있는 시인을 보며 우리의 근원과 출발, 그리고 이 땅에서의 모든 삶의 중심이며 근원이신 어머님이심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세영 시인이 노래하듯, 그처럼 빨리 가실 줄 몰랐던 어머님을 위해 살아생전에 효도하지 못하고 돌아보지 못하니 아마도 어머님의 이름 속에 이렇듯 기쁨보다도 슬픔이 가득 차게 되는 것 같다. 그처럼 보고 싶은 줄, 그처럼 그리운 줄 모르기 전에 더 많이 저 자주 엄마를 뵙고 싶다. 2부 에서는 우리 삶 속에 곳곳에 녹아있는 어머님의 삶의 발자취를 노래한다. 말씀하셨고 하늘이 비치는 곳이면 어디에나, 심지어 작은 물그릇 하나에도 엄마의 숨결이 흔적이 녹아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 곁에서 오래 있으셨던 그런데 지금은 뵈올 수 없기에 시인들의 노래가 더더욱 절절하다. 엄만의 목소리, 골무, 심지어 손끝에서 늘 맡았던 마늘냄새, 왜 그런 냄새가 날 수 밖에 없었는지 내가 어른이 되고서야 깨닫는다. 왜 우리네 인생은 이렇게 미련한 것인지 시들을 읽어 가면서 더욱 깊이 가슴이 아린다. 3부에서는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아프지만 엄마의 그 변치 않는 사랑들이 우리 삶을 얼마나 넉넉히 풍성히 채워 주셨는지를 시인들을 통해 다시 확인하였다. 화분 속에서, 반찬 한 가지, 항아리, 찬밥 등 그분의 끝없는 사랑이 다시 우리 속에 피어날 수 있기를 그래서 이 삭막한 세상이 더욱 따뜻해 질 수 있기를 시인의 마음을 담아서 노래해 본다. 그리고 더 늦기 전 생존하신 엄마를 찾아가서 따뜻한 식사도 대접해 드리고 세월이 가득 담긴 주름주고 메마른 손 마늘 냄새가 여전한 그 손을 꼭 잡아 드리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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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 엄마
엄마아, 부르고 나니 다른 말은 다 잊었다 소리는 물론 글씨도 쓸 수가 없다 엄마아 가장 둥근 절대여, 엄마아만 남았다 내 엉덩이 파아란 몽고반으로 남았다 에밀레여, 제 슬픔 스스로 꼭지 물려 달래고 있는 범종의 유두(乳頭)로 남았다 소리의 유두가 보였다 배가 고팠다 엄마아 - 정진규 「엄마」전문 (28쪽)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엄마야, 그 한 마디면 모든 언어가 함축되는 것을. 달리 무슨 해석이 필요할까. 엄마야, 그 외마디에 서로 통하고 있는 걸. 달리 무슨 대답이 필요할까. 엄마야, 그 한 단어에 많은 의미가 농축되어 있는 것을.
지금 이 순간은 다른 말을 소리 낼 수도 쓸 수도 없어서 엄마아라고 외치며 시를 썼다고 한다. 정진규는 1960년 『동아일보』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마른 수수깡의 平和』『몸詩』『알詩』『도둑이 다녀가셨다』『本色』『껍질』『공기는 내 사랑』『사물들의 큰 언니』『무작정』등이 있다.
나무는 강풍에 땡볕에 저리 보이지 않게 그늘을 들고 있었구나 ― 함민복 「어머니」전문 (136쪽)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모든 것을 내어주는 어머니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언제나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 눈치 없는 자식들에게 더운 날 그늘이 되고 추운 날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어머니 어머니와의 차 시간은 휴식 시간, 어머니와의 한 끼 식사는 힐링 공간을 만들어 준다. 아, 언제쯤 어머니에게 그늘이 될 수 있을까, 바람막이가 될 수 있을까.
나무 그림자에서 쉬다가 나무 그늘이 주는 입체적 공간을 생각했고 그 그늘 속에서 어머니의 품을 생각했다는 시다.
함민복 시인은 1988년 『성선설』등을 『세계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우울氏의 一日』『자본주의의 약속』『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말랑말랑한 힘』『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애지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고 한다.
내가 버린 한 여자
가진 게 사전 한 권밖에 없고 그 안에 내 이름 하나밖에 없어서 그것만으론 세상의 자물쇠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줄 수조차 없었던,
말도 아니고 몸도 아닌 한 눈빛으로만 저물도록 버려 버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
어머니 - 류근 「낱말 하나 사전」전문 (92쪽)
버려지는 어머니의 마음, 풀 수 없는 오해들, 이미 긁혀버린 생채기는 돌이킬 수 없는 걸까. 무슨 원망이 그리 많았던 걸까. 무슨 상처가 그리 컸던 걸까.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끝내 어떠한 믿음에도 대답을 듣지 못하고 떠난 어머니, 어머니에게 아물지 않은 상처로 살아 남겨져 있다는 시인이다. 무슨 상처를 주었기에 아물지 않았던 걸까. 세월이 더 필요한 깊은 내상일까.
1992년 『문화일보』신춘문예로 시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상처적 체질』『』산문집『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가 있다.
한국대표시인 49인의 엄마를 주제로 담은 테마시집이다. 많은 시들을 접할 수 있어서, 많은 시인들을 만날 수 있어서 설렘을 선물한 시집이다. 새해엔 시와 소설을 많이 읽고 싶었기에 끌려서 읽은 시 모음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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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아련한 느낌의 표지와 제목이 그리움을 일깨운다. <이책은> 나무옆의자의 선물. 리뷰대회 1등 당첨책을 받으며 덤으로 왔다.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표지를 보매 모정을 나무로 표현했구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어서일까.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휴식을 주고 싱그런 이파리들로 눈을 편안하게 해주고, 초록이 주는 심신의 안정감은 또 어딘가. 나무의 헌신이 바로 어머니 마음. 시사프로를 통해 모정이 없는 사람도 있음을 이제는 안다. 그럼에도 모정에 견줄 그 어떤 사랑은 드물지 싶다. 여기 49인의 유명시인이 '엄마'라는 테마로 시를 모았다.
1부 당신의 이름은 슬픔이었습니다
2부 하늘이 비치는 곳이면 어디에나 엄마가 있다 강은교/김명리/김승희/김이듬/노혜경/문정희/신현림/신혜정/유안진/이근화/이진명
3부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변하지 않을 사랑 고영/고영민/권대웅/김완하/김응교/김주대/김태형/도종환/류근/박주택/박지웅/배한봉/손택수/윤관영/이승하/이재무/이진우/이창수/이흔복/장석남/전윤호/정병근/정일근/정한용/정해종/조동범/조현석/함민복
49인의 한국대표시인이라는데 그나마 익숙한 이름은 열 두어서넛. 이름이 익숙할뿐 시집을 읽은 건 단 몇 권이다. 저마다의 살아온 환경따라 엄마를 기억하며 회상하는 모습은 다르다. 지독히도 어려웠던 시절의 엄마는 애잔함으로 나타났고, 또 대개는 투병중 상황으로 그려진다. 고생 고생해 살만하니 아픈 경우처럼 억울할 수가 있나. 살만한데 아프다는건 기막힐 일이다. 복이 거기까지라고 하기엔 가난해서 몸 돌볼 새가 없었음이라. 대개는 작고하신 엄마를 회상하는 시다. 생존해 계신 분을 대상으로 썼으려니 싶은건 몇 편이 되지 않았다. 시가 있고 거기에 시작 메모가 있다. 어떤 경우엔 시화가 첨부되기도 한다.
어머니의 정성 -김주대
아버지보다 일찍 일어나 단장하고, 밤이면 아버지 잠드는 것 보고 옆에 누웠다는 어머니.아버지한테 한 번도 화장 없는 얼굴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한다. 아버지 앞산에 잠든 지 23년. 앞으로도 영영 어머니는 화장 없는 얼굴을 보여줄 수 없이 되었다.
시작 메모 올해가 어머니 팔순이다. 한 여자의 일생이 거기까지 당도한 것이다. 어머니 더 오래오래 사셔서 저승의 아버지께 민낯이든 단장한 낯이든 아직은 보여주지 마시라. ---86페이지
내 알던 지인은 남편에게는 어떤지 몰라도 잠자리에 눕기 바로 전이 아니면 절대 화장을 지우지 않는다고 했다. 불시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민낯을 보이기 싫은 이유가 달리 있었는지는 모른다. 메이크업 자격증까지 있었다던데 청초한 모습으로 세련되게 하고 다녔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일찍 결혼한 딸이 출산을 했다니 할머니 대열에 섰을터이고 고운 할머니로 지낼게다. 화장한 모습이 안한 모습보다는 곱겠지. 평소의 자신과는 다른 모습이 되면서 고운 모습을 보여주고자하는 마음이 가늠 안되는건 아니다. 남편에게도 고운 모습 이쁜 모습만 보여주고했던 시인의 어머니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낱말 하나 사전 -류근
내가 버린 한 여자
가진 게 사전 한 권밖에 없고 그 안에 내 이름 하나밖에 없어서 그것만으론 세상의 자물쇠가 열리지 않고 가르쳐줄 수조차 없었던,
말도 아니고 몸도 아닌 한 눈빛으로만 저물도록 버려 버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
어머니
시작 메모 끝내 어떠한 믿음에도 대답을 듣지 못한 한 생애가 저물었다. 나는 여전히 그에게 아물지 않은 상처로 살아 남겨져 있다. ---92~93페이지
어머니 마음을 사전에 비유했고 자식 한 명인가 보다. 오로지 마음 사전엔 아들 이름 한 개만 달랑 적혀 있나 보다. 눈빛으로만 열리는 자물쇠 달린 사전이었으니 자식을 대하는, 향하는, 바라보는 마음은 늘 빚쟁이 마음 아닐까. 주고도 주고도 모자라는 것 같은, 늘 줄게 없어서 미안한, 부모는 자식에게 모든 걸 다 주고도 줄 게 없어서 미안한 존재. 그런 존재가 과거에만 존재했다는 생각이 드는 지. 그런 존재가 엄마이자 어머니였다는 사실이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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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라는 단어는 나이가 먹을수록 더 아이처럼 울게 만든다. 지난 세월이 고단할 수록 그런 마음이 커진다.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는 바로 그 엄마를 테마로 삼았다. 절절한 어머니의 노고를 추억하는 시도 있지만 가벼우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작품들도 많았다. 엄마하면 떠오르는 손맛을 소재삼은 작품들도 기억에 남는다.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지난 세월 고생과 눈물로 얼룩져 그저 죄송하고 안타까운 사모곡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실려있고, 2부에서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언제 어디서든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내용, 마지막 3부는 우리들의 변함없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들이다. 애잔하고 눈물이 나는 것은 1부이지만 소소하고 마음에 확 와닿는 작품들은 2부와 3부에 많았다. 그 중 몇 편에 대한 감상을 좀 더 이야기 해보고 싶다.
1부에서는 정진규 시인의 [엄마]라는 작품이다. 첫 줄에서 이미 모든 걸 말하고 있다.
엄마아, 부르고 나니 다른 말은 다 잊었다.
얼마 전 연기자 최불암씨가 진행하는 쇼프로를 보는 데 그 분 역시 평소에 살갑게 어머니를 대하는 성격이 아닌 탓에 마음을 제대로 표현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 어느 날 술에 취해 들어와 울면서 그저 어머니 어머니 하고 부르기만 했었다는 그 이야기가 시를 읽다보니 떠올랐다. 엄마아 그 한마디에 우리는 엄마, 어머니에게 하고싶은 말을 그 보다 더 잘표현 하지 못한다.
2부에서는 이근화 시인의 [미역국에 뜬 노란 기름]이다. 엄마하면 된장찌개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지만 미역국이 먼저 떠오른다. 평소에도 자주 끓여주시지만 생일날에는 국물을 낸 고기를 잘게 찢어 조물조물 양념한 '꾸미'를 얹어주시는데 선물보다 그 꾸미올라간 미역국이 늘 기쁘고 감사했었다. 시인의 미역국은 어머니의 힘겨운 삶이 담겨져 있는 것에 비하면 내가 추억하는 미역국은 그보다는 그저 감사함만이 담겨있어 덜 무겁기는 하다. 엄마는 아직 내게 아픔보다 감사한 마음이 더 큰 존재여서 일까 아직 덜 깨달아서 일까 궁금해진다.
서문에 밝힌 것처럼 2, 3부에서 더 맘이 가는 작품들이 있었다. 먹는 것을 참 좋아해서 그런지 음식과 관련된 작품들에 더 마음이 간다. 엄마의 약김치에 대한 추억을 시로 노래한 유안진 시인의 [엄마 김치], 3부에 실린 이창수 시인의 [옷닭]. 김치에 대한 추억도 된장찌개처럼 만만치 않은 음식이다. 찬이지만 약이되고, 늘 먹는 음식이라 더더욱 그런 것이다. 옷닭은 먹지는 못하지만 몸이 아플 때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음식들을 떠올리며 감상하니 참 좋았다. 마지막으로 전윤호 시인의 [샘]은 딸인 나보다 남편분들이 많이 공감했을 것 같다. 아내에게 뭐가 먹고 싶다고 하면 당장 우리집만 봐도 반찬투정 한다며 싫은 소릴 들을텐데 자식들이 지나가는 말로 맛있겠다 하거나 먹고 싶다는 말만 해도 바로바로 기운내서 만들어주는 엄마. 샘이 날 만하다. 힘든일도 어려운 일도 자식일이라면 그저 기쁘고 안타깝기만 한 우리 어머니들.
책,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를 만나기 전에는 엄마하면 황인숙 시인이 노래했던 [너는, 달을 아니?]시를 떠올렸다. 엄마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화를 내는 어린 딸의 모습이 보여 마치 내 모습을 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황인숙 시인의 작품과 함께 유안진 시인의 [엄마 김치], 정진규 시인의 [엄마]도 함께 떠올릴 것 같다. 기존에 발표된 시가 아니라 모두 새롭게 쓰인(한 작품을 제외하고)만큼 시를 지은 시인들도, 읽는 독자들도 다시금 우리의 엄마를 떠올리게 만든 좋은 추억이 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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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 엄마의 오마주 2년전 군대 의무대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무리한 제설과 나의 신경증적(?)인 성격이 부른 화였다. 염화나트륨이 담긴 링거액에 의지하며 의무병들의 과한(?) 보살핌으로 병세는 더욱 깊어졌다. 한편으로는 갓 물상병을 되고, 선임들의 눈치밥을 피하기 위한 좋은 핑계가 되기도 했지만, 그곳조차 나에게 불편한 곳이었다. 병원특유의 알코올냄새와 군인 특유의 남자냄새가 뒤섞인 그 곳은 어떠한 반항도 할 수 없는 무기력을 안겨주었다. 기분을 바꾸기 위해 미열상태에서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그 책은 바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이다. 영화 <나를 찾아줘>(데이빗 핀처)에서 아내가 사라진 플롯과 비슷하게 사라진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책을 읽어가며 나의 고독만큼 부모의 고생을 떠올랐다. 마치 카뮈의 작품에서 어머니를 묘사하 듯 생생한 아픔으로 다가왔다. 그때의 가슴 시린 순간을 이 시집을 통해 다시금 떠올렸다. 이 책은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49인의 한국대표 시인들이 ‘엄마’라는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묶어낸 책이다. 유사한 방식으로 최근 세월호사건(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 고은 외 68인, 실천문학사)을 주제로 한 시집처럼 다양한 묘사와 표현을 볼 수 있다. 두 시집의 차이라고 한다면 사건에 대한 입장보다 대상의 기록이란 점을 둘 수 있을 것이다. 친숙하고 가장 가까운 주제이지만, 쉽게 표현하기 힘든 기표와 같은 ‘엄마’는 다양한 기의로 표현된다. 한 대상은 시라는 매개를 통해 은유와 환유가 섞여 희미한 이미지를 재해석하고 재창조된다. 흔히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면서도 표현에서는 서툴은 대상을 시인들의 표현으로 선명해진다. 이는 또 다시 자신의 기억으로 재조직되고, 가깝고 먼 기억으로 회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시인 박주택의 ‘쓰리고 쓰린 가슴을 부비며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표현처럼 그리운 이름이 자연스럽다. 이처럼 엄마는 다양한 대상으로 줄타기된다. 시인들이 파편적인 ‘엄마’는 저마다 다른 상정을 함으로 들어난다. 모두에게 어머니가 있고, 그 의미는 단순함에서 풍부한 비유로 탄생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집을 읽을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은 그러한 다채로운 표현을 하나의 단순한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되는 것 같다. 그 미묘함의 줄타기를 읽어내는 것이 시의 매력이 아닌가. 그러나 시집과 나의 거리는 존재한다. 대부분의 시가 향수적인 서정시로 끝맺은 것은 아닌지. 이는 철학자 들뢰즈가 경계했던 공감이 아닌 촉발의 의미를 벗어난 채, 시인 김수영이 보여준 적을 만드는 작업의 시를 빗겨간 채, 한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엄마를 생각하면, 아빠를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주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음을 얘기할 수 있다 본다. 마치 영화 <카트>를 본 관객들의 눈물과 함께 상징계로 돌아오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시가 향수적이고 서정적인 표현으로 끝나버리는 일은 이처럼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주제에서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딴지거는 것 같아 낯설수도 있다. 다만 나는 시집을 읽으며 시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입장에서 시를 다시금 정의해 보고 싶은 부분이 존재한다. 이러한 훈련은 주말마다 ‘마치 시인처럼’ 세미나를 들으며 시인의 삶을 베끼는 훈련을 통해 얻게 된 부분이다. ‘시’에 ‘ㅅ’자도 모르는 내가 매주마다 충격과 경악의 연속이다. 30년대와 60년대의 미학적 실험과 욕망의 극단은 한 시인 시인마다 충격으로 다가온다. 오히려 오늘날 예술이 퇴보와 부식으로 보일 정도로 시가 삶이 되고, 삶이 시가 되는 진보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를 넘어서고 싸우려는 불화의 형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흐느끼던 밤이 기억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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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한국 대표시인 49인 테마시집.엄마 고은 . 강은교 외 지음 나무옆 의자. 엄마. 살아계셔 다행인 존재. 오래 사시길 바란다. 벌써 익숙한 것만 만지려하고 스마트 폰 글씨를 손을 못 대는 걸 보고.. 치매라도 일찍오면 어쩌려고 저러시나.. 걱정이 슬몃 되기도 했다. 아버지와 띠동갑 여서 엄마는 아직 한참 나이 신데.. 뭐...아버지와는 벌써 아주 옛날에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엄마는 새 아버지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아버지 얘길 잘도 하신다. 돌아가신 분이라 그런걸까. 나는 양부와도 사이가 좋다. 실제로는 엄마보다 아버지께 더 많이 맘으론 의지가 되는지도.. 좋은 분이시다. 윤˝ 과 가면 항상 아버지는 어떻게든 날 쉬게 하려고 아이를 직접 봐주시곤 했다. 엄마는 안하는 걸...윤˝이 딸이 아닌 아들였다면 아마 엄마가 물고 빨고 했을거다. 아무튼 엄마의 성차별은 유난스럽다. 그건 엄마..외갓집의 손귀한 내력에 기인한 걸거라고 짐작한다. 엄마는 그러니까..나에겐 외할머니가 무려 네 분이나 계셨으니... 그 속이 어쨌을지...짐작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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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 시인 49인의 테마시집인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는 '엄마'라는 공통사를 가지고 묶어낸 시집이다. 내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청년 시절 엄마의 선택으로 인한 내 삶의 굴곡들에 대해서 다 풀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엄마가되었고, 그때의 엄마를, 그리고 오늘 내 옆에 계시는 엄마를 그저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하여 '엄마'라는 이름은 내게 잊을 수 없는, 그러나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으면서도 애잔한 고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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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머니 무덤에 앉아있는 이는 얼마나 그 마음이 스산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아빠를 스물 두살에 먼저 하늘로 보내드리고, 현재는 주일마다 엄마와 함께 앉아 예배를 드리곤 하는데 그것 만으로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요근래는 카톡을 배우셨다고 편지를 보내오시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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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메모에서 시를 쓰게 된 배경을 엿볼 수 있는데, 청담역 지하철역 계단을 엉엉 울면서 내려가던 한 소년이 외쳤다는 "엄마 죽지마! 제발 죽지마!"라는 절규는 타자인 나도 같이 간절히 외쳐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기만하겠는가 여러가지 사연으로 인하여 다시 만나는 상황에서도 엄마와 자녀는 망연 자실한 이별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엄마는 엄마대로,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텅빈 가슴을 안고 복잡 다단한 하루를 살아 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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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찌 이 엄마더러 '제발 그만 좀 하자'고! 할 수 있겠는가? 옛말에 '역지사지'라 했건만. 부모가 아니되었다 하더라도 최소한 부모는 있지 않겠는가. 혹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더라도 타인의 눈물을, 아픔을 보고 위로는 못하겠다 하더라도 그만 좀 하지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어느 방송에서 김재동씨가 출현하여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담을 이야기한 것처럼, 소가 자신의 새끼를 잃은 날은 그렇게 울어댄다고... 그러나 그걸 아는 식구들은, 그 눈물의 이유를 아는 식구들은 그 소가 몇날이고 자신의 아픔이 다 하는 날까지 우는 것을 들어준다 하지 않았다던가.
최소한 누구도 타인의 눈물에 대하여 그만 좀 하자 할 수는 없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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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공통사로 풀어낸 시집이었으나, 그 사연은 저마다 모두 다 달랐다. 한 분 한 분 사연에 코끝이 찡하고, 마음에 공감을 달았는데, 박지웅 님의 '찬밥'에서는 왜 한없는 눈물을 쏟아냈는지.
나를 낳은 뒤 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그것은 어쩌면 그토록 못마땅하고 또 부끄럽기까지 했던 나의 엄마를 생각하며 지내온 철없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그저 옆에만 계셔도 너무 좋고, 내가 내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아주 아주 부족하지만 엄마가 내 백성이 되어 살아오셨던 세월들을 더듬어보니 그저 눈물뿐임을.. 고백하게 합니다.
엄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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