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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하지 않는 시간 중에 좋아서 하는 일을 취미라고 한다면 현대인이 가장 많이 즐기는 취미는 쇼핑이 아닐까. 나만 해도 쉬는 날이면 강남이나 명동, 코엑스 등에서 쇼핑을 하고, 주중에도 짬짬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낸다. <소비를 그만두다>의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도 한때는 그랬다. 벤처기업 투자회사의 대표이사였던 그는 필요한 것이 있으면 모두 대형마트나 할인점, 슈퍼마켓에서 사들였고, 지출이 느는 만큼 일을 많이 하고, 일을 많이 하는 만큼 지출이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졌다. 결국 그는 IT 버블 붕괴로 투자한 회사가 모두 사라지는 일을 겪으면서 자본주의에 회의를 느꼈고 현재는 자본주의 사회에 의문을 제시하는 지식인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소비를 그만두다>는 그가 자본주의에 중심에 선 기업인에서 반자본주의 성향의 지식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과잉소비 문화를 형성한 세계정치, 경제, 사회적 원인과 그 한계를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과잉 생산, 가격 경쟁, 매출 증대, 과잉 소비, 환경 파괴로 이어지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반기를 든다. 그에 따르면 '현대인의 과잉 소비는 과잉 스트레스에서 오는 공허감을 매우기 위한 대상행동'(p.226)이다. 자신의 욕망과 괴리된 일을 하느라 해소되지 않은 욕망은 스트레스가 되고, 소비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행위로 변질, 전락한 결과 오늘날의 과잉 소비 사회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안으로서 적게 벌어 적게 쓰고 공동체와 환경에도 이바지하는 '소상인'의 삶을 권한다. 실제로 저자는 현재 동네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집 근처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일이 끝나면 동네 목욕탕에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생활이기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전혀 없고, 소비로 욕망을 대체할 필요도 없다. 저자 자신이 소상인이고, 이따금의 소비 또한 소상인이 운영하는 찻집과 목욕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어 사업을 유지하는 수준에 만족하는 '정상(定常) 경제'를 예찬한다. 과잉 투자, 과잉 노동, 과잉 생산, 매출 증대로 이윤을 많이 남기는 데에만 주력하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 시스템이 오늘날의 경제는 물론 소상공업자와 서민들의 생활을 좀먹고 있다는 진단에 퍽 공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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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소비병에서 탈출 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려고 하는 주제다. -30~31쪽
표지에서 보이는 검은 안대를 한 남자와 여자는 이 책의 또 다른 키워드 '익명의 소비자'를 나타낸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안대=익명 이라고 바로 인식하지 못해서 지나치게 장난스러운 표지라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다 읽고나니 이 만한 표지 일러스트도 없다고 생각한다. 익명의 소비자란 무엇인가. 단적인 예로 책에서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러 가면 판매하는 점원도 구매하는 소비자도 서로 얼굴을 알아보려고 노력한다거나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돈을 주고 물건을 받는 그저 형식상의 인사만 주고 받을 뿐 그야말로 '소리도, 인식도 없는' 익명의 소비활동이 일어나게 된다. 저자는 전후세대이면서 소비1세대라고 할 만큼 버블경제를 겪으면서 자라났다. 주5일 근무, 파견근무 형태등이 불러온 소비를 부추기는 시대는 익명과 개인을 중요시 하는 사회로 변질되었다. 애초에 개인이라는 의미는 유럽에서 '이름과 얼굴'을 보장받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지켜가는 존재이지만 일본에서는 이름과 얼굴이 사라지면서 홀로남은 존재로 전락하게 되었다. 3부까지는 저자의 사업이력을 바탕으로 일본사회가 어쩌다 익명의 소비자 사회가 되었는지를 장황하게 하지만 유쾌하고 꼭 필요한 내용들로만 꽉 채웠다. 덕분에 서문에서 부터 등장하는 낯선 사회학자들의 이름과, 저술 그리고 이론을 별도로 메모하느라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려 읽었다. 여기서 내용이 그쳤다면 이 책의 타이틀은 아마도 익명의 소비자에서 멈췄겠지만 저자는 이전에 발표했던 소상인이라는 단어를 해결방법으로 끌어낸다. 문제만 제기하고 마는 책들과 가장 다른 점이기도하다. 소상인이란 그럼 무엇인가.
과거에는 돈이 아니라 노동이 중요했다. 노동하기 위한 신체와 기술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재산이었다. 그런데 사회 전체가 소비화하면서부터는 소비할 수 있는지 없는지, 즉 돈이 있는지 없는지가 유일하게 중요한 잣대가 되어버렸다. - 47쪽-
소상인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동네 빵집이다. 직접 굽고, 판매도 직접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지만 경제적으로는 크게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상인. 저자가 말하는 소상인은 내가, 그리고 일반인들이 떠올리는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 규모가 작은게 아니라 경영방침이 무리하게 경제성장을 요구하는 것을 지양하는 형태가 소상인이다. 저자는 실리콘밸리에서 교육을 받고 직접 신사업전략을 강의하러 다닐 만큼 사업적 마인드나 스킬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망했다. 10년동안 투자받은 5억에 은행에서 추가로 대출 한 2억까지 총 7억을 날린 셈이다. 물론 그당시에도 스스로 사업의 전략이란 것은 없고, 그저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반드시 어떻게 해서라도 '돈만 벌면 된다'라는 식의 경영마인드가 없었다. 그렇다보니 전국에서 그를 찾아오는 비즈니스 맨들은 사업이 축소되고 위기에 놓이자 더이상 그의 사업은 미래가 없다며 그를 떠났다고 한다. 그럼 저자는 단순히 실패한 사업가인가? 라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분명 그는 번역사업을 성공시켰고, 현재 집 가까운 곳에서 개인사업을 하며 빚을 갚아가고 있다. 돈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윤택한 삶을 위한 소비생활을 제대로 찾아낸 것이다. 바로 그 내용이 책에 담겨있다. 하지만 누구나 소상인이 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소비하지 않고 사는 삶이 가능하지도 않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먹고살기 위한 기본적인 소비를 '소비'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필요하지 않은데도 구매하는 것, 낭비하는 것, 소비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앞서 언급했던 주5일 근무와 파견근무 형태도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를 만드는데 핵심사항이지만 또 다른 하나가 '핵가족화'로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독립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본가에서는 생필품을 사느라 돈을 써본 경험이 거의 없지만 독립하는 그 순간 내가 마시는 물, 씻기 위해 사용하는 세면도구 그리고 빨래할 때 사용하는 세제 등 벌써부터 추가적인 소비활동이 시작된다. 얼핏 보면 앞서 열거한 주5일제, 파견근무 형태는 근로자들을 위한 시스템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조금만 들여다보면 모두 기업을 위한 시스템이다. 제화와 여가를 누리기 위해 근로자들은 소비해야 하고, 안주하고 싶어도 안주 할 수 없는 근무형태는 결코 근로자들이 원한 삶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점점 갈 곳을 잃는다. 이름 없는 소비자로서 그저 기업을 살찌우기 위해, 새장 속의 통닭 같은 존재가 되어 돈을 쓰고 기업의 이익을 창출시킨다. 이런 구도에서 탈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탈소비자'를 지향하는 길이다. - 127쪽-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비관하고 어쩔 수 없다며 소비해서는 안된다. 저자의 말처럼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얼마전 읽었던 '적게 소유하며 살기'라는 책에서도 말하는 것처럼 안쓰는게 미덕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싸게만 사는 것도 미덕이 아니다. '좋은 것'으로 '꼭 필요한 것'만 사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스팬드 시프트'라는 용어로 책에서 자주 언급했다. 동네목욕탕에 가면 아줌마들이 시시콜콜 집안얘기를 한다고들 하지만 서로 잘 모르는 동네주민끼리 그렇게 이야기를 나눌만한 장소가 요즘은 많지 않다. 그 때문에 오히려 장인들의 가게가 더 화제가 되고 줄을 서는 맛집으로 통하는게 아닐까. 소비를 그만두다라는 타이틀 처럼 무조건 안사는게 아니라 효율적인 소비,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올바른 생각-저자는 결코 돈의 가치가 낮다거나 불필요 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을 갖게 하는 재밌는 책, 소비를 그만두다를 자신있게 추천한다.
인상깊은 구절 원래 책은 그리 많이 팔리는 것이 아니다. 책이 100만 부가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지성과 정보 중 무엇을 추구한 결과일지 궁금해진다. 지성을 추구하는 사회라면 한권이 100만 부 팔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책들이 1만~2만 부씩 팔려야 하지 않을까? -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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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소비를 그만두다라고 해서 절약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인줄 알았다. 그러나 전혀 예상밖의 내용이였다. 저자는 소비의 의미와 소비로 초래한 변화에 관해 쓴 책이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는 소비자본주의 전성기에 있다고 한다. 매일 지출하고 매일 낭비하며 매일 폐기의 생활패턴의 순환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를 해야만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소비는 살아가는데 필요하지 않은 무언가를 욕망을 채우기 위해 돈을 벌어서 쓰는 행위라고. 그 욕망을 끌어오게 하기 위해서는 미디어매체만한게 없다. 그렇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소비를 부추기는 미디어매체에 노출됨으로써 소비를 계속 할수밖에 없는 생활패턴을 가지게 되고, 정부는 나라경제를 살리기위해서 GDP성장과 경제성장지표를 뉴스에 제일 첫소식으로 알리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침체된 소비를 활성화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순간 멍해졌다. 뭐지.도대체 뭘까.라는 단어만 머리속을 맴돌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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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벽두부터 우리나라의 경제를 대표한 단어는 "저성장"일 것이다. 중국이 그동안 유지하고 있던 7%의 성장이 깨지면서 그 여파가 우리에게 온 것이다. 저성장의 반대가 고성장일 것이다. 몇 %부터 고성장이냐는 이슈가 남겠지만, 저성장이라는 것은 1~2%내외의 성장이라는 것이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의견이다. 그럼 왜 고속성장의 시대가 끝나가는 것일까? 그것은 시장의 포화, 소비자의 감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성장 시대가 끝나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고성장시대의 잔재에 살고 있다. 회사들은 2020년 계획을 세우면서 현재보다 2~3배의 매출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에게도 성과주의라는 용어로 수치화시키고 있다.
작가는 일본의 경제부침의 한 가운데서 살아가면서, 자본이라는 이름으로 대형마트, 주주회사, 편의점이 활기치는 사회를 비판한다. 이런 자본을 앞세운 세력들은 인정사정없이 오로지 돈으로만 판단한다. 그러기에, 크지않은 경제규모의 시장이나, 지역사회는 커다란 자본앞에 무릅끓고 말게 된다. 그리고 이 자본사회는 어떻게든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가족을 해체 시키고, 사회를 해체 시킨다. 그리고 "익명의 소비자"를 만들어 낸다.
우리가 80~90년대초만해도, 우리나라도 대형마트는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이젠 우리 생활에 필수요소가 되어있다. 모든 제품을 쇼핑할 수 있는 장점, 즉 편의를 제공한다는 장점때문이다. 정부에서 한달에 두번, 의무적으로 대형마트를 쉬게는 하고 있으나, 이 사실은, 그만큼 대형마트가 지역경제나 기존 재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자본이 만들어놓은 편의에서 벗어나, 즉 얼굴없는 익명의 소비자가 아니라 얼굴있는 존재감있는 소비자, 생산자가 되라고 말한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돈이 사람을 평가하는 세상에서, 사람은 돈을 재화의 교환수단으로만 바라보자는 것이며, 교환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교감을 더욱 많이 만들자고 하는 것이다.
자본은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자본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럴수록 인간사회는 더욱더 비참하게 되어가고 빈부격차는 격해지게 된다. 소비를 그만두는 것은, 인간관계를 회복하자라는 말로 바꿔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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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류지향책과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았는데, 책 저자끼리 아는 사이셨다. 점점 고령화되가는 한국사회가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와 많이 닮는 것 같다. 소비를 그만둔다고 해서 아예 소비를 안하고 사는 줄 알았더니 물질지향적인 삶을 버리고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었다. 버블 경제의 휴유증을 오랫동안 겪었던 일본의 모습이 요즘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다. 저자는 대기업, 대규모 상점의 소비엣거 벗어나서 부족하더라도 지역 경제 소상인 가게를 이용하자고 한다. 약간 부족하더라도 사주고, 교류를 늘리자는 이야기를 한다. 하류지향과 함께 사회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인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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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를 그만두다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출판 더숲/발매 2015.01.15.
소비 자본주의의 모순을 떨구어내다. 결국 회사가 잘 되느냐 안 되느냐는 사람에 달린 것이고, 대부분 성공에는 운이 따라야 한다. 투자회사는 아무리 그럴듯한 이유를 대더라도 본질상 도박과 별반 다르지 않다. 5억 엔이라는 거금과 10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하면서 배운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참 오래도 걸렸다. '암흑의 10년'을 거치면서 내가 배운 것은 돈 때문에 모인 사람은 돈이 없어지면 흩어진다는 단순한 사실이었다.
'탈소비'는 '소비하지 않기'가 아니라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현대 소비 사회 문제의 근원은 개인의 마인드가 완전히 소비 중심으로 흐른다는 데 있다. 실제로 들어온 돈을 요령껏 융통하면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다. 내 친구들만 봐도 월 5만, 10만 엔 정도의 수입으로 여태 살아온 이가 몇이나 된다. 빚만 없으면 그것만으로도 생활은 가능하다.
빚을 안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이 할 얘기는 아니지만 빚까지 지면서 소비생활을 유지하려는 것이 카드회사다. 카드회사는 말이 좋아 편리한 사회일 뿐, 빚을 시스템화한 사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빚이 있으면 그것을 갚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빚만 없으면 생활비는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친구 중에는 일해서 돈을 버는 경우는 거의 없고 오로지 그림만 그리는 화가가 있다. 그의 생활이 하도 신기해서 "넌 그러고도 잘 산다. 어떻게 생활비를 충당하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대답이 재미있었다. "히라카와, 돈을 빌리지 말고 그냥 받아. 힘들 때 1만 엔쯤 주는 친구가 10명만 있으면 버틸 수 있어." 생각지도 못한 비결이었다. 그 비결의 핵심은 빌리지 않고 받는 데 있었다. 생각해 보면 승려들의 탁발 같은 방식이다. 정말 그 친구는 여러 사람한테서 돈을 받았다. 60세가 되어서도 자당께 용돈을 받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소비자라는 입장에서 벗어나라고 하지만 구매를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는 어디까지나 '소비자'인 것인데 우리 생활 속에서 가치관을 어느 시대나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였지만, 지금은 소비자의 측면만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다. 반면 생산자로서의 얼굴은 소비를 지속하기 위한 방편으로만 남아 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생산을 얼마나 회복하는지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역시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가 일하던 예전의 '소상업' 형태야말로 생산자의 얼굴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돈벌이가 아니라 살아가기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살기 위한 전략으로 '탈소비자'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들어오는 돈의 범위 내에서 융통하는 생활을 하되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생활에 불필요한 소비도 상당수 있지만, 그런 소비를 그만두기만 해도 꽤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사지 않기'와 '받기'라는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이제 슬슬 돈을 쓰지 않고 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돈 대신 무엇을 손에 쥘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인간은 원래 비와 이슬을 피할 집이 있고, 그곳에서 가족과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떠들썩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만 있으면 행복을 느끼는 존재다. 인간이 불안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미래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실마리는 자기 주변에 있다. 지금 가진 무언가를 내려놓으면 틀림없이 가까운 곳에 숨어 있는 풍요로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경험을 일상 속에 확산시키면 충분히 행복의 가치관을 바꿀 수 있다.
돈은 결국 살아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밭이 있어 식량을 얻을 수 있거나 생계를 이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현금 수입이 없어도 살 수 있다. 문제는 현대 소비사회의 한가운데에 익명의 존재로 내던져진 개인이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생각을 주입받는 것이다. 돈이 없어도 사는 방법은 있다. 오히려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가 위축되어가는 미래의 사회에서는 돈에만 기대서는 곤란하다. 가까운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야 살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소비를 그만두다(히라카와 가쓰미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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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가 되면서 물건은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물건값도 저렴해지면서 자급자족하던 삶의 방식은 붕괴되었다. 생산위주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노고로 물건이 만들어졌고 친환경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소비의 주체가 되었고 돈만 있으면 되는 시대이다. 더 많은 소비를 하기 위해 우리의 시간과 자유를 버리는 것이다. 소비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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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있다. 물건을 보면 그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뜻이다. 마땅히 필요한 물건이 없는데도 텔레비전 광고, 홈쇼핑을 보거나 대형마트, 쇼핑몰을 구경하다 보면 안 사면 후회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분명 초등학교 다닐 때는 몽당연필은 뒤꼭지를 잘라서 안 쓰는 볼펜대에 꼽아서 끝까지 닳을 데까지 쓴다든지 하는 근검절약의 미덕을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요새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뿐만이 아니라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스마트폰을 안 쓰면 소외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일정한 연령이 되었는데도 (큰 도시에 거주하지 않는 가정 하에) 차를 타지 않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시대에 뒤떨어진다든지 궁상맞은 사람이라는 식의 눈초리를 받기 일쑤이다. 근검절약이 미덕이었던 시대가 가고, 소비의 시대가 온 것이라 저자는 이야기한다.
1950년 도쿄에서 태어난 일본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일본의 현대 경제사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일본 역시 우리와 다를 바 없었다는 데서 놀랐다. 대형 마트의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 상품의 허와 실은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우리 사회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또한 소비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점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남들이 다들 그러니까’가 생각 없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인가, 우리 아이들과 후손이 살아갈 우리 사회를 생각할 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를 고민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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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원리를 알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가게로 심부름을 갈 때면 사오라고 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은 뒤 가져오는 과정이 전부였다. 돈이라는 매개체는 자연스레 일상생활 속에서 터득하게 되었으며, 우리의 삶은 자본주의의 논리에 길들여져 버렸다. 돈이 최고였으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유행할 때조차 어떤 문제의식을 가질 겨를도 없이 시간을 빠르게 흘러갔다. 돈이 없어서 힘들게 하루하루 살았던 경험은 자신이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과도한 지출을 막아주는 제어장치였다. 소비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재화를 얻기 위함이다. 적어도 난 이성적으로 소비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점점 경제와 사회는 정상적인 형태로 소비하기엔 변질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자는 현대사회는 익명성을 무기로 얼굴이나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을 통해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에서는 오로지 거래만 있을 뿐 그 안에는 끼여들어갈 대화는 없다. 2~30년전만 하더라도 대형마트는 없었고 동네슈퍼가 각 동네마다 있어서 서로 대화를 정겹게 나누면서 물건을 사오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때로는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도 슈퍼 주인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으며 자녀나 가족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했었는데 이제는 대기업의 편의점으로 대체되면서 대화가 사라진 시대가 되었다. 편의성은 강화되었지만 인간성은 약화된 시대가 이제 익숙해져버렸다. 자본주의는 인간들의 삶에 풍족함과 부를 안겨다주었지만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이데올로기다. 돈이라는 권력 앞에서는 그 어떤 인권이나 인간성이 자리할 공간이 없다. 우리들의 삶은 돈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저자와 비슷한 세대를 자란 내겐 자본주의가 가져온 빛과 그림자가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듯 했다. 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어울려 자랐던 어린시절만 하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친구처럼 지냈는데 이제는 자라는 환경이 다르고 부의 규모에 따라 서로를 나누려고 한다. 200년도 안되는 역사를 가진 자본주의가 뿌리깊게 자리잡으면서 금권사회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소비에 대해서 여러모로 많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대개 일본 저자가 쓴 책은 늘 그렇듯 주제는 재미있고 흥미롭게 풀어내면서도 중요한 결론에 다다를 때는 명확하게 맺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넘길려는 의도인지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예들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소비라는 주제를 중점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구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사실 돈과 마음은 모두 중요한데 돈만 중시되는 것이 지금 사회의 문제다. 문제는 마음을 버리고 모두가 익명적 존재로서 돈만을 좇고, 바라고, 선택한다는 데 있다. p.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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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날 때 부터 자본주의 속에 있었고, 곧 바로 '돈'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자본주의를 지극히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이것에 대해 그 어떤 문제 의식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오로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돈이 없다면 그것은 개인의 불성실함이나 능력의 문제라는 인식이다. 무엇보다, '소비'가 우리의 삶에 아주 커다란 부분으로 다가왔다. 소비가 사라진 사회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버린 것 이다.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그 돈을 쓰기 위해서 이다. 회사에서 우리에게 돈을 주는 이유는, 그 돈으로 물건을 계속 사면서 소비를 하라는 말이다. 결국 우리는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소비를 하고, 돈이 다 떨어지면 또 일을 하는 그 메커니즘 속에서 마치 쳇바퀴 구르듯 살아가고 있는 것 이다. 이 책은 이른바 '소비자 1세대'였던 저자가 겪게 되는 커다란 변화와, 그것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자세히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저자의 어머니가 동네 슈퍼에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필요 없는 물건을 사오는 이야기 인데, 지극히나 합리적인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가 안되는 행동이다. 속옷이 집에 많은데, 어째서 또 속옷을 사온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그 당시에 가게에 가는 이유는 오로지 물건을 사기 위함이 아니었다는 것 이다. 즉, 모든 인간 관계가 돈과 상품의 교환만으로 끝나지 않는, 그보다 더 깊은 관계가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어느새나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슈퍼나 가게가 사라지고, 편의점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분명 24시간이라 우리들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해주긴 하지만, 우리는 편의점 직원과 그 어떤 인간적인 관계도 맺으려고 하지 않는다. 책에서 나온 듯, 편의를 추구하는 만큼, 우리는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비자 1세대인 저자는, 어쩌면 패전후 일본에 다시금 본격적으로 자본주의가 도입이 될 때를 살아오면서, 자본주의가 주는 상처들을 고스란히 받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에서 '이상'이라는 시인이 '날개'를 통해 그 상처들을 노래할 수 있었듯이, 저자 역시 자본주의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들, 혹은 사회의 많은 부분들이 크게 변하는 걸 느끼고, 그에 따라 이 책을 쓰지 않았나 싶다. 분명한 건, 자본주의가 우리 인간의 본성은 아니라는 것 이다. 자본주의가 우리 인류를 지배하기 시작한지, 기껏해야 2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 전 까지는 돈을 몰라도 잘만 살았다는 말 이다. 바로 이 점이, 아직 자본주의가 강해지기 전에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가 이 책을 쓸 수 있는 강력한 이유이기도 하다. 돈의 사용가치에 대한 분석, 주5일제, 월마트 효과 등, 이 책은 자본주의와 관련된 많은 중요한 개념들을 다루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이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분석은 무척 좋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분석 다음으로 오는 '결론' 이었다. '소비'가 미덕인 마냥 여겨지면서 더욱 자본주의의 매커니즘 속에 강하게 빠져드는 우리들에게 해법이라고 제시 하는 것이, 커피를 사먹지 말고 그냥 개인 커피점을 만들어라는 것이, 절로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대목이다. 물론 그렇게 하면 표면적으로는 소비를 하지 않게 되는 것 이지만, 과연 이게 해법일까. 이런 논리라면, 우리가 소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식당, 커피집, 목욕탕, 옷집을 따로 이용하지 말고, 아예 이러한 가게를 모조리 차리는 것 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게 가능한가? 스스로 일해서 스스로 먹는 '농사'의 매커니즘을 새롭게 적용하긴 했지만, 이건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그냥 나의 눈에는, 그렇게 커피집을 차릴 만큼 돈이 남아 돌아서 개인 커피집을 차렸다는 자랑으로 밖에 안 비춰진다. 커피집을 차리는데 1억이 들었다고 가정하면, 그 덕에 하루에 커피 값 10000원을 아낄 수 있게 된 것이, 소비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걸까? 초기의 비용인 1억은 훨씬 커다란 소비가 아닌가? 이런 결론의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가 '소비'에 맞서서 좀 더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답은 틀렸지만, 그 풀이 과정에 있어서 쓰인 공식들은, 충분히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이다. 그런 점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권해주고 싶은 책 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