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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irl with a pearl ear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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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기 전 나의 중미 여행은 메말라 갈라진 가뭄 날의 논바닥과 같았다. 이 책이 아주 몰입이 강하다거나 아름다운 묘사로 내 마음을 홀렸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작년 여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누군가는 나에게 이 책을 읽은 후로 유럽에 가고 싶어졌다고 말했었다.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지만, 늘 마음속에 무언가에 쫓겼던 난 소설을 읽는 걸 싫어했다. 이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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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기 전 나의 중미 여행은 메말라 갈라진 가뭄 날의 논바닥과 같았다. 이 책이 아주 몰입이 강하다거나 아름다운 묘사로 내 마음을 홀렸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작년 여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누군가는 나에게 이 책을 읽은 후로 유럽에 가고 싶어졌다고 말했었다.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지만, 늘 마음속에 무언가에 쫓겼던 난 소설을 읽는 걸 싫어했다. 이번 여행 또한 이유없이 마음은 조급했다. 쿠바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벨리스에서도 입국을 거부 당한 뒤, 애초에 하려던 모든 걸 부정당하고, 이 과테말라라는 땅에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던 그 당시, 난 이 책을 손에 잡았다.

 

이 책에 대해서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지루한 일상의 연속이라고 말하고 싶다. 읽은지가 되서 이름은 기억안나지만, 아버지의 실명으로 입에 풀칠하기가 힘들어진 집안을 위해서 메이드(Maid)로써 한 화가의 집에 들어간 한 소녀의 이야기다. 너무나도 지루하게 책장이 넘어갈 무렵, 내 마음의 시간몰이꾼들이 잠을 자러갔는지, 가만히 책에만 집중하고 있는 날 발견했다. 스페인어과 한원덕 교수님께서는 "스페인어권 애들은 아침에 우산이 없어지면 하루종일 버스에서 그 이야기를 해. 쓸데없는 소소한 일을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하루 종일 그 이야기를 하는지. 그런데 여러분 그런 일상에 대한 작은 하나하나의 관찰과 관심이 위대한 문학을 만들어 내는 힘입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정말 별게 아니다. 작업실에 들어가서 자신이 뭘 닦았는지, 그림이 어떤지, 시장에 갔더니 어떤 이야기가 있었다. 이런 잔잔한 이야기들만 열거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는 어린 소녀를 보는 것 같아 가슴아프기도 하면서, 참 어리석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저급한 소설이었다면, 분명히 그녀는 자신이 바라보던 남자의 옆을 당당히 꿰찼을지 모른다. 원래의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그리고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두근거리는 설렘없이 그냥 그 사람을 볼 수 있던 이 여자의 마음이 부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을 덮으면서 '세월이 가면'이라는 노래를 계속 쓸쓸하게 불렀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기억해줘요.'

 

내 마음의 노래인지. 그냥 흥얼거린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원서로 영어공부를 하고자 하는분들에게 좋도록 참 쉬운 영어로 쓰인책이다.=D

f********e 2008.02.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