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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중국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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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책이라고 단언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다시 한번 독후감을 쓴다.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라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중국의 한자가 어떻게 자리잡았고 한대 경학이 금문경학과 고문경학으로 나뉠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서양철학(언어학)을 곁들여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저자의 말처럼 독자와 저자사이가 기의(
"한자는 중국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내용보기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책이라고 단언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다시 한번 독후감을 쓴다.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라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중국의 한자가 어떻게 자리잡았고 한대 경학이 금문경학과 고문경학으로 나뉠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서양철학(언어학)을 곁들여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저자의 말처럼 독자와 저자사이가 기의(시니피에)와 기표(시니피앙)가 미끄러지듯  어긋났기 때문일 것이다.

 

금문경학(今文經學)은 한나라 초기 유교를 국교로 하여 유교경서들을 당시 문자인 예서(隸書, 당시 노예들을 담당하던 관리들이 전서의 복잡함을 생략하여 썼던 글)로 복원하면서 성립한 경학이다. 금문경학은 육경의 완성자인 공자를 신격화하고 육경(시,서,예,악,역,춘추)을 토대로 관학으로 자리잡는다. 이러한 왕권의 정통성과 권위를 경서로부터 인정받으려는 노력에서 경서가 신격화되었고, 경서의 언어들이 주술화되었으며, 신화적 언어관이 형성되었다. 특히 자연현상(재해)를 지배자의 덕(德)과 연결시켰고, 그러한 재이설이 점차 예언화되어 참위설로 발전되었으며 음양오행설까지 유행하였다.

 

이에 반하여 고문경학은 분서갱유에서 은닉되었던 경(진나라 이전의 과두문자로 기록된 경서, 壁經)들이 발견되고, 그 경을 바탕으로 전한말기 실사구시적인 경학으로 대두되었다. 고문경학은 공자보다 주공을 숭상하고, 공자를 위대한 스승 또는 역사가로 인정하며, 육경은 그저 사료로만 인정한다. 이런 바탕에서 문자를 직접적이고 표상적으로 정리한, 이형색의(以形索義)형식으로 분류된 고문경학 총체적 결정체인 <설문해자>등이 저술되었다.

 

고문경학은 한마디로 본원적인 경의(經義)만 추구하고 문자의 의미론적 해석이 집중되어, 경서의 언어를 일반 언어와 같이 사회적 규약체로 보아 귀납적인 유실론(有實論)적 언어관을 형성한다. 반면 금문경학은 권력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적 변혁을 꾀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음양오행설, 삼통설, 재이설 등과 같은 통치 이데올르기였다. 이러한 이데올르기들은 유명론(有名論)적 언어관에 바탕을 둔 연역적 해석(미리 내용을 정한 후 기표가 이루어지는)과 메타언어적 기능에 의하여 신화적 언어관으로 회귀된다. 

 

서양 중세철학에 유명론이 있다. 실재론과 반대되는 용어로 보편적인 것들은 이름만 있고 그 실체는 없다는 것인데, 신이란 것도 그 이름만 있을 뿐 그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유명론이다. 이 유명론과 이책에서 말하는 유명론적 언어관이 교차된다.

중세때 유명론은 신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다하여 중세철학(신학)에서 이단시되었는데, 유명론적 언어관을 가진 금문경학은 경서와 공자를 신격화하고, 재이설과 참위를 바탕으로 왕을 천명(天命)을 전하는 천자(天子)로 만드는데 영합했다니, 이해는 가지만 아이러니하다.

k*****9 2011.04.2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