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로 된 무당굿을 처음 본 건 강릉 단오제를 통해서였다. 무당에도 세습무가 있고, 강신무가 있어, 모두가 다 전설의 고향 따위에 나오는 무당들처럼 무섭게 화장을 하고 종을 흔들며 저주를 내리는 게 아니라는 걸, 그곳에서 처음 알았다. 단오제에 참가하는 무당들은 우리 나라에 몇 남아 있지 않다는 세습무들이었고, 그들의 굿판에 그들의 일가 중 가장 나이가 어릴, 네 살인가 먹은 나이 어린 꼬마가 함께 꽹과리를 두드리는 데 그 정확한 장단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미신이라는 선입견에 내몰려 문명이 발전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무당들, 지금도 단오제에서 그 때 그 무당들이 춤을 추고 있을지 궁금하다. 내 생이 다 지나기 전에, 그들은 거개 사라질 것이고, 사라짐조차 아무도 모를 것이고, 어느 날 문득 그들의 존재가 궁금할 때, 황루시의 '우리 무당 이야기' 속에 나오는 고달픈 삶을 비로소 이해하면서 미안해하지는 않을런지.. 이 책에는 이름도 존재도 묻혀진 우리네 큰 무당들이 살아온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