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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모인다 싶더니 처치하기 힘들만큼 쌓여있다. 구석 구석 쳐박혀 있는 책들은 다양하지만 구역 별로 보면 세월따라 변해가는 주제를 담고 있다. 언젠가는 소설에 그러다 철학에서 미술로 흐르고 이리 저리 떠 다닌다. 최근 몇 년간은 역사와 기후사에 꽂혀 책을 모으고 읽고 있다. 한 우물만 파면서 비슷 비슷한 책이 늘어가는 반면, 그 우물이 의외로 옆으로 퍼져나가면서 이상한 책도 은근히 모이고 있다. 그 중 몇 권이 불온 도서이다. 북한에서 만든 책인데 어떤 절차로 우리 나라 온라인 서점에서 파는지 모르겠지만 몇 권 가지고 있다. 북한판 조선왕조 실록 해설서이다. 조선 왕조에서 온통 혁명과 봉기만 쳐다 보고, 오로지 계급 투쟁의 역사로만 인식한다. 우리 나라 책에서 다루지 않는 주제라서 참고할 만 하지만 읽다보면 지겨워 진다. 그런데..... 엉뚱하게 다른 책에서 북한판 조선왕조실록인 "리조실록"을 만났다. '조선조의 국가 존속과 농민의 정치적 저항'이라는 부제를 가진 "왕조의 정치변동"이라는 책이다. 조선의 흥망성쇠가 궁금해 그 흐름을 잘 파헤친 책이라 여겨져 구입해 읽는데, 오호라 이 책의 텍스트가 "리조실록"이었다. 리조실록를 대상으로 재해석한 책이다.
즉, 북한판 리조실록을 남한측 시각을 통해 연구한 조선왕조의 역사다.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 세월은 변해도 상황은 똑 같다.
* 1995년 판 책인데 그 때 읽었으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지금은 "다 부질없구나"라는 회의만 든다. 나이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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