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매거진을 읽으면서 깨닫는 점은. 가치다. Value. Essence. Nature ? 가치는, 그것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준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그것의 본연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 관심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여 깊이 관여하게 되면. 그제서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라의 대표가 했던 말처럼 말이다. 열네 살짜리였던 어느 날 아침 '아, 의자는 얼마나 놀라운 물건들인가!'라면서 잠에서 깨거나 하지 않았어요. 그저 의자에 대한 관심을 거둘 수 없었을 뿐이죠. 하지만 그 세계에 발을 깊숙히 들여놓을수록, 의자라는 사물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깊은 본질까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의자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의자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애정이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이 세상에는 얼마나 가치를 두고 바라보느냐의 차이인 것이지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 디자인이란 어느 분야 어떤 부분에서든 그것이 물건이든 장소든 지금과 같은 가구에서든 꼭 필요한 필수 요소다. 필요성과 기능 그리고 디자인이 만났을 때 가치가 만들어지며 소유하고 시픈 욕망이 생기지 않을까. 이렇게 구분지어 생각해 볼 때 우리나라는 디자인요소를 많이 포기한 것 같은 느낌이다. 빨리 만들어야 하고 다량으로 생산해서 많이 팔아서 많이 남겨야 한다는 돈 벌 욕심에서가 아니었을까? 많이 팔면 많이 남길 수 있어서 디자인과 유니크한 가치를 중시하지 않던 옛날 시대에는 이득을 좀 보았을지 몰라도 요즘과 같은 개인화, 유일화 시대에는 단 하나를 만들어 유니크한 속성과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면 소유하고자하는 욕구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 사람들은 나만의 것, 내가 존경하는 어느 누가 만든 것, 어느 누가 소유한 것 등등의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가 담긴 특별한 무언가를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애초에 보고 배운 디자인이 없다. 삶 자체가 산업화에 너무나도 익숙해졌기 때문에 지금에서야 디자인 요소를 아무리 찾아도 볼 수 있는 눈이 없다. 본 브랜드 매거진에서 인터뷰를 한 김명한 aA 디자인뮤지엄 대표의 말처럼 말이다. 패션에 비해 가구는 일상적으로 소비하지 않던 분야라 상품 가치에 대한 기준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어릴 때부터 디자인 가구를 사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치를 책정할 수가 없는 거죠. 에르메스 제품이 1천만 원이라 하면 비싸다고 느끼긴 하지만 놀라지는 않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가구에는 이런 경험치가 워낙 적어요. 결국 경험적 지식이 없어 부조건 비싸다고 느끼는 겁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디자인 요소를 보며 자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보는 눈과 생각하는 기준은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건 어느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음악,미술 그리고 건축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하다못해 라이프스타일 자체도 다르기 때문에 모든게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한국적인 것, 그것을 기준으로 무게중심을 세우고 유럽풍이든 르네상스 양식이든 콜라보를 잘 이룰 수 있다면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발견해 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지금도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예술하는 사람들은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에 와서 유럽풍을 베껴서 어디에 가져다 놓는다 한들 그것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할 배경이 너무나도 한국스럽든지 너무나도 도시적이라면 본연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기본지식없는 나도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폰의 모양을 따라가는 안드로이드폰들을 보면 같은 느낌이다. 지극히 최첨단 기능을 담은 만능 인공지능 로봇 폰이든지 (디자인이 투박하더라도 속도 최고, 밧데리 유지시간 최고 등등) 꼭 필요한 기능을 담아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포장한 아이폰이든지. 하면 더 좋았을지도(기능이 좀 후져도 좋다. 그렇다고 아이폰 기능이 후지다는 건 아니다). ================================================================================ [매거진 B 발췌글] Brand to Brand ![]() Distribution 특정 디자인 유통 비트라 제조 찰스&레이 임스 알루미늄 그룹 Aluminium Group은 허먼 밀러 제품과 같은 디자인이지만 팔걸이 각도나 금속 광택 등의 디테일이 다르다. 1백 86만원 대. 글/그림 Magazine B - vitra ![]()
Reproduction 오리지널 디자인 재현 비트라에서 재생산하고 있는 장 프루베의 스탠더드 체어로 오리지널 제품과 미세한 디자인 차이를 보인다. 95만원 대.
1940년대 생산된 장 프루베 오리지널 스탠더드 체어는 현재 1천 500만원 대에 거래된다. 글/그림 Magazine B - vitra ![]() Spctrum 폭넓은 가격 범위 형성 베르너 팬톤이 디자인한 팬톤 체어의 가격은 30만원 대. 글/그림 Magazine B - vitra ![]()
1948년 찰스 & 레이 임스가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개최한 '국제저비용가구' 공모에 출품한 라운지 체어 라세즈 La Chaise. 1천 500만원 대.
글/그림 Magazine B - vitra ![]() Position 정서적 가치 추구 브랜드 비트라에서 출시한 재스퍼 모리슨의 바젤 Basel 체어로 심플한 디자인과 견고한 내구성을 갖췄다. 30만원 대. 글/그림 Magazine B - vitra ![]() Originality 역사와 철학 깃든 정체성 찰스 & 레이 임스 암체어 Armchair DAW는 디자인 가구 중 가장 많은 이미테이션을 양산하는 비트라의 제품이다. 47만원 대.
글/그림 Magazine B - vitra Publisher's Note | Issue No.33 Vitra '비트라'는 1934년 스위스의 작은 가구 소매상으로 시작한 가구 제조·유통회사입니다. 저는 비트라의 두 가지 특징에 주목합니다. 첫 번째, 비트라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구 디자이너를 내부 조직에 두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외부의 프로페셔널 디자인 그룹과 협업하며 가구 디자이너의 주관을 존중하고, 그 제조와 유통을 통해 디자이너와 제조 유통사가 공존하는 방식을 유지합니다. 이를 통해 비트라의 빠르고 혁신적인 제품 사이클 변화와 디자이너가 제조 산업과 공존하는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그들의 오피스 가구 디자인에 반영하는 '일하는 방식'에 관한 관점입니다. 개인의 업무공간에서 팀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단순히 체계적인 공간만이 아니라 집 같은 편안함이 주는 오피스의 효율성에 주목합니다. 비트라는 '일할 수 있는 집', '집 같은 사무실'과 같이 공간의 경계를 허물면서 주거와 사무 공간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줍니다.
Opinion 크리스티나 슈미츠 | Christina Schmidt 디자인 편집 숍 스칸디엄 대표 북유럽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리빙 편집 숍 대표인 그녀는 비트라의 특별함이 '기능성과 명랑함의 조화'에서 나온다며, 위대한 디자인 유산을 완벽한 품질로 지켜나가는 점 또한 비트라가 인정받는 이유라고 말한다.
몇몇 브랜드 회사들은 세상을 놀래킬 만한 디자인을 소개하기보다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비트라의 경우에는 타협하지 않아요. 완벽한 생산방식과 뛰어난 디자인을 위한 수고를 포기하지 않죠.
제품의 퀄리티와 세심함, 제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통해 영원한 디자인이 탄생하는 거죠. 그 결과 비트라의 제품을 구입한 고객은 그 디자인과 함께 삶을 살다가 자신의 후손에게도 그 제품을 물려주는 거예요. 버려지는 디자인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가는 디자인인 거죠.
브랜드 별로 강한 정체성이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지 않고, 비교 또한 어렵다고 봐요.
김명한 | Myeonghan Kim aA 디자인뮤지엄 대표 64세 가구 전시 공간의 대표인 그는 이케아 제품은 일종의 연습용이며 많은 소비자가 이런 저렴한 가구를 사용하다 수입이 늘어나고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이 생기면 비트라와 같은 브랜드 가구로 눈길을 돌린다고 말한다.
가구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요? 유럽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디자인 가구를 많이 사거나 사용하지 않습니다. 부모 세대에게 물려받은, 대를 잇는 디자인 가구가 지니는 가치가 크거든요. 대신 카페나 공원 같은 공공장소에 디자인 가구가 많아 그곳에서 흔히 볼 수 있어요. 미국도 비슷해요. 집 안에서보다는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에서 디자인 가구를 사용하죠. 그래서 좋은 공간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하고요. 일본은 이러한 문화를 집 안으로 잘 끌어들인 국가예요. 일본은 일단 집이 작아요. 그 안에 들어가는 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콤팩트한 허먼 밀러와 비트라의 가구가 잘 어울리는 겁니다. 한국의 경우는 일본에 비해 사회가 안정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기본적으로 욕망과 질투가 많고 벤치마킹을 잘하기 때문이죠. 디자인과 문화는 이러한 감정을 자양분 삼아 발전하거든요.
비트라의 가치가 높은 만큼 가격도 고가입니다. 이를 통해 귀족 문화를 형성하고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하지 않을까요? 국내로 수입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많이 붙어서 그렇지 유럽에서 비트라는 비싼 브랜드가 아닙니다. 물론 비싸다고 여기는 소비자도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옷을 살 때는 20~30만원짜리라 해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오래 고민하지 않고 구입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가격대의 의자를 살 때는 석 달을 넘게 고민하는 사람이 많죠. 결국 접근성의 문제입니다. 패션에 비해 가구는 일상적으로 소비하지 않던 분야라 상품 가치에 대한 기준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어릴 때부터 디자인 가구를 사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치를 책정할 수가 없는 거죠. 에르메스 제품이 1천만 원이라 하면 비싸다고 느끼긴 하지만 놀라지는 않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가구에는 이런 경험치가 워낙 적어요. 결국 경험적 지식이 없어 부조건 비싸다고 느끼는 겁니다.
세계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축이 패션과 자동차 등으로 표현되는 '무빙 moving'에서 인테리어와 오브제로 대변되는 '리빙 living'으로 옮겨가는 중입니다.
이미테이션 문화의 본질 역시 욕망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공공장소에서 오리지널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이미테이션이 왜 나쁜지, 오리지널을 왜 써야 하는지 인위적으로 교육하고 개조하려고 드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제 가구는 유저가 어떤 취향을 가진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인지를 알게 해주는 오브제가 되었습니다. 이케아를 사느냐, 비트라를 사느냐에 따라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느냐, 정서적 가치를 추구하느냐를 알 수 있는 거죠.
비트라가 이케아 정도의 저렴한 제품을 선보인다면 새로운 수요와 문화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요? 3D프린팅이나 생산 설비 자동화가 이뤄지면 비트라의 저가 라인 등장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특히 생산 설비가 인공지능화되면 인건비도 현저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되면 누구나 쉽게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으니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부족한 이케아 같은 회사는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트라와 같은 브랜드는 확고한 철학과디자인 저력이 있어 저렴한 라인을 생산해도 소비자들이 열광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트라가 갖고 있던 고유의 가치도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파트릭 세긴 | Patrick Seguin 갤러리 파트릭 세긴 대표 61세 20세기 프랑스 모던 디자인 가구 전문 갤러리를 운영하는 그는 비트라가 오리지널 디자인 재생산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이 아이코닉한 디자인 가구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디자인 가구 시장에 변화를 꾀했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을 '실용'이라는 주제 안에서 꾸준히 탐색한다는 점에서 프루베의 가구는 현대미술의 언어와 가장 잘 맞닿아 있어요.
비트라를 통해 리에디션된 가구들이 디자인 가구 시장에 가져온 새롭고 긍정적인 변화는 많은 이들에게 아이코닉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을 동시에 갖춘 가구를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었다는 점이에요.
비트라에서는 장 프루베뿐만 아니라 임스 부부, 조지 넬슨 등이 디자인한 가구도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도 궁금합니다. 다음 세대에게 과거의 디자인을 알리고 그것을 공유하려는 비트라의 노력을 매우 높이 사며, 굉장히 흥미로운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재해석'으로만 그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디자인의 고유성을 존중하지 않고 현대의 취향을 좇아 그 모습만 다르게 하는 프로젝트에는 확실히 문제가 생길 테니까요.
조나단 김 | Jonathan Kim 인테리어 디자인 컨설팅 기업 '스티븐 리치 앤 어소시에이츠' 한국 지사장 44세 인테리어 디자인 컨설팅 기업의 한국 지사장인 그는 여느 브랜드가 현재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만들거나 혹은 10년이 지나서야 대중화될 트렌드를 제시한다면 비트라는 3~4년 정도 앞서나가는 균형 감각을 가졌다고 말한다.
다국적 기업일수록 사무 공간을 디자인하거나 구현하는 나름의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나요? 그들 사이에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업무 공간의 콘셉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BW예요. 'activity based workplace'라고 해서 개인 업무 외의 활동까지 고려해 사무실의 메인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의미죠. 이전의 사무 공간에선 회의실과 대회의실, 탕비실 처럼 직원이 각자의 목적에 맞는 공간을 찾아다녔다면 이제는 자기 자리 주변에서 커피도 마시고 회의도 하며 잠깐의 휴식도 취할 수 있도록 꾸밉니다. 그만큼 기업에서도 업무 효율과 직원 간의 유대 관계가 나아질 수 있는 솔루션을 연구해왔고, 관련 가이드라인도 만들고 있죠.
'워크 애니웨어, 에브리웨어 work anywhere, everywhere'콘셉트라 할 수 있는데 언제 어디서든 쉽게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죠.
Brand Story Designers form the core of the Vitra brand. Collaborations are always a subtle synthesis of artistic freedom for the brand which sees designers as authors. 비트라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디자이너다. 그러나 브랜드를 거쳐간 수많은 이름 가운데 브랜드에 소속된 이는 한 명도 없다. 비트라는 마치 현대 디자인의 거대한 에이전트처럼 기능하며 스스로 디자인하지 않으면서 디자인으로 비즈니스를 이룬 독특한 기업이다.
'여전히 사무실이 필요한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IT환경의 변화는 사무 환경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사무실은 실제 업무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팀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공간으로 변할 것이라 비트라는 예견한다. 또한 체계적인 효율성이 아니라 집 같은 편안함이 주는 효율성이 중요하리라고 본다. 그렇게 비트라는 제2의 집인 회사를 일터가 아닌 생활하는 곳으로 해석한다.
비트라홈은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과 물건을 의식적으로 모으는 '콜라주'개념으로 가구에 접근한다. 우리 실내 공간은 어떻게 보면 가구의 배치에서 출발하는 건 아닐까? 어떤 가구와 제품을 모으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공간에 놓느냐에 따라 우리네 집 풍경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비트라는 일회용품처럼 몇 년 쓰고 버리는 가구는 만들지 않는다. 잘 디자인된 견고한 물건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서로 조화를 이루면 사물끼리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본다. 소비자는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구를 의식적으로 모으고 배열하고, 이것이 결국 하나의 콜라주를 이루는 것이다.
Quotes 자기 정체성이 확실하다면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열네 살짜리였던 어느 날 아침 '아, 의자는 얼마나 놀라운 물건들인가!'라면서 잠에서 깨거나 하지 않았어요. 그저 의자에 대한 관심을 거둘 수 없었을 뿐이죠. 하지만 그 세계에 발을 깊숙히 들여놓을수록, 의자라는 사물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깊은 본질까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의자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의자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디자인을 믿고, 디자인 안에서 일하며, 디자이너들과 개인적이고 긴말하게 일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린 결코 역량을 벗어나는 일은 함부로 하지 않았습니다.
디자인은 추상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개인의 철학과 태도를 드러내는 구체적인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위대한 디자인이란 그 안에 화두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획기적인 이상을 이야기합니다. 위대한 디자인이란 시대의 아이콘이며, 신실함과 진정성의 표현입니다. 또한 태도를 은유하는 상징이며, 영혼과의 대화입니다. 바로 그것이 찰스 & 레이 임스 부부의 의자들이 오늘날에도 칭송받는 이유입니다. 위대한 디자인은 언제나 개념적으로 새롭고, 새로우면서도 영원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