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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느낌의 그래픽노블은 순정만화에 익숙한 나에게는 조금은 힘든 만화다. 그럼에도 그래픽노블에 끌리는 것은 힘과 스토리의 재미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으로 만난 그래픽노블은 미국의 천재 그래픽노블 작가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담요'다. 담요를 통해 미메시스에서 출간되는 예술만화 그래픽노블을 만났기에 이번에 새로이 나온 제프 르미어의 '수중용접공'에 기대감을 안고 보았다. 서른세 살의 수중용접공 잭은 어린시절 이혼한 아버지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갖고 성장한다. 자주 만나기 힘든 아버지를 통해 바닷속 세상이 주는 경이로운 경험을 한 잭... 아버지의 소중한 유품과도 같은 물건에 대한 자신의 행동으로 상처 받았을 아버지를 향한 잭의 마음이 그를 수중용접공이란 직업을 갖게 하고 항상 바다 속으로 잡아끈다. 사랑하는 사람이 헤어지는 것은 부부간의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이 행복해야 자식도 행복하다는 말이 이제는 쉽게 할 정도로 자신의 행복을 우선 순위에 두는 사람들이 많다. 부부간의 일은 부부 밖에 모른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진 부모로 인해 그들의 자식은 깊은 상처를 받게 된다. 잭 역시 그러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아버지와 아내로 남편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한 번씩 만나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잭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술만 마시면 변화는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였던 잭의 어머니는 분명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불안정한 정서를 가지고 성장한 잭이 한 여인을 만나고 그녀와의 사이에 새로운 가족을 생기지만 두 사람의 세상에 불안감을 느낀 것은 아버지의 기억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다행이라면 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잭이 쫓아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잭은 마음속에 간직한 고통을 이겨내고 제자리로 돌아온다. 자신의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책을 읽으며 수중용접공이 왜 이렇게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마음속에 간직한 상실감, 고통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리를 두는 경우가 있다. 자신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거리감... 마음속의 상처를 직시하고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려움에 상처와 직면하기를 꺼리게 된다. 수중용접공은 상실, 갈망과 사랑에 관한 감동적인 그래픽 노블이다. 인간의 마음속 상처를 들여다보는 따뜻한 이야기가 주는 재미를 만나보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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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읽지 않고 만화를 읽었다. 읽으면서 어린시절 만났던 <환상특급>이라는 외국 드라마가 떠올랐는데, 이 이야기가 현실과 환상의 중간쯤에 모호한 상태가 꼭 안개속에 갇혀있는 것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구전되어지던 이야기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인위적으로 만든 꿈과 침대 귀신이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수중 용접공』은 내게 <환상특급>을 떠올리게 했는데, 데이먼 린들로프가 서문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환상특급>에서는 아쉽게도 누락되었던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이야기라고 말이다. 분명 만화책을 읽고 있는데, 이 느낌을 뭐라고 해야할까? 이 거친 그림체 속에서 과거의 소리와 음악이 들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은 나뿐일까? 그런 기분이 든다면 '수중 용접공'이라는 <환상특급>의 기이한 열차에 함께 올라타도 문제가 없을것 같다.
'내 이름은 잭 조지프이다. 나는 노바스코샤 주 티그스베이 해안에 설치된 석유 시추션에서 수중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태워났고, 아마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 이제 나는 우리 아버지가 나를 낳았을 때와 같은 나이가 되었다. 아버지는 1990년의 핼러윈 데이 밤에 사라졌다. 내가 열 살 때였다..' (p.98~99)
노바스코샤 연안의 시추선에서 일하는 수중 용접공 잭 조지프는 막대한 수압을 견디며 깊은 바다 속에서 일하는 데에 익숙한 사람으로 나온다. 어느날 잭은 바다 밑에서 시계 하나를 발견하게 되면서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누군가 자신에게 말하는 소리. 바닷속 보물을 찾던 아버지처럼 잭은 물에 이끌리고, 유일하게 마음 편하고 혼자인 장소인 바다속을 좋아한다. 아내의 출산일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는 부담감 앞에서는 이상하게도 위축되어 버리고는 물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갈수록, 잭은 아내와 곧 태어날 아들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것만 같았다. 기시감처럼 잭의 머릿속을 스치고 가는 장면들. 잭은 그 고통을 참지 못하고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두고 다시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얼음처럼 차가운 해저의 고독 속에 깊이 들어가 있는 사이에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 생긴다.
바다밑 바닥에서 시계를 줍자마자 잭의 시간은 뒤죽박죽으로 변하고, 시추선으로 올라온 잭은 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공간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음에도 잭은 아내의 출산을 걱정하지만, 그 순간 잭은 아버지와 함께했던 10살의 어린 아이로 변해 있다. 이혼을 한 부모님. 만남이 쉽지 않은 아버지는 잭과 함께 할때 마다 술을 드셨고, <가라앉은 도시>라는 놀이를 하곤 했었다. 온 마을이 물속에 가라앉아 있다고 상상하면서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들. 바닷속 보물을 찾고자 했던 아버지와 아버지가 건네주던 시계를 쓰레기라며 버렸던 어린 잭. 그리고 그 시계를 찾아주겠다고 약속 했던 아버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핼러윈 데이에 물에 들어 갔다가 사라져 버린 아버지. 잭에 기억속에 봉인이 풀리면서 잭은 다시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현실과 환상의 중간쯤인 어딘가에서 잭은 그렇게 아버지를 만난다. 아들을 위해 시계를 찾던 아버지를. 아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아버지를 잭은 아버지가 자신을 낳았던 나이가 되어 드디어 만나게 되고, 잭은 비로서 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게 된다. 모든것이 사라질 것 같은 그 시간에 시추선 위에선 위험을 감지한 동료가 내려와 잭을 구해내고, 잭은 아내가 순산을 한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환상특급은 잭은 손에 어린시절 물속에 버렸던 시계를 보여주면서 끝이난다. 『수중 용접공』은 아버지와 아들, 탄생과 죽음, 기억과 현실과 함께 수면 아래 묻어 두고 있던 기억의 보물을 꺼내주고 있다. 어쩌면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이야기를 잭은 스스로 치료를 받고 이겨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모든것 뒤에 항상 수면 아래에서 잭을 바라보며 응원하고 있던 아버의 존재가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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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을 제대로 읽은건 아마도 이 책이 처음이지 싶다. 책장에 있는 다른 그래픽 노블 책은 아직 못 읽었으니 말이다. 사실 매우 거친 느낌의 이 책의 그림체는 내 스타일은 아니다. 평소 귀엽거나 예쁜 그림체를 더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색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온통 그냥 검은 잉크 하나로 표현된 그림체니 평소라면 더 잘 안보게될 책이었다. 하지만 그래픽노블이라는 점과 수중용접공이라는 직업으로 인생을 표현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또, 보다보니 거친 그림체가 이 책의 내용이 참 잘 어울렸고, 가속도가 좋아서 금새 읽을 수 있었다. 10살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죽음에 집착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수중용접공으로 일하는 잭. 사람들은 나이와 학력이 아깝다며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권하지만 잭은 당장 아내와 아이를 위해서라도 돈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며 묵묵히 일을 할 뿐이다. 어느날, 불현듯 느낀 기시감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아버지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한달 내에 태어날 아들을 기다리면서도 자꾸만 무언가에 쫓기듯 온몸으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는 잭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부담감이 어떤지 잘 표현하고 있었다. 그런 잭의 모습을 보는 아내 수지의 불안하기만 한 모습은 안쓰럽고 안타깝기만 했다. 할로윈 데이때 죽은 아버지의 일에만 집착하며 아기 침대 만드는 일은 한달 이상 미루기만 하고, 산부인과에 함께 가주는 일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는 남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수중용접공 일만 하려고 하니, 이러다가 혼자 아이를 키워야만 할 것 같은 불안감은 수지의 성격을 자꾸만 예민하게 만들었다. 잔소리 하고 싶지 않아도 잔소리를 하게 만드는 잭 때문에 매번 속이 상하고 마는 수지의 모습을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잭의 어머니 역시도 그런 아들 부부를 보는 것이 심란하다. 있지도 않는 바닷 속 보물을 찾겠다는 허황된 꿈을 가졌던 무능력한 남편을 닮아가는 듯 보이는 아들 때문이었다. 간만에 찾아온 잭에게 아침부터 술을 마셔대고, 툭하면 잠수하며 보물찾기에 나서고, 아들과의 작은 약속하나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놈팡이였을 뿐이라고 소리치지만, 아들 잭은 매번 그런 소리 뿐이라며 귓등으로 흘려버릴 뿐이다. 그림체도 그렇고 내용도 자칫 우울한 상태로 흘러갈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이어졌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가운데 잭은 자신이 무엇을 놓칠뻔했고, 자신이 무엇 때문에 아버지의 일을 놓지 못했던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예정일보다 조금 일찍 태어난 아들과 마주한 잭이 자신의 아들에게는 아버지와는 다른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너무 뒤만 돌아보며 앞을 보지 못했던 잭의 모습은 반대로 앞만 바라보며 달리는 현대인의 모습과 비교되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북뉴스 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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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하고 읽었는데 여러 잡지에 소개가 되더군요. 수중용접공은 우리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다들 하나식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엇. 그것을 안고 살아가죠. 포기할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그것을 끝까지 고수하지도 않은 채 그렇게 살아가죠. 그것이 트라우마일 수도 있으며 그것이 꿈일 수도 있는데. 그것에 대해 그린 작품입니다. 그 무엇을 잃고 싶지 않지만 왠지 이제는 보내줘야 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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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 『수중 용접공』은 그래픽노블이다. 그래픽노블이란 한 마디로 만화다. 물론 만화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용어 가운데 하나가 ‘그래픽노블’이다. ‘그래픽노블’이 갖추어야 할 요소는 우선 노블(novel)이란 단어가 붙어, 스토리를 갖춘 마치 소설과 같은 그런 문학적 완성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책, 『수중 용접공』은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그래픽노블이다. 만화이기에 금세 읽을 수 있지만, 그 여운은 결코 짧지 않다. 읽는 내내 상당히 기이한 느낌이면서 또 한편으로 읽고 나서는 가슴을 따스하게 적시는 감동이 묵직하다.
재키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그곳에서 수중용접공으로 일을 한다. 이제 곧 아내는 출산을 하게 될 테지만, 재키는 아내 곁을 지키지 못한다. 자신이 근무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까지 그는 자원하여 물속에 들어가곤 한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그는 그렇게 해야만 된다고 여긴다.
그런 그는 물속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기시감인지, 실제로 환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간 것인지는 독자 판단의 몫이겠다. 아마 환상의 세계로의 여행이 아닐까 싶다. 이 여행은 아울러 시간여행이기도 하며, 어쩌면, 그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여행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 여행을 통해, 재키는 아버지가 실종되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자신이 어렸을 때의 아버지. 아버지는 실상은 인생 실패자였다. 술주정뱅이였으며, 아들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으며, 언젠가는 바다 속에서 보물을 건져 올릴 것이라는 꿈을 붙잡고 잠수를 하곤 하던 아버지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에도 역시 술이 취한 채 잠수하러 바다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나오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아버지가 사라진 때와 같은 나이가 되어버린 재키는 이런 환상의 세계, 또는 마음속에서의 여행, 그것이 무엇이든지, 이 기묘한 시간을 통해, 당시 아버지가 사라지게 된 이유를 알게 된다. 그건 바로 아들을 위한 것, 아들이 화가 나서 바다 속으로 던져 버린 시계를 건져내기 위해서였음을. 아버지의 실종은 바로 자신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환상 속에서 아버지를 끌어안고 부자간의 온전한 화해가 이루어진다.
이것이 아버지의 마음이고, 그리고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실패자처럼 보이는 부모라 할지라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자식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건 모험을 할 의향이 있는 것이다. 그게 부모다. 반면 자식은 그런 부모의 마음은 몰라주며, 그저 자신에게 서운했던 것들에 더욱 매달리고 살아가는 것 아닐까?
이 기묘하며 감동적인 그래픽노블을 읽으며, 나 역시 아버지를 생각해봤다.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언제나 가정보다는 교회를 먼저로 생각하셨다(아버지는 목회자다). 그래서 아버지가 우리 형제들과 함께 하신 시간이 별로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바쁜 가운데도 힘겹게 시간을 내어 우리 형제들과 함께 하셨던 시간들이 적지 않았다. 형과 나만을 데리고 멀리 친척집에 기차여행을 하셨던 추억도 있고, 시내에 다녀오실 때마다 우리 형제들의 책을 한 아름 사오시곤 하셨던 기억도 난다. 없는 살림에 형의 옷을 사오시면서, 동생은 항상 형의 옷을 물려 입어 상처가 있다며, 일부러 같은 메이커의 옷을 사 오셨던 기억, 시골에 살면서 자주 신을 기회도 없었음에도, 그 옛날 금강 가죽 구두를 사다 주셨던 기억(시골이어서 당시 친구들은 고무신을 신고 다니던 친구들도 꽤 있었다) 등, 잊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아들들을 위해 온갖 정성을 쏟았음에 분명한데도, 아버지는 자신의 일에 바빠 우리에겐 무관심했다고 여기는 이게 바로 자식의 모습이 아닐까? 어쩌면 이 그래픽노블, 『수중 용접공』을 통해, 작가는 오늘 우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잊혀진 추억 한 자락 다시 꺼내 보길 원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버지께서 아직 내 곁에 계실 때, 함께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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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 '수중 용접공'은 주인공 잭의 심리적 묘사를 아주 밀도 있게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와 더불어 그의 심리는 현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미묘한 정신적 상황들을 대표한다 할 수 있다. 이 도서는 저자의 고향 캐나다뿐만 아니라 아마존닷컴과 USE투데이, 그리고 뉴욕타임즈를 휩쓸었다. 무척 시각적인 면에서 걸작이라 말할 수 있는 요소들을 책 가득 담고 있다. 제목 자체가 펼쳐질 책의 내용을 무척 궁금해 하게 만든다. '수중 용접공' 사실 나는 이런 별난 직업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그렇게 해서 펼쳐진 이 도서의 첫 페이지, 그리고 천천히 열어가는 페이지들을 통해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느낌이 있다. 저자는 글과 그림 모두를 담당하고 있다. 먼저 이미지에서 쇼킹했다. 스케치가 너무 자연스러웠고, 하나하나 아주 밀도 있고 섬세하며 빠진 바 없이 책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는 느낌을 얻었다 그리고, 책의 내용도 생각보다 문학적 어필이 강했다 작가의 스토리 전개가 매우 현란하다. 과거와 현재를 굧하며 이루어 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현재의 아빠와 나, 그리고 과거의 아빠와 나를 아주 치밀하게 교차시키며 줄거리의 묘를 갈수록 더해갔다. 그 긴장의 끈은 마지막 결말이 돌출되기 전까지 계속 이어져 갔다. 정말이지 첫 페이지를 접하는 순간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달리지 않고는 궁금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의 줄기가 팽팽했다. 이 도서를 읽어나가다 보면, 얼추 결과는 이러하리라 추측하는 바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잭이 아빠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의외의 해피엔딩에서 책을 읽는 동안 꾸욱 참고 견뎠던 숨을 한 번에 몰아 내쉴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충분히 아빠의 과거를 주인공이 이어 나가게 만들어 독자들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과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만든 것에 대해 독자로써 고마움을 느낀다. 물 속 경험을 간접적으로 한 듯 아주 긴박감 넘치고 리얼햇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저자의 치밀한 계획에 회오리 바람에 말린 듯 횝쓸려간 것에 대해 너무 감사의 마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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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용접공. 무슨 말일까? 말 그대로 물 속에서 시추선 근처에서 용접을 하는 용접공을 말한다. 그래픽 노블은 처음으로 읽어보는데 읽자마자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노블이라니 소설아닌가. 그만큼 문학적인 완성도도 높은 만화를 말한다. 주인공 잭은 애칭 재키로 불리운다. 아침에 면도를 하다가 살짝 베이고 묘한 기시감에 사로잡힌다. 2주 정도 걸리는 시추선의 수중용접공 일을 자처한 것이다. 늘 10월 31일이 되기전이면 할로윈을 건너뛰기 위해 자청했던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여자친구인 수지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한달도 안 남은 막달산모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으면 조산사를 부르기로 하고 일을 찾아 떠나는 잭이 못내 서운했을 수지. 그래도 보내준다. 그런데 가자마자 물 속에서 이상한 소리와 이상한 것을 목격하고 정신을 잃는 잭. 무사히 구조되어 수지곁으로 돌아왔지만 이상하게도 무언가를 하다 만 느낌이 들고 다음날인 할로윈이 오는 것이 불안하기만 하다.
어짜피 돌아온 잭에게 수지는 당연히 막달인 산모로서 이것저것 해달라고 할 수도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기침대를 조립해달라고도 하고 조산사에게 가는 날 같이 가달라고 하고 그 전에 시어머니인 잭의 어머니에게 다녀가라고 할 정도로 속이 깊은 여자이다. 마지못해 어머니에게 찾아가지만 2층 자신의 방에서 무언가를 찾겠다고 하고 어머니는 순수하게 자신을 보러 온 아들이 아님을 깨닫고 서운해한다. 2층에서 할로윈에 사고로 죽은 아버지의 기사를 다시 읽은 잭. 무언가에 이끌리는 물가로 가서 시간이 지난지도 모른채 시간은 흘러만 가고 정신을 차리고 집에 오니 수지는 혼자서 조산사를 만나고 와서 잭에 대한 서운함과 화로 더 이상 잭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기조차 힘들다. 이 장면은 열살이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술에 취하곤 해서 약속을 잊어버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지고 그런 자신에게 너무나 화가난다.
이 작품은 아버지를 닮을 수 밖에 없는 아들의 이야기와 할로윈을 맞이하는 마을 전체의 모습 그리고 묘한 기시감이 어우러져 환상특급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혹은 뒤로 갈수록 이것이 만화가 아닌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바뀌는데 마치 시간과 공간의 흐름이 마구 섞이는 영화 인셉션을 보는 느낌조차 든다. 이것이 품격있는 그래픽 노블의 힘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누구나 한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 부모로서는 가장 큰 환경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아직 부모가 될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불안감과 실제 아버지와의 어린 시절의 비밀 등이 어우러져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그래픽 노블의 세계에 빠져들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캐나다 최고의 만화가인 제프 르미어의 다른 작품들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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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자마자 정말 가독성 있게 읽었다. 그림으로 된 책이라 그런것도 있지만 줄거리의 내용이 궁금증으로 이어져 한번에 읽을 수가 있었다. 내가 읽은 감상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자신만의 과거속 이야기의 심리적 해방감을 맛보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사실 그래픽노블 책으로 '담요'라는 책을 의미있게 보았기에 이 책 또한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다. 물론 그림체가 개인취향상 담요를 그린 작가가 그린 그림을 좀 선호하는 편이지만 수중 용접공을 보게 된다면 그림체가 조금은 거칠어도 스토리와 그림의 조합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내용은 저자의 경험담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건 일부 저자의 과거 경험과 생각들이 어느정도 농축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책의 뒷장에서 저자의 짧은 소감이 그 힌트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노바스코샤 연안의 시추선에서 일하던 수중 용접공 잭 조지프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예비아빠로서 기쁘게 살아가야 할 주인공의 표정이 어딘지 모르게 불안함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대를 이어 바닷속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무언가 더 큰 비밀이 숨겨 있는 듯 어떤 사건이 벌어질 듯한 분위기다. 어쩌면 태어날 아기와 관계가 있는 듯 보이지만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감이 잡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얼마 후 잭이 용접하기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가 회중시계를 발견하면서 시간을 넘나드는 잭의 어릴적 모습과 아버지의 기억이 서로 교차되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나는 책을 보면서 우리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그런데 잭의 기억속 아버지와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전혀 다른 것 같다. 그래도 잭은 아버지의 기억이 나쁜지만은 않은 거 같다. 다만 이제 태어날 아이와 가정을 책임져야 할 시간이 다가올수록 지난날 어렸을 적 기억들과 아버지가 일하고 살았던 그 순간순간들이 생각나 그것이 오히려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렸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현재 아이가 태어날, 곧 아버지가 될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 아버지는 내가 12살때 돌아가셨다. 군인출신이었고, 매일 술을 먹고 들어오곤 하셨다. 아버지의 따가운 수염은 늘 나의 달콤한 잠을 달아나게 하였다. 문제는 술을 먹고 들어온 날에 엄마를 때리는 나쁜 습관이 있었다. 나는 항상 그 장면을 보고 자랐다. 자연히 나는 엄마가 불쌍했고, 아빠가 미웠다. 그래서 나는 다짐을 한적이 있다. 술은 먹지 않겠다고, 다시는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겠다고, 다행히도 청소년 시절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종교를 믿으면서 술로 어머님을 힘들게 한적이 없었다. 물론 다른 쪽으로 힘들게 해드렸지만 말이다. 문제는 아직 내가 미혼이라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 결혼을 아직 안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사실 나는 결혼을 일찍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왠지 내 마음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결혼이라는 생각을 아예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돈도 없었다. 중요한건 나는 가정을 책임 지고 싶지도 않았으며 결혼은 내게 있어 하고 싶지 않은 마음뿐 이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릴 적 아버지의 모습이 영향이 있던걸까 모르겠다. 잭이 시간을 넘어 아버지와 바닷속에서 포옹을 하며 심리적인 부담감에서 해방을 맛본 후 아내가 해산한 것처럼 아직 난 때가 안된 것일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과거 아버지의 모습과 잭 자신의 모습이 하나의 이어지는 삶의 순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저자는 주인공 잭과 아버지의 모습을 똑같이 그려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가며 잭 자신도 용기를 가지고 이런 상황을 안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들었기 때문이다.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과 아직은 어렸을 적 그 기억들속에 머무르고 싶은 잭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자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그 기억속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고 현실에서 달아나고 싶은 순간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제든지 다가온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는 과거를 거쳐 현재를 살아가며 알 수없는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아내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래픽노블은 단순한 만화책들과는 다른 인생의 의미와 철학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한번 보고 마는 것이 아닌 베스트 소설처럼 시간이 흘러도 빛을 발하는 무언가가 있다. 언젠가 아빠가 되는 날 다시 이 책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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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연습 덕에 평일 아침에 퇴근하는 즐거움을 도서관에서 느긋하게 즐기려 책을 빼들었는데, 아뿔싸, 이제 전 같지 않은 몸이 부족한 수면을 감당하지 못한다. 책장을 넘기는 손과 어깨는 무겁고 눈은 흐릿해지며 머리는 멍하다. 어젯밤에 전쟁을 겪느라 제대로 못 잔게 이렇게 힘들다니. 그래도 어떻게 얻은 평일 낮 도서관 시간인데 그냥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버티고 앉아 책을 넘겼다.
마치 흐릿한 내 머리 속처럼 어릴 적 살던 동네 앞 바다의 석유시추선에서 수중 용접공으로 일하는 재키라는 남자가 물 속을 넘나들며 20여년 전 바닷속 보물을 캘거라며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회한이 겹치며 물 속에서 과거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 현재의 나와 만나는 과정이 그림을 통해 그려졌다. 아득한 지금의 내 머릿속 상태와 같은 잠수과정이 더 실감나게 느껴졌다. 물 속에서 사고를 당하는 과정에서 과거 아버지를 만나고 어머니와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자기가 알던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알게되며, 이혼 후 엄마에게서 자라는 아들에게 잘하고 싶지만 술로 약속을 잊는 무능한 아버지가 그래도 아들에게 줄 선물을 건지러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그날, 아들은 아버지와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던 핼러윈 그날을 자신의 아이가 태어날 날이 되어 다시 떠올리며 지금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그림이 아니고선 이렇게 자연스럽게 표현되기 힘들다.
회상인 듯, 혹은 물 속 작업을 통해 흐려진 정신상태이던 간에 책 속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도록 그린 작가의 그림이 참 자연스럽고 좋았다.
지금 이렇게 피곤한 가운데 굳이 여기 블로그에 감상을 올리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이 느낌이 또 잊힐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의 이 피곤한 자유가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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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읽은 그래픽 노블은 <설국열차>,<브이 포 벤데타> 등 채 5편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읽은 작품들 모두 수준있는 그림실력에다 탄탄한 스토리로 인해 지루하지 않고 1시간도 걸리지 않고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 읽은 제프 르미어의 <수중 용접공>이라는 작품은 이전에 읽었던 다른 작품들이 주로 SF나 스릴러로 전개된 작품인데 반해,이 작품은 그런 장르적 설정 없이 철저하게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 기억을 바탕으로 한 거칠고 투박한 그림체의 드라마로 그려지고 있는 작품이다. 오히려 그런 점이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캐릭터와 성격,심리가 잘 드러나게 규정되었고 몇몇 암시를 주는 힌트들도 등장해서 결말이 어떻게 될까하는 궁금증도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주인공 잭은 10살 때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고향으로 돌아와 수중용접공 일을 하고 있다. 동료들은 그의 재능과 나이가 안타깝다며 다른 일을 권하지만 임신한 아내를 위해서라도 돈을 벌기 위해 이 일을 하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그러던 어느 날,우연히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게 되면서 아내의 만류에도 다시 수중용접공 일을 하겠다고 바다 속으로 들어간 이후 오래 전 아버지와의 추억들이 하나 둘 씩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래픽 노블 작품 중에서도 독특한 전개로 보이는 이 작품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아버지,이들 사이에 일어난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구성 자체가 주인공과 아버지를 이어주게 만드는 바다와 사라진 시계 등으로 은유되어 나타나고 있고 심리 상태 변화와 약간의 복선과 암시 같은 힌트들을 통해 수중용접공이라는 직업 자체가 물 속 기압을 견뎌내며 외부로부터 공기를 받아야만 할 수 있는 직업인 만큼 수중이 주인공의 과거 사라졌던 아픈 기억과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물 밖이 주인공이 살고 있는 현재이자 사라진 채로 살고 있는 현재의 기억과 임신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세상을 대비해서 비중있게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그래픽 노블이지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또한 바다 속에 가라앉아있던 시계도 주인공의 어떤 사소한 행동 하나로 인해 결국 아버지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멈춰있는 주인공의 과거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칫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치고는 재미와 구성 면에서 심심할 수도 있는 작품이었겠지만,오히려 이 작품은 그런 부분에서 주인공의 심리와 성격을 드러나게 만든 거칠고 투박한 그림체와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듯한 현실과 상상 속의 구성을 조리있게 등장시키며 이 부분의 약점을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으로 극복해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보다는 이런 그래픽 노블로 표현된 것이 주인공의 심리나 캐릭터를 표현해내는데는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처음에 <환상특급>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왠지 모르게 무섭고 충격적인 내용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내 기대는 후반부로 가면서 무너졌다. 그러나 실제 <환상특급>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때로는 무섭지 않고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에피소드들도 상당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 작품도 그런 범주 안에 포함된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2015/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