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많은 만화를 통틀어서 좋아하는 여주인공이기도 한 '성은'난 성은이를 참 많이 좋아한다. 유노가 말했듯이 성은처럼 그렇게 깨끗한 여자는 본적이 없고, 너무너무 아름다움의 극치인 여자이기 때문이다. 성은은 남자에게 더렵혀진 이유로 여자대신 남자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 아픔이 어느 정도일지 생각하면 많이 아프다. 그리고, 그렇게 싫어하던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성은의 마음도 알것 같았다. 키스를 하면 사탕같다던 그말. 얼마나 유노를 사랑하는지 알기에, 그 슬퍼질것 같은 사랑을 알기에 한없이 슬펐었다. 하지만 유노는 고맙게도 성은이를 택했다, 한번도 거역한적 없던 할머님도 거역하고, 그 여자를 손에 넣기 위해 많은 애를 쓴다. 다른 사람은 그래도 절대로 그럴것 같지 않던 유노였기에, 성은이 아플것만 걱정했는데..또 걱정해야 할사람은 기남이다. 두사람은 안된다고 끝끝내 이야기하던 기남이는 왜 그랬을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기기 싫어서일까? 아니면 사랑에 끄덕도 않을 유노때문이었을까? |
| 너무나 좋아하던 작가 김기혜님. 작품 하나가 끝나기 까지는 무척이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가중 한사람이다. 그렇지만 기다린 보람이 그만큼 있기에 기다릴 만 한 작품. 어릴적 과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남장을 하고 다니는 성은, 좋은 집안과 남부러울것 없는 형편에 살지만 무엇하나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유노. 이 두사람의 예쁜 사랑이야기. 말투도 거칠고 행동 하나 하나 다 남자 같이 보이게 행동을 하지만 유노 앞에서는 어느덧 여자가 되어가는 성은이의 모습에 웃음도 나오고 너무 유치한 전형적인 순정만화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너무 유치하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은 아주 평범한 이야기들, 잘생긴 남자 주인공과 너무 이쁜 여자 주인공이 엮어가는 항상 일관적인 내용에서 조금은 탈피한듯한 설(雪) 눈처럼 하얗고 순수한 이야기들 성은과 유노가 더 이상 아픔없이 이쁜 사랑을 엮어가게 만들어 주길 작가에게 바랄뿐. |
| 어린시절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자신의 성적 정체성마저 잊고 살아가는 여자 성은과 역시 행복하지 못한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과 함께 자신마저도 박제해버린 듯한 차가운 -그러나 마음만은 따뜻한- 남자 유노. 두 상처받은 영혼들의 사랑이야기. 사실 너무 뻔하다. 남녀 주인공 모두가 정신적 상처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과 백마탄 왕자와 평범한 여자의 신분적 차이. 이런저런 만화에서 비슷하고 그럴듯한 모티브들만 조목조목 따왔다고도 말할 수 있는 [설]에 대한 비판은, 하지만 작가 김기혜의 스타일리쉬한 그림체와 구구절절히 사설을 늘어놓는 여타 순정만화와는 조금 다른 함축적인 어구들에 의해 조금은 그 화력이 사그라든다. 5권을 넘기면서 조금씩 템포가 느려지고 지리해지고 있는 [설]의 전개는, 10권 안팎으로 마무리 지어야되지 않나 싶다.(원수연의 다른 만화들이 그렇지 못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는 모습을 설마 보지 못하진 않았을 듯) 남장여자 성은과 말그대로 '매력남' 유노와의 힘든 사랑은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했던 만화잡지 [White]에 연재된 만큼의 대담한 묘사와 필체로 포장 되어, 기존의 차고 넘치는 순정만화들의 틈바구니에서 이 만화를 빛나게 하고 있다. 앞으로의 [설]에 대한 평가는, 작가의 이야기를 적절히 혹은 아름답게 끝맺는 능력에 달려있다는 것이 옳겠다. |
| 설은 제목에서 연상되듯이 눈이 많이 나오는 눈같이 순수한 사랑이야기이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성은은 남장을 하고 다니고 집안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노는 늘 차가운 가면으로 자신을 감춘다. 이런 이들의 사랑에 빠지는데...... 순정 만화를 보면 지나치게 과장된 감정소모나 미사여구의 등장으로 질려하기 일색이었다. 이 만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깔끔한듯 쿨하면서도 격렬한듯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예전의 순정만화에서 느낀 그런 지겨움이 느껴졌다. 특히 가른 사람 도움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면서 눈물만 흘리는 성은은 눈같이 순수하다기보다는 어리광을 부리는 짜증나는 어린아이에 불과하게 보였다.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겠지만... |
| 김기혜의 작품은 'touch & touch'가 처음이었다. 본격 성인물은 아니었지만, 넘쳐나는 순정 만화로서는 조금 색다른 작품이었다. 특히 너무나 간결하면서도 사실에 가까운 그림체 때문에 난 김기혜라는 만화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의 그림체에 필요없는 선은 거의 없다. 아주 단순해 보이고 그래서 작품이나 캐릭터에 따른 변화가 너무 적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 나름대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설' 또한 어릴 적 가슴아픈 기억으로 인해 남자로 살아가는 성은과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지만 사랑하는 여인앞엔 역시 무기력한 매력남 유노라는 두 인물의 설정이나 스토리 진행은 좀 진부하지만 김기혜의 그림체가 주는 매력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만족은 보장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스토리 라인만 보강된다면 나는 앞으로도 김기혜의 작품을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
| 언젠가 어떤 만화가인지 생각은 안나지만 김기혜의 그림을 보고 남자를 너무 멋있게(남자답게) 그려서 부럽다..(맞나?)는 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도통 구분이 안가는 그림이 많았던 데다가(요즘에도 여전히 그렇긴 하지만) 비교적 눈코입의 비례가 실제 인간과 비슷이라도 한 그림이 드물었었지 아마. 그래서 김기혜처럼 굵직굵직하게 그리는 그림이 참 튀었었다. 마치 수묵화에서 쓰윽 빠져나온 것 같은 유노와 자기 혼자 남자라고 우겨서 남자가 되나 싶은 성은이. 아.. 4년동안 여섯권 나왔다니.. 심해도 좀 너무 심하다. 뭐.. 터치 앤드 터치도 무지하게 오래 끌더니 갑자기 뚝딱 완결되긴 했지만.. 혹시 설마 이것도 7권으로 완결되는 것은 아니겠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현실에서 못하는거 만화에서는 이루어져야지. 중간과정이야 아무리 지지고 볶고 우울의 극치를 달려도 끝만 좋으면 모두가 다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