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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물구나무』 백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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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백지연 / 북폴리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  이미 어떤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의 저서를 볼 땐, 어쩔 수 없이 호기심과 비판 어린 시선이 함께 생기게 됩니다. 누군가의 얼굴을 표지에 크게 박은 책들이나 제목에 이름이 붙은 포토 에세이 같은 경우에는 그것이 누구를 대상으로 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뻔히 보이기 때문에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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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구나무』 백지연 / 북폴리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이미 어떤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의 저서를 볼 땐, 어쩔 수 없이 호기심과 비판 어린 시선이 함께 생기게 됩니다. 누군가의 얼굴을 표지에 크게 박은 책들이나 제목에 이름이 붙은 포토 에세이 같은 경우에는 그것이 누구를 대상으로 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뻔히 보이기 때문에 약간의 편견이 자리 잡히게 되지요. 백지연 아나운서의 첫 소설 『물구나무』도 이런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책이었습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녀의 얼굴을 크게 표지에 넣을 수밖에 없었겠죠.)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냈고 대중들에게 신뢰감과 박식함을 뽐낼 수 있는 어떤 위치에 자리 잡은 인물이지만, 순수문학에의 첫 도전은 '과연'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러나 이런 저의 떨떠름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물구나무』라는 소설은 좋았습니다. 그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뱉어낸 느낌이었고, 그녀가 가장 이야기를 잘 다룰 수 있는 소설의 방식을 선택한 듯 보였습니다. 그것은 허구의 인물이자 주인공인 '인터뷰어'를 등장시킴으로써 다른 이들의 사연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인터뷰이들이 겪은 상황들을 공감하거나 유추해나가는 방법이었습니다. 형식적으로 엄격하게 인터뷰 형식을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구성과 대화 방식이 닮아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가 닳고 닳도록 해온 '인터뷰'와 닮아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소설은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읽혔고요.

 그리고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을 때 느껴지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경외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친숙함과 '공감'입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독자로서 문장과 이야기를 다루는 능수능란한 솜씨에서 느껴지는 '경외감'도 소설을 즐겁게 감상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재미지만, '공감' 또한 무척이나 큰 작용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면 흥미는 떨어지기 일쑤지만, 『물구나무』는 '공감' 만큼은 확실하게 잡고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물구나무서기처럼 삶은 위와 아래가 뒤바뀌는 거지.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로 두렵기도 한 것이 인생이지."

 

 인터뷰어로 순탄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단짝 친구 한 명이 죽었다는 비보를 접하고, 옛 친구들을 만나 하나하나 추억 속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설정은 영화 <써니>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그때, 영화의 장면들 중 가장 놀랬던 것이 '모두가 멋지고 순탄한 인생을 살고 있진 않다는 것'이었어요. 그들의 인생을 'Good' 혹은 'Bad'라는 두 선택지 안에서 확실하게 꼽아낼 수는 없지만, 누구는 눈물을 흘리고, 누구는 아파하며, 누구는 무언가 응어리진 감정을 꾹꾹 누르면서 살아가고 있었던 걸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무거워지더군요. 소설『물구나무』속에 등장하는 여섯 여자들의 인생도 이와 비슷합니다. 27년 전 학교 체육 시간에 물구나무서기 과제에 다 같이 실패해 친해진 이들은, 이제 각자의 삶을 살면서 각기 다른 모습들로 인생을 마주하고 있어요. 특히나 어떤 인생도 '완벽하진 않다는 점'이 소설과 영화, 공통으로 전해주는 느낌입니다. 행복도, 불행도 있고말고요.

 

 『물구나무』는 추억할 만한 인생의 길이가 길든 짧든, 깊이가 깊든 얕든 간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인생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하는데요. 한때 친구와 "우리 나중에 어떻게 될까-"라며 미래를 상상했던 이들이라면, 서로 바쁘고 정신없게 살아가면서 흐지부지된 추억들을 다시 그려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모두가 설레는 감정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담아둔 문장

 

▒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갑자기 내 머릿속에는 남자와 여자에게 다르게 적용되곤 하는 형용사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행동을 하더라도 남자에게는 '강하다'라는 형용사를 쓴다면 여자에게는 '독하다'라고 한다거나, 여자에게는 '당돌하다', '뻗댄다'라고 하는 반면 남자에게는 '당당하다'라고 하는 것. 세월에 따라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변화의 속도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25p)

 

 

 갓 내린 커피와 갓 구운 빵의 황홀한 내음에 몸은 자동 반사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바게트 하나를 습관적으로 한 입 베어물고 우물거리자 겉은 바삭, 고소하고 안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미각을 깨웠다. 그 순간 흠칫 놀라고 말았다. 한때 내 삶의 3년간을 깊이 교차했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데, 비극적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바로 어제저녁에 들었는데 나의 오감은 바게트와 커피 향 같은 사소한 사치에 금방 황홀해질 수도 있는 것이라니. 예전에 어떤 작가가 자식을 잃고 나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요, 세상이 절단 났다고 생각했어요. 내 딸이 죽었으니까. 근데 장례 치른 그 다음날 아침 선잠을 자다 일어나봤더니 어김없이 해가 쨍쨍하게 뜨더라고요. 아파트 창문으로 내다보니 출근하려는 사람들이 버스 정류장으로 바쁘게 가고 있고요. 너무 이상했어요. 왜 세상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똑같이 움직이는 거야? 내 딸이 여기 없는데, 라고 소시라도 지르고 싶었죠. 그리고 산 입이라고 식구들 입에 또 밥을 밀어넣더라고요." (58p)

 

 

▒ 그러나 이 모든 '나라면'이라는 이야기는 철저히 가정일 뿐이고 나 또한 직접 그런 상황에 그녀처럼 내동댕이쳐졌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 큰일을 당해 우왕좌왕, 미로 속에서 헤매고 있는 그들을 마치 그들보다 높은 나무 위에 앉아 내려다보듯, 나갈 길을 알기라도 하듯, '나라면', '이런 때는' 하며 주제 넘는 훈수질을 하는 게 얼마나 우습고 우스운 일이던가. (89p)

 

 

▒  "불행은 대부분 예고 없이, 마치 뺨을 갈기듯, 우리 인생을 단숨에 후려치곤 하지만 때로 정말 무시무시한 불행은 행복의 가면을 쓰고 다가온다는 거지.

가장한 채 천천히. 사람 만나는 게 특히 그래. 내 경험으론 불행은 항상 좋은 인연의 가면을 쓴 악연과 함께 오더라고." (145p)

 

 

▒ 기대는 친구가 아닐 때 서로에게 더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얻은 결론은 좋은 친구는 '공감'할 수 있는 사람 같아. 슬픈 영화 보면서 같이 눈물 흘리는 얇은 공감 말고. 인생의 공감이란 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거든. 무슨 이야기를 하든 '아'할 때 '어'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또는 남들이 보기에 '왜 저래?'라고 할 정도로 이유 없이 분노하더라도 어느 소소한 지점에서 폭발했는지 알 수 있는, 이유 없이 눈물 흘릴 때 왜 우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은 공감 말이야. 그런 공감이 사람을 덜 외롭게 하거든. 그런 공감을 할 때만이 대화에 쉼이나 힐링 효과가 실리거든. (1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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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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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 2015.02.13. 신고 공감 9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나이듦의 물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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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을 넘기고 나서 생각에도 리셋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전의 삶은 앞만 바라보며 살아온 경주와 같았다면 이후의 삶은 질주해오며 놓쳤던 풍경들을 다시 되짚어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마치 모래시계처럼, 모래가 다 떨어지고 나면 다시 꺼꾸로 시간을 되돌리는 기분과도 같다. 아니 어쩌면 모래시계보다 더 적확한 표현은 물구나무인지도 모르겠다. 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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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을 넘기고 나서 생각에도 리셋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전의 삶은 앞만 바라보며 살아온 경주와 같았다면 이후의 삶은 질주해오며 놓쳤던 풍경들을 다시 되짚어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마치 모래시계처럼, 모래가 다 떨어지고 나면 다시 꺼꾸로 시간을 되돌리는 기분과도 같다. 아니 어쩌면 모래시계보다 더 적확한 표현은 물구나무인지도 모르겠다. 물구나무를 서면 위와 아래가 바뀌고 오른쪽이 왼쪽이 되곤 하듯이 말이다.

 

이 책 《물구나무》는 고등학교 시절, 유난히 물구나무서기를 못하였던 친구들 여섯명을 이십 칠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느끼는 감회이다. 물구나무를 서지 못한다는 것은 세상에 중심이 자기 자신이었던 시절에 대한 은유이다. 그 시절에 만났던 단짝친구들-미연, 하정, 문희, 수경, 승미, 민수-이 이칩 칠년이라는 세월의 풍화앞에서 자신들만의 최적층을 만들며 쌓았던 신산스러운 삶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세상을 크게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순수함이 살아있던 시절, 내게도 화장실도 꼭 같이 다니던 친구 네명이 있었다. 그렇게 죽고 못살던 친구들이었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헤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다른 이유 없이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시 형편상 친구들을 만날 여유가 전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사소한 오해가 있었던 것도 같지만 한 친구가 호주로 이민간다고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만난 적이 없다.

 

 

 

"인생이란 게 사는 동안은 꽤 긴 듯하지만 지구에 이별을 고할 때 뒤돌아보면 찰나 같을 것 아니겠어? 겪는 동안은 모든 어려움과 질곡이 힘들기 그지없지만 그 찰나의 순간을 맞아 세상에 이별을 고할 때, 이왕이면 다채롭게 살았던 인생이 심심하지 않을 것 같아. ‘내가 여기서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미련도 없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과거 어느 순간의 고생이 생각날 때는 내 인생에 다양한 무늬 하나를 또 만들어 넣었구나뭐 그런 생각을 하는 거지. 그러면 신기하게 숨이 쉬어져. 시원하게.”

 

  이 의 주인공들 나이는 마흔 여섯 살이다. 불혹을 넘어선 나이라는 점에서부터 소설은 이상하게도 무한공감대가 형성 되었다. 중년이라는 삶의 교집합은 순수했던 고교시절에 단짝으로 붙어 다녔던 여섯 명의 친구들을 27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느끼는 민수의 감회를 읽을 때였다. 산전수전 공중전이라는 세월의 풍화를 겪고 난 후 이들은 물구나무서기를 하지 못했던 시절에 부끄러워하지 못했던 말들을 쏟아놓는다. 다정한 아버지로 인해 늘 부러움을 샀던 문희는 이십 칠년만에 친아버지가 아니라 새아버지였다는 고백을 하고 학교다닐때 가장 똑똑했던 수경이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 이혼위기에 있다는 사실과 키가 작고 왜소하였던 승미는 금융기관 대표가 되어 커리어 우먼으로 변신해 있지만 혼자 아이를 키우는 돌싱맘이 되어 있었고 아버지와의 불화를 털어놓는다. 프랑스 남자와 영화같은 결혼을 한 미연을 통해서 민수는 하정의 갑작스런 죽음에 얽혀 있던 실마리를 풀게 된다. 하정의 삶을 통해 민수는 삶의 의미를 반추하며 남아있는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정비하게 된다. 

 

"물구나무서기처럼 삶은 위와 아래가 뒤바뀌는 거지.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로 두렵기도 한 것이 인생이지.”

 

 

서재에 올려놓은 물구나무책을 남편이 보더니 어? ...앵커 . . 연이네 ? 맞아? 하며 물어본다. 남편의 반응에 웃으면서 맞아. 그분. 이번에는 소설이야. 워낙 완벽하고 똑부러진 이미지였던 그녀여서인지 남편은 소설이라는 말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좋았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인생 수다를 떠는 것처럼 친숙했고 이 시대의 신산한 여성의 삶을 무겁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웃다가 울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책을 덮었다. 그래 나이든다는 것은 물구나무 서 듯 세상을 보라는 뜻일지도 몰라.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5.02.06. 신고 공감 6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여성의 삶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 《물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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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저자 백지연 | 북폴리오 | 2015.01.30 | 페이지 324 | ISBN 9788937834905 깜짝 놀랐네요. 백지연의 10번째 책은 기존에 출간했던 에세이 분야가 아닌 소설 <물구나무>입니다. 여성 롤모델인 백지연은 그간 똑 부러지는 이미지가 강해 그녀가 책을 낸다면 에세이, 자기계발서 분야가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문학 소설이라니. 반전이었어요. 그래서 더 기대하며 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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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저자 백지연 | 북폴리오 | 2015.01.30 | 페이지 324 | ISBN 9788937834905



깜짝 놀랐네요. 백지연의 10번째 책은 기존에 출간했던 에세이 분야가 아닌 소설 <물구나무>입니다. 여성 롤모델인 백지연은 그간 똑 부러지는 이미지가 강해 그녀가 책을 낸다면 에세이, 자기계발서 분야가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문학 소설이라니. 반전이었어요. 그래서 더 기대하며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 3년 내내 붙어 지내다가 졸업 후 자연스레 멀어진 여섯 명의 여자들이 등장합니다. 고등학교 체육 시간에 '물구나무도 못 서는 바보들'이 된 여섯 명이 베프가 되었어요. 서로 떨어지면 죽을 것처럼 몰려다니던 친구 사이였지만 한 명을 빼고 미팅을 한 일명 미팅사건으로 사이가 어색해지며 결국 다들 저만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이 책의 화자인 전문 인터뷰어이자 독신인 민수를 중심으로 학창 시절 공부를 잘해서 스타였고 졸업 후 빠르게 재벌가 며느리가 된 수경, 불화 가정에 놓여있었지만 당당히 행동했던 승미, 우리 아빠라는 말을 달고 산 파파걸 문희, 학창 시절엔 모든 것에 뒤처졌었던 미연, 의료 엘리트 집안에 본인도 치과의사가 된 하정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졸업 후 27년이나 지난 어느 날, 인터뷰어 민수는 치과의사 하정의 죽음 소식을 접합니다. 문제는 하정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조차 모른 채 경찰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란 거죠. 도대체 27년이란 세월 동안 하정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민수는 하정의 죽음 이면을 알고자 옛 친구들을 한 명씩 만납니다. 그 과정에 무엇이 우리들의 인생을 이렇게 다르게 만들어버렸는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네요.

 

『 알터 에고, '또 다른 자아'라니. 세상에 보여지는 나와 그 속에 감춰진 또 다른 나. 』 - p69

 

『 옛 친구가 재산 같은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인가 보다. 추억의 보고를 한아름 들고 있지 않은가. 』 - p114 

 

『 우린, 인간은 결국 철저히 혼자인거지, 하는 생각을 다시 깨닫기도 했고말이야. 그러나 그럼에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인간의 외로움을 불쌍히 여긴 신이 주신 선물이라 생각해. 』 - p271

 

비슷한 조건으로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 인생이 대비되게 펼쳐집니다. 학창시절엔 똑 부러졌었지만 현재는 비참한 인생을 살거나, 그와 반대로 학창시절엔 뒤처졌었지만 현재는 실속있는 삶을 살고 있거나 하면서 내가 아는 그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었던가? 하게 됩니다.  판이하게 달라진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 가끔은 물구나무를 서면서 세상 이치를 깨닫기도 해. 위와 아래가 바뀌는 거지. 그래서 재미있는 인생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바로 그런 이유로 두렵기도 한 인생이지. 』 - p280
 


그 누구도 하정이의 죽음 원인을 짐작하지 못하다가 마지막으로 만난 미연이를 통해 실마리를 풀게 됩니다. 미연과 하정이 주고 받은 이메일 속에 하정이의 내밀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거든요.


읽으면서 내내 든 생각은 백지연다운 소설이구나였어. 처음엔 죽음 원인을 파헤치려는 민수의 행동 때문에 미스터리 소설인가 싶었는데 예상을 깨네요. 백지연을 닮은 인터뷰어 민수를 통해 인생에 대한 전반적인 심리상담을 받는 기분이었어요. 그만큼 중년 여성의 마음을 특히 잘 다루고 있습니다. 여자이기에 감당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삶을 보여주며 여성으로서 인생의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하고 따뜻하게 위로하기도 하며 여성이라면 더욱 공감할만한 소설이네요.

 

<물구나무>에 등장한 여섯 명은 이 시대 여성의 삶을 비춘 거울처럼 공감할만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현재의 삶이 고통스럽거나 불만족스런 여성들은 물론이고, 부모와 아이와의 소통 문제를 미묘하게 다루고 있어 부모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이달의 사락 l****5 2015.02.05.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물구나무》 '여자' 백지연의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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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최연소 앵커부터 국내 최초 프리랜서 앵커 선언까지... 하는 일마다 이슈를 불러왔던 최고의 앵커, 앵커계의 전설 백지연씨의 첫 번째 소설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두세 살 되던 생일날 문득 엉뚱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이가 스무 살 성인이 되는 생일이 되기 전까지 책 10권을 써보자고. 물론 그때만해도 자신조차 그 결심을 믿지 못했었는데, 어느덧 이 책 <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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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최연소 앵커부터 국내 최초 프리랜서 앵커 선언까지... 하는 일마다 이슈를 불러왔던 최고의 앵커, 앵커계의 전설 백지연씨의 첫 번째 소설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두세 살 되던 생일날 문득 엉뚱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이가 스무 살 성인이 되는 생일이 되기 전까지 책 10권을 써보자고. 물론 그때만해도 자신조차 그 결심을 믿지 못했었는데, 어느덧 이 책물구나무 10번째 책이라고 한다. 그 동안 써왔던 에세이와는 달리 소..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앵커 백지연'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신뢰와 파워 때문인지 그녀의 창작물도 기대가 어느 정도 되기는 했다. 감상에 빠져 멋만 부린 소설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이 소설은 첫 번째라는 이름에 걸 맞는 부분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소설가 백지연의 다음 작품을 궁금하게 만들어 주었다.

방송국을 나와 회사를 차리고 독립해 전문 인터뷰어로 일하고 있는 민수에게 어느 날 여고시절 단짝 친구 수경에게서 연락이 온다. 고등학교 시절 3년간 붙어 다니던 친구들 중 하나였지만, 졸업 후 정확하게 27년 만에 온 연락이다. 그들이 27년 동안이나 연락 두절 상태로 지내게 된 계기는 너무도 사소한 거였지만, 때로 인생은 그런 것 같다. 아무 것도 아닌 일로 다투고, 어찌하다 보니 서로에게 손을 내밀 시기를 놓쳐 그저 시간이 무덤이 되어 쌓이기도 하는 것이다. 명문대에 합격하고 영원한 우정을 맹세했던 친구들은 지금 돌아보면 너무도 사소해 보이는 미팅 사건으로 무려 27년이라는 시간의 강을 건너버린다. 지금이라면 그저 웃어 넘어갈 헤프닝으로 보이지만, 그때 그 시절 어린 마음에는 이해하지 못할 배신감이었으리라. 학창시절 뛰어난 실력으로 학교의 수재였던 수경은 대학 졸업하자마자 선 보고 바로 결혼을 하고 그 다음해 엄마가 되었다. 그들 중에 가장 결혼을 늦게 할 것 같았던 그녀가 제일 먼저 결혼하고, 일은 전혀 안하고 주부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그건 우리 주변 누구에게나 찾아 볼 수 있는 인생의 아이러니이다. 이럴 거면 죽어라 공부해서 명문대는 뭐 하러 갔나. 시집 잘 가려고 공부한 건가. 하는 한탄이 나오기도 할 만큼 말이다.

"이제 나는 그냥 누구의 와이프고 누구 엄마고, 언젠가 우리 애들 결혼하면 그때는 또 누구의 사돈, 누구의 할머니로만 불리겠지. 나도 한때 잘하는 게 있는 인재였다는 걸 누가 알아나 주겠니. 나도 모르겠는걸 뭐. 그리고 공부 잘한 사람이 인재라고 할 수 잇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

그녀도 엄격한 아버지의 뜻대로 졸업 후 바로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재벌집 사모님이 아니라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현재의 인생이 달라졌겠지요." 라는 말은 생각보다 꽤 자주 통용되는 말인 셈이다. 내가 그때 이 길로 가지 않고 저 길로 갔다면, 이 사람을 선택하지 말고 저 사람과 함께 했더라면.. 삶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이기에 언제나 뒤돌아 후회만 하지만, 사실 또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는 것이기도 하다. 내 앞에 기다리고 있을 위험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부딪혀야 하는 거니까. 최고의 수재로 서울대에 입학했던 수경, 치대에 입학했던 하정, 언제나 당당했지만 집안 환경은 어려웠던 승미, 3개 국어 능통에 유난히 자상한 아버지를 가진 문희, 공부보다는 소설에 빠져 살았던 미연. 그리고 인터뷰어인 민수. 이렇게 여섯 여자의 인생이 주요 스토리이다.

27년 만에 이들을 하나로 다시 연결하게 되는 계기는 하정이의 죽음이다. 민수는 수경으로부터 하정이가 죽었고 자살인지 타살인지도 확실치 않아 남편, 가족, 주변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죽은 채 입에서 발견됐다는 것 외에 알려진 게 없지만, 열세 살이나 차이가 나는 남편과 죽기 전에 부부관계가 별로 좋지 않았다고. 거기다 하정이 부모님은 부검을 해야 한다 하고, 남편 쪽은 세상 시끄러우니 어서 장례를 치르자고 부검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남편의 바람과 이혼 요구로 상처받아 힘겨운 수경은 민수에게 친구들을 만나보라고 권한다. 하정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아보자고. 그렇게 인터뷰어로 오래 전 친구들을 만나 그 동안의 일들을 다시 듣게 되는 민수의 앞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녀가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전개로 치닫는다. 명문대에 합격하기만 하면 인생이 순탄대로 흘러갈 것 같았지만, 어디 사는 게 내 맘 같기만 하겠는가. 무려 삼십 여년 가까이 왕래가 없었던 친구들이기에 그들 각자가 겪어야 했던 시간의 골과 각자의 입장에서 한 사람을 기억하는 내면의 풍경은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인생 정말 모를 일이지. 내 일에 하정이 일까지 겪고 나니 확 자신이 없어지더라. 산다는 것에 대해 더럭 겁이 나.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되는 건가. 어릴 때는 물어볼 사람도 있었고 힘들면 팔 붙잡고 늘어질 사람이라도 있었지만 이 나이쯤 되고 보니 뭐 하나 붙들게 없네."

이제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 소녀 시절의 풋풋함도, 치기 어린 열정도 없이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진부한 듯 보여도 공감되어지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나 화자를 전문 인터뷰어인 민수로 정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또한 매끄러워 몰입도를 높여주었던 것 같다. 아마도 백지연씨의 분신처럼 보이는 민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방송, 인터뷰에 대한 자세나 준비, 상황들이 리얼해서 더욱 그런 거였을 수도 있고 말이다. 하정이의 죽음이 시작이었지만, 이야기는 미스터리보다는 각자 연결되어 있는 여자들의 삶에 주목해서 담백하게 펼쳐진다. 어쩌면 이 작품은 '앵커' 백지연이 아니라 '여자' 백지연으로서의 첫 번째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두 번째 소설을 기다려본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15.02.12.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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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은 안녕하신가요,물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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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로 독보적인 인터뷰어로 활동을 해 온 저자의 <크리티컬 매스>를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자기계발서가 아닌 '소설'이라니 하면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저자의 삶 또한 굴곡 있는 인생 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녀가 그려내는 중년여성의 삶은 또 어떤 그림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삶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시간이 아닌 길이기에 더 호기심이 동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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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로 독보적인 인터뷰어로 활동을 해 온 저자의 <크리티컬 매스>를 인상깊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자기계발서가 아닌 '소설'이라니 하면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저자의 삶 또한 굴곡 있는 인생 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녀가 그려내는 중년여성의 삶은 또 어떤 그림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삶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시간이 아닌 길이기에 더 호기심이 동한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다.요즘은 스마트폰 덕에 나 또한 여고시절의 친구들의 삶을 가끔씩 보다보면 여고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의 소식을 종종 만나기도 한다. 그 때 나 또한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삶을 살리라고 생각지도 못했지만 다른 친구들 또한 일반적인 삶을 사는 친구도 있지만 질곡의 터널을 지나 열심히 사는 친구들도 있는가 하면 아직 그 터널 속에 있는 친구들도 있다. 어떤 삶을 살아야 잘 살고 있는 삶이라 말하기엔 답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를 즐기며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잘살고 있구나' 라고 답을 해주는 이들이 있다.그렇다면 백민수,그녀가 27년 후에 만난 물구나무를 서지 못했던 친구들의 삶은 안녕하신가?

 

소설은 치대를 나와 치과를 개업하여 소위 잘나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친구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해서일까 추리소설 격으로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며 과거를 되새겨보면서 잊고 있던 기억으로부터 다시금 삶을 조명해나가듯 한다.친구 하정은 왜 죽음을 택했을까? 아니 누가 죽였을까? 남부러울 것 없던 그녀가 죽음으로 치달았던 삶을 친구들을 찾아 다니며 흩어져 있던 퍼즐조각을 맞추어 나가듯 인터뷰어처럼 친구들을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이어지는 소설은 오랜 시간이 흘러 잊고 있던 체육시간의 물구나무서기를 못하던 친구들로 뭉쳐진 여섯 명 친구들의 삶에서 '아버지'가 차지하는 무게감이랄까 그녀들의 삶에 아버지의 역할이라고 할까 라는 부분까지 파고들어가 본다. 백민수 또한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아버지 그늘에서 자랐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일까 아버지의 꿈을 꾼 것이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친구 하정의 죽음과 아버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도 한다. 아버지의 틀에 맞추려 해서 늘 기준미달이었던 하정,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과도 같았던 그녀의 배경이 그녀에게는 벗어나고픈 울타리였을까.

 

"이게 세컨드 와인인데 이상하게도 팔머보다 더 무거워.그래서 난 이 알터 에고를 마실 때마다 와인이 어째 우리 인생하고 비슷하구나,감탄하곤 해.또 다른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게 그렇게 무거운 것 아니겠니?"

 

여고시절 체육시간에 물구나무를 서지 못했던 친구들은 나름 모두 명문대를 나와 잘나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녀는 아직 가정을 이루지 못했지만 다른 친구들은 재벌집 며느리도 있고 자신의 삶을 찾아 독일로 떠난 친구도 있고 현모양처의 삶을 이룬 친구도 있고 다양한 삶을 살고 있다.하지만 그 속을 좀더 깊숙히 들여다보니 겉으로 보여지는 삶이 다가 아닌 것이었다.그녀들이 여고시절 물구나무를 서지 못하여 보지 못했던 우리가 흔히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화려하여 놓치고 지나간 부분을 민수라는 그녀가 인터뷰를 하듯 하며 그 못보던 틈새 부분을 보여주듯 그녀들을 만나 과거와의 화해 뿐만이 아니라 그녀들과의 과거와 현재를 조율하는 그 부분이 친구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이해가 가고 용서가 가는,그동안 시간의 장벽은 순간에 무너져 버릴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순탄한 삶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그런가하면 과거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라는 존재를 반환점을 돌려는 아버지의 그 시간에 와서야 이해하고 용서하며 받아 들일 수 있는 그런 부모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아빠가 있다'라고 느끼게 해주는 보호는 성장기에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은 물론,성장한 딸이 다른 남성과 관계를 맺는 데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존감과 자신감의 밑거름이 된다는 주장을 여러 근거와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친구 하정의 죽음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아버지라는 존재를 이야기하며 타살 방향으로 흘러가게 두고 있지만 친구의 죽음의 의문을 풀면서 27년 동안 친구들과 나누지 못했던 지난 우정이나 중년 여성으로 그들이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나 '정체성'에 더 깊이를 두고 싶은 소설이었지 않나싶다. 나 또한 이 나이가 되니 갑자기 그리고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내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가고 있거나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내 삶은 안녕하신 것인가? 되묻고 싶은데 거울속 그녀는 답을 말해주지 않는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답은 없을 것이다.그 답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자신이 스스로 말이다.그 삶의 변화를 만들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늘 제자리걸음이라고 생각되는데 소설속 민수처럼 가끔 물구나무를 서 볼 일이다.거꾸로 본다면 아니 현재에서 한 발 물러나 본다면 지금을 더 잘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저자는 아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소설을 썼다고 했다.아들에게 한 약속보다는 자신의 꿈이라 생각을 한다.앵커 인터뷰어 백지연이 아닌 소설가의 다음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y******2 2015.02.1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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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우리는 어디로 가버렸을까, 물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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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         10여년 만에 다시 만난 여고 동창생들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서는 비슷한 길이의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언덕을 뛰어다니던 우리가 이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 말이다. 그때는 동일한 출발선 앞에 같이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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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10여년 만에 다시 만난 여고 동창생들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서는 비슷한 길이의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언덕을 뛰어다니던 우리가 이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 말이다. 그때는 동일한 출발선 앞에 같이 서 있었는데 이제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때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있기는 했던 걸까? 라는 아득함마저 밀려오게 되는데 얼마 되지 않은 듯 하지만 이미 10여년이 훌쩍 지나가 버린 그때의 시간을 더 오래 전에 지나왔을 물구나무 속 그녀들을 통해서 다시금 회상해보게 된다.

옛 친구는 오랜만에 만났어도 그런 사소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예전의 나를 앨범같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어 환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받는다. –본문

 지금이라면 그저 웃어 넘길 미팅의 아련한 추억은 민수와 나머지 5명의 친구들간에 오랜 시간 동안에 교류가 단절되어 버린 희대의 순간으로 변모해 버린다. 작은 것에 희희낙락 웃고 떠들며 또 작은 것에 상처받았던 당시의 그녀들에게 있어서 그날의 배신은 민수로 하여금 그녀들과의 3년이라는 시간을 버리고 후의 몇 십 년의 시간도 잊게 만든 사건이 된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 드문드문 흘러드는 소식에 친구들의 이야기를 알음알음 전해 듣던 민수에게 수경의 메시지메 도착하게 되고 이 메시지는 잃어버린 그녀들의 삶을 이어지게 하는 불씨가 된다.

 도대체 우리 인생을 가르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들의 인생을 다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모두 행복해지고 싶어 하고, 모두 잘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소위 성공이라는 것을 부여잡으려 아우성을 치고 안달복달하지만 왜 누구는 평탄한 길을 걸어가고 누구는 질곡에서 헤매야 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로 이어지면서 내게 답을 찾아내라고 소리쳤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의 소식이 부음이라니.’ –본문

 3년 동안 함께 했던 친구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그녀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부잣집의 며느리가 되어 그 누구보다 넉넉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 믿었던 수경의 아련한 이야기는 민수에게 과연 이 모든 것들이 이토록 꼬여만 가는 것인지에 대한 상념에 빠지게 한다. 이 깊은 상념은 오랜 시간 동안 잊은 채 살았던 친구들을 만나는 계기가 되는데 매일 똑같은 교복을 입고 만났던 그때의 수줍은 많던 여고생의 모습을 사라진 채 이제는 각자의 빛을 내고 있는 그녀들이 안고 있는 삶의 무게는 세상의 숨겨진 단편들을 하나씩 보여주고 있다.

 그때는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수행평가 속에서도 이것들만 넘으면 세상의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실상 세상이 보여주는 현실은 그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더 높고 험한 굴곡들을 하나씩 밀어 넣고 있다.

 이혼의 위기 속에서 벼랑 끝에 서있는 수경도, 아버지의 분노로 완전히 다른 사람을 만나기로 했던 승미가 이겨내야 했던 시간도 부러움을 안고 있던 문희의 숨겨진 비밀도, 프랑스에서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미연이 가지고 있던 하정의 이야기도 교복을 입고 있던 당시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너무도 다른 모습들로 현재의 모습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거울 속 내 얼굴에서 젊은 날이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도 가슴 서늘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모습에서 세월을 느끼는 것도 슬픈 일이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오래전 그 모습이 아니라, 세월에 쇠락해버린 모습일 때는 가슴이 시려온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젊은 날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배우가 세월에 짓눌려 생가도 윤기도 없이 변한 모습을 보는 것도 안타까울 때도 있으니 친구의 변화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본문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들의 편린을 하나씩 모아가면서 드러나는 그녀들의 인생의 모습을 마주하며 삶이 녹록하지 않음을 또 다시 느껴본다. 물구나무를 섰을 때 세상이 뒤집혀 보이던 것처럼 물구나무를 서지도 못해 함께 친해졌던 이들은 인생이라는 시간 속에서는 이미 물구나무서기의 주인공이 된 듯이 너무도 다른 총천연색의 모습들 전해주고 있다.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약을 하려는 시점에 전해진 하정의 부음 소식은 나머지 친구들로 하여금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려 했던 하정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그녀들은 또 다른 세상을 준비하게 되지 않을까. 긴 시간이 흘러서야 아버지의 사랑을 이해했던 민수처럼 지금의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잔잔하지만 또 쉬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지나온 길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아르's 추천목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공지영저


 

 

독서 기간 : 2015.03.01~03.03

 

by 아르

 

p********1 2015.03.13.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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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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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들고 싶다면? 물구나무를 하면 된다고 한다. 굳이 이 무거운 행성을 들려는 이유는 뭘까?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이성이 눈을 뜬 순간부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 만난 소설 <물구나무>는 저자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의 살아가면서 느끼는 그 감정을 볼 수가 있다. 물론 나 역시 포함이 된다. ​ 친구란 정의를 내릴 수 없다. 그렇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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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들고 싶다면? 물구나무를 하면 된다고 한다. 굳이 이 무거운 행성을 들려는 이유는 뭘까?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이성이 눈을 뜬 순간부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 만난 소설 <물구나무>는 저자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의 살아가면서 느끼는 그 감정을 볼 수가 있다. 물론 나 역시 포함이 된다.

친구란 정의를 내릴 수 없다. 그렇기에 늘 하는 말은 인생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어떠한 사람 이건간에 사람과 사람이 인연이 되어 우정을 쌓는 다는 것은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의 첫 만남의 시작이다. 학창 시절 체육 시간에 물구나무를 서지 못한 이유로 이유가 된 여섯 여인들. 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당당했기에 훗날 삶 역시 그러할 거라 생각하는데 이건 그렇지 않음을 이미 알고 있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닌 것처럼 삶 역시 성적순이 아니다.

주인공 민수에게 단짝이었던 수경에게 연락이 오면서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들을 하나씩 만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친구 중 한 사람이 자살을 했다는 소식에 민수는 헤어졌던 친구들과 연락을 하게 되고 자신의 과거 역시 돌아보게 되는데 너무나 다른 색깔을 가지고 사는 친구들...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학창시절 어울렸던 친구와 연락이 여전히 닿기도 하고 소식이 끊겨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한 친구들...문득 소식을 접하고 만나면 그땐 이런 모습이었는데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 삶은 알 수 없구나 라고 말한다. 민수를 비롯한 친구들의 삶은 각각 인생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코 타인의 삶이 아니라 때론 내 인생이 이 책 속에 있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지 말라고 한다. 때론 뒤도 보고 주위를 돌아보라고 한다. 요즘 성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를 둘러볼 때면 마음 터놓고 말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때론 조언과 함께 무조건으로 나를 이해하고 포옹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기도 한다. <물구나무>를 읽는 동안 과거와 현재를 수 없이 생각하게 하고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한 도서였다.

g*****3 2015.02.12.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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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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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앵커 백지연... 젊은 여성들이 멘토로 삼고 있는 그녀가 소설  <물구나무>를 발표했다. 솔직히 에세이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소설이라 조금 의아스럽게 생각을 했고 백지연 씨의 소설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도 생겼다. 왜 물구나무일까?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고등학교 3년을 단짝처럼 붙어 다닌 여섯 명의 친구들을 맺어준 계기다. 전문적인 인터뷰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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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앵커 백지연... 젊은 여성들이 멘토로 삼고 있는 그녀가 소설  <물구나무>를 발표했다. 솔직히 에세이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소설이라 조금 의아스럽게 생각을 했고 백지연 씨의 소설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도 생겼다. 왜 물구나무일까?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고등학교 3년을 단짝처럼 붙어 다닌 여섯 명의 친구들을 맺어준 계기다.


전문적인 인터뷰어로 활발하게 살아가고 있는 백민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락을 끊고 살았던 여섯 명의 단짝친구들 중 한 명인 수경이에게 연락이 온다. 수경의 연락을 받고 연락을 끊고 지낸 친구들을 떠올리는 민수... 사실 지금이라면 쿨하게 그럴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사소하다면 충분히 사소한 사건으로 다섯 명의 친구들과 인연을 끊어버린 민수다. 원인은 민수가 대학에 합격하자 민수를 축하해주기 위해 언니랑 외출을 한 날 발생한다. 언니랑 떡볶이를 먹고 난 후 유명한 파르페 집에 갔다가 자신을 쏙 빼고 다섯 명만 모여 미팅을 하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나 상해 연락을 끊어버리고 지낸지 27년이 흘러버렸다. 갑자기 연락을 해 만나자는 수경에게 거절하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수락하고 만다. 꿈 많던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마흔여섯 살의 친구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증이 생긴 마음도 한몫 했다.


"이게 세컨드 와인인데 이상하게도 팔머보다 더 무거워. 그래서 난 이 알터 예고를 마실 때마다 와인이 어째 우리 인생하고 비슷하구나. 감탄하곤 해. 또 다른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는게 그렇게 무서운 것 아니겠니?"  -p69-


세상의 눈으로 보면 수경의 삶은 성공한 인생처럼 보인다. 허나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수경을 통해서 친구들의 소식을 듣게 되는데 그 중 너무나 유명한 의사 집안의 자녀였던 하정이가 집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다. 죽음의 원인을 알기 위해 조사 중이라는 엄청난 이야기에 민수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수경 역시 속마음을 털어놓는데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너무나 뻔뻔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으로 인해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중이다. 민수는 하정의 소식을 듣게 되면서 수경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자신 역시도 다른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 여자를 위하는 것 같아 보여도 결국에는 남자란 것을 내세우며 아내의 능력을 막았던 남편과 이혼하여 싱글맘으로 딸을 키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승미... 그 옛날 얼굴에 난 상처의 숨은 진실과 아버지와의 화해를 듣게 된다. 누구보다 자상하고 착실한 남편과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문희.... 그녀는 자신을 사랑으로 아꼈던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고3때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알게 되지만 그 이후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을 배우고 살고 있다. 민수는 뤽 베송 감독을 취재할 기회를 얻게 된다. 파리를 가는 이유 중 일도 있지만 그나마 연락을 하며 지냈던 파리에 거주하는 미연을 만나러 갈 기회를 갖고 싶다.


세상을 살다보면 자신의 의도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살고 있는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있다. 누구보다 똑 소리나다는 말을 들었던 수경이나 조금 건방진 듯 보였지만 너무나 대단한 언니를 두었기에 제대로 기 한 번 펴지 못하고 살다가 겨우 행복이란 것을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 역시도 허상이었던 하정의 모습이 자꾸만 뇌리에 남아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당당한 커리어 우먼으로 자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민수와 승미 역시 따지고 보면 가족 그것도 너무나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인해 깊은 아픔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책장이 술술 너무나 잘 넘어간다. 백지연 씨의 첫 소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중년의 여자들의 심리를 아주 잘 묘사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잘 하고 성실하면 분명 미래는 장밋빛으로 밝다고 믿었지만 현실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배신을 감추고 있는 우리 현실 속 모습이 백지연 씨의 손에 의해 물구나무 안에 잘 담겨 있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물구나무를 서 본 적은 없다. 체력장 시간에 철봉에 매달려 본의 아니게 물구나무를 했던 적은 있지만 크고나서 헬스장에 다니면서 기구를 이용한 물구나무를 제외하고는 혼자 스스로 해볼 수 없는 자세다. 민수의 말처럼 "물구나무서기처럼 삶은 위와 아래가 뒤바뀌는 거지.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로 두렵기도 한 것이 인생이지.” 위와 아래가 뒤바낀 세상은 두렵다. 재미는 글쎄.. 두렵고 무섭지만 그러기에 도전해 보고 싶게 만든다.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뒤바뀐 물구나무와 같은 것...


"불행이 가면을 쓰고 나타나니까 사람들이 매번 속는 거야. 똑똑한 사람들이 의외의 일을 당하곤 하잖아. 불행이란 놈이 간교한 거지. 만약 불행이 불행 그대로의 괴물 같은 모습으로 다가선다면 사람들이 그렇게 멍청하게 있다가 당하기만 하지는 않을 거 아냐? 적어도 도망가려는 시도라도 해볼 테니까."      -p145-


"혹시 부모가 자식이 잘 뿌리내리고 피어나고 열매 맺을 수 있는 모양을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자식들이 잘 안되는 건 아니란다. 토양도 중요하지만 어떤 씨앗이냐도 중요한 거거든. --- 왜 좀 더 따사로운 아버질 만나지 못했나 싶지. '부모가 반팔자'라는 건 그만큼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네 스스로의 역할이 크다는 말일 수도 있어. 얼마나 다행이냐? 필자의 '반'이어서 말이야. 전부면 어쩔 뻔했어. ㅎㅎㅎ."   -p198,199- 

q******5 2015.02.07.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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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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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경, 백민수, 이승미, 남문희, 오미연, 유하정. 이들 여섯은 물구나무도 못 서는 바보들로 고등학교 3년을 똘똘 뭉쳐서 보냈지만 미팅이라는 사건 이후 민수와는 27년이 지나서 하정의 죽음을 통해 수경의 부탁(?)을 빌미로 만나기에 이른다. 재벌가 며느리지만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고민하는 친구(수경), 딸바보처럼 보이는 아빠를 두어서 항상 부러웠던 여전히 딸바보 아빠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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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경, 백민수, 이승미, 남문희, 오미연, 유하정. 이들 여섯은 물구나무도 못 서는 바보들로 고등학교 3년을 똘똘 뭉쳐서 보냈지만 미팅이라는 사건 이후 민수와는 27년이 지나서 하정의 죽음을 통해 수경의 부탁(?)을 빌미로 만나기에 이른다. 재벌가 며느리지만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고민하는 친구(수경), 딸바보처럼 보이는 아빠를 두어서 항상 부러웠던 여전히 딸바보 아빠지만 그 아빠가 자신을 낳아주신 아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된 친구(문희), 의사집안의 대를 이어 치과의사였지만 지금은 같은 하늘아래서 숨쉬지 않는 친구(지연), 딸을 키우며 당당하게 사는 친구(승미), 공부는 조금 뒤떨어졌지만 항상 당당하고 쾌활했던 친구(미연), 결혼도 안해 본 인터뷰 기자지만 아빠를 많이 미워했던 나(민수) 이들을 만나니 참 세상이 뜻대로 되어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일등 인생을 가는것은 더더욱 아님을 뼈져리게 느낄 수 있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시기마다 해야 할 무엇에 감사하며 즐기면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 싶다. 무엇보다 아버지라는 존재를 생각해보게된다. 부모가 되고보니 아이들을 어떡게 대해야할까를 고민해 보게 된다. 마지막 편에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인터뷰를 만나면서 더욱 나의 아버지를 생각하게 된다. 참으로 결코 쉽지않은 인생(삶)이지만 견뎌야하는 것들도, 헤쳐나가야 하는 마음도, 무엇하나 소홀히 여기면 안되고, 소중함으로 감사함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한 때 영화 써니가 유행했다 그리고 한때 드라마 미생이 유행했다 써니와 미생(단지 장그래의 물구나무선 모습으로 인해)을 만나는 느낌이 너무 비중을 많이 차지하다보니 여섯 친구들의 삶에 대한 완벽한 공감을 끌어 안지는 못했던 것 같지만 그녀가 펜을 들었다는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그녀는 요즘 삐딱선을 탄 미운오리새끼처럼 보였다. 한때는 그녀만큼 선망의 대상인 이를 찾아볼 수 없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그녀를 몰아세우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녀의 변신을 두고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살짝 맘이 그렇다. 말 잘하던 그녀가 글을 쓴다. 선입견에 꽁꽁 묶여서 섣부른 판단을 내 놓을 수 있는 상황이었음도 인정한다. 인내의 약을 꿀꺽 삼키고 나는 글쓰는 그녀를 만났고 약간의 설레임과 함께 그리고 또다른 조바심과 함께했던 시간을 고마워하고 있다.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물구나무를 만났고 나의 일상도 이렇게 평범함을 벗어나지 않음에 감사한다.

t*********8 2015.05.1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물구나무] 백지연 장편소설, 물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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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이자 인터뷰어 백지연의 첫소설이라! 그녀가 에세이를 출간한 것은 여러 차례 보았기 때문에 당연스레 생각했지만, 소설이라니 의아했다. 궁금증을 갖기에 충분했고, 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솔직히 소설을 썼다기에 너무 욕심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우려된 것이 사실이었다. 어떤 때에는 유명인의 추천에 책을 읽어보지만 생각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때도 있다. 유명인이라 선입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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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이자 인터뷰어 백지연의 첫소설이라! 그녀가 에세이를 출간한 것은 여러 차례 보았기 때문에 당연스레 생각했지만, 소설이라니 의아했다. 궁금증을 갖기에 충분했고, 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솔직히 소설을 썼다기에 너무 욕심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우려된 것이 사실이었다. 어떤 때에는 유명인의 추천에 책을 읽어보지만 생각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때도 있다. 유명인이라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가 생각보다 괜찮았던 기억도 떠올린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기대 이상의 읽는 맛을 전달해주었다. 저자가 소설을 쓰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독자에게 전달된다.

 

소설가 황석영의 추천사에는 이런 글이 있다. '소설 속의 여성 화자는 이제 중년에 이른 저자의 자전적 분신처럼 보이며, 방송인으로 살아온 자기 경험이 넉넉히 녹아들어서 진행이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은 저자의 상상력에 의한 창작임을 알려드립니다. 백민수는 인터뷰어로 소설에 초대된 상상 속 캐릭터입니다.' 라고 명기되어 있다. 창작된 인물이지만 우리 현실 속에 녹아든 듯한 캐릭터다. 사실 우리의 상상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직접 경험한 것 이외의 것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힘들 것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표현된 것은 백민수라는 '자전적 분신'의 탄생으로 가능한 것이리라. 

 

이 소설 속에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를 보면 '백민수'라는 인물에서 '백지연'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게 된다. 누구든 소설 속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런 대답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소설 속에 녹여냈다는 느낌이 든다.

"민수야. 이 호텔이 네가 쓴 소설에 나오는 호텔 맞지?"

"네가 썼다니까 슬픈 이야기 나오면 네 이야기인가 싶어 마음이 덜컹하고 로맨스가 등장하면 이 남자는 누구를 그린 거야 싶고."

"얘는…… 하하하, 소설이잖아. 소설, 픽션이라고. 다 팩트라고 생각하고 읽는 거야?"

"물론 알지. 그건 소설이고 허구고. 그래도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 수 있잖아."

"그렇기야 하지. 그런데 내 경험이 아닌 경험도 주인공의 이야기처럼 넣을 수 있어. 너도 알다시피 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니. 그동안 만난 인터뷰이를 통해 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만 소화해도 전집을 쓸 수 있을걸? 소설에라도 담고 싶은 인생 이야기가 너무 많지. 그 많은 이야기들이 내가 소설을 쓸 때 좋은 소재가 되는 거야. 너희들 긴장해라. 내가 또 언젠가 다시 소설이란 걸 쓰면 너희 둘 이야기도 확~ 다 써버릴 거야." (253쪽)

 

이런 것이 소설 읽는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 얘기이지만 남 얘기같지 않고, 소설 속의 인물들을 따라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 내 주변을 살피게 되는 것 말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듯 끊어져버린 인연들을 떠올려본다. 이 소설 속의 친구들이 그랬다. 홍수경, 남문희, 이승미, 오미연, 유하정, 백민수, 이렇게 여섯 명의 고등 학생은 체육선생의 표현대로라면 '물구나무도 못 서는 바보들'이었다. 그날 이후 3년간 몰려다닌 '베프'가 되었지만, 어이없게도 어찌보면 사소한 일인 '미팅 사건'으로 멀어졌다가, 하정이라는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연락이 닿는다. 민수의 시선으로 그 친구들을 하나 하나 바라보게 된다. 또한 그들을 보며 옛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그때 꿈꾸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를까?'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버린 그들의 인생을 바라보며, 나와 내 친구, 한 때 친했지만 연락이 끊겨버린 학창시절의 친구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그래도……열심히 살면 대단한 인생이 기다릴 줄 알았어.", "나, 돌아갈 곳이 없다……내가 어쩌다 이런 인생의 덫에 걸려버린 걸까?"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 들려주는 압축된 문장에서 누구나 살면서 느꼈을지도 모를 무언가를 건드려준다. '인생 뭐 있어?'라는 질문처럼, 사는 것이 어찌 보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때로는 버겁고 짐이 되어 어깨가 무거워진다. 살아보니 인생이 생각처럼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어느 순간 바라보면 물구나무같은 인생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물구나무서기처럼 삶은 위와 아래가 뒤바뀌는 거지.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로 두렵기도 한 것이 인생이지."

 

단순하고 밋밋할 수도 있을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에 사건이 하나 가미된다. '자살 혹은 타살?' 하정의 죽음은 도대체 어찌 된 것인지, 민수는 미연이가 하정에게 받았던 이메일을 건네받아 읽어보게 되는데, 읽다보면 어찌된 일인지 알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사건을 계기로 고교 졸업 후 오랜 시간 연락이 닿지 않았던 고교시절의 절친이 다시 만나게 되었고, 각자의 색깔이 있는 인생을 들어보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강약을 잘 조절해서 독자의 시선을 놓치지 않도록 집필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글을 쓰는 사람들은 결국 소설도 쓰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쓸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가 문득 어느 날 소설을 쓰게 되는 것이다. 매일 무언가를 쓰다보면 어느 순간 소설을 쓰고 싶어질 것이다. 또한 그런 경우에 글은 자신이 보고 듣고 익숙한 것을 써야 글이 잘 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면에서 앵커와 인터뷰어 경력은 이렇게 소설 한 권으로 결과물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소설을 읽으며 그녀와 참 잘 어울리는 소재와 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s*****a 2015.02.12. 신고 공감 1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