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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대산(大山) 김석진의『대산 주역강해』(대유학당, 2015)는 상경, 하경, 계사의 총 세 권으로 되어 있다. 주역 상경은 중천건·중지곤으로 시작하여 중수감·중화리로 끝을 맺는데 선천을 의미하고 자연의 현상을 중심으로 설명한 것이다. 주역 하경은 택산함·뇌풍항으로 시작하며 수화기제·화수미제로 끝을 맺는데 후천을 의미하여 인간사회의 법도를 중심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 책은 동양 최고의 경전으로 꼽히는 주역 64괘를 통해서 상(象)·수(數)·리(理)·점(占)을 함께 익힐 수 있도록 편집했다. 그래서 현재 시중에 나온 주역 입문서 가운데 가장 튼실한 책이다. 다만 편집상 보이는 약간의 오류는 옥의 티라 하겠다. 괘그림이 잘못 그려진 것(1권 125쪽)과 구문의 오탈자(2권 56쪽)가 있다. '역'자는 하루 열두차례씩 때의 변화에 맞추어 색깔이 변한다는 도마뱀을 본뜬 상형자로 보는 견해와 일월을 합하여 주야한서의 운행을 나타냈다는 회의자로 보는 두 가지 주장이 있다. 모두 때의 변화를 강조한 것이다. 크게 역은 변화와 불변 그리고 이 두 상황에 대한 적응이라는 측면에서 변역, 불역, 간이의 세 가지 뜻으로 나뉜다. 순자는 "주역을 잘 아는 사람은 점을 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주역을 잘 알려면 점을 쳐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대산은 점사 해석상의 편의로 상괘, 하괘, 호괘, 배합괘를 구분하는데, 하괘는 점을 친 사람(나)의 입장이고, 상괘는 상대방의 입장이다. 내호괘는 점친 사람의 성격 및 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고, 외호괘는 상대의 성격 및 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낸다. 도전괘는 상대방쪽에서 나를 보는 것이고, 배합괘는 지금 처해 있는 입장과 정반대의 상황을 뜻한다. 대체적으로 지괘와 호괘를 중시하니 이 둘만의 해석으로도 90%정도의 해석이 된다. 육효로 구성된 대성괘를 종합적으로 고찰하려면, 본괘에 대한 도전괘, 호괘, 배합괘, 착종괘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도전괘는 상호연계된 내용, 호괘는 내포된 의미, 배합괘는 상반된 위치 상황, 착종괘는 내외의 위치 변경 등을 살필 때 주로 쓰인다. 도전괘(倒轉卦)는 괘를 반대편에서 본 것으로, 상효는 초효가 되고 오효는 이효가 된다. 배합괘(配合卦)는 각 효마다 반대되는 음양효로 바꾼다. 초효가 양이면 음효로, 이효가 음이면 양효로 바꾼다. 호괘(互卦)는 이·삼·사효의 내호괘를 하괘로 삼고, 삼·사·오효의 외호괘를 상괘로 삼아 괘를 만든다. 착종괘(錯綜卦)는 상괘와 하괘를 바꾸어 놓는 것을 말한다. 『대산 주역강해1』은 주역 상경으로 건괘와 곤괘로부터 시작하여 감괘와 리괘까지 총 30괘를 풀이한다. 상경 30괘는 중천건, 중지곤, 수뢰둔, 산수몽, 수천수, 천수송, 지수사, 수지비, 풍천소축, 천택리, 지천태, 천지비, 천화동인, 화천대유, 지산겸, 뇌지예, 택뢰수, 산풍고, 지택림, 풍지관, 화뢰서합, 산화비, 산지박, 지뢰복, 천뢰무망, 산천대축, 산뢰이, 택풍대과, 중수감, 중화리다. 일양오음괘(一陽五陰卦)로는 사(師)·비(比)·겸(謙)·예(豫)·박(剝)·복(復)의 여섯 괘가 있으며, 득중을 한 괘는 師卦(得臣位)와 比卦(得君位)인데 이 중에서도 比卦가 가장 길하다. 여기서는 대표로 지수사(地水師)괘를 살펴보겠다. 역경의 일곱 번째 괘인 사(師)를 파자하면, 군사가 언덕 주위에 진을 친 형상이다. 괘상으로는 땅 속에 물이 있는 상으로 모두가 협력하여 물을 구하고자 하는 형상이다. 괘체를 보면 구이가 홀로 강건득중하여 뭍 음을 거느리는 주체가 되니 학도를 훈육하는 스승, 무리를 거느리는 장수라는 뜻이 있다. 지수사의 도전괘·착종괘는 수지비, 배합괘는 천화동인, 호괘는 지뢰복이다. 군사를 일으켜 전쟁을 승리한 뒤에는 모두가 서로 도와 나라의 재건에 힘써야 한다. 사는 안으로 강건한 구이가 중을 얻어 유약한 음의 무리를 이끄는 것이고, 동인은 유약한 육이가 내적으로 중심이 되어 강건한 군자와 더불어 그 뜻을 함께 하는 것이다. 무리를 모아 군사를 일으킴은 잃었던 땅을 회복하려 하거나 백성의 권리를 되찾고자 하는 것이다. 주역의 열세 번째 괘는 천화동인(天火同人)이다. 동인은 위에 천이 있고 아래에 화가 있는 괘상으로, 하늘에 해가 떠올라 만물이 활동하여 서로 모이는 상이다. 괘체를 보면, 유일한 음인 육이를 중심으로 모든 양이 함께 한다. 안으로 밝고 밖으로는 강건한 덕이 있으니 밝은 지혜로써 강건히 도를 행하는 괘다. 또한 학문을 이루고 수신의 덕을 쌓아 세상에 나아가는 괘이다. 천화동인의 도전괘·착종괘는 화천대유, 배합괘는 지수사, 호괘는 천풍구다. 동인이 뜻을 모아 위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라면, 지수사는 아래의 민중을 포용하여 육성하는 것이다. 천풍구는 서로 만나서 뜻을 구하는 것이다. 동인괘에서 재미난 점은 동지들을 한데 모으는 네 가지 상황(宗·門·郊·野)이다. ●가까운 종친들 사이에서 동인하면 어려워질 것이다. 同人于宗吝. ●집에 있지 말고 문밖에 나가 동인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 同人于門无咎. ●한벽한 교외에서 동인하면 후회할 일이 없을 것이다. 同人于郊无悔. ●광활한 들에서 동인하면 형통할 것이다. 同人于野亨. 동인의 길흉을 본다면, 사적인 일의 동인(동인우종)은 안 좋고 공적인 일(동인우야)의 동인은 좋다. 즉 동인은 모름지기 공익에 충실하고 공정해야 한다. 이처럼 군자의 모임은 정의롭고 지공무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