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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고 제목도 뭔가 남달라서 골랐던 책인데 후회없이 재미나게 읽고 있어요 약간 영화 유리의 성이 떠오르는 책이네요 :) 아직 반밖에 안읽어서 더 읽고 써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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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은 신부가 깨지 않게 조심조심 짐을 챙겼다. 신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코를 골았다. 신랑은 마지막으로 담요로 신부의 무릎을 덮어주고 입을 열었다. “한 바퀴 돌고 올 테니 애 잘 키우고 있어.” 신혼여행이 이렇게나 길어질 줄은 몰랐다. 게다가 영혼으로 갈 줄은 더욱 몰랐을 것이다. 다른 이들 모두가 꿰어진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옥자와 도식만은 살아생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조각난 시간 소을 유영했다. <마지막 정육점>은 그들의 길고 긴 여행기나 다름없었다. “어차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주 작은 것들뿐인 것 같아. 어떤 기억이 부르면, 가고 싶지 않아도 그 자리에 달려가야 하는 거잖아.” 처음에야 신부를 피해 도망치는 신랑 이야기인줄 알았다. 하지만 읽을수록 인물과 시간이, 공간이 교차했다. 어떤 사건을 중심에 두고 어느 한 부분을 조명했다가 다른 부분으로 눈을 돌린다. 두서없고 산발적인 그들의 여행은 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된다. 여러 사건을 지나치면서 옥자와 도식은 부모님들의 과거와 그들 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간다. 둘은 두 집안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때로는 자신의 일처럼, 또는 관객처럼 시간을 여행했다. 그 여정을 따라가며 독자는 둘의 과거까지 섭렵해, 부모와 자식세대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다. 이야기가 내게 준 것은 적나라한 살갗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마지막 정육점>은 익히 알고 있는 인간에서 한 껍데기 벗겨놓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그들의 삶이 혐오스럽지 않은 이유는 아마 그것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껴입어 가리고 숨겼던 본 모습이 드러나면, 처음에야 낯설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법 익숙한 모습들을 찾을 수 있다. 그 익숙함이 불편하게 다가올지, 흥미진진하게 다가올지는 읽는 사람의 몫일 것 같다. 다만 내게는 작가의 말에 나온 ‘마지막 정육점’처럼 <마지막 정육점>이 다른 세계로 향할 수 있는 입구가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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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었다고?" "나도 죽었어." "우리가 죽었다고?" "그래." - 60쪽 신혼여행을 떠난 신혼부부의 이야기다. 아니,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떠났다가 죽는 이야기다. 아니, 그것도 아니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다. "왜 도망치는 거야?" "넌 왜 자꾸만 쫓아오는 건데?" "우린 부부잖아!" "죽었는데 부부가 무슨 소용이야!" "죽었어도 부부는 부부야!" - 68쪽 죽어서까지 아내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남자, 죽어서까지 남편을 쫓아가려는 여자. 그들에게 선물처럼 죽음이 찾아오고, 그들은 각기 다른 현재와 미래를 꿈꾸다가 그 죽음으로 인해 뜻밖에도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과거로 돌아간 게 아니라 그들 앞에 과거가 찾아온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이 몰랐던 그들의 전 세대를 보여주기 위해서. 그들이 몰랐던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아직 청춘의 몸을 간직하고 있는 종욱을 엄마가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옥자는 들고 있는 쟁반 때문에 눈물도 닦지 못한 채 걸음을 뗐다. 죽어서야 비로소 아버지를 만나다니. 옥자의 눈물이 쟁반을 덮은 보자기 위로 방울방울 떨어졌다. "나중에 한번 같이 오세요." "……그럴 상황이 아니에요. 제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든요." "예?" 옥자는 그 기막힌 사실에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 113쪽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부모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의 수치를,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을 제 자식에게 감추고 숨기기 때문이다. 자식에게만큼은 '어른'이고 싶으므로. 어른이 되었다고 할만큼, 나이가 들어서야 자식을 낳을 수 있는 건 그걸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사실 스무 살의 자식이, 자신과 같은 나이인 스무 살의 부모를 만난다면 순간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렇게 어린 사람이었다니! 이렇게 나와 별 다를 것 없는 사람이었다니! 도식은 옥자에게 아버지 강우연이 옥자의 엄마 박은실을 겁탈한 일을 대신 사과했다. 옥자는 도식에게 아버지 이종욱이 강우연의 집에 쳐들어가 주먹질을 한 일을 대신 사과했다. 둘은 술잔을 부딪쳤다. 도식은 옥자에게 옥자 아버지의 불행한 죽음에 대해 위로를 건넸다. 옥자를 임신한 채 그 막막한 시간을 견딘 옥자 어머니의 처지에 대해서도. 옥자는 눈시울을 적셨다. 갈고리에 매달린 고깃덩어리들이 남포등 불빛 속에서 붉은 피를 눈물처럼 뚝뚝 흘렸다. - 186쪽 생의 끝, 죽음을 통과해 그들이 얻은 것은 이해와 용서, 그리고 화해다. 세상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사람, 바로 부모를 이해하고 나면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형식적인 결혼식만 치렀을 뿐 여전히 디스코텍 웨이터와 미용실 점원일 뿐이었던 그들이 그 시간을 겪고 나서야 부부가 되었다는 결말은 그 점을 설명하는 역설이다. 육십여 년의 생을 돌아와 마침내 그들은 "마지막 정육점"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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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런저런사연으로 여자의 찍힘을 당해 결혼하게된 신혼부부의 눈속교통사고. 그리고 혼수상태의 몸을두고 두영혼은 그들의 부모님의 인연과 사랑을 돌아본다. 그리고 돌아와 철들어 살게되는 지극히 인간적인 드럽게도 인간스런 이야기들. 그래서 결론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러고들 산다. 젠장맞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