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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양의 경전이 다 그렇겠지만, 유가의 최대 경전인 주역이야말로 군자를 지향하는 이들이 봐야만 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군자는 한마디로 말해서 도를 지향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도덕적 지식인이다. 위편삼절의 주인공 공자는 '오십에 주역을 공부하면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책『대산 주역강해2』는 주역 하경으로, 택산함(31)과 뇌풍항(32)부터 수화기제(63)와 화수미제(64)까지 총 34괘를 풀이하고 있다. 하경 34괘는 택산함, 뇌풍항, 천산돈, 뇌천대장, 화지진, 지화명이, 풍화가인, 화택규, 수산건, 뇌수해, 산택손, 풍뢰익, 택천쾌, 천풍구, 택지취, 지풍승, 택수곤, 수풍정, 택화혁, 화풍정, 중뢰진, 중산간, 풍산점, 뇌택귀매, 뇌화풍, 화산려, 중풍손, 중택태, 풍수환, 수택절, 풍택중부, 뇌산소과, 수화기제, 화수미제다. 64괘중 모두 건이 들어 있는 사대괘(四大卦)는 화천대유, 산천대축, 택풍대과, 뇌천대장의 네 괘이며, 이소괘(二小卦)로는 풍천소축과 뇌산소과가 있다. 사대괘의 하나인 뇌천대장(雷天大壯)을 보자. 우레(雷)가 하늘(天) 위에서 울리는 상이 대장(大壯)이다. 안으로는 강건하고 밖으로는 크게 움직여 씩씩하다. 대장(大壯)을 파자하면 대는 하나(一)로 말미암아 둘로 늘어나(人) 커지는 것이고, 장은 문무를 겸비한 장부(士)가 방패를 들고 전진해 나아감을 뜻한다. 네 양이 크고 강하게 장성한다. 소인이 안에서 권력을 쥐고 군자를 못 살게 하여 물러나는 것이 돈(遯)괘였고, 대장괘는 군자가 힘이 강해져서 소인을 몰아내는 형국이다. 대장은 군자가 어떻게 힘을 발휘하느냐 하는 뜻으로, 사회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일어나는 싸움과 갈등을 조화로 융합시키는 일이 군자의 일이다. 진실로 크고 강한 힘은 어리고 약한 것들을 보호하는 힘인 것이다. 그래서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바르게 나갈 때 사회가 더욱 편안해질 수 있고, 여기서는 우레와 같은 위엄과 결단으로 올바른 사회정의를 확립해야 함을 강조했다. 대장의 도전괘는 천산돈, 배합괘는 풍지관, 호괘는 택천쾌, 착종괘는 천뢰무망이다. 천산돈은 하늘 아래 산이 있는 상으로, 세상을 피해 은둔하여 하늘이 부여한 명을 굳건히 지킬 뿐이다. 돈은 소인이 성하는 조짐을 보아 군자가 물러나는 때이고, 때를 기다리다 보면 마침내 군자가 득세하는 대장의 때가 이른다. 군자가 크게 장하여 나아감은 그릇된 소인을 결단하여 몰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무망은 하늘 아래 우레가 진동함으로써 공구수성하여 하늘이 명한 천부지성 그대로 망령됨 없이 행하는 것이다. 64괘에서 어려움을 상징하는 네 가지 괘를 사난괘(四難卦)라 한다. 상경의 수뢰둔(水雷屯)·중수감(重水坎)괘와 하경의 수산건(水山蹇)·택수곤(澤水困)괘가 바로 사난괘인데 모두 감이 들어 있어 감의 험함을 나타내고 있다. 둔(屯)은 초창기의 어려움을 나타내는데 비록 밖으로 험하나 어려움을 무릅쓰고 움직이려는 덕이 있다. 감(坎)은 안팎으로 거듭 험한데 빠져 있는 모습이다. 감의 험함은 천험(낮과 밤·바람·우레·비), 지험(산·바다·내·구릉), 왕공험(법제·율령, 성·군대)으로 구분된다. 곤(困)은 자신의 역량 부족과 같은 내적인 한계 때문에 생긴 어려움이다. 곤은 못물이 말라 붙어 곤궁한 상으로, 마치 물 없는 웅덩이에서 헐떡거리는 고기와 같다. 건(蹇)은 외부의 장애 때문에 생긴 어려움을 말하는데, 밖의 험난함을 안의 굳건함으로 헤쳐나가는 뜻이 있다. 즉 건(蹇)은 밖의 험한 것을 보아 안으로 후중히 그치는 덕이 있다. 건의 여섯 효는 산전수전의 험난한 역경을 겪은 괘상이며, 산위에서 비를 만나는 형국이니 행보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건괘는 우리가 어려울 때일수록 반신수덕(反身修德), 즉 자신을 반성하고 마음을 닦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신(反身)은 산과 같이 그쳐서 두텁게 자신을 반성한다는 뜻이고, 수덕(修德)은 물에 자신을 비추어 보아 마음을 깨끗하게 닦는다는 뜻이다. 수산건의 괘사는 다음과 같다. ●건은 서남쪽이 이롭고 동북쪽은 이롭지 않다(蹇, 利西南, 不利東北). ●대인을 만나면 이롭다(利見大人). ●굳게 올바름을 지키면 길하다(貞吉). 수산건의 도전괘는 뇌수해, 배합괘는 화택규, 호괘는 화수미제, 착종괘는 산수몽이다. 험난한 과정을 겪다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풀리게 된다. 미제는 수화가 상하로 어긋난 상태이니 미제로 말미암아 어려움이 있게 된다. 건은 밖의 험함을 보아 안으로 그치는 것이니 지혜로운 것이고, 몽은 안으로 험한데 빠져 밖으로 나아갈 수 없어 그치는 형국이니 어리고 무지한 상태다. 64괘 가운데 둔·감·곤·건의 사난괘 외에도 어려움과 고난, 험난을 상징하는 괘들은 적지 않다. 천산돈(天山遯)과 수천수(水天需)도 그러하다. 돈(遯)은 일을 시작했으나 아직 제대로 풀리지 못해 생긴 어려움이다. 수(需)는 비구름이 하늘에 뒤덮여 있는 상으로 비내릴 때를 기다리는 상이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 끼었어도 아직 비를 내리지 못하는 상이므로 나아가지 말고 때를 기다려야 하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