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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최전선에서 최소한의 선을 실천하는 일 - [최선의 철학]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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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최'전'선'에서 '최'소한의 '선'을 실천하는 일<최선의 철학>을 읽고  "당신도 지금 삶의 방향을 잃고 헤메고 있지 않나요?(6쪽)"라는 오프닝 멘트로 <최선의 철학>이라는 북토크가 시작된다. 진행자는 독자와 동시대를 사는 현대인(이자 전직 기자 출신의 작가)이고, 패널은 현대인들이 현인으로 꼽는 열두 명의 고대 철학가들이다. 낯익고도 낯선 그들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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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최'전'선'에서 '최'소한의 '선'을 실천하는 일
<최선의 철학>을 읽고


  "당신도 지금 삶의 방향을 잃고 헤메고 있지 않나요?(6쪽)"라는 오프닝 멘트로 <최선의 철학>이라는 북토크가 시작된다. 진행자는 독자와 동시대를 사는 현대인(이자 전직 기자 출신의 작가)이고, 패널은 현대인들이 현인으로 꼽는 열두 명의 고대 철학가들이다. 낯익고도 낯선 그들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불러본다. 소크라테스, 소포클레스, 플라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호메르스, 아리스토텔레스, 세네가, 플루타르코스, 키케로,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아리스토파네스. 오늘날 우리가 철학서라고 통칭하는, 그들이 이천여 년 전에 쓴 책들을 각자의 손으로 쓰다듬고 있다. 아무래도 쉽지 않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최고'의 삶이 아니라 '최선'의 삶을 위한 철학"임을 강조하는 진행자의 영업에 그만 홀려 다시 자세를 고쳐앉고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본다. 
  북토크는 크게 세 마당으로 '내면을 깨우는 힘',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두루 이해하는 여정에서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함께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 그리하여 저마다의 불확실한 삶에서 조금 덜 불안해하고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힘을 '철학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소크라테스는 "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라"고 설파하면서 끊임없이 그리고 제대로 질문하기가 중요함을 몸소 실천하다 죽음도 마다하지 않으며, 소포클레스는 잇따른 가족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소신 발언을 한 '안티고네' 공주를 그리고,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 디스전을 방불케하는 대화 속에서 화를 내며 이탈한 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초보자의 자세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메논'을 소개한다.
  예전에 『명상록』 겉핧기를 통해 이불킥의 원조로 알고 있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의 재회가 반갑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을 자기 성찰, 즉 자신을 반성하고 살피는 출발점(91쪽)"으로 삼아 평생을 자신과의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삶은 어떤 식으로든 버텨야하는 것이기에 레슬링의 기술과 닮아 있다고. '곶(岬)'처럼 세상의 거친 파도를 버티고 서야 한다고. '자립(自立)하는 인간'이 되기 위한 자기 객관화가 지나쳐 가혹한 자기 비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인다. 네 철인의 가르침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미움받을 용기와 부끄러울 용기를 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타인의 미움을 받더라도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어야 하며, 실패하거나 잘못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지레 포기하거나 부정하기보단 그 실패와 잘못을 인정한 뒤 다시 배우고 나아가고자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테다.
  자신의 내면을 일깨운 다음에는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는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우스와 트로이아의 왕 프리아모스가 나라의 국운과 수많은 이들의 생사가 걸린 전쟁통에 어떻게 공감의 꽃을 피웠는지를 노래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설득의 원리로 각각 말하는 사람의 성격(에토스), 청중의 감정에 호소하는 능력(파토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논증(로고스)을 설명한 뒤 설득의 핵심은 '사람의 마음속에 공간을 여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여러분은 들었습니다. 사실을 알았으니 여러분이 판단하십시오.(160쪽)"라고 끝맺음하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전기 형식을 빌어 영웅들이 가진 개성과 성격의 장단점을 가감 없이 서술한 책으로 인간이란 존재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세네카는 어지러운 나라의 정세 속에서 질곡 많은 인생을 살았음에도 꿋꿋하게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실천한 인물이다. 그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글을 읽노라면 인류애라는 가치, '다정한 것이 살아 남는다'는 사실, 상대가 듣기 싫은 소리일지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기분 나쁘지 않게 전하려는 노력 등이 시대를 건너 현재까지도 유효한 가치임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렇게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가 곧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과정이라는 말은 곱씹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대화 즉,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의 목적이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은 아닐 뿐더러 잘못된 생각을 뜯어고치거나 내 생각을 주입시키는 것도 아님을 잊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게 한결 수월해질 듯하다.
  마지막으로 자기와 타인이라는 개개인이 모여 사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궁리할 차례이다. 정치가인 키케로가 부정한 세력의 탄핵 연설에서 기세와 박력으로 원로원 현장을 찢었다면, 역사가인 헤로도토스는 여러 나라를 취재하고 답사한 후 그리스인과 이민족간의 전쟁에 관하여 그 배경과 인과관계인 맥락을 최초로 짚어내며 방대한 분량의 『역사』를 기록한 사람이다. 당시 신화적 역사관에 맞서 민주주의의 실험장 같은 사회 환경와 더불어 오랜 세월 동안 참전 군인이자 추방자로서 쌓은 경험들로 사실주의 역사관을 담아낸 『펠레폰네소스 전쟁사』의 저자 투키티데스. 남들은 쓸데없는 생각이라 치부했을지언정 누구보다 현실에 대한 분노와 문제의식을 갖고 비판적 상상력으로 쓴 작품들에서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권한 아리스토파네스. 요즘 같이 가짜 뉴스와 부조리한 문제가 범람하는 시대에 두 사람의 시선이 더 귀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머지않아 마흔살과 쉰살의 정중앙에 서게 될 텐데, 여전히 내가 걷는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살면서 멈추거나 다시 시작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음을, 예나 지금이나 북토크에 참석한 철학자들과 나는 죽는 날까지 어떻게든 삶을 살아내야 하는 존재임을 모르지 않는다. 다행히 그들 역시 흔들리고 위태로운 개인사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그 답에 가까이 가기 위해 애썼다는 사실에 작지만 큰 위로를 받는다. 삶은 전쟁이다, 혹은 매일 같이 고군분투한다는 말들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북토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어쩌면 최선의 철학이란, 삶의 '최'전'선'에서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선'을 살피고 실천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말리뷰 #쓰고빙고 #최선의철학 #권석천 #창비교육
k*****o 2025.12.1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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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삶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간 이들의 이야기_ 권석천 저, <최선의 철학>을 읽고
"최선의 삶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간 이들의 이야기_ 권석천 저, <최선의 철학>을 읽고" 내용보기
“저는 딱딱한 철학 이론이 아니라 삶의 불확실성 앞에서 얼어붙었던 저를 다시 걷게 해준 인생의 지혜, 바로 그것을 당신과 나누고 싶었습니다.”“그들은 싸웠고, 슬퍼했고, 분노했고, 절망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고, 역사의 수레바퀴에 스러져간 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최선의 삶을 향해 쉬지 않고 나아갔고, 생각하고, 썼습니다.”삶의 방
"최선의 삶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간 이들의 이야기_ 권석천 저, <최선의 철학>을 읽고" 내용보기
“저는 딱딱한 철학 이론이 아니라 삶의 불확실성 앞에서 얼어붙었던 저를 다시 걷게 해준 인생의 지혜, 바로 그것을 당신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들은 싸웠고, 슬퍼했고, 분노했고, 절망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고, 역사의 수레바퀴에 스러져간 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최선의 삶을 향해 쉬지 않고 나아갔고, 생각하고, 썼습니다.”

삶의 방향을 잃고 막막해하던 그때, 우연히 그리스 로마의 고전들 속 철학가들에게서 작가 자신이 배우고 깨달은 인생의 기술들, 그들이 던진 질문들 속에서 고민하며 스스로 답을 찾으려 애쓴 노력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최고가 아닌 최선의 삶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 깊고도 풍성한 지혜를 배울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1부에서는 내면을 깨우는 힘, 2부에서는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 마지막 3부에서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각 부에서 등장하는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며 개인적 감상을 조금씩 덧붙여 보려 한다.

1부 내면을 깨우는 힘
- 소크라테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소크라테스가 철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마흔이 되었을 때였다고 한다. 소크라테스가 철학을 하는 방법은, 아테나이 거리를 거닐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그는 ‘미사여구가 아닌 일상어’로 말했으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힘은 ‘질문’에 있다고 믿었다.

“무엇보다 필요한 건 묻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라네. 그대의 가슴속 의문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비로소 진정한 배움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게. 질문을 멈추지 않는 한, 그대의 삶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새로운 지혜를 찾게 될 것이네.”

-소포클레스; 신념을 위해 침묵하지 않는 용기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안티고네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 크레온과의 논쟁 속에서도 침묵하지 않으며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지 않는다. 두려움이나 불편함에 구애받지 않으며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마음에 품은 신념이 인생의 서사가 된다.

갈등이 싫어 침묵한다. 괜히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 침묵을 선택하기도 한다. 잠시 모르는 척하고 사는 게 편안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바른말을 했다가 미움받거나 해코지당할까 두렵기도 하다. 작가의 말처럼 ‘침묵의 유혹’은 무섭다. 침묵은 잠시 편안함을 줄지는 모르지만 안전함을 보장하지 않는다. 크고 작은 손해가 두려워 계속 침묵하다 보면 ‘삶의 맥락’, 삶의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념을 품고 산다는 것은 결코 세상과의 대립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확고한 기준을 세우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입니다. 건설적인 대화와 토론을 향해 마음을 열어놓는 과정입니다.”

-플라톤; 실패를 통해 배우는 초보자의 정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초보자의 정신’을 가지고 실패 앞에서 배움을 멈추지 않을 때 진정한 앎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메논>은 우리에게 진정한 성장이란 외부에서 무언가를 주입받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새로운 앎은 누가 누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지혜를 밖으로 끌어내는 과정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게 왜 부끄럽게 느껴질까? ‘아는 척’ 하고픈 과시욕, 남들 앞에서 구겨지고 싶지 않은 내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질문을 많이 하고, 실수를 빨리 인정하며,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초보자 마인드’. 잊지 말아야겠다!

“자, 틀릴 때마다, 실수할 때마다, 좌절할 때마다 기뻐합시다. 답에 좀 더 가까워졌다고 즐거워합시다. 그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자유로워집니다. 모르면 안 된다는 강박의 쇠사슬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조바심의 쇠사슬에서, 이미 늦었다는 절망의 쇠사슬에서.”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흔들림 없는 삶, 자기 대화의 시간
자신 안에 있는 생각들을 글로써 밖으로 꺼내는 일이 두렵고 겁이 났다는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 덕분에 더욱 가깝게 와닿았던 이야기였다. 글을 쓰면서 자신 안의 벽 하나가 허물어지는 기분이 들었다는 작가의 고백과 맞닿는 작품,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고대 로마의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권력의 정점에 서 있으면서도 조용히 자신과 대화하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명상록>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신과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쓰여 있다. 자신의 가장 연약한 부분까지 숨김없이 드러내는 그의 글이, 작가 자신 안의 두려움에 보내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로 다가왔다고 한다. 책을 통해 그 위로와 격려를 전달받을 수 있음에 감사했고, <명상록>을 직접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물이 너무 믿음직해 보이거든 옷을 벗겨서 그것의 무가치함을 꿰뚫어 보고 그것이 뻐기는 후광을 걷어내야 한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 진심일 때 타인과의 대화에도 진심일 수 있다’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내 안에 있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직면할 때, 나는 조금 더 ‘나’다워진다. 그 깊고 풍성한 대화가 나를 돌아보게 할 뿐만 아니라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 속에서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배우고, 인간다움을 경험하게 된다.

2부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
- 호메로스; 모든 것은 공감에서 시작된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죽고 죽이는 전쟁터의 참혹 속에서도 화해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때로는 한 방울의 눈물이 천 개의 창, 천 개의 방패보다 강할 수 있는 것. 공감이 지닌 무한한 힘의 증거이다. 호메로스의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공감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 할 수 있다.

“내 앞에 앉은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을까? 어떤 것에 기뻐하고 어떤 것에 슬퍼하고 있을까? 그 특별할 것 없는 관심이 세상을 변화시켜 나갑니다. 원칙은 이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씩. 한 끼, 한 끼씩.”

한 사람과 한 끼의 식사. 그 공감의 시간을 만들며 살아가겠노라 다짐해본다. 같이 밥 먹고 싶은 사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편안하게 꺼낼 수 있는 상대. 그런 존재가 되어 주고 싶다.

- 아리스토텔레스; 반드시 성공하는 설득의 법칙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을 설득하려는 사람은 ‘자기 캐릭터’를 분명하고 일관성 있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들을 때 신뢰하는 마음가짐으로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하는 문체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명료함’과 ‘적절함’이다.
이색적인 것과 자연스러운 것의 ‘사이’. 말하기와 글쓰기 자체가 ‘사이’에 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 입과 귀 사이, 손과 눈 사이에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재치 있는 ‘은유적 표현’에 대해 정보(지식)가 있어야 하고, 생생해야 하며, 억지스럽지 말아야 하고, 뻔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득은 상대의 잘못된 생각을 뜯어고치거나 내 생각을 주입시키는 게 아니라, 마음의 공간을 여는 것이다. ‘신뢰받는 사람이 되라. 논리를 탄탄히 하라. 감정에 호소하라.’ <수사학>의 이 세 가지 원칙도 이를 위한 것이다.

듣는 이와 읽는 이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세 가지 원칙, 명료함과 적절함, ‘사이’에서의 균형. 내가 연습해야 할 글쓰기의 과제이다. 흐릿해서 답답하고 논리가 탄탄하지 못해 머리를 쥐어뜯어야 하는 나. 배우고, 연습하는 수밖에.

- 세네카; 동료 인간에 대한 존중
네로 황제의 폭정이 이어지고 있던 그때, 세네카는 자신의 서재에 앉아 조용히 펜을 들어 친구 루킬리우스에게 편지를 쓴다. ‘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도덕적 편지들’에서 그는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고, 어떻게 행복한 죽음을 맞을지를 조언한다. 시간의 가치와 독서의 방법, 군중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철학자의 역할 등 어떻게든 친구에게 도움이 될 말을 해주려 애를 쓴다. 그는 자신이 열심히 공부하고 글을 쓰는 이유 또한 이웃을 위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라 말한다. 그는 또 노예들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며, 조언을 구하라고 루킬리우스에게 조언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개미 같은 삶을 살고 있고, 누가 그러한 삶을 분주한 게으름이라고 불러도 틀렸다고 할 수 없을걸세.”

세네카는 ‘바쁜 삶이 성공적인 삶’이라는 당시 로마의 통념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이들을 안타까워한다. 인간은 존엄성을 지닌 존재로서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바쁘게 많이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 나를 잃지 않는 삶일 것이다.

-플루타르코스; 사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법
인물의 성격은 하찮은 일에서 드러난다.
자신감으로 일어선 자, 자신감으로 무너진다.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하되 그 강점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영웅전>은 살아가는 데 있어 사람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모든 것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인 개성, 그리고 동기를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눈에 보이는 행동 뒤에 어떤 내적 갈등이 소용돌이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하기 위해서이다.

3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
-키케로; 어떻게 기세로 사태를 장악하는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고대 로마의 법정에서 무엇이 정의인지를 놓고 싸운 대표적 인물이다.
기세가 표현되는 것은 결국 말과 글이다. 아무리 겉모습에 힘이 있어 보여도 그가 하는 말이나 글에서 기세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추상적인 표현 대신 구체적이고 생생한 표현으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주장을 ‘기세 있게’ 펴기 위해선 무엇보다 해당 주제에 천착(穿鑿)해야 한다. 마치 다이아몬드 광부가 암석을 뚫어 보석을 찾아내듯, 주제의 핵심에 다다를 때까지 끝까지 파고드는 자세를 말한다. 천착의 과정은 길고 긴 시간 동안 깊은 고민이 축적되어야 한다.

“진정한 기세란 끝까지 고민해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내면의 힘입니다.”

천착을 통해 축적해가는 기세.
당장 보이지 않지만, 그 축적의 힘이 내 안에도 차곡차곡 쌓여가기를 바라본다.

- 헤로‘도토스; 맥락은 방향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다
맥락은 어떤 일이 발생한 배경이나 전후 관계를 말하는데, 이야기의 전체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맥락은 혼돈 속에서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다.
환경 변화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맥락을 찾기 위해 다른 생각들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두키디데스; 우리에겐 왜 사실이 필요한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선 자신의 실수와 한계를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현실이 달라지면 그 변화를 주저하지 말고 인정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비판에도 귀를 열어야 한다.

다름에 대한 수용성, 나는 얼마나 열려 있는 사람인가?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용기, 그 능력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시련이 낳은 ‘불편한 진실’을 바라보는 용기
아테나이의 도전과 패배, 몰락을 기록하여 사랑하는 조국의 실패를 집요하게 응시했던 투키디데스처럼, 불행한 진실 앞에 눈을 돌리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믿음과 충돌하는 사실조차 받아들일 수 있는 정직함, 사실 확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 그리고 자기 의견도 상대화할 수 있는 유연함이 그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유산이다.

나 자신의 실패를 보는 것은 아픈 일이다. 하지만 응시하고, 받아들이고 바꾸어 가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단단해지는 내가 되길 기대해 본다.

- 아리스토파네스;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는 비판적 상상력
의식을 깨우는 상상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핵심은 ‘다르게 보기’이다. ‘현재의 시스템은 당연한 것’이란 고정관념을 버리고, ‘지금과 다른 세계도 가능하다’라는 믿음으로 대안을 떠올려보는 것이다.

질문하고 저항하기보다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것에 익숙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다르게 볼 줄 아는’ 시선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취약한 부분을 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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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이야기에 비추어 하나하나 나 자신을 점검해 보니 그야말로 모르는 것, 부족한 것투성이다. 그럼에도 내게 위로와 격려로 다가오는 건, 이루어갈 기회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감상문이라 하기엔 부족하지만, ‘읽고 좋았다’라며 뭉뚱그려 덮어버리지 않고, 내용을 정리하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YES마니아 : 골드 t******9 2025.11.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