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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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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마이너와 매니아그 사이 어딘가 있었던 나의 취향.비록 나는 인생을 살면서취향보단 효율과 타협했지만,무모하리만큼 취향을 고집하는박찬용 작가의 글을 읽으면공감과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마저 느낀다.첫 집 연대기를 읽었다면 서울의 어느 집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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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마이너와 매니아
그 사이 어딘가 있었던 나의 취향.
비록 나는 인생을 살면서
취향보단 효율과 타협했지만,
무모하리만큼 취향을 고집하는
박찬용 작가의 글을 읽으면
공감과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마저 느낀다.
첫 집 연대기를 읽었다면 서울의 어느 집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s****9 2025.10.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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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울의 어느 집>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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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결정지금 생각해 보니 이 결정이 훗날 이 집의 여러 특징과 이어졌다. 삶이 그렇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요한 결정을 너무 많이 내려 버렸다. 별 것 아닌 우연들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이 글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이 큰 결정들을 어떻게 다 했나 싶다. 그때는 내가 내리는 선택들의 의미에 대한 자각도 없었다. 내 주변 일들이 너무 급했다.막막했지만 내가 결정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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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결정

  • 지금 생각해 보니 이 결정이 훗날 이 집의 여러 특징과 이어졌다. 삶이 그렇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요한 결정을 너무 많이 내려 버렸다. 별 것 아닌 우연들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
  • 이 글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이 큰 결정들을 어떻게 다 했나 싶다. 그때는 내가 내리는 선택들의 의미에 대한 자각도 없었다. 내 주변 일들이 너무 급했다.
  • 막막했지만 내가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다.
  • 나는 선택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기분으로 나사를 찾았다. 대체 언제까지 찾아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도 잠시. 이쪽에도 재미있는 세계가 있었다.
  • 건조대는 또 어떤 걸 골라야 하나. 피곤했다. 나는 이제 너무 많은 일상용품 선택의 미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기분이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내 궁금증이 내 피로를 이겼다.

원칙과 유연함

  • 평소 원칙에 대해 잡생각을 해 둔 덕분에 철거 현장에서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 오래 생각해 합리적으로 원칙을 만들고 그 원칙을 강하게 준수하되 상황에 따라 합리의 폭 안에서 유연히 변용하기. 삶 전반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이기도 했다.
  •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생각하다 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가 떠오르곤 했다.
  • 현장의 악마가 되지 않은 덕에 인테리어 사장님과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타카로 박은 벽은 물론 광이 나는 나무 벽과도 기꺼이 바꿀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쌓이며 집이 완성되고 있었다.

한계와 창조

  • 이건 내가 집 수리 중 느꼈던 아주 많은 한계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계는 늘 쓸모 있다. 나는 몇년 후 그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서울이 아닌 파리에서. 파리 출장에서 까르띠에 디렉터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때 그가 한 말이 있다. "예술은 제한에서 태어나 자유에서 죽는다."
  • 도면이라는 이데아가 없는 게 이 집의 큰 한계고, 이 집은 그 한계로부터 만들어진 집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본능

  • "뭔가 지을 때부터 그냥 짓지 않고 아름답게 지어 보겠다는 욕심, 그게 건축이에요."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나의 낡은 현장을 떠올렸다. 나의 현장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본능을 느꼈다. 아름다움을 위해 성의를 다하겠다는 본능.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한 가장 아름다운 걸 만들겠다는 본능.
  • 국산 수전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품질 때문이 아니다. 가격대 성능비를 생각하면 국산 업체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수도꼭지도 훌륭하다. 하지만 나는 그 국산의 디자인에서 최소한의 계통이나 특징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그냥 예쁘기만 한 건 정말 원치 않았다. 내가 돈은 없어도 맥락과 최소한의 단정한 디자인 방향성이 있는 걸 찾고 싶었다.

자기 길 가기

  • 나는 일을 좋아하고, 직업 경력이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고 있었다.하지만 남이 간 길이 내키지 않는다면 내가 내 길로 가 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되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어 뉴스레터 총괄을 맡았다. 결과적으로 좋은 결정이었다. 여러 식품 제조 현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아주 많은 걸 깨달았다. 콘텐츠와 현장뿐 아니라 내가 가져야 할 태도와 방향에 대해.
  • 눈 앞의 일도 알 수 없는 세상에 박찬용 에디터의 개인 일정이 계속 생겨 줄까. 그런 생각 앞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자세는 분석도 예측도 아닌 각오뿐이었다. 개인 일정이 언제까지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내 일을 정리하고 다음엔 내 길을 가는 수밖에 없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 무조건 싸게 해주겠다는 사장님 느낌도, 유행하는 걸 잘해 주겠다는 느낌도 아니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듯 자기 보폭으로 밤길을 달리는 고양이버스 같달까.
  • 이런 과정을 지켜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멋있는 걸 만드는 건 대단한 영감이나 남다른 비밀이 아니라 그저 해야 할 일들의 무한 반복이다. 스튜디오 식목일 팀은 창작의 비밀이 그 반복임을 아는 듯 묵묵히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c******5 2026.05.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