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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철학- 일상에 대한 명징한 사유.
"영화와 철학- 일상에 대한 명징한 사유." 내용보기
일상은 답답하다. 때로 우리는 탈선과 일탈로 그 지겨워진 일상들을 벗어던지려고 해보지만, 대부분의 경우 지긋지긋한 일상으로 투덜거리면서도 회귀하기 십상이다. 문제는 우리가 일상을 벗어나려고 시도하지 않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억압의 일상성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은 의문을 던져보기도 하나, 몇발자국 떼어놓지 못해 금기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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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답답하다. 때로 우리는 탈선과 일탈로 그 지겨워진 일상들을 벗어던지려고 해보지만, 대부분의 경우 지긋지긋한 일상으로 투덜거리면서도 회귀하기 십상이다. 문제는 우리가 일상을 벗어나려고 시도하지 않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억압의 일상성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은 의문을 던져보기도 하나, 몇발자국 떼어놓지 못해 금기의 경계선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은 극히 일상적으로 이분법화되고 양지와 음지의 그것으로 획일화된 이데올로기에서 우리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데올로기는 내면화된 헤게모니로써 작동하기에, 우리의 의식은 그 허구성과 경직성을 쉽게 깨달을 수가 없다. 제목부터가 '쉬르필로소피아(Surphilosophia)- 인간을 넘어선 영화예술'로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 책은, 결코 허풍이 아니다. 필자가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은 삶과 죽음의 진실, 그 큰 틀에 의거해 몸, 폭력, 쾌락, 실체, 진리 등의 문제를 유기적으로 이어낸 '일상성에의 반성적 고찰'이다. 필자에 따르면, 이성적 사유와 사회적 금기의 관점에 얽매였을 때 나타나는 인생의 문제들- 즉 맹목과 불합리, 차단의 개념들은 철저한 전신적 감각에의 신뢰, 에로티즘과 폭력과 쾌락의 용어로 요약되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의 자각, 즉 '몸'으로부터 시작되는 "주체를 상실한 도취"에 주목했을 때만이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폴론적 개별의 세계가 아니라 디오니소스적 도취가 필요하다는 것. 이는 아폴론의 세계에 다가서려다 추락한 이카루스에 대한, 원초적 인간으로서의 변명이 되기도 할 것이다. 필자의 개념을 설명해내는 방식은 참으로 친절하다. 우선 어려운 철학적 개념들을 가장 대중적인 예술 장르인 영화의 문법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무슨 뜻인지 이해가지 않으면서도 여러번 되풀이해 읽음으로써 간신히 어떠한 뜻인지 짐작할 수 있는 보통의 철학책들에 비해 집중해 읽기가 쉬웠다. 메를로 퐁티, 니체, 롤랑 바르트, 들뢰즈, 르네 지라르, 하이데거, 바타이유와 같이 결코 쉽지 않는 철학자들의 말들을 친숙한 영화의 맥락을 통해 설명한다는 것- 참 매력적인 설명 방식이다. 이 책을 읽으며 <철학과 굴뚝청소부=""> 등을 쓴 이진경의 서술 방식을 떠올렸다. 약간 엉뚱한 소리지만 쉽게 쓴 글이 좋은 글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이 두 사람은 존경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다시 필자가 말하고자 했던 바로 돌아가면, 사회적 금기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의 일상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아니, 그에 앞서 이성과 제약의 경직된 시선에 사로잡힌 우리네 삶은 얼마나 실존의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가. 그대여, 헛된, 그리고 주어진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말라. 일상의 논리에 얽매여 살아가지 말라. 일탈이 두려운가? 탈선이 무서운가? 그대가 일탈이고 탈선이라고 여기는 그것들이 사실은 우리네 '몸'이 근원적으로 바라는 것들이다! 쾌락, 폭력, 우발성은 금기시되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불연속적이고 개별적인 이성의 논리에 앞서 이미 그것들은 체화된, 전우주주적 리듬에 순응하는 전이성적 진리랄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인간은 아폴론보다 디오니소스에 가까운 존재이지 않은가.

[인상깊은구절]
'다행히도' 죽음이 필연적으로 예약되어 있어 탕진하는 시간을 보내든 절약해 아끼는 시간을 보내든 삶은 근본적으로 해결되게 마련인 것 같습니다. 서론이 너무 냉소적인가요? 제 이야기가 냉소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 삶 자체가 냉소적입니다.
b********g 2001.08.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