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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얼음이 덮이지 않은 육지의 절반은 농경지로 쓰인다. 질량으로 따지면 동물보다 플라스틱이 두 배 더 많다. 모든 생물체 몸속의 탄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인간이 배출한다. 기후 변화는 임계점에 달했고, 폭염·폭우·지진·홍수·가뭄·산불과 같은 재난은 일상이 되었다. 기후 변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늘날 기온 상승과 기후 재난의 원인이 인간이 배출한 탄소 때문이라는 사실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처럼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사실 앞에서도 마치 다른 행성에 사는 사람처럼 여전히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이 책은 쓰였다. 『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 과학자입니다』에서 저자는 과학자이자 인간으로서의 절규를 담아낸다. 그녀는 누구도 절실히 행동하지 않음에 답답함과 분노를 느낀다. 무엇보다 변화를 선도해야 할 지도자들이 눈앞의 이익만을 좇으며 기후 붕괴를 먼 일처럼 다루는 현실에 깊은 절망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비판을 위한 과학서가 아니다. 케이트 마블은 “우리에겐 아직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미 벌어진 기후 재앙 앞에서도 인간 스스로가 변화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희망은 어렴풋한 기대나 기술적인 믿음이 아니라, 행동을 촉구하는 이성의 불씨로 제시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만큼 달라지고 행동할 수 있다면, 예정된 기후 붕괴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거라 격려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에 대한 전쟁은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전쟁이다.”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의 문장은 이 책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도록 진화했다. 숨을 쉬고, 물을 마시고, 자연이 준 것들로 살아가는 우리는 결코 자연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다. 지구상의 어떤 동식물도 자신의 서식지를 파괴하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의 터전을 파괴한다. 그 잔혹한 진실 앞에서 케이트 마블의 목소리는 절박하지만 결코 체념하지 않는다. 그녀의 분노는 결국 희망의 또 다른 얼굴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기술 발전과 시대적 흐름에 편승해 편리와 이익만을 좇던 인간의 과오가 켜켜이 쌓여 현재에 이르렀다. 불필요한 자연 현상이 불거지고 생태계가 위협받는 지금을 만든 장본인이 우리임을 우리는 안다. 알고 있기에 개개인의 무기력과 절망은 더 크다. 작은 노력들을 실천해도 역부족임을 느끼고, 이 거대한 기후 변화 앞에서 과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두가 그녀만큼이나 두렵다. 당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이 화성에 있을 리는 없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은 여전히 이 지구 위에 있다. 지구가 안전하지 않다면 우리도 안전할 수 없다.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기후 붕괴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전쟁이다. 이 책은 그 전쟁의 한가운데서도 인간이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선택, 인간답게 존재하기 위한 선택 말이다. 한 권의 책에 인간과 자연, 역사와 증명, 기후 문제와 대안, 절망과 희망을 통한 사랑과 연대의 실마리까지 기후 붕괴를 둘러싼 모든 통찰이 녹아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인간과 자연을 잇는 가장 큰 격려와 사랑의 언어가 이 책 안에 있다. 그녀의 용기와 통찰은 우리가 잃어버린 ‘지구적 선’을 회복하도록 이끈다. 이 책이 그 길의 단단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나는미쳐가고있는기후과학자입니다 #기후위기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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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 자부심, 희망, 사랑 9가지 감정을 통해 바라본 지구의 위기 그리고 미래에 대하여 많은 반성 많은 공감을 하게했다.
재난은 모두에게 닥치지만, 그 고통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경고를 넘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다시 지구를 사랑할 수 있는지를 찾아가는 ‘회복의 이야기’로 읽는것이 핵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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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편집부인지 번역자인지, 혹은 출판업계의 누구인지 이 번역 책의 제목을 이런 식으로 결정한 이들은 '기후변화'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라는 다소 과장된 악담을 하면서 끄적거리기 시작하고 싶다. Human Nature라고 되어 있는 원제를, '미쳐가고'라는 자극적인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매우 뻔한 레토릭을 써서 바꾸려는 의도도 불만스럽고, '기후과학자'라는 말을 타이틀에 놓음으로써 무언가 상품성을 더 높이려 했던 의도도 얄팍하게 느껴진다. 이게 자본주의니까라고 봐 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따르고 용인하는 논리가 무엇보다도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대규모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개발을 시작하고 가속화하는 논리라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작도 좋은 것 같고, 번역도 깔끔하게 잘 했고, 편집의 여러 매무새들도 무난했다고 보지만, 제목이 여러가지 양호한 업적들에 X칠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 부제로 '기후 붕괴(이런 표현도 좀 그렇긴 하다)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이라고 붙어있고, 검색해보니 원본에도 "Nine Ways to Feel About Our Changing Planet"라고 부제가 달려있다. 아마존에는 'A Scientist's Hopeful, Heartbreaking Exploration of Climate'이란 책 설명도 덧붙여 있고. Changing Planet이 기후 붕괴라는 말로 강조(?) 된 것 같고, 덧붙여진 설명에 있는 기후과학자의 Hopefule, Heartbreaking이라는 감정적 뉘앙스의 언어들이 '미쳐가고 있는'이라는 자극적인 말로 변환되어 제목으로 붙은 것 같다. 하여간 불만이다. 내용은 괜찮았다. 나름 기후와 관련된 여러가지 교양과학 서적들을 찾아보는 편이고, 그러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서로 비교가 되기도 한다. 유명하지만 안읽어 본 책도 많고, 번역이 안된 책을 찾아본 것 들도 조금 있다. 젊을때의 활동경험, 전공, 그리고 지금의 직업과 최근의 임무들이 이래저래 섞여서 이런 독서 취향의 갈래를 만든 거라 하겠고, 그런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이 책의 경우는 "문장력이 뛰어난 과학자가 자신의 직업과 생활에서 느끼는 문제들을 정성을 들여 적어내려간 에세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던지고자 한 메시지들도 분명 있고, 소개하고자 하는 지식도 있지만, 주된 의도와 형식, 문체는 다소 사적인 영역으로 파고들 수도 있을 정도로 세심한 구석이 많았다. 특히, 이 분야에서 경력이 좀 있는 이들에게는 다른 책의 글들 보다 좀 더 공감할 여지들이 많았다고 본다. 1장 경이에서는 카산드라로 시작되는 여러 그리스 신화의 메타포들을 사용하여 자연과 기후에 대해 과학자로써 바라보는 감성을 적었다. 2장 분노는 내가 불만인 이 책의 번역 제목과 연관되는 정서가 강하게 베어 있는데, 내가 최근에 나름 정리하고 소소한 발표로도 준비하고 있는 기후과학의 나름 역사/야사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유사하게 포함되어 있어서 재밌게 읽혔다. 특히 기후분야의 과학을 공부한 이들은 교과서와 수업에서 접했던 사실들을 이처럼 스토리텔링으로 엮은 저자의 필력에 살짝 감탄한 것 같다. 3장 죄책감에선 기후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자연적, 인위적 요인들에 대한 설명을 '마녀사냥'이라는 역사적 광기에 빗대어 멋지게 각색해 놓았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필력이 가장 뛰어난 부분이 아닌가 싶다. 4장 두려움은 기후와 관련된 여러 교양 서적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반복, 변주되고 있는 '역사적 피해 사례'에 대한 소개 부분이다. 아무리 저자의 문체나 문제의식이 가지는 특성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독창성을 부각시키기가 어려운 내용들이 아닐까 싶다. 5장 애도 부분도 일면 4장과 같은 한계를 지닌 내용이다. 다만 이벤트 중심이 아니라 지질학적 시대에 대한 특성을 통해 거시적으로 '기후 변화'의 의미를 과학자의 시각과 철학으로 필터링 한 내용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문장력은 좋았지만, 새롭다 싶을 인사이트는 별로 였다. 6장은 제일 맘에 들고 재밌었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기후과학을 업으로 삼게 된 맥락이 소개되어 있고, 저자가 과학자로써 어떠한 고민과 의문을 해 왔으며, 어떠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위트 넘치게 적어내리고 있다. 특히 Equilibrium Climate Sensitivity에 대한 과학도로써의 의구심을 에피소드 식으로 설명한 부분은, 어쩜 그렇게 내가 생각하던 것과 비슷할까? 하는 감탄까지 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그래서, 내가 재밌어 하는 부분을 좀 옮겨보고 싶다. 저자와의 동감 부분도 그렇고, 저자의 문장력과 발랄한 상상력을 엿보기에 적절한 부분인 것 같아서 선택했다. === S#1. 교실(낮) 1979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줄 차니 Jule Charney 교수(미국의 저명한 기상학자로,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 변화를 예측한 최초의 보고서인 「차니 보고서 Charney Report」를 발표했다—옮긴이)가 복잡한 수식을 잔뜩 써둔 칠판 앞에 서 있다. 마치 동료 과학자들을 상대로 강의하는 모양새다.
차니: 따라서 이산화탄소가 두 배로 증가했을 때의 기후 평형 민감도는 섭씨 1.5도에서 4.5도 사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회전하며 서서히 청중에게로 향한다. 알고 보니 이곳은 사실 대학 강의실이 아니라 유치원 교실이었다. 어린이들이 멍한 표정으로 입을 벌리고 있다.
차니: 알아요, 여러분. 원래는 오늘 ‘직업 체험’ 시간에 소방관 아저씨가 오기로 했었다고 들었어요. 미안해요. 하지만… 어린이: 기후 민감도가 뭐예요? 차니: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두 배로 늘어나면 지구의 기온이 얼마나 올라갈지를 알아보는 거예요. 정답은 섭씨 1.5도에서 4.5도 사이예요. 어린이: (침묵) 차니: 아마도 ‘최악’이랑 ‘재난’ 사이의 어디쯤 된다고 보면 돼요. 어린이: 꼭 둘 중 하나예요? 차니: 우리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두 배 늘린다면, 그래요. 어린이: 그러면 안 되잖아요. 차니: 그렇죠.
S#2. 창문이 없는 커다란 회의실 (낮, 혹은 밤인지도, 아무도 모른다)
그로부터 23년 후인 1991년, 단상 위에 과학자들 무리가 모여 있다. 다들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은 기색이 역력하다. 몇몇이 누군가를 쿡쿡 찔러 앞으로 보내고, 결국 어느 불운한 과학자 한 명이 등쌀에 밀려 스포트라이트 속으로 나온다. 나머지는 한발 물러선다. 초조해진 과학자가 머뭇거리며 입을 연다.
초조한 과학자: 저는 최초로 결성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를 대표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등 뒤의 과학자들: IPCC라고 부르기로 정했잖아요. 초조한 과학자: 맞습니다. IPCC요. 아무튼 (발을 내려다보며) 우리는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기후 모델들을 사용해서…. 영국 과학자: 미국 모델은 빼시죠. 쓰레기니까. 미국 과학자: 맙소사, 입 좀 다물어요. 초조한 과학자: (어깨 너머를 보며 애원한다) 여러분, 제발 그만 좀 싸우세요. (이어서) …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두 배가 되었을 때의 기후 민감도를 산출했습니다.
그는 위원회가 만든 것이 분명한 엄청나게 복잡한 차트를 보여준다. 과학자들이 하나의 도표로 기후과학에 대한 모든 걸 설명해보려고 애쓴 모양이다. 그때 청중들 속에 있던 한 청소년이 일어선다. 앞 장면의 어린이가 12년 더 성장한 모습이다.
청소년: 이게 뭐예요? 초조한 과학자: 상당히 명확하지 않습니까? 청소년: 딱히요. 지구가 얼마나 뜨거워지는데요? 초조한 과학자: 우리 사회가 분별력을 발휘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만큼 배출량을 줄인다면 아주 조금 뜨거워집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청소년: 만약 안 그런다면요? 초조한 과학자: 안 그럴 리는 없지요. 모두들 (이해할 수 없는 차트를 가리키며) 과학에 귀를 기울이니까요! 청소년: 아무튼 만약 실제로 이산화탄소가 두 배가 되면 얼마나 뜨거워지는 건데요? 초조한 과학자: (어색한 표정으로) 섭씨 1.5도에서 4.5도 사이입니다. 청소년: 그거 1979년에 줄 차니 아저씨가 지금보다 훨씬 덜 발전된 모델로 계산한 결과랑 똑같네요? 초조한 과학자: 으음…. 청소년: 지난 12년 동안 발전된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연단 위 과학자들이 수군거린다.
미국 과학자: 이봐 친구, 우리 미국의 기후 모델은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로 돌아간다고. 영국 건 뭐로 돌아가지? 영국 과학자: 우린 적어도 빌어먹을 화씨는 안 쓰거든….
S#3. 회의실(낮) 22년 후 2013년, 기자회견 현장.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패널이 IPCC 제5회 측정 보고를 알리는 파란 현수막이 쳐진 테이블에 앉아 있다. 패널은 예전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보인다. 여성은 물론, 다양한 국가 출신 과학자들도 있다. 다들 잘 차려입었다. 언론사 기자들이 객석에서 벌떡 일어나 질문을 쏟아낸다. 한 남성의 질문 순서다. 앞에 나온 청소년의 20년 뒤 모습이다.
남성: 한 가지 묻겠습니다. 기후 민감도 범위를 좁히는 데 좀 진전이 있었습니까? 과학자: 과거에 비해 훨씬 더 고도화된 모델을 사용해 우리가 예측한 기후 민감도는…. (잠시 사이를 두었다가) 섭씨 1.5도에서 4.5도 사이입니다. 남성: 전에 말씀하신 것과 똑같네요. 과학자: 그렇지요. 남성: 그럼 결국, 얼마나 더 뜨거워질지 모른다는 거네요. 과학자: 음… 그렇죠. 남성: 이런 제기랄. 하는 일이라고는 과학뿐인 당신네가 이거 하나 못 맞혀요?
화면이 서서히 어두워지며 끝난다.
=== 이런 시나리오를 구상한 저자의 입장, 특히 세 개의 장면에 이어지는 한 어린이의 성장에 따른 시각은 어쩌면 나의 그것과 동일하다시피 하다. 세 번째 장면에서 남성이 하던 말은, IPCC의 2차보고서를 보면서 학위 준비를 하고, 그 과정에 3차 보고서를 보면서 ECS라는 것이 쉽게 개선되지 못함을 확인했던 대학원생이 기후과학에 대해 가졌던 의구심을 사진처럼 반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13년의 5차 보고서를 보고 나서 IPCC라는 조직과 관련 과학자들에 대해 여전한 냉소를 보냈던 내가 이 저자의 시나리오를 코믹하면서도 정감있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 다만, 2021년 6차보고서에서 그 불확실성의 범위가 상당히 줄어든 결과를 보고, 보고서의 다른 어떤 내용보다고 고무적으로 생각했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여야만 하겠다. 덧붙여, 요즘에 준비하고 있는 한 발표에 이런 내용을 포함시키고 있는데, 그 과정에 이 책을 읽게 되어 뭔가 좀 더 공교롭다는 생각도 든다. 7장 자부심은 제목은 어찌보면 비틀음 같다. 인간이 자연앞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과학자에서 다시 한 인간으로써의 입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들이 여러가지 애를 쓰지만 과학적으로 한계들이 명백하다는, 기후위기 대응 전략이라는 것들의 문제점을 이런식으로 우회해서 쓰고 있다. 8장 희망은 이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역시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그나마의 가능성들, 여러 선진국가들이 이루고 있는 환경문제들에 대한 법제도 구현이나 모트리올 의정서를 통한 오존층 문제 해결의 모범사례들을 저자식의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좌절만 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그러기에 빤한 이야기들이다. 9장 사랑은 나쁘지 않은 의미에서 신파다. 과학자들 상당 수는 이런 신파적 감성을 가지고 산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나이브함이고 순수함이다. 내가 하는 연구와 작업들이 어떤 가능성을 가지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것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홍수로 넘치는 물을 컵 한두개로 덜어내는 정도임을 알기에, 그런 식으로 전체 인류가 같이 움직여주면 분명 해결책이 효과적이라고 보지만 그럴 리는 없다는 것 또한 경험적으로 알기에 어쩔 수 없이 유아기, 소년기에 접했던 동화의 세계로 돌아서고자 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훌륭한 구성이고, 반복하지만 문장력이 뛰어났다. 단지 문장력이 아니라 신화와 역사적 사례들을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적절히 배치하는 능력이 뛰어났기에, 기후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판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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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무더웠다.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아껴가며 생활한 터라 전기세를 아꼈으나 대신 매일 끈적임에 시달려야만 했다. 한껏 치솟은 습기에 환호한 세력(?)도 있었다. 손으로 잡고 모기향을 피워도 계속 어디선가 나오는 게 아무래도 집 안에 둥지라도 튼 듯했다. 특히 올여름 모기의 공격력은 어마어마했다. 물리는 족족 한껏 부풀었으며, 얌전히 가라앉질 못하고는 진물을 쏟아댔다. 겨울의 한복판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나는 피부과에 신세를 지고 있다. 아무래도 매해 더워지고 있는 거 같다는 슬픔 예감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더워지기만 한 게 아니다. 기록적인 폭우가, 그것도 특정 지역에 집중해 쏟아지다가 멎길 반복하는 게 동남아시아에서 볼 법한 기후가 우리나라에서 펼쳐지기도 했다. 뭔가 사뭇 달라진 날씨의 원인은 아무래도 인간이지 싶다. 오래 전부터 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드높았으나 실천은 더뎠다. 당장 눈에 들어오는 변화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환경을 염려하는 마음은 언제나 순위가 밀리곤 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파트 혹은 그에 준하는 건물이 즐비한 도심에서 생활했던 나는 자연을 만끽할 기회가 극히 드물었다. 특별한 날, 큰 맘 먹고 떠난 나들이에서나 접할 수 있는 생명체들이 한 때는 일상이었음을 잘 안다. 저자는 이를 머리로만 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결혼을 하기 전까지 현대인의 평균치보다 훨씬 더 풍성한 자연을 만끽하며 살아왔다. 그를 둘러싼 풍경은 자연스레 그의 선호로 이어졌다. 강렬한 사랑이 아니었으면 여전히 그는 날 것에 가까운 기암괴석 등을 두 눈에 담으며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선명한 기억은 자신감으로 작동했다. 애써 충격을 축소하려 드는 이들에게 그는 이른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로 군림하기에 충분하다. 많은 이들은 위기를 위기 아닌 것으로 만들고자 안간힘을 써 왔다. 예측은 예측에 불과하다고, 변화는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영향력은 생각만큼 거대하지 않을 거라는 말은 곧잘 힘을 발휘했다. 저자의 이야기는 지구의 유구한 역사까지 포괄할 정도로 방대했다. 지구가 지금보다 더 차디찼던 시절, 반대로 뜨거웠을 시점의 이야기, 기후 변화의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과정, 어찌 보면 지독할 정도로 개인적인 사연에 이르기까지. 신기하게도 모든 이야기는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듯하면서도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게 무언지를 상기시켰다. 그 중 나에게 가장 끔찍하게 다가온 사례는 유연휘발유에 관한 것이다. 모두가 마차를 선호하던 시절 자동차의 보급을 위해 마즐리는 영혼을 팔았기로 결심했다. 휘발유에 납을 첨가했고, 엔진이 심하게 흔들리는 ‘노킹(knocking)’현상을 납이 막을 수 있다 말했다. 더 나아가 납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자동차 보급이 증가할수록 사람들은 납에 중독됐다. 사실을 말하는 이들의 입에 재갈이 씌워졌다. 지금도 그렇지만 경제는 모든 화두를 억누를 정도로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2021년 알제리가 유연휘발유를 금지시킬 때까지 지구 도처에서는 유연휘발유 사용에 따른 납이 공기 중을 마구마구 떠돌았다. 저자는 유연휘발유를 만든 인물(마즐리)의 마지막을 이렇게 그려냈다. 한편 20세기 최악의 단면을 상징하는 토머스 미즐리는 결국 소아마비에 걸렸고, 자신이 발명한 호흡 장치에 의해 질식사했다. 그가 올렌탱지강 근처에 지었던, 지하 터널과 카타콤이 있던 그 저택은 불도저로 밀려 콜럼버스 외곽순환도로 부지가 되었다. 한때 그의 저택이었던 폐허 위를 매일 수천 대의 차량이 지나간다. 그리고 그중 유연휘발유를 쓰는 차량은 한 대도 없다. -p305 지구가 언제까지 버티어 줄 수 있을까. 현 시점에서 살아 있는 인간은 지구의 마지막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하여 지구의 영생을 말할 수는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게 극적이진 않다. 삶도 죽음도, 결과는 극단적일지라도 다가오는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평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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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내가 성인이 되어 환경 오염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유지되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어릴적에야 과학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종종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성인이 되어 진로에 관련된 내용만 알거나 나의 생활반경 안에서의 삶을 유지하면서 기후와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기후 변화의 문제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어쩌면 우리를 더 둔하게 만든다. 이미 수십년동안 언급되는 문제라 숨쉬는 공기마냥 당연해지기도 하고 경각심이 사라지기에는 딱 좋지 않았을까. 작가는 이러한 경각심에 대해 다시 강조하기도 한다. 이 책 <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입니다>는 기후과학자인 작가가 경각심을 주기 위해 쓴 글이다. 과학커뮤니케이터라고 하는 작가의 설명에서 느낄 수 있듯 이 책은 전문적이면서도 쉽다. 기후 붕괴에 대해서 인간의 감정에 따라 목차를 나눴고, 문학과 신화, 역사를 적절히 섞은 인문학적인 요소와 과학을 적절히 섞어 흥미롭게 서술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문학과 역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책의 초반에 과연 이카루스가 점점 높게 날수록 날개가 녹아내리는 것이 과학적으로 옳았는가? 라는 질문으로 흥미를 이끌어내는 점이나 각 장에서 여러 유명한 작품들의 문장들을 발췌해 맨 앞에 두었는데 그런 점도 이 책의 매력 중 하나였다. 이 책은 9개의 감정, 경이 분노 죄책감 두려움 애도 놀라움 자부심 희망 사랑에 관해 기후와 엮어 설명해준다. 이 감정들이 기승전결로 이어진다. 기후가 왜 변화했는가, 어떻게 변화했는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서 인류는 기후 붕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를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이 설명들이 논리적이고 단계적이라 차분하게 받아들임과 동시에 기후 붕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블로그나 SNS에서 연재한 글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전문적이고 일반인도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장점으로 볼 수 있겠다. 올해를 마무리할 교양서적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우리가 방심하고 있던 환경문제를 날카롭게 전문가의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고 인문학과 과학을 접목한 작가의 설명으로 우리의 사고를 더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기후과학 #환경문제 #지구의비망록 #기후붕괴 #지구의위기 #나는미쳐가고있는기후과학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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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만 증정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화가 난다. 저들의 냉소주의가, 거짓말이, 탐욕이 노엽다. 기후 위기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야 할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이 멍청한 것도 아니면서 모르는 척 내뱉는 허위 사실들 때문에, 심지어 그 똑같은 헛소리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걸 볼 때마다 분노가 이글이글 타오른다. 침몰하는 배를 타는 기분이 어떨까 생각한다. 우선 나를 생각한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 책에 관해서 말하는 걸 좋아하는 나를 생각한다. 관심사를 바꿔야 하나? 아니면 다른 무엇을 해야 하나? 관심 갖는 사람들은 점점 적어지는데 이 일을 해야 할까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곤 한다. 기후과학자 케이트 마블의 저서 『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입니다』에서는 제목부터 그 기운이 느껴진다. 일부의 사람들만 기후위기와 환경을 걱정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무감각한 현실. 그 사이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기후과학자의 애타는 심정이 그려진다. 과학적 사실은 이미 발표되었다. 이제 위기다. 그래도 그 사실들은 사람들을 바꾸지 못한다. 그래서 케이트 마블은 다른 걸 꺼낸다. 인간의 감정을 결합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꺼낸다. 인간이 이 위기 행성에서 겪는 감정들에 호소한다. 자신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있는 정치인들을 향해. 너는 너대로 갈 길을 가라며 바꾸지 않는 기업가들로 인해. 무관심한 대중들을 향해 분노가 타오름을 숨기지 않는다. 이 책의 원제는 <Huamn Nature : Nine Ways to Feel About Our Changing Plane> 이다. 즉 우리가 변해가는 행성을 보며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가? 9가지 감정에 대해서 먼저 지구와 우주의 기원에 대해 감탄하는 '경이'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이 수많은 행성 중에서 '지구'라는 '골디락스' 지대에 살 수 있는 경이로움. 하지만 그 경이로움을 너무 당연하게 여긴 나머지 경이로움을 해치고 기후 위기를 일으킨 현실에 대한 '분노'로 간다. 분노와 함께 죄책감과 두려움. 그리고 몰락해가는 시대에 대한 애도, 놀라움 그리고 끝까지 잊지 말아야 할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경이, 분노, 죄책감등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감정의 단계들은 어떤 부분들일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까지 '경이'라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계절이 아직까지는 존재하고 아직 살아있다는 상태에서 사람들은 분노의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분노해야 우리는 화를 내며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분노하지 않으니 그 어떤 단계로도 나아가지 못한다. 그런데 그걸로 충분할까? 나의 경우를 생각해본다. 나는 기후과학자 케이트 마블처럼은 아니지만 나 역시 분노와 죄책감을 오간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가뭄과 같은 재앙 속에서의 원인을 '우리'라고 콕 짚어 말하는 저자를 보며 죄책감을 느낀다. 우리의 행태가 등에 칼 꽂아놓고 '자연사겠네요' 주장하는 맥베스 부인처럼 사악한 힘이라고 말하길 주저앉지 않는 저자의 글을 보면서 나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죄책감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모든 범인도 잘못했습니다라고 하지만 그걸로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질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바른 대답을 찾기 위해서 올바른 질문이 필요하듯. 기후붕괴에 직면한 지금도 올바른 질문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얼마나 더 나쁜 상황이 벌어질지, 더 나빠질 수도 있는 임계점이 있는지 질문하고 시놉시스를 만들면서 답을 유추해간다. 그 상황은 또 다른 좌절과 애도를 불러오지만 올바른 대답을 찾기 위해서는 결코 질문을 멈출 수 없다. 지구 위기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답을 찾기에 요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끝내 찾아야 할 감정은 희망과 사랑이다. 죄책감만으로, 애도만으로 이 지구 위기를 구할 수 없다. 사랑과 희망만이 앞으로 나갈 길을 제시해준다.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생각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무언가를 사랑한다면 그것을 진심으로 느껴야 한다고 말해줄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한다. 그럴 것이다. 지구를 위하기 위해서 느껴야 할 올바른 감정. 그건 바로 사랑이라는 걸 케이트 마블은 말해준다. 지금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을, 그리고 나무와 풀들을, 동물들을 더 사랑할 때 우리는 이 위기를 구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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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출처] [웅진지식하우스] 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입니다 서평단 가이드(~ 11/19 마감) (독서 공간 리뷰어스 클럽)
서평도서를 받기전인가? 그날인가?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하는 재방송을 봤다. 주제는 플라스틱의 역사와 위험에 관한 내용이였다. 역사는 신기하고 재밌었지만, 위험관련해서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 플라스틱 산과 섬이라니...그건 누군가의 잘못이 아닌 그냥 우리 모두의 잘못이였다. 플라스틱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동식물들..나는 지금부터 어떤 실천을 통해 그 위험을, 피해를 줄이는데 작은 시작이 될지 고민했다. 과연 나는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부터가 문제였다. 그렇게 지금 우리 지구가 앓고 있는 아픔을 걱정하고 있을때, 책이 도착했다. 『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입니다』 요즘 딱 읽고 싶던 주제의 책이였다. 기대를 하며 책장을 넘기는데 역시나 처음부터 집중되는 마법의 책이였다. 지금 내가 궁금하기도 하고 알고 싶던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단어로 듣기만했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기후위기와 온실가스라는 존재에 대한 희노애락이라고 해야할까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가 들려주는 전문적인 부분에 대한 솔직한 걱정과 분노 좋은 책을 서평하는 건 어려운일이다. 읽는동안 나는 집중하고 상상하지만, 내가 느낀 감정과 그 순간의 생각은 다 읽고 난 후 정리하기가 싶지 않다. 단지 내가 하고 있던 걱정과 고민을 직접 연구하는 사람이 자세하게 풀어 정리해주니 나는 좋았다. 라고 생각할 뿐이다. 왜 이렇게 여름엔 참을 수 없는 폭염이고, 갑자기 장기간의 폭우가 내리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왜 이렇게 점점 이상해지는 지구의 기후, 우리가 매일 접하는 날씨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너무나도 걱정이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지구보다 미래의 지구가 그렇지만 또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작가는 말한다.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더 늦기전에 그 희망을 따라 함께 노력해보자고 진행되고 있는 변화는 막을 수 없지만, 그 후에 예상된 변화라도 막아보자고.. 우리가 사랑하는, 우리를 사랑하는 지구가 더 이상은 아프지 않게 다같이 아껴보자고 책을 읽으며 알게 되는 다양한 정보가 좋았고, 공감가는 주제의 이야기라 좋았다.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오랜만에 끝까지 흥미롭게 잘 읽을 책을 만나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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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NASA 기후학자가 써 내려간 지구의 비망록이다.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 100년이 넘었는데도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극히 부족했음에 화가 남과 동시에, 누가 온실가스를 배출했는지 떠올리면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괴로워하는 저자의 심정이 잘 전해졌다. 우리가 영영 잃어버릴 것들을 생각하면 지독한 슬픔이 차오르고 머지않아 분명 다가올 재난이 두렵기도 하고 지구를 참을 수 없이 사랑하는 너무나 많은 복잡한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기후 변화 연구자로서 자신이 알고 있는 정확하나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리고,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가는 세계에서 기후과학을 연구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를 조금이나마 설명하고, 기후 문제에 대해 과학자이자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너무나 복잡한 감정들을 전하고 싶은 저자의 간절함이 전해졌다.
과학자라면 우리가 연구하는 세계에 대해 완벽하게 객관적인 태도로 감정을 배제한 채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자신은 지구에 대한 이해 상충이 있음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지구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로서 이런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더 많은 공격에 노출되거나 기후과학의 토대를 위태롭게 할까 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뼛속부터 과학자인 자신은 언제나 더 많은 데이터를 원하고, 중요한 사실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훈련을 받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지구상에 인간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인간은 어리석고 비열한 동시에 영리하고 친절하며 규칙을 준수하는 존재라 예측하기 어렵다. 미래의 기온은 예측할 수 있어도 우리의 마음과 의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그런 인간에 의해 미래는 결정될 것임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변화하는 기후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어야 하는 것은 시스템과 권력자들이다. 미래에 더 강한 기후 재앙이 찾아와 더 많은 피해가 생겨난다면, 재난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예방책을 세울 수 있는 것도 시스템이다. 결국 우리의 안전은 서로의 손에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 기후 변화가 흑사병의 원인은 아니지만 기후 변화가 팬데믹과 연관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병원체는 환경 변화에 빠르게 반응해 진화할 수 있고, 기아와 스트레스는 숙주의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기후 변화는 서식지를 이동시켜 동물과 인간이 접촉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전염될 가능성을 높인다. 인간 사회 역시 기후가 변하면 사람들이 집단 이동하는 경향이 생기며 그 과정에서 전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진부한 말은 여전히 진실이다. 북아메리카 서부의 산맥들이 유럽의 기후를 온화하게 유지하고, 열대 태평양에서 형성된 엘니뇨가 수천 킬로미터 먼 곳의 날씨를 바꾼다. 어디선가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북극의 얼음이 사라지고, 제트기류가 불안정해지거나 휘고, 그러다가 먼 곳의 날씨가 변하면 그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 우리 모두가 우리 주변 생명체들과 같은 행성에 의지해 살아가고, 지구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음을 자각하고 모두에게 역할이 있고, 낭비되는 것 없이 모든 생명체가 효율적으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면 사랑할 수밖에 없다.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생각하고 변화해야만 함을 격앙된 목소리로, 때로는 차분한 목소리로 함께여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기후과학 #환경문제 #지구의비망록 #기후붕괴 #지구의위기 #나는미쳐가고있는기후과학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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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이 자극적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게 우리에게 전달하는 마지막 경고처럼 느껴졌었는데... 예전에는 '기후'에 그리 민감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의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방관자의 자세에서는 벗어나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지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천문학, 이론물리학, 기후학을 공부한 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 연구원 출신으로,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기후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케이트 마블' 그녀는 이 세계에 닥치고 있는 거대한 위기 앞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드러내는 데 망설이지 않고 경이, 분노, 죄책감, 두려움, 애도, 놀라움, 자부심, 희망, 사랑 아홉 가지 감정을 통해 바라본 지구의 위기 그리고 미래에 대해 "지구는 변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변할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맞서는 것은 거대한 실험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실험을 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저는 미친 과학자니까요." - page 90 거침없이 이야기하였다고 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두려움보다는 희망을 엿보고 싶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 파괴적인 홍수, 끊임없는 가뭄, 극단적 사건은 놀라울 정도로 평범하게 찾아온다" 슬픔도 사랑도 지구만큼 커서 미쳐가고 있는 과학자… 과학적 사실과 그 너머의 이야기를 담아낸 아름다운 기록 『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입니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전부터 기후 모델을 통해 가능한 미래를 확인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오래전부터 예측했던 변화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온실가스로 가득 찬 디지털 대기가 아닌 우리의 대기에 불타는 것은 장난감 행성이 아닌 우리의 사랑하는 지구가 지금, 가짜 세계가 아닌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가장 먼저 화가 났다고 하였습니다.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 100년이 넘었는데도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극히 부족했기에 그리곤 영영 잃어버릴 것들이 떠올라 지독한 슬픔이 차올랐다고 합니다. 머지않아 '분명' 다가올 재난이 두렵고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는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한없는 크기의 사랑을 느끼는... 이 너무나도 복잡한 감정들을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무너져가는 세계에서 기후과학을 연구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과학자이자 한 인간으로서 설명하며 우리에게 인간은 어리석고 비열한 동시에 영리하고 친절하며 규칙을 준수하는 존재로, 때로는 이 모든 면모를 한꺼번에 드러내기도 한다. 우리는 법칙을 깬다.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래를 빚어내는 것 또한 바로 우리다. - page 18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음에 내 아이들을 위해, 더 안정한 세상을 만들고자 이 문제로부터 싸워야 함을 싸워 반드시 이겨야 함을 과학자로써, 어른으로서, 지구에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외치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해... 그 어떤 책보다 더 와닿았습니다. 연구 결과와 통계 자료는 어디서나, 누구나 이를 토대로 외칠 수 있지만 감정을 통해 기후 위기를 바라보니 그 시선에 더 공감하며 피부로 느끼게 되었는데... 특히나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이는 온실가스의 농도가 높아져 온실가스가 지구의 온도는 높인다는 명백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 몇 번이고 전환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정치인과 엑손모빌 같은 화석연료 기업으로 인해 저는 기업들의 거짓말이, 부정이, 의도적으로 의심을 심어놓는 계략이 화가 납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인간의 본성'이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기후 모델이 보여주는 미래를 보십시오. 악몽 같은 미래, 불쾌한 미래도 있지만, 기적 같은 미래도 분명 존재합니다. 인류는 최악의 미래를 피할 수 없으므로, 그냥 이렇게 살다가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물리 법칙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 page 90 이 분노는 저도 솟구치게 만들었는데... 그런 우리에게 기후 위기 부정론자들의 말대로다. 기후는 과거에도 변했다. 과거에서 배운 교훈은, 인간의 활동이 기후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활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화산이 소빙하기를 일으켰고, 왕들이 마녀사냥을 주도했다. 지구의 무작위적인 내부 변동성이 대가뭄을 일으켰고, 식민 정부가 이를 대기근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엘니뇨는 해류를 교란시켰고, 침략자들은 문명을 파괴했다. 이제 범인이 밝혀졌다. 기후 변화를 일으킨 진범은 불을 켜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고대의 태양 에너지로 만든 물건들을 사용하는 이들, 바로 우리 인간들이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죄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후회하고, 또 만회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 page 127 더 나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때라는 것을. 그녀는 책에서 계속해서 언급했던 말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우리 모두가 우리 주변 생명체들과 같은 행성에 의지해 살아간다는 것... 우리 인간들은 끊임없이 그 연결을 돌보아야 한다고 말해줄 것이다.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생각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무언가를 사랑한다면 그것을 진심으로 느껴야 한다고 말해줄 것이다. - page 345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속엔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해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이 말을 전하기 위해 그녀는 여러 감정을 토해내며 외쳤습니다. 마냥 넋 놓고 있었던 저에게 큰 울림을 선사해 주었던 이야기. 더 이상의 위기보다는 희망을 향해 나아가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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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끝없는 폭염과 기록적인 산불, 예측 불가능한 폭우와 태풍이 이제는 낯설지 않습니다. 한때 ‘이상기후’라 불리던 현상들이 더 이상 예외가 아닌 일상이 되었고, 계절의 경계마저 흐려지고 있습니다. 케이트 마블의 <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입니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묻는 책입니다.
저자는 경이, 분노, 죄책감, 두려움, 애도, 놀라움, 자부심, 희망, 사랑 등 아홉 가지 감정이 기후 행동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자로서의 분석과 개인적 경험, 신화와 역사, 대중문화 요소를 자연스럽게 엮어내며 복잡한 기후 모델을 쉽게 설명한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기후 위기를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로 가져와,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분노와 죄책감 사이를 오가면서도 행동을 머뭇거리곤 하는데, 저자는 그 감정들조차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여러 나라가 실제로 오염 문제를 해결했던 역사적 사례를 근거로, 지금의 기후 위기도 되돌릴 수 없는 운명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일상의 작은 선택과 실천들이 쌓여 결국 커다란 전환을 만들 수 있다며 현실적인 희망을 전합니다.
또한 우리가 지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슬퍼하고 분노하는 것이라 말하며, 바로 그 감정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이라고 강조합니다. 결국 기후 위기 앞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 감정, 과학, 역사를 통합해 가장 인간적인 시선으로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