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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대학 신입생일 때... 선배 중 누군가가 리포트를 대신 써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술 한 잔 거하게 사겠다는 알싸한 제안과 함께... 리포트 주제는 카프카의 <변신>에 대한 분석이었다... 나는 학교 중앙도서관 구석에 앉아 카프카의 <변신>을 펼쳤다. 책장을 열자 오래된 냄새가 났다. "어느날 아침, 그레고르는 잠을 자다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고, 자기가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커다란 벌레로 변한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뜬금없이 시작하는 소설에 나는 곧 매료되었고, 순식간에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아무런 맥락도 이유도 설명도 없이 첫 문장부터 일단 벌레로 "변신"하고 시작하는 소설이라니... 나는 리포트를 쓰기 위해 국회도서관을 찾아가 카프카의 <변신>에 관한 논문들을 찾아 읽었다... 이후... 나의 리포트는 좋은 결과가 나왔고... 선배에게 거나하게 한 잔 얻어먹은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나는 우연히 비자발적인 동기로 카프카를 만났다... 20년이나 지난 지금... 그냥 아무 일도 없는 어느 고요한 밤...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불현듯... 까맣게 잊고 지내던 카프카가 떠올랐다... 그의 우울과 갈망이 그리워졌다... 아주 우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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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내가 처음으로 카프카에 관해 읽은 책이다.
거의 만화형식의 그림으로 채워져 있고, 거친 그림은 카프카와 어울린다. 심지어 카프카의 다소 잔인한 상상도 그림으로 묘사된다. 그림이 많은 책이라고 해서, 내용이 부실한 것은 아니다. 내용도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당시 내 마음을 가장 끌었던 것은 카프카의 작품의 일부 장면을 만화로 표현한 것이었다. 너무나 찾아서 읽고 싶었고(당시에는 제대로 된 번역본이 없었지만), 그게 내가 카프카에 빠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카프카가 따분하고 낯설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처럼 카프카에 빠졌으면 좋겠다. |
| 카프카? 난 이 한권으로 통달했다. 좀 건방지게 들릴지 몰라도 이 책은 상당히 잘 된 책이다. 그림의 이마주도 물론이거니와 (상당히 카프카적인 그림이다. 그를 이해하는데 빼어난 도움을 준다), 저자는 카프카를 상당히 잘 아는 인물인 것 같다. 마니아가 아니라면 도저히 이렇게 좋은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이 얇은,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을 가지고 그전에 읽었던 카프카의 주요 작품을 손에 잡히듯이 쉽게 이해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카프카를 꽤 좋아했고, 그의 작품들을 거의 다 읽었는데, 이 책은 실제로 카프카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여준다. 보통, 그림으로 된 책은 소설의 상상력을 상쇠시킨다고 하지만, 이 책은 틀리다.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사실 이 책에 대해서 내가 이렇게 격찬하는 이유가 있다. 대학교 1학년때, 독서회 동아리에 들었다. 그런데, 그해 처음으로 같이 토론한 작가가 카프카였다. 난, 여러 책을 읽고도 답답해하다가 이 책 한권으로 핵심을 간파했다. 그리고 당일 좌중을, 그 쟁쟁한 선배들의 입에서 칭찬이 쏟아지도록, 그곳을 휩슬었다. 보통 이두 아이콘 총서는 몇 권들 읽어봤겠지만, 이 책은 좀 틀리다. 여느책과 달리 그 아이콘 총서의 출판형태와 완벽히 호응하는 책이란 말이다. 카프카를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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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에 관한 여러권의 책을 읽어보았지만 이 책만큼 재미있게 읽었던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거의 예술에 가까운 삽화를 통해 내용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삽화는 만화와도 흡사하지만, 오락이 아닌 지식과 사상을 전해주는 예술적 도구라 해야 할 것이다. 어째든 많은 삽화를 통해 이 책은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은 먼저 카프카를 이해하는 첫번째 열쇠인 유대인과 유대교, 유대 신비주의를 다루고 있다. 어떤 작가이든 그 작가의 삶의 배경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듯 먼저 카프카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유대인으로서의 카프카를 말하고 있다. 또한 카프카가 종교적이었는지 아니면 비종교적이었는지는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어째든 그의 사상속에 내재해 있는 유대교 신비주의를 말하고 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카프카의 내면에 항상 잠재해 있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 아버지와의 관계는 구약성서에 나타난 야훼 하나님의 모습과도 일치한다 하겠다. 그리고 카프카의 네 명의 여인과의 관계, 그들과 주고받은 편지들, 여동생 오틀라와의 관계를 말함으로 카프카에게 끼쳤던 문학적 영향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연대기를 중심으로 하기 보다는 주제별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룬 'Das Urteil'(선고) 이어 흉칙한 동물로 변한 '변신' 그리고 동물 이야기 중 가장 특이하고 예리한 의식을 보여주는 '굴' 등 주제가 계속해서 이어져 카프카의 작품세계를 더욱 선명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인상깊은구절] 프란츠 카프카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나 혹은 단지 유대인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해서 길에서 시달리거나 폭행을 당하지는 않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무리 그 자신 안으로 움츠려 들어가고 또 이러한 사건들과 직접적인 관련을 회피했다고 하더라도, 유대인의 집단적인 운명으로 부터 그 자신을 지적으로 분리시킨다는 것은 대부분의 다른 유대인들과 마찬가지로 불가능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