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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사람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이태리 사람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으로>와 이번에 읽은 <푸코의 진자>, 서양 책을 읽기 위한 기초체력을 쌓으려면 피할 수 없는 책, 로마 사람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그리고 유고 사람 보리슬라프 페키치의 <기적의 시대>. 거참 신기하다. 고故 이 선생이 만 30세에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초빙 연구원으로 5년 세월을 보내, 이이가 영어를 잘 하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작 내가 읽은 번역서 가운데 영미 문화권의 작가는 한 명도 없다. 왜 그랬을까. 확실하지 않으면서 이유를 추리하지는 말자. 고인의 이름에 누가 될지도 모르니까. 일찍이 어떤 책을 번역했다고 전혀 밝히지도 않았고, 어떤 회사에 지재권 수수료를 지불하는지 알 수 없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번과 2번, <변신 이야기> 후기에서 선생은 영어 본을 기본으로 하되 일어 본을 참고로 했다고 밝힌 바 있으니, 영어와 일어에 능통했다고 볼 수 있다. 해방 후인 1947년생인데 일본어까지 잘 했다면 언어 습득에 관해서 남다른 수재가 있었나보다. 사실 이이가 쓴 한국어 소설도 문장이 매끄럽고 이해하기 쉬워 좋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