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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식물 산책 황경택 황소걸음/2025.10.25. sanbaram
요즘 어린이들은 체험학습을 많이 한다. 부모님들의 여가시간이 많아졌고, 캠핑을 비롯한 야외활동 시간이 많아진 까닭이다. 그래도 아빠가 자녀들에게 식물이나 동물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부모 세대가 자연과 접할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빠와 함께 식물 산책>은 식물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아빠가 어린 딸과 산책하면서 눈에 띄는 식물을 설명해주며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이다. 구성도 1월부터 12월까지 달마다 그달의 특성과 어울리는 식물 4-5종을 선택하여 설명한다. 어른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저자 황경택은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우리만화연대와 숲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이후 생태놀이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며, 생태 만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지은 책으로 만화동화 <산타를 찾아서>, 생태만화 <식물 탐정 완두, 우리 동네 범인을 찾아라>, <만화로 배우는 주제별 생태놀이> 등 다수가 있다.
<아빠와 함께 식물 산책>은 주간 신문 <소년중앙>과 월간 <산림>에 연재한 내용을 간추려 엮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자연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있음을,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과 이야기가 있음을, 그래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음을 깨닫길 바랍니다.(p.5)”라고 머리말에서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풀꽃이나, 나무들과 도시 주변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52종의 식물들을 설명한다. 주제가 되는 식물을 딸과 함께 산책하다 만나게 되는 것을 만화로 표현해, 읽는 사람들이 큰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다음 쪽에는 그 식물의 특징이나 식물에 대한 지식을 상당히 자세하게 설명한다. 나무와 풀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겨울눈이 있는지 보는 것이다. 나무는 계속 살아가야 하므로 잎이 진 자리와 줄기나 가지 끝에 눈이 있다. 풀은 대부분 씨앗을 만들기 때문에 겨울눈이 필요 없다. 아울러 우리 인간의 삶과 식물의 삶을 비교하면서 그들에게서 배울 점 등을 말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나무는 눈을 만들어 겨울을 난다. 봄이 되면 그 눈에서 싹이 돋아 꽃이 피거나 잎이나 가지가 나온다. 꽃이 피고 열매가 되는 꽃눈, 잎이나 줄기가 나오는 잎눈, 그리고 꽃과 잎이 같이 나오는 섞임눈 등이 있다. 2월의 눈 속에서 피는 복수초가 있는데, 요즘은 ‘얼음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노랗게 피는 오목한 꽃잎으로 햇볕을 모아 주변보다 약 7도 정도 높아지면서 일찍 나온 파리 종류의 체온을 높여주고, 이들 중 등애가 꽃에 앉아 꽃가루받이를 해준다고 한다. 식물은 생김새를 보고 지은 이름이 많은데, ‘개불알풀’도 열매 모양이 개의 불알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남쪽에서는 2월부터 꽃을 피우는 개불알풀꽃은 파란색이어서 작아도 눈에 잘 띈다. 작은 풀꽃은 대부분 이른 봄에 꽃을 피운다. 나무가 잎을 내기 시작하면 그 아래는 그늘이 져서 풀이 자라기 어려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꽃까지 피면 곤충이 대부분 나무로 몰려간다. 그래서 그들이 잎을 내기 전에 일찍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풀이 많은 것이다.
4월이 되면 냉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꽃이 피어 꽃잔치가 열린다. 제비꽃은 봄에는 꽃을 피우지만, 여름이 되면 꽃을 피우지 않고 씨앗을 맺는다. 그렇지만 “제비꽃 씨앗에는 엘라이오솜이라는 지방 덩어리가 붙어 있어. 개미가 씨앗을 물고 가서 엘라이오솜은 애벌레에게 먹이고, 씨앗은 밖에 버린대. 그렇게 개미를 이용해 멀리 보내서 번식한다.(p.46)”고 말한다. 제비꽃은 씨가 다 익으면, 열매 주머니가 툭 터지면서 조그맣고 까만 씨앗을 밖으로 튕겨낸다. 여기에 더해 개미를 활용하는 지혜가 씨앗을 퍼뜨리는 방법이다. 그래서 제비꽃 풀포기 옆에는 개미집이 있는 경우가 많다.
“흔히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죠. 녹음이 짙은 5월에는 주로 흰꽃이 피어납니다. 짙은 녹음 가운데 밝은 꽃이 피니 더 눈에 띄지요.(p.54)” 산딸나무의 하얀 꽃잎처럼 보이는 네 개의 잎은 모인꽃싸개고, 그 중심에 작은 통꽃이 여러 개 모여 피는 꽃이다. 이런 종류는 국화과 꽃들이 대표적이다. “국화과에 드는 꽃은 대부분 이렇게 생겼어. 화려한 혀꽃으로 벌과 나비를 부르고, 대롱꽃으로 꽃가루받이를 해.(p.98)” 또한, 길가에 자라는 질경이는 꽃이 이삭처럼 달리는 독특한 풀이다. 그 열매도 그릇처럼 생겨서 뚜껑이 열리고 그 안에서 작은 씨앗들이 떨어진다. 씨앗들은 끈적이는 물질이 겉에 있어 비가 오면 사람의 신발이나 동물의 발, 또는 자동차 바퀴에 붙어서 이동한다. 사람의 신발에 붙어 씨가 이동하여 산꼭대기에도 질경이가 자란다. 그래서 ‘질경이가 등산을 한다’고도 말한다.
능소화는 옛날에 양반들만 심고 가꾸는 ‘양반꽃’이라고 불렀다. “한때 능소화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시력을 잃는다는 소문이 퍼졌어요.(p.77)” 그러나 식물학자나 안과 의사에 의해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밝혀졌다. 여름에 참나무 숲에 가면 작은 가지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도토리거위벌레가 도토리에 알을 낳고 잎이 달린 가지를 잘라서 떨어뜨린 것이라고 한다. “은행나무는 잎 모양이 넓은잎나무 같지만, 바늘잎나무로 봅니다.(p.109)” 겉씨식물에 들고, 잎맥이 나란히맥이고, 물관도 헛물관으로 바늘잎나무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나무는 암수 딴그루로, 심은 지 15-20년 지나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한편, “느티나무열매는 단풍나무 열매처럼 나래가 없고, 과육도 없어서 새가 먹지 않아. 그래서 자기에게 있는 잎을 날개 삼아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하지.(p.120)” 느티나무는 열매가 달린 가지가 다른 가지보다 가늘고 약하다. 그 가지에 잎이 5-6장 달렸다. 바람이 불면 가지가 똑 부러져 바람에 날아가 씨를 퍼뜨린다. 버드나무는 거의 이듬해 1월까지 잎이 단풍 들거나 시들지 않고 매달려 있다. 수분을 충분히 흡수해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버드나무에서 우리가 먹는 아스피린을 추출한다. 또 “우리가 날마다 하는 양치질도 버드나무에서 나온 말이에요.(p.133)” 버드나무 가지를 잘라 씹으면서 잇사이에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한 데서 생긴 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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