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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은 저성장, 인구 감소, 지방 소멸 등 일본 사회가 직면한 ‘사라짐’의 현상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재해석하는 트렌드 분석서다. 정희선 저자는 일본 소비 시장의 변화를 ‘중산층의 붕괴와 양극화’, ‘세대 대신 취향 중심의 소비(덕질)’, ‘1인 가구의 보편화’라는 키워드로 정리하며, 기존의 인구통계학적 접근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지적한다. 특히 “중간이 사라진 자리”에서 초저가 아니면 초고가 전략만이 살아남고, 결혼이나 내 집 마련 대신 자신의 취향과 순간의 경험에 과감히 지갑을 여는 새로운 소비 주체들의 등장은 한국의 미래를 예고하는 듯해 섬뜩하면서도 흥미롭다. 관광객이 사라진 호텔이 ‘솔로 사우나’로 부활하거나, 책이 아닌 ‘책이 있는 공간’을 파는 서점처럼, 축소되는 시장에서도 업의 본질을 비틀어 생존하는 일본 기업들의 사례는 한국의 기획자와 마케터들에게 실질적인 영감을 준다. #연말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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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따라 가끔 다이소를 가면 항상 북적인다. 이에 반해 백화점에서는 시계와 주얼리를 중심으로 명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백화점 매출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VIP들을 잡기 위해 백화점들이 갤러리나 최고급 미식 경험을 통해 예술 문화 체험을 경험하는 개인화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 두 풍경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서민은 지갑을 닫았고, 소비를 하더라도 가성비를 철저히 따진다. 하지만 자산가들의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소비의 양극화, 그 이면에는 중산층의 붕괴가 있다.
사라지고 있는 것은 계층만이 아니다. 세대 간 경계는 흐려지고, 지방은 인구 감소로 소멸의 위기에 놓였다. 1인 가구는 이제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다. 사회의 중간지대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매년 일본의 소비 트렌드를 통해 산업 변화를 읽어온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시리즈’는 2026년 주제로 ‘소멸’을 내세웠다. 중산층의 축소, 지역의 쇠퇴, 가족 구조의 변화—이 모든 것이 연결된 하나의 키워드다. 사라져가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계층과 지역, 나아가 사회의 중간지대 그 자체다. 이렇게 균형을 잃은 사회의 단면은 소비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소비의 중심은 더 이상 세대나 계층이 아니라, 개인의 감정과 취향, 그리고 ‘좋아함’의 온도로 이동했다.가성비와 설렘 사이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한다.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는 ‘소멸’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끝이 아니다. 일본이 보여주듯, 인구가 줄고 도시가 비워져도 인간은 여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된다. 서점은 책이 아닌 공간을 팔고, 은행은 돈이 아닌 신뢰를 거래한다. 지방은 사람을 붙잡지 못해도, 마음을 머물게 하는 장소로 다시 태어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고립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관계를 낳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서로의 존재를 느슨하게 확인하며, 새로운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만든다. ‘관계 인구’와 ‘취향 공동체’는 사라지는 사회의 틈새에서 다시 연결되며 소비의 가능성을 구축한다. 소멸은 끝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시작이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경험한 일본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따라가다 보면 국내의 소비 트렌드에 대한 혜안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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