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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는 그 어느 시대보다 부유하다.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이룬 경제 성장의 모든 측면을 설명하는 수많은 연구결과 덕분에 우리는 지금의 세계를 만들어 낸 경제 발전에 대체로 알고 있다. 우리는 무엇이 일어났는지, 이런 경제 성장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말이다. 하지만, 왜 이런 경제성장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역사상 존재했던 거의 모든 사회는 어느 정도의 기술 발전을 이뤄냈지만, 인류 역사에서 폭발적으로 축적된 지식이 스스로 추동력을 만들어내며 전보다 더 완전하고 빠르게 인류 사회의 물질적 기반을 변화시킨 사례는 산업혁명 기간과 그 직후 서유럽에서 일어났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 중국과 유럽의 기술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성장과 정체를 반복했다. 그렇다면 왜 중국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 이유의 하나로 유럽은 비록 정치적으로는 분열했지만 새로운 사상이 진입해 기존의 사상에 도전하는 등 아이디어 시장이 원활하게 움직였고, 그런 아이디어 시장은 문화적 사업가가 번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반면 중국에는 새로운 사상을 검증하는 아이디어 시장 같은, 조정을 위한 단일 메커니즘이 없었다.
이 책은 서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서유럽과 아시아(특히 중국)의 경제가 17~18세기 이후 왜 그렇게 크게 벌어졌을까 하는 물음에 답하는 또 하나의 연구서다. 저명한 경제사학자인 지은이가 새롭게 찾아낸 답은 바로 문화의 차이다. 즉 당시 여느 지역과 달리 유럽은 다원주의 문화와 아이디어 경쟁이 결합된 사회였고, 이런 사회에서는 지식을 확산하고 공유하며, 따라서 기존 지식은 새로운 지식의 도전을 받고 수정 및 보완되는데, 결국 이런 유럽 문화가 성장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또 문화가 자연 세계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꿨다는 점에서 직접적으로, 유용한 지식의 축적과 확산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고 가꾸었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기술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이 책의 구성은 5부 17장으로 되어 있다. 1부에서는 진화, 문화 그리고 경제사를, 2부에서는 16~17세기 문화적 사업가의 경제 변화, 3부 동 시기의 유럽 혁식, 경쟁 그리고 다윈주의를, 4부 계몽주의의 서막, 그리고 제5장에서 동서양의 문화변화를 다루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