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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이 부진했던 탓인지 3집을 살 때는 2집을 함께 줬다.
우선 양파가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에 낸 마지막 앨범이어서인지
팬으로써 무척 애틋하게 느껴지는 앨범이다.
1,2집 때는 대중을 의식한 그저 감칠맛 나는 곡들이 많았지만 3집은 좀 더 힘을 뺀, 그렇지만 양파가 아이돌 스타에서 뮤지션으로 발돋움하려는 힘찬 시도가 엿보이는 귀중한 앨범이다.
발라드라는 큰 바탕을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장르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앨범의 구성도 기존 앨범과는 다른 특징이 나타나는데 앨범과 가사집이 구분되어 있다. 음반은 흔히 싱글앨범에 사용하는 얇은 케이스에 담겨있고 가사집은 청량함이 느껴지는 파란색 부클렛이다. 앨범자켓은 미농지에 양파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는데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서 별다른 조명없이 햇빛을 사용했다고 한다. 케이스와 같은 사이즈의 부클렛은 투명한 패키지에 음반과 함께 들어있는데 보는 순간 한눈에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신선하고 예쁘다. 부클렛을 열면 3집 트랙들의 차례(?)가 나오고 그 다음 페이지부터 하늘색 활자로 찍힌 신비롭게 느껴지는 가사가 나온다. 3집의 또다른 특징은 앨범 부클릿에서도 나타나는데 부클렛에는 양파의 사진이 기대한만큼 많지않다. 사진의 사이즈도 작게 나온 것들이 많고 예쁘게 보이려는 의도보다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앨범을 구성하고 있는 곡들조차도 대만족이다. 플레이 버튼을 누른 순간 소름 돋게하는 "그녀안의 나"부터 신비로운 인상을 주는 "오늘만", 양파의 우아한 음색이 돋보이는 "아디오".절제되고 세련된 "애이불비", 양파가 그토록 해보고 싶어했던 락 장르인 "나쁜혈통",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평온", 양파가 시에서 발상했다는 "지구에서 보낸 한 철"(시제목:"지옥에서 보낸 한철"), 보사노바 풍의 김현철과의 듀엣 "머뭇머뭇", 강렬함이 느껴지는 이승환과의 듀엣 "그대 아니었다면", 유학가는 양파의 각오가 담긴듯한(?) "나비의 비행", 귀여움이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곡 "요술공주",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곡 "Missing U"의 마지막 트랙까지 양파의 발전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곡들로 채워져있다.
양파의 팬이어서가 아니라 양파3집은 소장가치가 높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구사하는 듣기 거북한 바이브레이션과 식상한 사랑가사에 귀가 지쳐있다면 양파의 3집은 편하고 가볍게 들을 수 있을 앨범이다. 스케일이 큰 대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신디사이져가 들어간 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알싸한 코러스가 많은 것도 아니지만 그만큼 양파의 목소리에는 이 모든 것을 압도해버리는 카리스마와 자신감이 느껴진다. 양파의 목소리를 총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절대음반이라고 표현할 수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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