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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 보다 앞선 종교 갈등 와해로 중앙 유럽을 지배한 합스부르크-헝가리 제국과 프로이센 제국은 강력한 국가 권력을 토대로 국민들의 계몽에 앞장섰다. 탄압 보다 융합과 통합을 내세운 합스부르크-헝가리 제국은 다양한 민족들의 언어와 외모, 민간 전승을 깊이 연구함으로써 각각의 민족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했다. 20세기 대 변혁의 시대에 들어서지 중앙 유럽을 지배하고 있던 제국의 강력한 국가 권력은 전체주의로, 민족주의는 인종학으로 변모했고, 중앙유럽을 인종 학살의 중심지로 전락 시켰다. 1차 대전의 화마가 지나간 이후 소련이 중앙유럽을 점령했고, 소련이 몰락한 후에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들의 무대가 되었다. 슬라브 역사에 가장 정통한 영국인 학자 마틴 래디는 통찰력 있는 시각과 쉬운 문체로 로마 시대의 변경에서부터 몽골-타타르족과 튀르크인의 침공, 종교혁명과 반종교혁명, 때로는 수천 명까지 운집했던 떠들썩한 의회와 20세기 인종 학살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빠져 버린 중앙 유럽 역사를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연말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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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숙한 세계사란 결국 유럽사다. 그리고 그 유럽사는 사실 서유럽사의 다른 이름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사가 학창 시절 배우고 익힌 세계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앞서 합스부르크에 관한 벽돌책으로 소개됐던 저자 마틴 래디가 이번엔 더 두꺼운 벽돌책을 들고 돌아왔다. '중앙유럽 왕국사'는 서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 숱한 침략과 분쟁을 겪으며 다사다난했던 이 지역의 역사를 다룬다. 다만 저자의 시각은 "역사적으로 중앙유럽은 결코 수동적인 희생자에 머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지역은 여러 민족들이 모여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냈고, 서유럽보다 앞선 민주주의의 요람이기도 했다. 지금 서유럽을 넘어 중앙유럽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 독일, 폴란드, 오스트리아, 발칸반도, 헝가리 등 냉전시대에 '동유럽'으로 배웠던 나라들의 역사.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독일도 서유럽이라기 보다는 중앙 유럽에 속하거나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권에 다 담을 수 있을 만한 국가들과 역사가 아니지만 크게 조바심 나지 않게 읽을 수 있을 만큼 저자의 필력이 뛰어나다. 그동안 너무나 막연했던 독일 역사가 이제서야 좀 눈에 보이는 듯 해서 나로서는 올해의 수확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