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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입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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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복식사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인간의 역사 속에서 가장 천대 받았고, 가장 존귀해질 수 있었던 것이 있다면 의복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물질적인 의복의 자취를 통해서 인간 역사의 존귀함과 퇴폐성과 같은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라고 하셨다.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아무 망설임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교수님의 이러한 말씀을 좀 더 구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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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복식사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인간의 역사 속에서 가장 천대 받았고, 가장 존귀해질 수 있었던 것이 있다면 의복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물질적인 의복의 자취를 통해서 인간 역사의 존귀함과 퇴폐성과 같은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라고 하셨다.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아무 망설임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교수님의 이러한 말씀을 좀 더 구체적으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해 보았다. 학창 시절 역사 과목에 항상 고전을 면치 못했던 내가 이처럼 이 책에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의복이란 일정 소재가 역사를 다르게 볼 수 있는 큰 흐름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패션'을 말하기 보다는 오히려 패션에서 드러나는 '역사적 에피소드'를 좀 더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마치 아름다운 드레스가 온갖 기술쟁이들로부터 갖은 정성과 심혈로서 한땀 한땀 지어내지듯, 막스 폰 뵌 이라는 섬세한 문화사학자에 의해 역사가 한올 한올 재구성되고 세밀하게 짜여지듯이 말이다. 패션이 이렇듯 역사를 말하는 기본 방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태초부터 인간의 가장 말초적인 '미적 추구'의 기본 대상이요, 그 욕망을 무한히 담아낼 수 있는 훌륭한 그릇과 같은 도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일찍이 배웠던 역사의 방대함과 질서없음을 좀 더 이해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의복이 선택되어진 것이 얼마나 탁월한 것인지 유감없이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소위 패션이라 함은 단순히 우리가 떠올리기 쉬운 '옷'의 개념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옷과 그 옷의 멋스러움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장신구들, 즉 신발, 악세사리, 심지어 겉옷의 형태를 잡는 속옷 받침대까지, 그 부수적인 요소들도 포함되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역사는 더욱 세밀해지며 방대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찍부터 우리는 역사적 기록이 그러했다면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역사적 문헌과 고증들이 그렇다면 또한 보이는 대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금만 사료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고, 그것이 창조되기까지의 과정을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본성과 내면으로 충실히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역사 속의 숨겨진 또 다른 역사를 발견하는 희열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에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의 형태가 의복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과정이나, 여성 상위 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의복의 형태는 재미난 연출과 디자인을 창출해냈다. 특히 여성을 억압했던 남성의 힘을 자랑하는 시대에서 보여지는 패션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성기 부분에 과도한 강조와 부풀려짐은 물론 급기야 그곳에 리본 장식까지 하는 변태를 보여주는 모습은 역사 속 인류의 재미난 사고를 읽게 되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패션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은 그 부수적인 장식을 통해 인간의 미적 추구에 대한 무한한 힘을 증폭시키는 능력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지금은 과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궁정 여인의 머리 장식은 기독교적 신앙에서 드러나는 하늘에 대한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과장되게 표현했었고(그 지나친 표현에 목뼈가 부러지는 여인들도 속출했다니 당시 여성들의 미에 대한 허영은 실로 놀라운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미용점의 유행으로 온 얼굴에 검은 점을 찍고 다녔다는 시대상은 상상의 한계를 넘어선 역사적 현실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선대의 모습들이 자칫 우리 시대에 어리석음으로 비쳐질지라도 역사는 그렇게 인간의 미에 대한 본능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온갖 형태의 모습들이 아닌가한다. 아담과 이브가 부끄러움을 느꼈던 순간 시작된 나뭇잎에서부터 중세 시대 그 암흑의 형태를 이끈 호화찬란한 궁중패션을 거쳐 오늘날 예술의 한 장르로까지 표현되는 패션은 이제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인간의 역사를 대변하는 중요한 모티브이자 사상이 될 것이다. 나는 이 두꺼운 분량의 책들을 읽으면서, 그 속에 수록된 삽화들을 보면서, 선대의 역사에 대한 생각이 많다. 숱한 인간의 사상과 시대상을 창출해냈던 패션의 역사가, 그리고 앞으로 그러한 작업으로 시대를 대표하여 표현할 수 있는 나의 보잘것 없는 공부가, 좀 더 성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단순한 미를 추구하는 창조이기 보다는 생각과 느낌을 담을 수 있는 공부였으면 한다.

[인상깊은구절]
이탈리아에서도 더 나은 것이 없었다. 만토바 공사의 눈에는 로마의 매춘부들이 남자 복장을 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가장 좋아 보였으며 미사까지도 그런 차림으로 참석하는 것이 신기하게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여자들의 진짜 천국은 당대의 대유흥도시였던 베네치아였다. 1509년에 그곳에서 30만의 인구 중에 창녀의 수가 11,654명을 헤아린다고 하였다. 창녀들은 아주 거리낌없이 자신의 일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16세기 중반에는 타지에서 온 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1급 창녀들의 주소록이 발행되었는데, 그 속에는 그들의 주소뿐만 아니라 가격까지도 상세히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코는 '낚기'를 아주 세련되게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시가 인쇄된 작은 리본을 저명한 외국인들에세 보냈던 것이다. 몽테뉴는 이 수상도시의 수많은 매춘부들을 보고 놀랐다. 그의 견해에 따르자면 이 여자들 중 약 150명은 공주와 같은 사치를 하였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d******c 2000.12.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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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역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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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에 반드시 2권 끝에 있는 역자의 말을 먼저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이 책에 대한 오해를 어느 정도 풀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정말 패션의 역사로만 알았다. 그러나 읽어가는 도중에 이상하다는 생각이들었다. 특히 도입부분에서 패션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시대적 배경과 철학과 문학 등의 이야기를 길게 열거하고 있었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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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에 반드시 2권 끝에 있는 역자의 말을 먼저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이 책에 대한 오해를 어느 정도 풀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정말 패션의 역사로만 알았다. 그러나 읽어가는 도중에 이상하다는 생각이들었다.

특히 도입부분에서 패션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시대적 배경과 철학과 문학 등의 이야기를 길게 열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패션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왠지 속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을 아니다. 그러나 책의 주제와 많이 벗어나 있다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옮긴이의 말을 읽을 때에야 비로소 이 책의 진가를 분명히 체득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의복을 말하려고만 한 것은 아니다. 의복은 사람의 몸을 가리는 것뿐 아니라 그 곳에는 시기와 음모와 질투와 사랑과 권력과 명예가 담겨있다. 저자인 막스 폰 뵌은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단순히 패션의 역사만을 기대했다가는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진지하고 인내심있게 접근한다면 참으로 귀한 책이라는 것을 금새 알아 볼 것이다.

 

 

여기서 옮긴이의 말을 들어 보자.

이 책은 독일의 저명한 문화사 막스 폰 뵌의 주죠 저서  Die Mode의 요약 개정판을 옮긴 것이다. 뵌은 민족적, 학문적 경계에 속박되지 않고 역사적 시야에서 예술, 문화, 과학을 넘나드는 학제적 연구와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뵌의 저술 가운데 1907년부터 1925년까지 출간된  Die Mode(전8권)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읽히면 널리 명성을 누리고 있는 패션 분야의 탁월한 고전이다........

의상학자 잉그리트 로셰크는 뵌의 원작을 두 권으로 요약한 개정판을 내놓았다

 

 

비록 이 책은 고대로부터 전역사를 다루지는 못했지만, 18세기 이후 패션의 변천사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또한 그의 저술 방식은 패션의 한 주제 뿐 아니라 역사의 변천 속에서 패션이 가지는 자리들을 명료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모두가 교양으로 읽어도 좋고,

패션에 대한 연구를 하는 분들에게도 좋고,

그리고

잡식하는 나에게도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

h****i 2008.04.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