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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였던가?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가면 아이들끼리 늘 하는 놀이가 있었다. 바로 불을 꺼 넣고 무서운 이야기 만들어 이어가기. 친구들은 글을 쓰라면 질겁하면서도 무서운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는 굉장히 즐겨했다. 들어본 것 같은 건 안 되고, 진부한 것을 이야기해도 안 되고. 하지만 참신한 무서운 이야기에는 환호하는 것. 덕분에 이야기 도중 화장실에 갈 수는 없었다. 완전... 완전 무서우니까.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무서운 이야기들이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것. 아마 그걸 좋아해 지금도 나는 추리 소설을 즐겨 읽는지 모르겠다. 묘한 책을 만났다. 이 이야기의 경계는 무엇이고, 끝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 없지만 매력적인 책을. 이 이야기의 또 다른 네버엔딩 스토리가 생긴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다. 첫 번째 이야기 ‘여섯 번째 꿈’은 한 산장에서 시작한다. 실버 해머라는 연쇄살인에 관심 많은 사람들의 모임. 이곳에 악마라는 닉네임이 여섯 명의 회원을 초대한다. 악마가 오기 전 사람들은 통 성명을 하고 술을 마시고 여섯 개의 방으로 흩어진다. 하지만 다음날 살인이 시작된다. 악마의 초대에 응한 그 순간 어쩜 게임은 시작된 것 아닐까 두 번째 이야기 ‘복수의 공식’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신의 죽음을 미리 선고하는 남자, 나비 문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남자, 샛강 모텔에서 눈 뜬 무명 여배우와 킬러, 나비를 보며 과거를 생각하는 여자, 하는 일 없던 남자가 우연히 새 인생을 살기 시작한 이야기까지. 어느 것이 진짜인지 진실일지 모를 이야기들이. 세 번째 이야기 ‘π’는 구성이 독특하다. 번역하는 일을 하는 M이 아무도 모르게 책을 번역하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 이 사람이 어느 날 묘령의 여인을 만나고, 여섯 번째 꿈을 번역하게 된다. 그리고 묘령의 여인은 매일 밤 M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는 끝없이 펼쳐지고 어느 것이 실재이고 허구인지 파악할 수 없어진다. 마지막 네 번째 이야기는 ‘일곱 개의 고양이 눈’으로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한 미스터리 소설로부터 시작한다. 도서관에서 ‘나’는 책을 빌려가고 싶지만 연체가 되어 빌릴 수 없다. 다음 이야기를 알고 싶지만 자신에게 다른 일이 생기고 그 책을 볼 수 없게 된다. 읽지 못했던 뒷이야기를 완성시켜 나가는 M. 이후 눈이 나아지면서 도서관을 찾지만 그곳에서 미스터리 소설을 찾지 못한다. 처음엔 무슨 소설이 이런 식일까? 했다. 하지만 이야기들은 모두 매력적이다. 어떤 것이 진짜인지, 어떤 것이 허구인지 알지 못한다. 이 사람이 그 사람 같고, 그 사람이 이 사람 같다. 전의 이야기에서는 이들의 상황이 이게 아니었는데 싶은 것도 많지만 이야기는 꼬리를 문다. 언제쯤 끝나게 될지 궁금하면서도 이야기기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최제훈 작가의 퀴르발 남작의 성을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만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새롭게 신선하니까. 예전 생각이 났다. 무서운 이야기들을 순서대로 만들어가는 그때의 우리가. 무섭고 섬뜩 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토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도 책을 더 많이 읽으면서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무한하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미스터리. 이런 매력 때문에 2015년 다시 개정판이 나온 모양이다.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모든 시간들이 즐겁다.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보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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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이 좋아서' 라는 서평집을 보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은 4개의 중편소설들이 있는 소설집이다. '여섯번째 꿈' , '복수의 공식' , '파이(π),' , '일곱개의 고양이 눈' 이렇게 4개가 있다. 첫번째 '여섯번째 꿈' 은 여섯 명의 인터넷 카페 동호회 사람들이 산장에 모이게 된다. 운영자인 '악마' 가 참가하기로 했지만 끝까지 오지 않고, 나머지 여섯명이 차례차례 살해당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사건이 고조되면서 지금 이게 사실인지, 환상인지 구분을 못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읽고서, 나는 이게 단순한 스릴러나 공포 단편 모음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소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첫번째 작품에서 나왔던 설정이나 주인공들이 완전히 다른 내용인 두번째, 세번째 작품에서도 나오고, 마지막 '일곱개의 고양이 눈' 에서는 '여섯번째 꿈' 이라는 책을 읽는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은 내용이 끊임없이 변하는 책. 단편중 하나인 '파이' 처럼, 끝나지 않고 계속되면서도 반복되지 않는, 끝이 없는 폐쇄미로 같은 책. 읽으면서도 이게 뭐지???? 하면서 당황하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책을 쓴 작가님한테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살인자의 기억법' 도 그렇고.... 오늘 책 읽다가 여러번 혼돈에 빠지는 날인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