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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예술 사이의 사진
"기술과 예술 사이의 사진" 내용보기
나는 "철학한다"는 말처럼 "사진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사진을 찍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세계와 나, 삶을 사유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주기 때문이다. 처음 사진에 입문하면서 접한 책은 누구에게나 추천서로 취급되는 바바라 런던과 존 업튼이 공저한 [사진학 강의]였다. 사진의 기술적 기초에 대해 그렇게 세심하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는 책은 드물었다. 좋은 길잡이였다
"기술과 예술 사이의 사진" 내용보기
나는 "철학한다"는 말처럼 "사진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사진을 찍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세계와 나, 삶을 사유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주기 때문이다. 처음 사진에 입문하면서 접한 책은 누구에게나 추천서로 취급되는 바바라 런던과 존 업튼이 공저한 [사진학 강의]였다. 사진의 기술적 기초에 대해 그렇게 세심하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는 책은 드물었다. 좋은 길잡이였다. 하지만 빈약하나마 사력이 쌓이면서 사진의 프레임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침묵에 마음이 끌렸다. 이 기술의 이면에 담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포착력 말이다. 그러자 나는 뭔가 사진의 본질에 대해서 더 알 필요를 느꼈다. 그러다 접한 책이 이 책이었다. 이 책은 순수하게 이론서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다. 아니 어울리지 않는다 이 책은 사진의 실제적 상황과 그 상황들이 만들어내는 사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러니까 사진의 실제와 사진의 철학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고 있는 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기술로서의 사진으로부터 넘어서는 순간, 단지 멋진 사진의 매혹에서 벗어나는 순간 손을 뻗치면 가슴 속에 와 닿는 말들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판을 거듭해서 새로운 표지를 달고 나온 모양이다.

[인상깊은구절]
양식없는 사진가에게는 현실은 단순히 그의 소재일 뿐이라서, 좋은 소재를 잡아서 '작품'이나 만들려는 욕심으로 사진적 약탈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그러한 사진이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자세가 진지할 경우에 한한다. 자세가 진지해야 한다는 것은 그 사진이 소위 예술로서 인류 문화유산으로 남아 인류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을지라도, 무엇인가 그 정도의 새로운 경험을 남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양식없는 사진가의 사진관, 인생관에서 나온 사진은 현실에 대한 왜곡이나 편견, 저질의 욕설이나 외설스러운 흥미거리밖에 제공하지 못한다. 그것은 매연이나 중급속 공해 못지 않은 '사진 공해'라는 사실을 사진가들은 명심하고 사진에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