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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H.O.T.가 활동하던 당시만 해도 H.O.T.의 팬이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기도 했지만 그들의 음악이 좋게 들렸기 때문이다. 며칠전부터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다 누나가 구입한 것을 들으며 나름대로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고 자부했던 나... 이제 다시 들으면 그때와는 생각이 좀 다른 것이 사실이다. 타이틀인 Outside castle을 필두로 하여 마지막 트랙인 늘 지금처럼까지 모두 적절히 좋은 곳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음반으로의 여행을 시작해 보자면, 우선 음반 자켓이 무슨 연근(?)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좀 괴기 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H.O.T.의 음악에는 모든 수식어가 동반되기에 기대는 한층 더 부풀었었다.
Outside castle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는 장애인들을 다룬 곳인데, 절묘한 오케스트라 화음과 H.O.T.특유의 웅장함은 이 곡을 살아서 듣는 모든이의 가슴속에 남게 만들었다. 가사 또한 절절해서 과연 우리는 지금 무얼하고 있나라는 깊은 심연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 준다.
신비, 그래 그렇게,My mother, 꿈의 기도, 파랑새의 소원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곡들인데 음반의 상위부분에 배치되어 있다. 신비와 My mother는 약간 엇박자가 느껴지는 곡으로써, 노래 제목처럼 신비한 곡이다.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없는 형식의 곡이라 무어라 말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랩보다는 느리지만, 댄스보다는 빠른 오묘한 느낌이 드는 곡인데, 듣고 있노라면 몇 번이나 되돌려 듣게 하는 마력이 있는 곡이다. 후속곡이 된 그래 그렇게와 꿈의 기도, 파랑생의 소원은 전형적인 미디움 템포의 댄스곡으로써, 희망, 소원, 용기, 사랑, 더불어 사는 삶을 그리고 있다. 나는 파랑새의 소원이 기억에 남는데, 좀 뜬금없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마치 남북한의 화해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한 가사가 무엇보다도 마음에 든다.
중반부와 후반부를 연결하는 For 연가는 나의 생각에 정말 좋은 곡인 것 같다. 약간의 빗소리와 피아노 소리를 동반한 잔잔한 음은 눈을 감고 듣고 있노라면 몸이 가벼워 지는 느낌이다. 가사는 또 어떠한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모질게 굴었던 지난날의 용서를 구하며 사랑을 전달하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가슴에 와 닿는다.
ILLUSION, Natural Born Killer, 버려진 아이들은 H.O.T.의 음악들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형식으로써, 기타음과 현실적인 가사들이 돋보이는 곡이다. 각각, 마약, 현실의 성찰, 빈곤과 버림이라는 현대 사회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곡들로써, 가사의 원래 뜻은 떠나가는 여인을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버려진 아이들 제외) 조금더 자세히 살펴보면 사회 메시지를 뚜렷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벼운 곡들에 뒤이은 이 현란한 곡들로써,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고자 했는지는 몰라도 유난히 댄스가 강한 곡임과 동시에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으면 두배로 좋은 음악들이다.
이렇게 H.O.T.의 음반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음반이다. 그러나 빼놓을 수 없는 단점을 말하고 싶은데, 그것은 일부 멤버들에게 치우친 음반의 작업이다. 모두가 골고루 대중적인 음악을 할 수 없다 해도 너무 편중된 음반 작업은 팬들로 하여금 다소의 섭섭함을 느끼게 할런지도 모른다.
H.O.T.의 음반은 이제 끝났다. 수 없는 베스트와 스페셜 음반이 나오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아류일 뿐이다. H.O.T.의 음반은 끝났지만 그 음악을 아끼는 이들이 계속적으로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한, 저 유명한 말처럼 그들은 다만 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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