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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의 구조
건축가 함인선은 자기의식이 분명하다. 일관된 작업을 통해 자신에 대한 팬과 적도 분명하게 확보하고 있다. <성락교회> 이후 <우노꼬레>와 <부천 순복음교회=""> 등을 통해 철골 구조의 미학을 추구하는 건축가로 확실한 위치를 굳혔을 뿐 아니라, <건축은 반역이다="">, <수직의 건물·수평의="" 건축=""> 등의 저서를 통해 이론적 탄탄함도 갖추었음을 세상에 공표한 바 있다.
더구나 건축가 승효상과 벌인 선종-교종 논쟁을 비롯해 일전에 <건축사>지를 통해 비평가 함성호와 논쟁(사실 이것을 논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철골을 사용한 건축이 과연 '예술성'을 운위할 수 있느냐라는 함성호의 공격에 대해 자신에 대해 좀더 알고 공격하라는 함인선의 반론이 이어졌을 뿐이다. 논쟁을 통해 합리적 핵심이 도출되면서 쟁점이 분명해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간극만을 확인하고 끝나는 한국건축계의 모습을 확인했을 뿐이다)을 벌임으로써 '싸움꾼'으로서의 자질을 유감 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그 함인선이 또 하나의 책을 세상에 내놨다. 이름하여 <구조의 구조="">. 자신의 특허상표와도 같은 '구조'라는 말이 제목에 두 번이나 들어갔으니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건축가 혹은 건축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구조 이야기라는 설명아래 1, 2부로 나뉘어진 이 책은 크게 건축구조의 기초와 구조의 측면에서 본 건축사라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사진과 그림을 활용한 이 책은 대학원에서의 강의와 세미나를 기초로 한 것이다. 이제 함인선의 작업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비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이 책은 읽어야 한다.
결론에도 나와 있고 책 뒷표지에도 실려 있는 다음의 말은 건축과 구조를 바라보는 함인선의 지론이기도 하다. "건축의 적은 건축이 아니다. 건축의 적은 건축의 합리성을 자신의 합리성에 순치시키려는 체제이며, 곧추서려는 건축물을 눕게 하려는 중력을 비롯한 하중이다. 그리고 건축의 승리는 이 외부의 힘에 대한 슬기로운 전략과 철저한 기술을 통하여 획득된다." [인상깊은구절] 르 꼬르뷔제는 새로운 재료에 대한 새로운 건축 언어를 구축하기 위하여 비례와 모듈라로 회귀하였다. 가우디 역시 근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며 그 근본은 다름 아닌 자연의 법칙임을 말하였다. 그렇다. 난마와 같이 얽힌 건축의 위기를 돌파하는 길은 그 매듭을 풀려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시대의 현란한 이론들과 더불어 어설픈 끝말 이어가기 놀이를 할 것이 아니라 건축의 처음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 처음은 인간이 최초로 중력을 이기고 돌을 세우던 그 시점, 인류가 최초로 자연에 대해 인간의 의지를 '구조'를 통해 천명하던 바로 그 시점이다.구조의>건축사>수직의>건축은>부천>우노꼬레>성락교회> |
| 이 책이 2000년에 나왔다고 하는데, 2006년이 다 저물 무렵 책을 읽었다. 구조라는 관점에서 본 그의 건축론을 접한 후, 어떻게 이런 책을 쓸 수 있는가,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마땅한 기준없이, 혼란스러운 건축에 있어, 하나의 일목요연한 개념을 잡을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건축 디자인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너무 좋은 책이다. 단점은 도판이나 그림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나름대로 많이 넣었는데, 그림이 너무 작고 구조설명을 충분히 하기엔 역부족인 그림이 많음) , 책값이 다소 비싸다는 것 (하지만 책값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