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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을 가르치면서 도형 단원을 도입할 때는 '기하'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하곤 했다. 기하는 도형을 공부하는 학문이지만 기하라는 한자어에는 도형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가 쓰이지 않는다. 어찌 기, 어찌 하, 어찌하여? 왜? 를 뜻하는 단어가 쓰인다는 것을 설명하며, 도형의 수치적인 계산 방법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도형의 본질적인 특징을 이해하고 왜 그 성질이 성립하는가를 추론, 유추하고 증명하는 수학적 사고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이 책의 첫 부분 '책을 펴내며'를 읽으며 저자가 내 생각과 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싶어 기뻤고 책의 내용에 대한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 책을 읽기 시작하자 손에서 놓기 싫게 참 재미있었다. ‘이 부분을 이렇게 풀었구나, 이 부분은 참 적절하게 설명했고 이 부분은 참신하고 멋지구나, 이 부분은 내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강조하던 부분과 비슷하네, 아이들이 이 부분을 이렇게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따라가며 읽는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이유를 찾아가는 기하 공부 방법을 내면화할 수 있을거야!’ 하며 즐겁게 책을 읽었다. 인류의 가장 오랜 학문이기도 한 기하가 AI시대에도 중요한 이유를 제시한 책의 서문부터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학교에서 배우지는 않지만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창시자 중 한 명인 로바쳅스키를 등장시켜 어린 학생들이 이해하기에 적절한 수위로 언급하며 아이들과의 대화로 풀어나가는 제1장부터 2장 초입까지 책의 앞부분부터 인상적이었다.
수학을 가르칠 때, 학생들이 다루는 수학 공간의 크기가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점점 커지기 때문에, 똑같은 수학 개념도 학교급에 따라 조금씩 정교해지고 더 깊이 있어 지지만 어린 학생들에게는 그 내용을 언급하기가 조심스럽고 어떤 방법으로 높은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약간의 언급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이차방정식의 풀이에서 중학교 때는 해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해가 없던 방정식이 갑자기 2개의 해를 가지는 것으로 말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아는 수의 세계가 실수에서 복소수로 확장되기 때문이지만, 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 공교육 정상화법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지도록 이끌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닮음을 다룰 때 화자의 말을 이용하여 그런 경우를 자연스럽게 다루면서 학생들의 생각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면서 논리의 오류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잘 서술한 것을 보고 저자가 참 많은 고민을 하면서 책을 쓰셨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수학자의 이름을 보고 학생들은 이 수학자는 어떤 수학과 연결되어 있을까 호기심을 가지고 더 찾아볼 수도 있을 것 같고, 등장인물들의 대화에 스스로 뛰어들어 자신의 생각들을 펼쳐나가면서 자기 스스로의 논리를 세워나가는 간접 경험도 할 수 있는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수학 선생님들과 수학을 좋아하거나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