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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 주’ 어제 라디오에서 가곡 <봄의 노래>를 들었어요. 아마 입춘이어서 선곡된 모양이에요. 신학기라는 봄을 앞두고 살짝 긴장된 마음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20년 넘게 몸담은 직장에서 나만의 장점은 뭘까 하는 생각을 하면 위축되기도 하고요. 그러던 시점에 『관점을 파는 일』, (차우진)이란 책을 읽게 되었어요. 유유에서 출판한 200페이지 신간이에요. 음악평론가이자 콘텐츠 산업 분석가인 저자는 뉴스레터를 5년간 발행하고 탐구하면서 지속 가능한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1장에서는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된 세상의 변화를, 2장에서는 뉴스레터 준비, 3장에서는 뉴스레터 발간 과정, 4장에서는 AI시대에 창작자로 살아남는 방법, 5장에서는 이 시대 창작자에게 제일 필요한 것을 담고 있어요. 1. 읽기는 수단이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컨텐츠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일텐데 왜 저는 이 문장이 끌렸을까요? 아마도 ‘읽기’에 대한 관점을 환기시켰기 때문일거에요. 저자는 ‘읽기’는 오직 수단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읽기의 목표는 주의를 기울여 자기 생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해요. 그것이 관점이고 통찰력이라고요. 제가 시간을 들여 읽은 많은 텍스트들을 목적으로 삼았던 태도가 떠올랐어요. 읽는 행위 자체가 충분하다고 믿으며, 그 안에서 어떤 생각이 태어났는지는 묻지 않았던 시간들요. 주의 깊게 생각하고 그리고 그 생각을 나만의 관점으로 끌어낸 읽기를 제안하고 있어요. ‘3. 이때 ‘콘텐츠를 가진 개인’의 바로 그 ‘콘텐츠’는 뭘까. 내 생각엔 ‘관점’이다. 관점은 관찰과 생각으로부터 나온다. 그걸 재빨리 습득하는 게 ‘읽기’다. 읽기에는 독서도 있고 페이스북 타임라인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보는 것도 포함된다. 여기서 ‘읽기’의 목표는 책을 다 읽는 게 아니다.(그래선 안 된다). 책의 내용에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 생각을 갖기 위해 읽어야 한다. 4. 그러므로 대충 읽어도 된다. 저자의 생각을 완벽히 이해할 필요도 없다. 책의 주제에 대해서 쓰거나, 말하거나, 설명할 이유도 없다. 다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 결과 문장 하나만 남아도 된다. 단어 하나만 남아도 상관없다. 거기서 자신의 생각이 탄생하는 게 중요하다. 영화, 드라마, 만화 등등 모두가 마찬가지. ‘읽기’는 오직 수단에 불과하다. 5. 읽기와 생각을 통해 얻는 건 ‘관점’이다. 관점이 켜켜이 쌓이면 ‘통찰력’이 된다. 다시 말해 통찰력이야말로 콘텐츠 읽기의 본질적인 목표다. 6. 통찰력은 누군가로부터 오지 않는다. 나이 경험, 생각, 관점이 곧 통찰력을 키우는 근육이 된다. 7. 플랫폼 시대에 ‘콘텐츠를 가진 개인’으로 살아남으려면 특히 이런 관점과 태도가 필요하다. 집중하지 말고 주의를 기울일 것. 집중과 주의를 구분할 것.‘ 2. AI를 대하는 네 가지 태도 세계의 변화를 꾸준히 관찰해온 저자는 AI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해왔어요. 저자가 실제 사용해보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대하는 네 가지 태도를 제시하고 있어요. 코로나 19 시기와 인공 지능 도입으로 인한 업무 환경 변화를 돌아보고 낯선 도구를 사용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떠올리게 하는 지점이라 공감이 갔어요. ‘첫째, 작게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장할 것. 둘째, 완벽을 목표로 삼기보다 꾸준히 실험할 것. 셋째, AI는 도구로 활용하되 최종 결정은 스스로 내릴 것. 넷째, 호기심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공부할 것.’ 3. 모험하면서 길 찾기 이 조언들이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저자의 경험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일 거에요. 저자가 말하는 열린 태도란, 남들의 조언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많은 사람이 시도하는 방식을 직접 해보는 태도에요. 처음에는 그러한 시도가 남들과 비슷해 보일 수도 있을거에요. 그러나 그런 시도들이 쌓이면서 비교가 가능해지고 선택이 생기겠죠. 그 선택이 반복될 때 비로소 나만의 방식이 만들어진다고 해요. 저자가 말하는 모험은 시행착오를 감수하며 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어요. ‘창의성은 고유한 관점과 열린 태도를 통해 훈련된 것이다. 그리고, 이게 중요한데, 훈련의 핵심은 바로 모험이다. 얼마나 많이 보고, 경험하고, 비교하고, 고민했는지가 창의성을 좌우한다. / 이때 창의성의 핵심은 바로 남과 달라지는 것이다.’ 자기만의 관점을 갖기 위해 읽기를 수단으로 삼으라는 저자의 제안은 자연스럽게 저의 읽기 경험을 돌아보게 했어요. 특히 읽기가 목적이 되는 아침 시간을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계속 읽고 싶었던 이야기들과 반복해서 읽고, 필사했던 문장들, 옆에 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만해졌던 책들과 함께 한 시간을요. 그런 순간들이 역설적으로 읽기의 가치를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과와 효율과는 거리가 멀지만 읽기 그 자체가 기쁨이 되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읽기의 가치를 다양한 각도에서 확인하게 되었어요. 돌아오는 봄, 교실과 운동장에서 만발할 아이들과 함께 제 마음도 활짝 피어나기를, 낯선 세계를 향한 질문들이 저만의 관점이 되어 저와 아이들에게 새로운 리듬을 즐기는 시간이기를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