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라카미 하루키 씨의 유럽체류 기간중의 기행문 혹은 수필집입니다. 개인적으로 베스트로 꼽는 책중 한 권입니다. 86년 가을에서 89년 겨울까지 정말이지 유럽 여기저기를 무라카미 씨는 누비고 다니셨군요. 이 시기 동안 '노르웨이의 숲'이 쓰여 졌고, 그리스의 섬에서의 생활은 '스푸트니크의 연인'과 '태엽감는새'에 고스란히 다시 등장합니다. 로마,아테네,시실리,크레타섬,미코노스,이탈리아의 시골,런런 등등이 무라카미 씨의 시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그리스 사람들이 도둑고양이에게 남은 음식을 주는 것을 보면서 무라카미 씨는 그리스 인들이 고양이를 '새나 꽃처럼, 세상을 형성하는 한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는게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기사에서는, 그리스인들이 쥐들로부터 식량을 지키기 위해 고양이들에게 어느 정도까지는 너그럽다는 실용적인 해석을 하더군요). 이런 점이 무라카미 씨의매력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박수 한 번 잘못 치면 개망신을 당하는 우리 콘서트홀과는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오페라 가수의 아리아를 관객이 따라부르기도 한다는군요. 무엇보다도 압권인 부분은 크레타 섬의 버스 안에서의-운행중인- 술잔치입니다. 운전사 아저씨는 포도주를 따르고(따를 뿐만 아니라 마시고), 차장아저씨(안내양 언니가 아니군요)는 술안주로 치즈를 잘라서 승객들에게 대접합니다. 무라카미 씨도 이런 진기한 장면을 보고 참을 수 없었던지 사진까지 찍어서 책에 실었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대목입니다. 이들 외에도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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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루키는 소설보다 여행기로 더 많이 만나게 된다. 이 책은 하루키의 초기 여행기로서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전인 1989년 즈음의 유럽 여행을 적은 글이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와 그리이스의 일상들이 가장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또한 가장 재미있다. 하루키의 팬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하루키는 일상에 대한 관찰이 무척이나 뛰어난 사람. 그리고 언어적 센스도 상당히 있어서 그곳 사람들의 감정의 변화를 잘 포착하고 있고 특유의 유머로 다른 사람이 그냥 스쳐갈만한 사건과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기술하고 있다. 특히나 하루키가 관심있어 하는 부분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루키가 관심 있어 하는것들 .. 아마 대충 짐작하겠지만 우선 마라톤. 하루키가 마라톤 완주를 해내는 사람이란건 그가 여러글에서 쓴적이 있고 마라톤 연습을 하면서 써낸 소설도 있다. 그리고 자동차 ... 누가 일본 사람 아니랄까봐 세계 곳곳을 다니며 렌트한 자동차의 특성과 차이 그것에 대한 느낌도 자세히 적고 있다. 또 하나 요리! 글을 통해서 유추해보건데 하루키는 상당한 미식가.. 그의 소설중에 유독 음식에 관련된 부분이 많은 걸 봐도 쉽게 상상이 되는 부분,. 여행을 하면서도 와인과 생선 요리와 스파게티등을 챙겨 먹으면서 그 요리의 특징 가격 맛 을 자세히 적고 있다. 하루키의 또 다른 취미는 통신 판매로 물건 사보기인데 안타깝게도 유럽에는 그런 통신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은 관계로 그것에 대한 고찰은 없다. ( 참고로 통신 판매가 발달한 미국 체류기에는 그것에 대한 고찰도 적혀있다. )
아무튼 이렇게 적고보니 하루키의 이런 치밀할 정도의 여행의 기억에 대한 서술은 아마도 일본인 특유의 특성이 아닐까도 싶다. 추락하는 비행기 안에서 가족들에게 편지를 썼다는 일화로 유명한 일본인의 정리벽... 물론 글을 쓰는것이 업인 작가이고 여행하면서 별다른 일 없이 하루하루 일들을 정리한것가지고 뭐 그리 대수냐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이 책의 분량을 생각해보면 ( 상당히 두껍다 ) 역시 일본인이기에 가능한 일일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이탈리아 텔레비젼 프로그램중에서 가장 유쾌한것은 뭐니뭐니해도 일기예보다. 우선 가장 재미있는 점은 일기예보를 하는 사람의 제스쳐가 굉장하다는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입이 찢어져라 벙긋벙긋 웃고 신나하는 표정인데 비가 오거나 춥거나 하면 마치 자신의 실책을 여러분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식의 어두운 얼굴로 아나운서를 한다. 목소리도 착 가라앉아 있다. 이 가을 꼬박 일주일 동안 비가 내렸을때는 목이라도 매달지 않을까 걱정이 될만큼 심각하게 낙담하고 있었다. 한손을 천장을 향하여 들고 눈을 감고 고개를 저으며 " 여러분 이 비구름은 말입니다 ..." 하고 예보를 하는 장면을 보고 잇노라면 그래봐야 겨우 날씨가지고 뭘 이라면서 태평하게 있을 수 없을 듯한 기분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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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입니다 최고. 이 책은 정말이지 하루키의 소설을 제외한 글들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답니다. 이 책은 하루키가 그의 초히트작인 "상실의 시대"를 집필하는 동안 유럽을 여행(?)했던 동안의 여행기입니다. 근 3년에 걸친 여행아닌 여행이죠. 체류도 아니고 여행도 아닌 그 중간의 어중간함. 그 어중간한 입장의 시선에서 바라본 유럽(특히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모습들이 너무나 생생하고 독특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그 어떤 유럽여행기보다도 즐겁고 재미있고,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이 절판이 되어 더 이상은 구할 수 없다는 것이죠. 저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읽고 너무너무 소장하고 싶어서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겨우 소장하게 되었긴 하지만요. 정말 이 책을 접하기란 상당히 어렵죠. 그치만 제가 직접 빌려드리고 싶을 정도로 이 책은 정말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다시 간행되기를 간절히 소망할 정도로요.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훌륭함을 알 수 있고 또 저의 이 뭉클함을 공유할 수 있을테니까요. [인상깊은구절] 이탈리아 텔레비젼 프로그램중에서 가장 유쾌한것은 뭐니뭐니해도 일기예보다. 우선 가장 재미있는 점은 일기예보를 하는 사람의 제스쳐가 굉장하다는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입이 찢어져라 벙긋벙긋 웃고 신나하는 표정인데 비가 오거나 춥거나 하면 마치 자신의 실책을 여러분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식의 어두운 얼굴로 아나운서를 한다. 목소리도 착 가라앉아 있다. 이 가을 꼬박 일주일 동안 비가 내렸을때는 목이라도 매달지 않을까 걱정이 될만큼 심각하게 낙담하고 있었다. 한손을 천장을 향하여 들고 눈을 감고 고개를 저으며 ' 여러분 이 비구름은 말입니다 ...' 하고 예보를 하는 장면을 보고 잇노라면 그래봐야 겨우 날씨가지고 뭘 이라면서 태평하게 있을 수 없을 듯한 기분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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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존재한다. 하지만 멈춰있지 않다. 항상 무언가에 영향을 받으며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글을 통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을까... 아마도 그 역시 아직도 뭔가를 찾고 있나보다. 3년여에 걸친 여행의 끝에서 그는 글쓰기가 좋다고 얘기한다. 글을 덫붙이고 지우고...그런 일들을 반복하며 그는 깨닫는다. 인생 그 자체가 여행일 뿐이란 것을... 그렇다. 갑작스런 충동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여행을 끝마친 지금역시 여행을 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과도기적이며 일시적인 나...우리 모두는 앞으로도 영원히 과도기적이며 일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닐것이다. 매순간 우리는 발전할수 있는것이다. 같은 일의 반복이 아니라 좀더 나은 나를 위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야한다. 우리모두는 매일아침 눈을 뜨며 새로운 출발점에 서곤한다. 그리고 매일매일의 종착점은 다음날의 출발점일 뿐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삶을 살고싶다... [인상깊은구절] 맨 처음 존재했던 자신의 사고에서 무언가를 '제거'하고, 또 거기에 무언가를 '삽입'하고, '복사'하고, '이동'시켜, '새롭게 보존할'수가 있다. 그런 작업을 몇 번이고 거듭하는 사이에, 자신이란 인간의 사고나 혹은 존재 그 자체가 그 얼마나 일시적인 것이며 과도기적인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나에게는 지금도 저 먼 먼 북소리가 들린다. 고즈넉한 오후에 귀를 기울이면, 그 울림을 귀로 느낄 수 있다. 까닭없이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일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문득 이런 식으로도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있는 과도기적이며 일시적인 나 그 자체가, 내 존재의 영위 그 자체가, 말하자면 여행이란 행위가 아닌가, 하고. 그리하여 나는 어디든 갈 수 있고,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것이다. |
| 얼마전 가장 최근의 위스키에 관한 기행문을 읽고는 갑자기 하루키의 기행문들이 읽고 싶어져서 펼쳐본 책. 오래간만에 다시 하루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기행문이라기보다는 '해외 이주기' 혹은, '외국생활 체험기'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지만...(어느 책에선가 그는 자신은 여행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옮겨 사는 걸 좋아하는 것 뿐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위스키 기행문이 노련한 중견소설가의 완숙한 솜씨라면, <먼 북소리="">에는 젊은 하루키(그래봐야 30대후반이지만)의 진솔한 목소리가 배어있었다. 소설을 쓸 때면, 제발 지금만은 죽지않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한다는 부분에서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작가로서의 그의 절실한 마음이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그리고, 그 유머감각...정말 오래간만에 책을 읽으면서 즐겁게 웃은 기억이다. 다 읽고 하루키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찾아보니, 절판이라고 한다...이럴수가...이 사람의 기행문 중 최고라고 생각했는데...어서 빨리 재판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한국어판 표지 디자인은 어딘가 좀...좀더 글의 이미지에 맞는 것이었으면 좋았을 뻔했다.)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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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 두둥둥"이라는 한국소설에서도 북소리는 떠남을 의미했다. 하루키의 북소리도 그러한데 어디선가 들리는 북소리는 가만히 정체되어 있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귓가에 북소리가 들리는 사람들은 나는 부러워한다. 북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떠남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부.럽.다. 이 하루키의 '먼 북소리'는 웬만한 그의 소설보다 훨씬 재미있다. 소리내어 웃게 만드는 대목도 여러 군데이다. 소설에서 발산하지 못하는 그의 글솜씨가 여기 다 담겨 있지 않나 하고 여겨질 정도이다.
아테네,그리스, 로마,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말만 들어도 가보고 싶은 유럽의 곳곳이다. 이런 이름난 관광지에서 하루키는 보통의 여행객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아주 섬세하게 잡아내고, 또 묘사한다.마치 책을 읽고 있는 내가 그곳에 서 있는 것처럼 말이다. 쓸쓸한 바닷가,맛있는 생선구이,배회하는 고양이, 거기다 자기 소설이야기까지. 일기를 읽는 듯해서 더 맘에 들었다. 먼 북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부럽고도 재미있는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마흔살이 되려 하고 있었다는 것.그것이 나를 긴 여행으로 몰아낸 이유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그것뿐만은 아니다....몇가지 실제적인 이유가 있고, 몇가지 메타포적인 이유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지금으로선 그런 것들이 이미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어느 날 문득,나는 도무지 긴 여행을 떠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
| 하루키의 소설에서 늘상 느끼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다."는 마음이 이 기행문에서는 "여기에서 떠나고 싶다."로 바뀌었다. 겨울 방학, 대학의 겨울 방학이란 것은 참으로 길고도 지루하다. 잠시나마 심심함을 덜을까 하고 잡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디론가, 답답하고 갑갑하고 복잡한 이 곳에서 아무튼 떠나고 싶다고 느꼈다. 아름답고 새롭고 낯선 이국의 땅 어딘가에서 하루키처럼 평화롭고 느긋하게, 때로는 두근두근한 무언가를 겪으면서 그런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의 순례를 담은 최초 기행 문학 - 하루키 소설의 어머니 라는 소제는 제대로 와 닿지 않지만 아무튼 하루키가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이곳 저곳 여행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는지, 소설을 쓰기 위한 준비를 했는지 그런 것을 대충 알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게 아니라 하루키 특유의 덤덤하면서도 때론 유쾌하고 때론 시니컬하고 때론 미친사람같은 그런 글투로 쓰여진 하루키의 여정에 푹 빠져들어 함께 여행하듯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는 거다. 딱히 남는 것은 없지만 흥미롭고 재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