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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읽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엘러리퀸의 장편을 선뜻 권하기란 어렵다. '가볍게 읽는 것'이란 편견이 자리잡은터라 분량이 많고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는 어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권하는 책이 바로 이 엘러리퀸의 모험 이야기 두권이다. 단편들이 실려있고 짧지만 엘러리다운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생각외로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알차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제일 처음 수록되어 있는 중편 "신의 등불"은 상황설정이 정말 말도 안되어 보인다. 쌍둥이 저택이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보니 집 한채가 통째로 사라져버렸다는 수수께기같은 이야기이다. 실제로 목격한 엘러리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이 일에 어이없어한다. 그러나 상속녀인 앨리스를 노린 음모를 파헤지기 위해 이 말도 안되는 현상을 밝혀낸다. 엘러리퀸 다운 소설이었다.
새로운 모험 네편은 다 재미있었지만 용 조각 문버팀쇠의 비밀이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있었던 것이 스포츠 미스테리였는데 이는 2,30년대 씌어진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현대적이고 오늘날이랑 많이 닮아보인다. 복싱편에서 헤라클레스같이 멋진 몸을 가진 챔피언을 보고는 "육체보다는 정신"이라는 말을 중얼거리는 엘러리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들의 우람한 육체에 대한 콤플렉스와 동경이 드러났다고나 할까..
수록된 모든 소설이 나름대로의 개성을 담고 상황에 맞게 잘 연출되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엘러리퀸의 애독자나,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나 추리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퀸은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잠시 말을 멈추고 담배를 피우며, 존경스러운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패리스를 의미심장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육체보다는 정신이라고. 퀸은 짐 코일의 근육을 쳐다보던 패리스의 눈길을 떠올리며 은근한 만족감에 도취된 채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선생. 육체보다는 정신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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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중편인 <신>과 새로운 모험이라는 부제가 붙은 4가지 단편, 스포츠 미스터리의 4가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용 조각 문버팀쇠의 비밀>은 다른 단편집에도 소개가 된 작품이다. 또, 스포츠 미스터리의 작품들은 엘러리 퀸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경마를 소재로 한 <승산 없는 말>이라는 작품은 지금까지 경마를 소재로 한 추리 소설만을 내 놓은 딕 프랜시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어쩌면 딕 프랜시스에게 이 작품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작품은 역시 중편인 <신의 등불>이다. 추리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쌍둥이 트릭을 사용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쌍둥이 트릭은 이중적이다. 엘러리 퀸이 외딴 집을 찾아갔는데 밤새 집 한 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은 무슨 일일까. 처음 작품을 읽으면 마치 엘러리 퀸이 드디어 트릭이 아닌 신비주의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가 착각을 하게 된다. 집이 없어지다니... 하지만 읽어보면 알겠지만 엘러리 퀸은 우리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읽어보고 직접 그 대단한 트릭을 경험하길 바란다. [인상깊은구절] 엘러리가 바보처럼 중얼거렸다. "저긴 분명히 엘리스가 있었는데......" 그는 다시 빈터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도 눈을 비비지 않은 건 단지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게다가, 시력이나 온몸의 감각들이 지금처럼 예민해져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눈 위에 우두커니 서서, 어젯밤까지도 75년 된 삼층 짜리 석조 건물이 서 있던 빈 집터를 보고, 보고, 또 보았다. |
| 거창한 전개 쯤은 아니더라도 짧게 끝나는 추리 단편은 그 분량만큼이나 너무나 단조로운 건 사실이다. 적어도 중편 정도는 되어야 추리 소설 다운 느낌이 들고 추리 소설의 아무래도 장편이여야 그 맛을 느낄수 있다는 나의 생각을 해소시켜 준 책이다. X.Y.Z 의 비극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엘러리 퀸. 웬만한 추리 소설광은 이 시리즈는 물론 다 읽어보셨을 것이고, 그다지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여도 이 추리 소설만큼은 기억하고 계시리라는 생각이 든다. 애거서의 유명세에 약간 눌려 있는 느낌이 들지만 솔직히 애거서의 소설 보다는 엘레리 퀸의 소설이 더 재미있어 하는 나이다. 이 책은 엘레리 퀸의 글 색채를 파악할수 있고 비록 중편보다는 약간 모자란 짧은 추리 소설이지만 나름대로 박진감이 있어 결코 시시하지 않다. 기어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편하게 다가오는 추리 소설. 탁월한 설정에 마냥 놀라울 뿐이다. 틈틈히 읽어보면 참 괜챦은 소설이며 엘러리 퀸의 글에 푹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지닌 모음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