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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멈춘 사진도 글과 함께 있을 때, 장면이 조용히 살아난다. 사진은 사물과 풍경을 담백하게 담고, 글은 그 틈 사이로 온기를 흘린다. 두 매체가 겹쳐질 때, 우리는 잠들어 있던 감각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마치 그림일기가 글과 그림 사이에서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내듯, 이 책의 장면들은 독자 안에서 또 다른 해석을 낳는다.
이윤학의 사진 산문집 『당신과 함께 있는 느낌』을 펼치면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은 ‘정적’에 가까운 호흡이다. 사진은 대상의 형태보다 뒤에서 흐르는 기운을 붙들고, 산문은 그 위에 이야기의 첫 실마리를 얹는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 장면 앞에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멈춤이야말로 책이 건네는 첫인상이다. “산문이 가진 가장 악마적인 요소는 그것이 절대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플로베르, 264쪽)
저자의 문장은 결론을 향해 직선으로 달리지 않는다. 시처럼 열린 구조 덕분에 독자의 경험이 스며들 공간이 생기고, 한 장면을 오래 바라보게 된다. 빛의 각도, 나무 사이 바람, 그림자의 농도 같은 요소들이 글과 만나며 ‘나는 이 풍경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며칠 전 산책 중에 공원 나무 사이로 스치는 바람과 햇살이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책 속 장면이 겹쳐지며 풍경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머무른 순간, 책이 말하는 느린 읽기의 가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당신과 함께 있는 느낌』은 천천히 음미할수록 깊이가 살아나는 책이다. 자연과 사람, 시간과 관계를 곱씹으며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느린 울림 속으로 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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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산문, 단편 소설까지 산촌에서의 풍경과 행복하고 안온한 생활의 추억이 담겨 있는 읽다 보면 그 풍경들이 떠오르고 상상이 되는 힐링 책입니다. 전 작가님의 책을 여러 날 동안 낭독하면서 읽어보았습니다. 시골에 사시던 증조 할머니의 뒷뜰, 요강, 아궁이, 담배꽃밭, 상추밭, 사과당근주스, 빗소리등의 광경이 시와 글에 묘사되어 나올 때마다 반가우면서도 그리운 느낌이 들었답니다. 저도 시 쓰는 법을 배우고, 조금씩 써보려고 노력 중인데요...작가님의 사진을 보면서 떠오르는 시심을 글로 적어보고 싶은 마음이 싹트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덕분에 힐링의 낭독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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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진작가 ‘사울레이터’의 전시를 보면서 어쩜 똑같은 일상의 풍경을 이렇게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감탄한 적이 있다. 마치 그 때의 느낌처럼 저자 이윤학 시인의 시선은 평범함을 특별하게 둔갑시킨다. 신기한 책이다. 한 권의 책에 시집 한 권 분량의 시들과 풍부한 사진, 거기에 어울리는 산문들, 그리고 몇 편의 엽편소설까지 들어있는 알차고 배부른 책이다. 책의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쓸쓸함과 외로움이다. 인적 드문 국도변의 폐주유소처럼. 하물며 동물들까지도 허투루 짖지 않고 외롭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외로운 한켠으로 어쩐지 모락모락 행복감이 피어오른다. 쓸쓸한 계절에 혼자 낯선 곳에 틀어박혀 읽고 싶은 책이다. 다 읽고 나면 혼자인데 꽉 찬 행복감이 느껴진다. 게다가 글마다 곁들여있는 사진은 그냥 막 찍은 사진이 아니다. 무심함을 가장한 철저한 프로의 솜씨다. 평범한 사물과 풍경은 그의 렌즈를 통해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다. 특히 유난히 벽과 창과 문 사진이 많은 것도 개인적으로 좋았다. 닫힌 문은 닫힌대로, 열린 창은 열린대로 많은 상상을 하게 한다. 책 속 작가의 예전 핸드폰이 그랬듯 이 책은 망각한 날들을 현재의 영역에 편입시키는 가교 역할을 해 준다. 작가의 사진과 글을 통해 잊혀졌던 과거의 시간을 떠올리게 만들고, 그것이 바로 외로우면서도 행복함이 밀려드는 정체다. 감나무 아래의 펑퍼짐한 돌, 밀양박씨 할머니가 영월 엄씨 어머니에게 물려준 마늘 다질 때 쓰는 돌, 독사를 만나면서까지 주운 탱자로 만든 효소병, 쓸쓸한 정미소 뒤편의 풍경 등 느낌있는 사진 덕분에 감상이 배가된다. 가을의 끝에서 쓸쓸한 계절을 느끼고 싶은 분들, 제목 그대로 혼자인데도 당신과 함께 있는 느낌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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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함께있는느낌 ( #이윤학 씀 #오늘산책 출판)에 담겨있는 사진과 글들은 따뜻한 햇살이 한줌 씩 묻어있다.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보는 중임에도 시리지 않았다. 슬픔이라는 감정 속 내핵에는 한 줌의 따뜻함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었다. 술기운이 없는, 자신을 보듬는 세상은 예술가의 시선도 바꾸었다. 고요함에서 길어 올린 온기가, 슬프고도 아름다운 일생의 기억들이, 누군가와 함께였을 때의 온기를 대신해준다. 시인은 혼자 지내지만 외롭지 않다고. 빛바랜 사진 속 인물처럼 가물가물한 <당신과 함께 있는 느낌> 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책의 제목을 염두에 두고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독백같았던 글이, 읽을 사람을 위해 쉽고 일상적인 표현으로 적은 글로 보였다. ‘폭풍 흡입’같은 요즘표현(?)도 사용하면서 말이다. 이런 말도 안다고, 그렇게 잘 지내고 있으니 염려말라고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궁극적으로는 자기 스스로에게 하려는 말이 아니었을까. 괜찮다고, 좋아졌다고, 잘 지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괜찮다, 좋다, 잘 살고 있다고 다정한 말을 건넬 수 있는 삶. 어쩌면 시인은 그런 삶을 손에 넣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를 잘 보듬어가는 삶. 생각만해도 따뜻하다. 눈 앞에 정확한 이미지는 맺히지 않지만, 그 이미지 속 날씨는 맑고 따뜻하다. 보통의, 잔잔하며 다정한 삶을 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