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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열림원에서 출간하는 림 소설집이나 수상작품집 같은 종류의 단편집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 단편에서는 나와 같은 세대를 살고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펜으로 써내려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주제는 신선하고 강렬하다 못해 때로는 톡식하다고까지 느껴지고, 글이 받을 평가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반드시 하는 것에 집중하는 날것의 소설들이 페이지를 모두 넘긴 후에도 가슴을 연신 뛰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드그다 읏따읏따』를 향한 기대도 굉장히 강했다. 특히나 표제작인 「드그다 읏따읏따」의 김멜라 작가는 읽을 때마다 특유의 발랄한 어휘로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짚어내는 놀라운 표현력에 감탄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폈다.
『드그다 읏따읏따』에 실린 단편들의 공통된 주제는 ‘우정’이다. 독자는 우정이라는 키워드를 마주쳤을 때 단순히 오래된 친구 간의 우정만 상상하기 쉽지만, 사실 우정이라는 것은 어느 관계에서나 성립한다. 「피루엣」의 규오와 노아처럼 동경을 통해서도, 또는 「드그다 읏따읏따」의 양홍과 찬나처럼 부재한 친구를 향해서도, 심지어는 「선선한 사이」의 양지와 연주처럼 세입자와 집주인이라는 갑을 관계에서까지도. 다섯 개의 단편이 다양한 우정의 모습을 작가 각자의 문체로 다채롭게 그려낸다. 매 이야기마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기도 한다.
「피루엣」은 분량은 짧았지만 상당히 인상깊었다. 트랜스남성인 규오가 자신이 갖는 신체적 한계로 인해 소위 말하는 ‘알파메일’인 노아에게 갖는 동경이 드러나는 동시에 그런 신체적 특성이 서술자인 ‘나’가 규오를 비교적 안전한 남자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 커다란 아이러니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규오가 갖는 소수자성을 달가워하는 ‘나’의 시선은 규오를 타자화하는 것처럼 여겨지거나 성소수자 차별적으로 읽힐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야기 밖의 독자가 여성이라면 ‘나’를 힐난하지 못할 것이다. 연인이나 배우자를 포함하는 가까운 남성에게서 신체적 위협을 받는 경험, 이 단편에서 발췌한 문장처럼 ‘내가 너를 봐주고 있다’는 인식을 느껴본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몸의 기능을 두고 순위를 매기는 스포츠가 비윤리적이라고 말하는 규오가 ‘그런(노아 같은) 남자들’이라는 표현을 쓸 때도, 노아가 규오를 두고 ‘섬세하고 다정한’ 사람이며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할 때에도, 독자는 비슷하게 기묘하고 찜찜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부정할 수가 없다. 이토록 짧은 글 안에서 이렇게 사람을 소용돌이치게 만들 수 있는 서장원 작가의 필력이 경이로웠다.
오래 품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이다. 그럼에도 단편 하나하나가 가슴에 깊이 남는다. 어쩌면 우정이란 우리가 손쉽게 취사선택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인간관계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우정에 휘둘리고 만다. 어떤 우정은 지독하게 깊고 또 어떤 우정은 별 것 아닌 것처럼 가볍다. 그렇게 늘어선 우정들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본 것 같은 글들이었다. 언제나 열림원의, 작가들의, 젊은 문학의 건승을 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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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감각으로 분명한 족적을 남겨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출판사인 열림원. 최근 웹진 림에 올라오는 글을 꼬박꼬박 읽기 시작했었는데, 좋은 기회로 림 소설집을 읽게 됐다. 이미지로만 상상하던 림 소설집의 이미지가 있었는데(예를 들자면, 환상, 그러데이션, 유니콘 등등의…) 그게 여실히 드러나는 표지와 작가들인 것 같고, 어쩌면 표지와 작가 덕분에 그런 이미지가 공고히 유지되는 것 같기도 하다. 너무 생생하고 젊은 이야기들. 그런데 돌출되는 것이 아니라 세세하게 섬세한 이야기들이다. 어쩐지 모든 이야기에 약간은 약한 존재들이 존재한다고 느꼈는데 그게 참 (나에게) 익숙한 것들이라… 묘했다. 그들이 엄청나게 약하게만 존재하지 않는데도, 심지어는 폭력적이거나 불법적이기도 한데도, 그냥 존재감으로 인해 모든 혼돈을 겪어야 하는 현실과 소설 속 상황이 순간 적나라하게 다가왔다. 독보적으로 충격적이었던 김멜라 작가의 <드그드 읏따읏따>. 특정 부분에선 엄청난 감정을 전달받았다. 나에게 너무 충격적인 소설들은 그런 부분이 있는 글들이다. 글로도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온전한 감정이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나에게로 정확히 배송되는. 거기선 가슴이 너무 아파서 찢어지는 줄 알았다… 그 아픔을 또다시 겪고 싶다는 것이 이상하게도 소설을 다시 찾는 되는 이유다. #도서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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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림 소설집은 웹진에 연재된 작품들을 모아 일 년에 두 권씩 출간되는 시리즈라, 늘 기대하게 되는데요. 이번 라인업도 정말 좋아서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이 두근거렸어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김멜라 작가님의 작품도 들어 있어 더 설렜습니다. 이번 책에는 여러 인물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거리와 온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싹트는 낯선 형태의 우정이 잔잔하게 담겨 있어요. 꼭 친밀함을 전제로 한 우정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잠시 건너가며 남기는 흔적 같은 우정들이요. ㅡ <드그다 읏따읏따 – 김멜라> 록 스타 양홍이 과거의 밴드 멤버였던 찬나의 딸, 이정을 다시 마주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의 상처를 조심스레 바라보며 묘한 연결을 만들어 갑니다. 음악이 멎은 뒤의 침묵 속에서 다시 리듬을 붙잡으려는 양홍의 모습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 안에서도 작은 이해와 우정이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줘요. <저주 참는 법 – 김화진> 사랑이 미움으로, 미움이 저주로 변하는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는 이야기지만, 그 깊은 밑바닥에는 아버지와 딸 사이의 오래된 우정 같은 정서가 숨어 있어요. 함께 낚시하던 순간, ‘따끈한 바위’에 기대던 온기는 둘 사이의 말 없는 지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서로에게 완벽하진 않지만, 마음을 조금씩 다독여주는 관계이기도 하죠. <피루엣 – 서장원> ‘나’와 규오의 관계는 연인이지만, 그 안에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끝없이 다가가는 우정의 한 면이 들어 있습니다. 규오의 발레 기억은 두 사람 사이의 작은 틈을 드러내지만, 그 틈을 다시 잇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은 연애와 우정의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듭니다. <선선한 사이 – 차현지> 집주인과 세입자라는 어색한 관계 속에서, 두 여성은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듭니다.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은 ‘선선한 사이’. 바로 그런 감정의 결 속에서 일상적인 우정의 온도가 잔잔하게 살아 있어요. 서로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기댈 수 있는 관계처럼요. <미와와 우란 혹은 워스트 드라이버 – 함윤이> 운전이라는 익숙한 상황 속에서, 미와는 자신만의 불안과 싸웁니다. 그러면서도 곁에 있는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관계 속에서 말로 크게 표현되지 않는 연대와 우정의 순간들이 드러납니다. 욕하지 않겠다는 작은 다짐을 지키려는 그녀의 모습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나’를 지키는 우정의 태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ㅡ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결국 이 책은 사람과 사람 사이, 그 미묘한 틈에서 피어나는 우정의 여러 얼굴을 담고 있습니다. 어딘가 조금 불완전하지만, 그렇기에 더 따뜻한 관계들. 소리 없이 다가와 마음을 건드리는 순간들. 작품들을 읽고 있으면, 그런 우정들이 우리 일상에도 조용히 스며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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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열림원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림 : 드그다 읏따읏따> 🤝 "혼자 싸우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옆자리를 지켜 주는 마음에 관하여" ★★ 사회적 위계, 불안, 오해를 넘어선 '진짜 우정'의 조건 ★★ 텅 비어 침묵할지언정 남의 비명으로 자기의 무대를 채우지 않았던 올곧은 패배자들! 그들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켜주는 마음에 관한 깊고 섬세한 이야기 문학 웹진 림LIM의 여섯 번째 소설집 <림: 드그다 읏따읏따>가 도착했어요! 김멜라, 김화진, 서장원, 차현지, 함윤이 다섯 소설가의 다채로운 우정 탐색을 만나보세요. 📔 무대 위 찬란한 찰나, 그리고 쇠진한 몸으로 친구를 붙드는 마음 표제작인 김멜라 작가의 「드그다 읏따읏따」는 히트곡 상속을 둘러싼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기억과 의미의 계승, 그리고 현재진행형 우정의 지속을 그려요. 무대에 설 때면 찬나는 불현듯 관객을 등진 채 뒤에 선 친구 양홍과 눈을 마주쳤어요. "알지? 지금 너도 느끼지?" 음악이 그들을 드높이 발사해 주던 아주 찰나 그 무아경의 폭발 속에서 양홍은 쇠진한 몸으로 통증에 고문당하며 친구의 목소리를 붙들죠. "먼저 가, 넌 집으로 가. 내가 여기 있을게." 우정은 때로 한 사람이 먼저 나아갈 수 있도록 뒤에서 자리를 지켜주는 희생적인 마음일 때 가장 빛나요. 📔 관계의 끝, 남은 건 배신인가, 온기인가? 김화진 작가의 「저주 참는 법」은 관계의 끝 이후에도 남아 있는 온기와 기억 시간을 건너 되살아나는 마음의 힘을 포착해요. 나는 선화가 "다 보이는 사람"이라서 좋았어요. 그게 가끔은 가혹하고 유아적이라도 속을 까맣게 모르는 것보다는 나았죠. 하지만 선화가 떠날 때, 나는 그녀의 속을 유일하게 몰랐어요. "선화야, 나한텐 너도 씨발년이야. 네 작별도 내겐 배신이야." 우정이란 가장 깊은 신뢰 끝에 가장 큰 배신감을 남길 수도 있지만 결국 유사한 감정을 공유하는 기억들이 서로를 연결하며 과거로의 회귀와 시간의 겹침을 가능하게 해요. 관계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기억의 힘'이 우정의 또 다른 형태임을 보여주죠. 📔 여성의 이동 반경 vs 불안의 감각 서장원 작가의 「피루엣」과 차현지 작가의 「선선한 사이」는 사회적 위계나 젠더, 경제적 조건 속에서 우정을 검열하고 의심해야 하는 인물들을 그려요. 「피루엣」에서는 키가 크고 잘생긴데다 친구가 많고 자신의 몸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남자들 앞에서 우정이 시험대에 오릅니다. 「선선한 사이」에서는 달리기 모임을 수락한 순간부터 소소한 일상 대화와 집 주소까지 모든 것이 부담스러워지는 인물의 심리가 섬세하게 포착되죠. 함윤이 작가의 「미와와 우란 혹은 워스트 드라이버」는 이 여성들의 '움직임의 자유'가 '불안의 감각'과 함께 존재함을 드러냅니다. "운전하다 보면 하게 될 거예요. 원래 그래요. 그래도 이 차에선 욕하지 마세요. 남을 저주하는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돼요." 도로 위 젠더화된 위협 속에서 차 안이라는 공간은 해방과 공포가 병치되는 우정의 장이 됩니다. 📔 절대적 환대, 우정이 성립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 문학평론가 최다영은 이 다섯 편의 소설을 읽으며 우정은 단일한 감정이 아니라 상속과 기억, 거리와 조건, 환대와 불안을 오가며 끊임없이 변주되는 관계의 장이라고 짚어냅니다. "우정은 선별과 대등성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는 가장 중요한 우정의 조건은 절대적 환대이다." 진정한 우정은 무작정 경계를 허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별 존재들에게 사적인 공간을 주고 그의 자리를 인정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이에요. 자신이 그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곁을 내어주는 마음이죠. 어떤 관계는 적절한 거리 속에서만 가능하고 또 어떤 관계는 실패와 오해 끝에야 비로소 새로운 신뢰로 이어진다고 말하는 책이에요. 그럼에도 우정이란 함께 쌓은 기억을 되새기며 서로의 자리를 지켜 주는 일 그리고 언제든 혼자 싸우지 않도록 곁을 내주는 마음일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당신의 옆자리를 지켜주는 '진짜 친구'를 이 책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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