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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쥐 형제 구리와 구라는 사실 아주 낯선 얼굴들은 아닌데, 3년여 전부터 매월 꼬박꼬박 구입하고 있는 월간 MOE에 가끔 기사가 실리기 때문이다. 다만 자유롭고 단순한 그림도 좋지만 책을 고를 때는 상대적으로 좀 오밀조밀하고 섬세한 그림들을 쫓다 보니 인연이 없었던 듯 한데, 우연히 손에 넣고 보니 참 단순하고 밋밋하면서도 묘하게 정이 가는 책이 되어버렸다.
수수한 그림만큼이나 넉넉한 여백처럼 한가롭고 여유만만한 느낌도 좋고, 굉장히 단순하지만 왠지 입가에 살짝 웃음이 걸리게 만드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구리와 구라의 소풍>도 내용은 지극히 간단하다. 구리와 구라가 먹을 것을 잔뜩 싸들고 소풍을 간다. 점심 시간이 될 때까지 체조도 하고 달리기도 하다 뭔가에 걸려 넘어지는데 살펴보니 털실이다. 길게 이어진 털실을 따라 가다 나중엔 털실을 뭉쳐서 공처럼 굴리며 가는데 알고 보니 그 털실은... 이런 이야기. 누구나 예상 가능할 정도의 이야기지만 즐겁고 담백하게 풀어냈다.
며칠전 포스팅한 <그림책상상> 2호의 특집 기사를 보다 문득 생각이 나서 책을 꺼내들었는데, 이 구리와 구라 이야기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야마와키 유리코가 63년부터 그리기 시작했단다. 얼추 45년 가까운 세월동안 사랑받아온 아이들인 셈이다. (아이들이라곤 해도 사실 나보다 나이가 많다 해야할지도) 사실 MOE의 기사 말고도 이 그림이 낯익은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90년대 말엽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니혼TV의 스팟 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던 <하늘색 씨앗>도 야마와키 유리코의 그림에서 태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색 씨앗>을 떠올려보니 왠지 부드럽게 움직이며 함께 걸어가는 구리와 구라가 생각나서 살짝 흥겨운 기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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