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농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가난하지만 정이 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작가는 어렵지만 구수한 정이 있는 시골을 그리워하면서 아이들에게 그곳의 정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정말 바보일까요?'는 어리숙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윤재석 아저씨의 삶을 그린 동화이다. 하지만 고추값이 올랐는데도 더 값을 받지 않고 처음에 팔았던 사람에게 낮은 가격으로 고추를 판다든가, 또 도회지에 나가서 자기가 뜬 꿀을 돈도 받지 않고 우선 먹어보라고 맡긴 채 돌아온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만일 끝내 도시에서 아저씨에게 꿀 값이 오지 않았더라면 그나마 이 이야기는 좀 더 현실적이었을 것이다. 작가는 이 동화에서 너무 교훈성을 강조한 나머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 속의 세계를 표현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 동화책의 또 다른 특징은 과거 교사였던 작가가 선생님의 관점에서 아이들을 관찰한 것을 썼다는 점이다. '들꽃 아이'나 '명자와 버스비'같은 동화는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쓰여 졌는데, 주인공은 언제나 선생님 자신이었다. 이는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나는 교대에 다니면서 곧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가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다. '모퉁이집 할머니'나 '순이 삼촌', '선희가 쓴 편지'와 같은 동화는 농촌의 비참한 현실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였다. '모퉁이집 할머니'에서 주인공인 할머니는 6.25때 남편을 잃고 아이까지 잃었으며, 남은 딸아이 하나를 고생하며 키워 시집보낸 우리의 전형적인 할머니상이다. 이 시대의 할머니들은 대부분 이 모퉁이집 할머니처럼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며 살아가야만 했다. '선희가 쓴 편지'는 자식을 서울로 보내고 노부부가 쓸쓸히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동화이다. 이 노부부는 여느 농촌 노인네들처럼 평생 자식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도회지로 떠난 아들에게서는 소식이 없어, 할 수 없이 이 노부부는 선희에게 대신 편지를 써달라고 하여 아들과 연락을 주고받고자 하였다. 아들이 가난한 노부부에게 돈을 좀 부쳐달라고 하는 대목에서 농촌 노인들의 비애가 잘 드러나고 있다. '순이 삼촌'에서는 농촌에서의 비참한 삶이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순이 삼촌은 농사를 지으며 착실하게 살아가고자 하였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어렵게 얻은 아내를 잃고 순이 삼촌은 농약을 마신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이처럼 작가는 한편으로는 시골의 아름다운 자연과 넉넉한 인심을 그려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농촌의 어려운 삶과 불공평한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
| 임길택 선생은 폐암으로 마흔 다섯 해만 살다가 이 세상을 등졌다. 강원도의 산골마을, 탄광마을 초등학교에 재직하면서 보고들은 것들을 동화로 엮어냈는데, 낭만과 감상으로만 가득 찬 것이 아니라, 그 곳의 현실 그대로의 모습을 여실히 적어내었다. 어른이 다 되어 동화를 읽는다는 것이 괜히 낯간지럽지만, 우연한 계기로 동화를 가까이 해야겠단 결심을 하고 부터는 동화가 요즘 나의 마음을 살찌운다. 여러 편의 양식 중 난 '선희가 쓴 편지'가 가장 맘에 와 닿았다. 이웃집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신해 편지를 읽어주고 써 주는 선희, 선희의 입장에서는 그 일이 그리 대단할 것도 힘이 들거나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도 난 동화 속에서 보여지는 선희의 깊은 마음씀씀이에 감동 먹었다. 대개, 그 나이의 노부부가 그렇듯 이들도 고향을 떠나 객지에 있는 아들내외가 그립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자주 만나는 건 꿈도 꿀 수 없다. 선희는 이런 할아버지, 할머니가 맘에 걸려 정성껏 편지도 읽어 주고 또 이들의 맘이 불편할까봐 거짓 편지를 쓰기도 한다. 난 어렸을 때도 어른이 된 지금도 생각과 마음씀이 깊지 못하다. 그런데 어리지만 기특하게 생각하고 베풀 줄 아는 선희를 보니 나도 모르게 반가웠나 보다. 물론 다른 이야기들도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었지만, 이번 『산골 마을 아이들』에서는 '선희'가 가장 큰 선물이었다. |
| 예쁘게 꾸미거나 창작 했다기 보다 보고 겪었던 일들을 담담하게 수필형식으로 사실적으로 풀어낸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책으로 솔직함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지으신 임길택 선생님께서 실제로 강원도 산 마을과 탄광마을에서 오랫동안 교사 생활을 하셔서 그런지 임길택 선생님이 지으신 책의 주제는 거의 산골 지역에서 사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순박한 이야기와 그곳에서 교사로 근무하시면서 느꼈던 일들에 관한 사실로 느껴진다. 사실적으로 표현한 이러한 이야기들이 평범할 지도 모르겠지만 예쁘게 꾸미거나 치장되어 멋있고 낭만적으로 느껴지더라도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 주제의 이야기보다 더한 감동을 주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자연 속에서 함께 숨쉬면서 뛰노는 아이들,, 지금의 아이들은 상상하거나, 접하지 못하는 부모님 세대 때의 놀이와 추억들과 부모님의 일을 도와드리는 산골마을 아이들의 이야기가 감동을 전해주고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떠나 쓸쓸히 살아가고 어렵게 힘든 농촌 생활의 현실을 대변해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말 바보 일까요'는 이익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한 아저씨의 이야기로 아저씨의 행동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아니 이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길정도로 순박한 농부의 마음을 지니고 있는,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지만 세상은 진실된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는 순수함을 지닌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옳은 사람이지만 세상에는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이기적인 사람이 더 많아 아저씨 같은 사람이 바보 취급을 받는 현실의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명자와 버스비'에서는 씻지도 않고 준비물도 준비해오지 않고 결석도 많이 하는 아픈 아버지와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하는 명자 제자에 대한 선생님의 이야기로 전근을 간 이후 끊겼다가 우연히 버스 안내양으로 일하고 있는 명자를 보게 되고 내 손으로 떳떳이 일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명자를 보는 선생님의 마음을 그리고 있다. '들꽃 아이'에서는 멀리 학교를 다니는 보선이가 매일 선생님의 꽃병에 들꽃을 꽂게 되고 선생님은 그러한 들꽃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로 여러 들꽃들의 이름과 보선이의 집을 가정방문 하면서 느끼게 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 도시로 떠난 자식들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을 그린 '선희가 쓴 편지'와 힘든 농번기의 일과 어려운 농촌의 현실들을 그린 동화,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노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작고 소박한 생활이지만 그 속에서 묻어나는 삶의 진솔함으로 감동을 주는 책이다. |
| '수경이'를 읽고 한눈에 반해 선택한 '산골마을 아이들' 첫장부터 끝장까지 보듬고 싶어지는 책이다. 임길택 선생님을 뒤늦게 동화로 만났지만 그분 생전의 모습이 어떨지 동화를 읽으면 알 것 같다. 동화라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이웃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야기들, 하지만 애정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결코 보이지 않을 이웃들의 진솔한 삶이 고스란히 묻어 나와 감동을 준다. 때묻지 않은 산골 아이들의 순박한 모습, 자연과 일 속에서 구성원으로서의 한몫을 당당히 해내는 어린 일꾼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지금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새삼 되집게 된다. '명자와 버스비' '들꽃아이' '순이삼촌' 등 12편의 단편을 3부로 나누어 싣고 있다. |
| 임길택 - 솔직히 이 책을 읽을 때까지 유명한 동화작가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임길택 선생님이 유명한 동화 작가이며 우리나라 아동문학계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12개의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작가의 생생한 체험이 녹아있다. 실재로 초등학교 교사였던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동화를 쓴 것이다. 평생을 강원도 산간 마을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는 작가의 모습이 글 속에서 완연히 드러났다. 처음 이 책을 읽고는 좀 우울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은 1990년 초쯤이라고 한다. 벌써 10년도 더 된 책인 것이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했을텐데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가난하고 어렵고 세상의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몇몇의 이야기들도 가난하고 힘든 세상에 절망하기도 한다. 이상하게 난 힘든 삶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나 너무나 절박한 현실에서 순수함을 잊지 않고 사는 주인공이 있는 책이나 영화를 보면 불편해진다. 감동을 느끼면서도 그런 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왜 항상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아이들이 등장할까? 그리고 꼭 이렇게 어려운 상황의 아이들만이 순수함을 간직하는 것일까? 어찌보면 필요도 없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게 된다. 그래도 이 책의 미덕은 그래도 그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런 시대를 안 살아봤기 때문인지 그 상황들이 잘 이해되지도 않았다.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과는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농사일이 바쁜 어른들과 어른 한 사람 몫을 다하는 일꾼인 아이들....... 이 아이들은 아이다운 놀이나 생각을 갖지 못한다. 물론 학교 공부 역시 열심히 할 수 없다. 이들의 생활의 중심은 가난이다. 어떻게든 가난을 벗고자 열심히 일할 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다. 오히러 더 힘들어지면 힘들어졌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한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보는 것 같아서 ...... 사회의 폐부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이들이 살아간다. 이 책의 장점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꾸밈없이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정직하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투덜거리기도 하고 동생과 싸우기도 하고 부모님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사랑한다. 그 마음이 있기에 아이들은 웃으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난 선희가 쓴 편지를 읽고 참 좋았다. 선희가 쓴 편지가 비록 거짓말일지라도 그 편지가 누군가의 기쁨이 될 수 있다면 그 편지를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이 살아갈텐데 내가 이 책을 불편하게 읽은 것은 그런 사람들의 삶을 애써 외면ㄴ하고자 하는 내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오래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우리가 지나온 자취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