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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들은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다. 책 속에는 아이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또렷하게 적혀 있다. 그런데 이름이 있다고 해서 아이가 제대로 보이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오히려 이름만 있고 몸은 없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아이 대신 이름이 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원래 이름이라는 것은 누군가를 부르는 가장 간단한 방식이다. 그와 동시에 사람에게 가장 깊이 닿는 말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는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면 그 사람은 이름을 부른 이의 세계로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렇게 아이들을 호명해 보아도 그들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 지점이 묘하게 불안하다. 온전히 나타나지 않을 존재를 부른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은 언뜻 장난스러워 보인다. 페이지 곳곳에 아이들을 숨겨 놓고 독자를 초대하는, 마치 놀이의 계보를 잇는 그림책처럼 느껴진다. 책에서 느껴지는 첫인상은 가볍고, 호기심을 자극하며, 발견의 기쁨에 대해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삽입된 문장과 책 전반에 드리워진 낯선 분위기들을 읽다 보면 이 작품이 아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건 어딘가 불온하고, 현실보다 더 깊숙한 층위의 세계다. 그때부터 이 책에서 ‘숨는다’는 것은 더 이상 행위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숨는 것 자체가 존재의 방식일 수 있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드러남과 사라짐, 그사이에 머무는 하나의 상태로 여겨진다. 그리고 ‘본다’는 것은 단순히 무언가를 찾고 인지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감각의 일종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 속에서 아이 하나를 발견하는 일은 놀이의 성공이라기보다 끝내 완전히 드러나지 않을 존재를 잠시 눈앞에 두는 임시 상태의 일에 가깝다.
이 책은 감정에도 중력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한편, 그 표면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혹은 숨은 것들에 대한 사유가 자리 잡고 있다. 드러나지 못했거나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쉽게 말해 ‘인식’되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간 것들에 대한 질문들이 우리 감정을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들을 호명하는 순간 ‘기억하는 일’이 된다. 누구에게나 사라지고 싶었던 순간들은 존재하지 않는가. 그리고 분명 거기에 있음에도 보이지 않는 감각들, 그런 것을 에둘러 말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책이다. 사람은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과도 긴밀하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한다.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더 많은 것을 가시화할 수도, 말하지 않는 것들이 더 많은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언가를 보면서 그것을 본다고 할 수 있는가. 또 무엇을 말하며 그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우리는 대체 무엇을 ‘알아 본다’고 할 수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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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책이다. 그냥 아이들이 숨어 있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읽다 보니 이 책은 그 마음을 굳이 끄집어내지 않는다. 그래서 이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