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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고 싶은 동네/ 유여원. 추혜인 (늙고 혼자여도 괜찮은 돌봄의 관계망 만들기)
필요해서 만들었다는 살림의료협동조합은 은행, 학교, 농장, 정당 등은 차차 만들기로 하고, 우선 병원부터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어라의 화두는 '비혼'이었고, 무영의 화두는 '여성주의 병원'이었다고 한다.
사실, 협동 조합에 대해 그다지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방송 대학교 교수의 주동으로 협동조합 마중물의 조합원이 되었다. 나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고…….
그런데 처음부터 너무 크게 시작한 복합서점은 나날이 적자를 기록했고, 타지에 있던 조합원(전국)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서점이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곳은 더이상 협동조합이 아니었다. 그렇게 협동조합은 비밀리에, 조합원들을 후원자로 둔갑시켜 파산 절차를 끝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다행하게도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은 늙고 혼자여도 괜찮은 관계망을 만들기 위한 이들이라 조금 기대가 된다.
살림의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보니 믿을 수 있고 안심이 되어서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의외로 진료를 받은 적 없이 가입하는 이들도 많다. 아무리 그래도 의료기관인데, 진료 한 번 받지 않고 도대체 뭘 믿고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걸까. (35)
돌보는 사람을 돌볼 때, 돌봄은 계속될 수 있다. 그러려면 돌보는 사람이 다수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돌보는 사람, 다시 그들을 지원하는 사람 등등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때로는 깊숙하게 때로는 얕게 돌봄에 연루되어야 한다. 늘 누군가를 돌보거나 돌보고 있는 이들을 돌보며, 숨 쉬듯이 돌봄이 일상에 당연히 스며들어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리고 나도 돌봄의 자장 안에서 언제나 돌봄 받으며 살아가고 아프고 죽을 수 있기를 바란다. (54~55)
자식한테 돌봄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이고 보니, 가능하면 자다가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물론 준비 기간이 없는 아쉬움도 있겠지만, 기댈 곳이 없으니 차라리 그게 편할 듯해서다.
어떻게 하면 여성주의를 지향하는 의료협동조합인 살림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시타는 고민한다. 어떤 만남과 활동의 자리를 마련해야 여성주의자가 되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까. 여성주의자가 많아지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주의 문화를 바탕으로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려면 무엇을 해나가야 할까. 자나 깨나 고심한다. (79)
그만큼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돌봄을 하는 이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그를 돌보는 이가 또 여럿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여성주의에 대해서도, 다 함께 공부하며 추구해 나간다. "끝까지 나답게 살다가 아는 얼굴들 사이에서 죽고 싶다." (139) 살림의 슬로건이자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우리가 바라는 돌봄은 혼자서는 만들지 못한다. 진짜 필요한 순간이 오면 소수의 지인만으로는 부족하다. 믿고 말할 수 있는 공간, 말했을 때 기꺼이 응답할 사람들, 그리고 돌봄에 대한 평등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언어와 구조. 우리에게는 그런 '돌봄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144)
살림 의료협동조합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노년에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 어르신들이 근육을 단련할 수 있게 하는가 하면, 걷기와 달리기 풋살 그리고 훌라춤까지……. 도무지 없는 게 없다.
무엇보다도 특이한 것은 곧 죽을 사람한테도, 진실을 말해주어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고통스럽게 가지 않도록, '사전연명의료 의향서'에 대해서도 교육하고 등록하도록 인도한다. 물론 강제는 아니다.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뿐이다.
이들 살림 조합원들은 서로 도우며 내가 원하는 곳에서 살다가 지인들 곁에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준다.
여성주의만으로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여성주의 없이 건강한 세상은 불가능하다. 건강은 몸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가는 조건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아프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돌봄이 필요 없는 사람도 없다. (157)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할머니의 혈당이 정상수치로 전환되고, 아이가 아픈 것에 대해 엄마 책임이 아닌 보호자의 책임이 되는 그것이야말로 여성주의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르는 사이라서 꺼리는 마음, 혹은 조금쯤은 아는 얼굴이라서 더욱 꺼리는 마음, 그 마음을 넘어설 수 있는 관계성과 유머. 질적으로 달라지려고 작정한 사이여야 진짜로 질적으로 달라지고 확장된다. (161)
이 책에서는 여성주의 의료란 단지 진료실 안에서의 태도나 감수성에 머물지 않고, 의료제도의 구조적 불평등에 개입하려는 분명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정의 내린다.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욕을 먹더라도, 갈등으로 인해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달라질 것이란 믿음이 있었고 그런 믿음을 지닌 동료가 있었다. (204)
약을 먹어야 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가 '가임기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약을 처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바로잡아 치료되게 해 주고, 병원에 내원하기 어려운 여건을 가진 이들에게는 방문 진료도 마다하지 않는다.
제도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현장에 잘 홍보되는 일은 더 중요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책과 제도를 다 알고 대응할 수는 없으니, 중간에서 알리는 기관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206)
골다공증 환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책을 마련하는가 하면, 모두가 꺼리는 HIV 감염인 환자도 각고의 노력 끝에 임플란트 치료를 할 수 있었다. 살림 의료협동조합은 조금 더디지만 그렇게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간다.
어린 딸을 데리고 병원에 온 아빠는 어느 화장실에 가야 할까? 자신과 성별이 다른 보호자와 함께 오는 어린이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필요하다. 게다가 그간 살림 의원의 환자군을 보면, 유아차를 타고 오는 영유아가 많았다. 기저귀를 갈 공간도 있어야 했다. 여성 화장실에만 기저귀 갈이대가 있는 것은 말도 안되지! 실제로 아빠나 할아버지가 영유아를 데려오는 경우도 많으니까. (216)
가장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게 화장실인데, 어찌 된 일인지 화장실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살림에서도 이러한 고민을 오랫동안 한 결과 공용화장실, 가족 화장실과 여성 화장실로 분리되었다.
이게 꼭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살림 의료협동 조합에서는 사소한 일들을 소홀히 넘기지 않고,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 나간다는 데에 있다.
울고 있는 환자와 가족을 위로하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해주는 건 꼭 의료인만의 일은 아니다. 돌보는 사람과 돌봄 받는 사람이 우리의 팀 주치의 제도 안에서는 칼같이 나누어지지 않는다. 언제는 돌봄을 받았던 사람이 다음 순간에는 돌보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며, 나를 돌봐 준 그 사람에게 은혜 갚듯이 그대로 되돌려줄 수만도 없다. 여러 방향으로 흐르는 호혜적이고 평등한 돌봄이 있어야 돌봄의 생태계가 가능하고, 그 안에서 마을 구성원들은 누구나 주치의 팀의 멤버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주치의다. (266)
의료협동조합 살림에서는 의사가 모든 환자를 돌보지 않는다. 오늘은 내가 다른 이를 돌보지만, 내일은 내가 또 다른 이의 돌봄을 받는 식으로 진행되고 그래야만 돌봄의 생태계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뿐 아니라 서로 돌봄 카페, 중간집 등 돌봄에 대해 많은 것을 고민하고 실천한다. 주변에서 환자를 오래 돌보다가, 돌보는 이가 먼저 사망하는 사례가 있듯이 이들은 돌보는 사람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살림 의원, 살림 치과, 살림한의원의 대기실이나 조합원 활동 공간에는 한 살부터 90대까지, 연령도 성별도 생김새와 건강 상태도 각양각색인 사람들이 모인다. 큰 행사를 치른 뒤 자주 듣는 소감 중 하나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기고 친해질 수 있다는 게 가장 놀랍고 좋았어요.", "제가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비슷한 사람들이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라는 말들이다. (350~351)
올해 살림은 5000명이 넘는 조합원의 건강 상태와 돌봄의 필요를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오천 조합원의 필요와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는 2025년'이라는 슬로건은 연초에 일찌감치 잡아놓고, 아직 5000명이 채 되지 않은 살림의 조합원 수를 5000명까지 늘렸다. 그래야 '오천 조합원 총조사'를 할 수 있으니까. 누구는 실소했고, 누구는 무모하다 했다. 정작 우리는 조합원들에게 연락을 해나가면서 서로가 연결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들 나이 들고 아플 미래가 두렵지 않을까. (382)
협동조합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유지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데 살림 의료협동조합은 다양한 이들이 모여,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동네에서라면 나이 들어도 행복할 것 같다.
여성주의를 색안경 끼고 보는 이들이 아직도 존재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약자가 행복하면 모두 행복할 수 있다. 그리고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누구나 늙고 병들어 돌봄이 필요한 시간이 온다는 것과,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이들고싶은동네 #유여원 #추혜인 #돌봄 #의료협동조합 #반비 #살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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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혼자여도 괜찮은 돌봄의 관계망 만들기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누군들 나이 들고 아플 미래가 두렵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에 대해 텅 빈 돌봄의 자리를 메꿀 새로운 돌봄의 문법을 우리에게 들려주어서 반갑고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기대 수명은 나날이 늘어가는데 나이 듦은 달갑지 않은 사실입니다.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의지할 데 없이 쓸쓸하게 노년을 맞지 않으려면, 젊은 나이부터 노후 자금이라도 착실히 마련해야 한다고들힙니다. 국민연금은 이내 고갈될 거라는 기사가 수시로 뜨고, 갖가지 연금 상품과 부동산, 재테크 등 늙어서도 풍족하게 살기 위한 묘책이 여기저기서 쏟아집니다. 생활비도 넉넉하지 않은 마당에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돈을 모으는 것만이 잘 나이 들기 위한 유일한 대책일까요? 이 책은 타인과 관계 맺고 서로를 잘 돌보며 더욱 건강하고 풍요로운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이 듦과 취약함, 혼자 됨을 긍정하며 살아가기 위한 대안이 담긴 이 책 '나이 들고 싶은 동네'는 안심하고 나이 들기 위한 안전망을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살림’)이라는 현실로 구축해낸 사람들의 이야기어서 잘 와닿습니다. 살림은 비혼 여성주의자인 두 저자의 개인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성주의 활동가 유여원과 여성주의 의료를 꿈꿔온 의사 추혜인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여성주의 의료협동조합’ 살림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고 합니다. 2012년 창립한 살림은 어느새 조합원 수 5000명을 넘기며 서울시 은평구에 자리 잡았습니다. 조합원의 출자금으로 세운 의료기관(살림의원, 살림치과, 살림한의원)을 운영하고,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지역 주민에게 제공합니다. 등산, 풋볼, 달리기, 뜨개질 등 다양한 소모임을 꾸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서로 손을 뻗어줄 사람들이 있고, 언제든 무엇이든 작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권김현영) 살림에는 있다고 합니다. 우리 노후의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부러움 마음이 드는 좋은 책읽기였습니다. #유여원 #추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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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이고 솔직한!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나이 들고 싶은 동네 유여원, 추혜인 비혼, 다양한 형태의 가족,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는 죽음 등은 21세기에 들어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닐까 싶다. 특히 죽음이란 언제나 이야기거리이자 생각거리가 되어왔다. 고독사가 사회의 문제로 부상하면서,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가 생긴 것처럼, 죽음에 대한 생각의 무게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만큼 노후에 대한 고민도 많아진 독자들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 바로 <나이 들고 싶은 동네(유여원, 추혜인)>이다. 우선 내가 노후와 죽음을 고민하는 독자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이 책을 너무 궁금해했다. 와중에 표지도 너무 귀여워서 마음이 갔는데 내지를 보니 이 책이 시각장애인 등을 위해 발간될 경우에 대비하여 표지의 구성과 색을 아주 자세하게 풀어 써두신 걸 읽고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그리는구나 싶어서! 목차는 위와 같다. 사실 이 책이 이야기해주는 '살림'이라는 조합이 서로가 서로를 돌보고 서로의 노후와 죽음을 지켜주는 조합이 여성들만의 공동체가 아닐까 싶었는데, 기혼 여성과 남성도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 조합을 잘 아는 상태로 책을 읽을 것 같아서 내게만 새로운 사실이었던 것 같지만 말이다... ㅎㅎ.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정말 좋은 것들이 많이 있구나, 하고 느꼈다. 그리고 행복했다! 내가 걱정하는 부분을 미리 걱정하고 실천으로 옮겨주신 감사한 분들이 여럿 계시는구나. 20대 때부터 이런 걱정과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이른 거 아니냐는 웃음 섞인 말을 종종 들어왔는데, 살림 조합을 만드신 분들은 갓 스무살 때부터 고민하고 실천해오셨다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뭐든지 막연하게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100살까지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 다섯 개를 추리신 것도 재미있었다. 은행, 병원, 농장, 학교, 정당이라니. 사실 나라면 병원, 학교 정도만 생각할 수 있었을 거다. 은행과 정당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그러나 진짜 필요한 부분이라 새삼스럽고 신기했다. 2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모임이라니. 정말 친구와의 우정도 20년을 지속하기가 어려운데 이런 조합이 20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너무 멋졌다. (특히 살림은 친구들의 우정으로 이루어진 조합이기도 해서 이 모든 걸 다 잡은 엄청난 공동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정말 모두를 위한 공동체라는 게 책을 읽는 동안 많이 느껴졌다. '돌보는 사람을 돌볼 때, 돌봄은 계속될 수 있다.' 라는 말이 이 책을 꿰뚫는 문장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정말 한 사람의 돌봄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을뿐더러 돌보는 사람의 모든 것을 깎아먹는 행위이다. 전에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이 생생했다. 죽어가는 사람의 고통,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의 모든 것을 받아내야 하는 돌보는 사람의 고통. 다 너무 쉽지 않은 일들인데, 사람들이 쉬이 가볍게 여기는 돌보는 사람의 고통을 짚어주고 이를 보살피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 일화도 무척이나 통쾌하면서 교훈적이라 마음에 오래 남는다. 한 고위 공무원이 살림을 방문하여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고 있는 70대 여성 분께 "어르신, 며느리 같고 참 좋지요?"라고 묻고는 "며느리는 무슨 며느리입니까. 나를 돌봐주는 선생님이지."라는 답변을 받은 짤막한 에피소드다. 정말 한 방 먹은 기분 아니었을까! 이제는 그런 게 그 누구에게도 다정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 사람', '세 번째 사람'과 같은 프랙탈 구조 (우리 모두 어렸을 때 읽었던 트레버처럼)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이처럼 정말 많은 것을 남겨주는 책인데, 수록된 이야기들도 하나같이 재미있어서 그냥 정말 즐거움을 위해서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 무언가 배워가려고, 살림에 대해 알아보려고 읽는 것도 좋고, 나와 비슷한 걱정과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도 있지만 정말 오로지 재미로만 읽을 수도 있다. 그래서 너무 추천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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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고 싶은 동네는 노후를 오로지 돈으로 준비하라는 사회적 압박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저자들은 “끝까지 나답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돌봄 공동체 ‘살림’의 실제 운영 사례로 보여준다. 의료와 돌봄을 전문가의 영역에만 두지 않고, 관계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서로가 서로의 건강이웃이 되어 운동하고, 대화하고, 돌보는 모습은 ‘노후 준비’의 의미를 완전히 새롭게 정의한다. 특히 돌봄을 제도나 가족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조직해낸 비혼 여성들의 실천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대안적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나이 듦을 두려움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따뜻하고도 용기 있는 책이다. 나 뿐만이 아니라 동반자와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추진력을 이 책은 제공해 준다. #연말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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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건강 소모임 중 하나였던 '주렁주렁'은 텃밭 농사를 함께 짓는 여성주의 농장이라는 꿈의 한 조각에서 시작되었다. (-27-) 돌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돌봄의 품질은 당연히 올라간다. 밥먹을 때 눈 맞추며 말 한마디 건네면 확실히 한 술이라도 더 뜨고, 재활시간에도 옆에서 "한 번더!"해드리면 숨차도 한 번 더 해낸다. (-71-) 나는 할머니의 당뇨 관리 전략을 바꾸었다. 집에서 혈당을 자주 체크하기 힘들다는 것도 알았고, 한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도 알았으니, 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주사 맞기를 부담스러워하는 할머니를 끝내 설득해 식욕과 체중을 줄일수 있는 주사약제를 주1회 처방하기 시작했다. (-151-) 처음 이 어르신을 진료실에서 뵈었을 때, 낙상의 위험이 높아 보여 걷는 자세를 교정하게끔 의견을 나눴다. 몇 달의 재활을 거쳐 이제는 놀랄 정도로 표정도 밝아지고, 허리도 곧아지고 걸음걸이도 좋아진 모습을 보며'우리 팀 최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64-)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전무 이사 유여원 작가와, 가정의학과 의사 추혜인이 만나서, 쓰여진 책 『나이 들고 싶은 동네』은 대한민국이 저출산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도심 곳곳에 성인용 유모차를 끌고, 장날에 사람을 구경하고,경로당에서, 서로 어울리며 , 나름대로 인간관계망을 형성하며,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책은 호로 사는 노인, 독거사가 늘어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노인돌봄에 대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 인간사회의 깊은 관계망의 회복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특히 또래 친구들이 한사람 한사람 세상르 떠나게 되면, 홀로 우울한 하루를 보내며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가면,겨울은 가장 힘든 시기다. 춥고, 아프고, 움직이기 불편하고, 추위를 견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특히 난방에 쓰여지는 지출이 무시하기 힘들 수 있다.그들에게 처한 현실을 볼 때, 우리가 사회적 관계망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년에 접어든 이들에에 어떻게 건강한 삶,노후 준비를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그들에게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건강한 하루와, 조건과 여건이 자유롭지 못하다. 건강하지 못하고, 움직이기 힘든 상황 속에서,그들이 어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남은 여생을 살아갈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잇었고,재활에 대해서, 여성주의 의료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에게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도, 가족이 없어도 안심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며 살아간다.그들의 미래가 앞으로 우리가 처한 미래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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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이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단순히 나이가 드신 어르신분들에 대한 내용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노후를 준비하는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태어난 이상 누구나 늙어가는 세상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흔히 말하는 노인 문제가 발생될 때마다 내가 늙어서 살아가는 세상도 이런 모습일지 괜히 막막하고 두려웠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살림' 이라는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알게되어 노후 준비에 대한 막막함이 많이 줄어들었다. 뭔가 믿을 구석이 하나 생긴 느낌이랄까?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돌봐주면서 건강하게 같이 늙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니 신기했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이나 주변인이 늙고 병들어갈 때 어떻게 해야 잘 돌볼 수 있고 대처할 수 있는지도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나지만 아플 때 치료받을 공간은 넉넉치 않은 이런 현실과, 1인 가구도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 나와 같은 청년들이 특히 더 노후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여성들이 어떤 방법으로 살림을 운영하고 어떻게 노후를 대비하고 있는지 그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나는 종종 상비약처럼 이 책을 꺼내 읽으면서 용기를 얻어갈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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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협동조합이란 것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아니다. 그래도 생활협동조합은 마트라고 인식해서 알려지긴 했지만 의료협동조합은 여전히 낯설다. 꽤 오래전에 제너럴 닥터 의료생협에 가입했고 활동도 나름 열심히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한 가지 배운 게 있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하는 동안 좋은 일만 생기는 건 아니라는 것. 오히려 그렇지 못한 일들이 생기기 쉽다는 것. 그리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다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도. 제너럴 닥터의 마지막 모습은 너무 가슴 아프고 믿기 힘들 정도로 놀라움의 연속이었지만 추억으로 잘 묻어두었다. 그렇기에 살림 의료협동조합에 대해서도 나름 굳은살 박인 마음으로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래, 뭐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다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써 내려간 글들을 묶은 책이라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부침과 힘겨움을 딛고 여기까지 끌고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먹먹해지기도 했다. 같이 모여서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챙기고(불달_불광천 달리기, 다짐, 등산), 아픈 사람들을 함께 돌본다. 같이 모여서 훌라댄스도 추다가 결혼식과 장례식도 준비하는 말 그대로 정말 공동체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며 책장을 넘기면서 슬픈 예감이 맞지 않기를 바라고 바랐건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활동을 그만두는 이야기, 사업을 접으려고 해도 접을 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뼈 때리는 말인데 정말 맞음, 뭔가 접어본 사람은 아는 그 느낌)가 있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긴 처음부터 유토피아와 같은 공동체 생활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고, 그래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고 있습니다 와 같은 해피엔딩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살림 의료협동조합이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서 있어 주는 그 자체만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가족 구성원을 병으로 잃고, 투병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사회가 얼마나 돌봄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잘 알 것이다. 그렇게 심각한 병을 앓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의 돌봄을 챙겨주고 건강을 챙겨주면서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시스템은 그것을 담아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의료협동조합이 필요한 것. 내가 거주지가 멀어서 가입하기 어렵다고 하기에는 지방에 거주하면서도 조합원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실 테니 핑계려나 싶다. 그래, 솔직히 아직은 이전의 의료생협 기억이 아프게 남아 있어서 선뜻 가입하기를 눌러보지 못하지만 조금 더 고민하고 가입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에게도 정말 나이 들고 싶은 동네가 꼭 필요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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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밑에 쓰여 있는 "늙고 혼자여도 괜찮은 돌봄의 관계망 만들기" 이 문구가 제 마음에 쏙 박혀버린 사실...★ 서른을 넘어가면서부터 온전한 비혼을 결정한 1인으로서 정말 가끔, 아주 가아끔 걱정이라는 걸 할 때가 있는데 그 고민들을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나이 들고 싶은 동네" 책은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지역사회에서 펼쳐온 돌봄 공동체 구축의 경험과 고민을 담은 보고서이자 우리가 생각으로 꿈꾸는 새로운 노후 대책을 제시하는 책이었는데 기대 수명은 계속해서 늘어가지만 그 수명이 두려운 시대에 내가 아플 때 당장 병원과 약을, 그리고 죽을 끓여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단순하면서도 절실한 개인적 고민에서부터 돈 또는 내 가족 관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돌봄의 공백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탐색들 또한 인상깊었으며, 이러한 고민들 속에서 공동체의 힘으로 돌봄을 재구성하는데 지역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면서 의료, 돌봄을 함께 만들어가는 살림의료복지사회협동조합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돌봄이라는 것에 대한 재정의와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돈을 모으거나 시설에 의지하는 것 외에는 노후 대책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은 협동을 기반으로 현실적인 대안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나이 듦, 아픔, 혼자 됨을 숨기거나 두려워할 대상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껴안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부분으로 긍정하는 시선 또한 굉장히 좋았으며, 조만간 나이를 먹어 그 세대가 될 나도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책이라고 해서 단순히 사회적 성공 사례만을 나열하는게 아닌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고독사와 돌봄 위기에 대하여 가장 실용적이고 용감한 해법을 제시하기돟 하면서 나이든 이들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미래이자 숙제를 논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읽었던 책이었고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단면을 통해 나이듦의 의미를 알 수 있어 굉장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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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여원과 추혜인이 함께 쓴 이 에세이에는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시작 단계부터 가정의학과, 치과, 한의원에 운동센터, 데이케이선터까지 함께 꾸리는 탄탄한 의료협동조합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다사다난하면서도 유쾌하고 따스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추혜인 선생님이 쓴,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이번에 새로운 에세이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읽으면서 웃기도 많이 웃고 나도 모르게 울기도 했다. 나도 은평구로 이사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기회가 닿으면 나도 살림 조합원이 돼보고 싶으니까. 아마 이 책은 추혜인, 유여원 작가가 살림 조합원을 모집하기 위한 방책으로 쓴 게 아닐까?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그렇다면 대성공! 돌봄을 가족의 문제로만 한정하지 않고, 돌봄을 받는 사람과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 사이의 개인적인 일대일 관계로만 다루지 않고 돌보는 사람을 돌보는 일, 돌봄 공동체를 만드는 일, 느슨한 돌봄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돌보는 일을 어렵지만 천천히, 꾸준히 지향하고 고민과 실천을 이어가는 살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돌봄의 의미, 돌봄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내가 원하는 돌봄은 어떤 모습일지도 떠올려 보고, 서로 돌보는 공동체 없는 돌봄은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당연한 사실도 다시금 깨닫는다. 3장을 읽으면서 그동안 별로 의심해 보지 않았던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의사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것과 환자로서 나의 권리와 내 몸에 관한 내 판단을 다 포기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 말이다.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담은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살림이 오래 지속되려면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되 재무적 가치를 포기할 순 없을 테니까. 그런 고민을 하고 해결하는 방향도 살림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읽기 전에도 제목이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다 읽고 나니 제목이 찰떡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살림이 있는 곳에서, 늙고 혼자여도 괜찮은 느슨하지만 따스한 돌봄의 관계망이 갖춰진 동네에서 함께 돌보고 함께 나이 들어 가고 싶다. 혼자 나이 드는 게 막연히 불안하고 노후가 걱정될 때가 종종 있다. 당장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막할 때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니까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할 일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 고민만 하지 않고 직접 실천으로 옮겨 멋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살림, 추혜인, 유여원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조합원들의 활동을 마음 깊이 응원하게 되었다. 여성주의에 기반한 의료와 돌봄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무엇보다 정말 정말 재밌다! 에세이는 무엇보다 읽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술술 읽히고 빵빵 터지는 포인트도 있다. 나이 듦에 대해, 돌봄에 대해, 의료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같이 읽고 독서 모임을 해봐도 참 좋겠다. 살림이 회의를 통해 문제를 함께 해결하듯, 이 책을 읽고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와 마음을 나누다 보면 어디선가 살림처럼 멋진 공동체가 또 움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일 뉴스에서는 국민연금 고갈을 경고하고 재테크 책들은 지금부터 아껴 쓰고 투자해서 수십 억은 모아야 비참하지 않게 늙을 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일하고 돌아오는 길이면 과연 돈만 있으면 내 노후는 안녕한것인지 의문이 든다. 아플 때 누가 내 곁에 있어줄까, 혼자 늙어가는 것이 외롭지는 않을까 하는 근원적인 불안함은 통장 잔고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법이다. 이 책은 돈이 아닌 관계로,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 돌봄으로 나이 듦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울 은평구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에서 비혼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실제로 일궈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따뜻한 기록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립하자마자 마주한 것이 '텅 빈 돌봄의 자리'라고 말한다. 아플 때 물 한 잔 떠다 줄 사람이 없는 현실이 비혼 여성들이 마주한 독립의 이면이었다. 저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혈연 가족이 아닌 새로운 돌봄의 관계를 모색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살림이다. 사람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것은 나이 듦 그 자체가 아니라 나이 들어 약해졌을 때 고립되는 상황일 것이다.
저자들은 두려움을 혼자가 아닌 함께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서로가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주고, 아플 때 기꺼이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관계망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립이자 노후 준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살림의원은 기계가 아니라 관계로 건강해진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한글을 모르는 당뇨 환자에게 약 대신 한글 교실을 권하고 그로 인해 환자가 자신감을 얻고 건강을 회복하는 치유의 과정도 있었다. 약이 아닌 좋은 사람을 처방한다는 개념이 정말 근사해 보였다.
내가 쓸모없어지면 버려질지 모른다는 공포 대신 내가 약해져도 누군가 나를 기다려주고 맞춰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공동체, 치매에 걸려도, 거동이 불편해도 내가 살던 마을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내 집 마련보다 더 시급한 노후 대책이 아닐까. 나의 노후가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나이들고싶은동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에세이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직장인독서 #노후준비 #비혼라이프 #공동체 #돌봄 |